[친절한 뉴스K] 위기청소년 절반 “폭력 경험”…11% “도움 청할 곳 없어”

입력 2022.04.29 (12:42) 수정 2022.04.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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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 10% 가까이가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으로 추산되는데요.

정부가 이들의 생활이 어떤지 첫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위기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보호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했고,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 또래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기 보호시설에 사는 17살 한 소년이 있습니다.

시설을 나갈 나이가 되었는데, 집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습니다.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인데요.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기댈 곳 없는 10대 청소년, 영화 속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꼭 학대나 방치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생활이나 공부 등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위기 청소년'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음성변조 : "좋은 대학 가야 된다, 서울 안에서 (대학) 안 다니면 취업도 잘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 점점 부담감이랑 압박감이 심해져서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이 고등학생은 학업 부담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최근 청소년지원기관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음성변조 :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은데, 혼자 앓고만 있지 않고 지원을 받으면서…." ]

이런 우리나라 위기 청소년은 78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전체 청소년의 9%에 해당하는데요. 10명 중 1명 꼴로 위기를 겪는 셈입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위기 청소년 4,300여 명을 대상으로 첫 실태조사를 벌였는데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부모 등 보호자로부터 신체나 언어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1년간 가출한 적이 있다'는 위기 청소년은 20%가 넘었습니다.

'가족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어야 할 가족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겠죠.

가정 밖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친구나 선후배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반면에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비율은 11%로, 9명 중 1명 꼴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최근 1년 안에 우울감을 느낀 적 있다'는 응답자가 4명 중 한 명에 달했습니다.

'자해를 시도'한 경우도 조사 대상의 18%를 넘어섰습니다.

심지어 '극단적 시도'를 한 경우도 위기 청소년 10명 중 한 명꼴이었는데, 여성이 남성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위기 청소년들은 그러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요?

일자리 제공, 직업 교육, 건강 검진 등을 원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 위기에 빠지기 전에 혹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상담할 수 있습니다.

1388을 기억하면 되는데요. 국번 없이 전화 1388번을 누르면 됩니다. 365일 24시간 가능합니다.

요즘은 통화보다 문자가 편리하다는 청소년들이 많죠.

카카오톡에서 '청소년상담 1388'을 친구 추가 하면, 사이버상담센터와 SNS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가부는 분산돼 있는 상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모으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전담 인력을 배치한 통합 콜센터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김권영/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 : "(콜센터에) 접근했더라도 거기에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 대기시간이 길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통합 채널은) 한 번 접속으로 인해서 자기가 받고자 하는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그 다음 대기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

또 청소년 치료재활센터를 추가로 건립해서, 필요할 때 언제든지 상담받을 수 있도록 문을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정부는 3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는데요.

청소년들의 실제 고민이 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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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9 12:42:02
    • 수정2022-04-29 13:04:08
    뉴스 12
[앵커]

청소년 10% 가까이가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으로 추산되는데요.

정부가 이들의 생활이 어떤지 첫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위기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보호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했고,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 또래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기 보호시설에 사는 17살 한 소년이 있습니다.

시설을 나갈 나이가 되었는데, 집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습니다.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인데요.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기댈 곳 없는 10대 청소년, 영화 속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꼭 학대나 방치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생활이나 공부 등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위기 청소년'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음성변조 : "좋은 대학 가야 된다, 서울 안에서 (대학) 안 다니면 취업도 잘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 점점 부담감이랑 압박감이 심해져서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이 고등학생은 학업 부담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최근 청소년지원기관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음성변조 :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은데, 혼자 앓고만 있지 않고 지원을 받으면서…." ]

이런 우리나라 위기 청소년은 78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전체 청소년의 9%에 해당하는데요. 10명 중 1명 꼴로 위기를 겪는 셈입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위기 청소년 4,300여 명을 대상으로 첫 실태조사를 벌였는데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부모 등 보호자로부터 신체나 언어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1년간 가출한 적이 있다'는 위기 청소년은 20%가 넘었습니다.

'가족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어야 할 가족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겠죠.

가정 밖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친구나 선후배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반면에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비율은 11%로, 9명 중 1명 꼴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최근 1년 안에 우울감을 느낀 적 있다'는 응답자가 4명 중 한 명에 달했습니다.

'자해를 시도'한 경우도 조사 대상의 18%를 넘어섰습니다.

심지어 '극단적 시도'를 한 경우도 위기 청소년 10명 중 한 명꼴이었는데, 여성이 남성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위기 청소년들은 그러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요?

일자리 제공, 직업 교육, 건강 검진 등을 원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 위기에 빠지기 전에 혹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상담할 수 있습니다.

1388을 기억하면 되는데요. 국번 없이 전화 1388번을 누르면 됩니다. 365일 24시간 가능합니다.

요즘은 통화보다 문자가 편리하다는 청소년들이 많죠.

카카오톡에서 '청소년상담 1388'을 친구 추가 하면, 사이버상담센터와 SNS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가부는 분산돼 있는 상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모으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전담 인력을 배치한 통합 콜센터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김권영/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 : "(콜센터에) 접근했더라도 거기에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 대기시간이 길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통합 채널은) 한 번 접속으로 인해서 자기가 받고자 하는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그 다음 대기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

또 청소년 치료재활센터를 추가로 건립해서, 필요할 때 언제든지 상담받을 수 있도록 문을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정부는 3년마다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는데요.

청소년들의 실제 고민이 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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