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난민 청소년들의 적응기…한국과 독일은 어떻게 그들을 반겼나?

입력 2022.04.30 (07: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나지불라와 친구들, 한국 정부 특별기여자 가정의 자녀들로 지난해 탈레반 집권으로 고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인터뷰>나지불라/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저는 나지불라예요. 14살이에요. 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왔어요. 처음엔 저희 나라가 탈레반에 넘어간 것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부모님이 우리 다 떠나야 한다고 했어요. 공항에 간 첫날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지 못했고 이튿날 공항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처음엔 아무 계획 없이 제 나라를 떠나는 게 너무 슬펐어요. 한국에 와서 한참 지나서 조금 익숙해졌어요."


한국에 온 지 반년, 새 학기부터 한국인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 학교에 다닙니다.

"막아 막아! 오~ 와! 막아 마무리 좋아 와~! 누가 빨라 누가 빨라 어디까지 가! 와! 오! 오! 와~"

신나는 축구 시간은 잠시, 아직 학교 생활 대부분은 한국어 등 한국문화 적응 수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번 읽어볼까요? 시작~ 소풍, 소풍"

<인터뷰>박은희/한국어 강사
"너무 잘해요. 일단 너무 잘해요. 강사분들이 어떡하지 이러고 막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막상 수업을 해보니까 우리 친구들이 벌써 우리나라에 온 지가 몇 개월이 됐잖아요. 애기들처럼 수업을 안 해도 될 만큼, 저희들이 동요 수업을 할 정도로 아이들이 이해를 하고 저희들 교육 자체를 받아들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꿈도 많아요. 아이들이. 부모님들이 의사시니까, 의사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나지불라
"한국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정부에도 감사드리고요. 학교에서 여러 가지 배려를 해줬습니다. 한국 선생님들이 정말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일부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방해되지는 않을지 걱정합니다.

<인터뷰> 김우진/ 방어진중학교 2학년
새로운 친구가 다른 나라에서 온다니까 기대되고, 거부감 같은 건 없었어요. 만약에 우리나라도 전쟁이 나서 난민이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 난민 받아주면 고마울 것 같고. 애들이 착하고. 축구 좋아하는 거 공감대도 있어가지고. 똑같아요.

해마다 수만에서 수십 만의 난민을 수용하는 독일.

시리아 내전이 한창인 2015년엔 난민들이 89만 명까지 몰렸습니다.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당시 메르켈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그는 원칙을 지켰습니다.

혐오의 최악의 단계인 과거 유태인 집단학살을 철저히 사과하는 독일 정부 당국은 배제의 정치와는 단호히 결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적응 프로그램을 지원받는 난민들은 학교 교육에서부터 자국인들과 한데 섞입니다.

난민을 분리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자국인들의 선입견을 깨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체 학생 440명 중 약 40%가 난민 가정 자녀인 훔볼트 중고등학교.

"지금 라마단 금식 기간이지?"
"응"
"아 맞다! -라마단이 언제라고?
어제? 언제부터지?"
"토요일부터."
"언제 끝나는 거야?"
"석 달 동안."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역사 시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난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난민들은 왜 집을 버리고 떠나오는 걸까요? 그레타?"
"가난도 하나의 이유가 된 것 같아요. 그곳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은 것 같아요."
"또 얘기해볼까요?"
"전쟁요."
"맞아요. 전쟁."

"난민들이 유럽으로 오게 되면 여러분이 받는 영향이 있을까요? 소피아?"
"사람들에게 더 관대해지고 이곳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초반에 우리가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배려가 될 것 같아요. 만약 난민들이 영어를 못하면 우리가 직접 그 언어를 배우는 것도 도움을 주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할라(14살) / 시리아 난민 "제 이름은 할라이고 시리아에서 2020년에 독일로 왔습니다. 제 모국어와 고향의 문화들에 대해 친구들이 궁금해해요. 서로 관심 갖고 상대방의 문화를 알려고 하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인터뷰>그레타(14살)/ 독일인 학생
"다른 문화권에서 온 친구가 주변에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흥미로워요. 같은 반에 있으니까 이것 저것 물어볼 수도 있고 궁금한 것도 많아요."
----------------------------------------------------------------------------------------------
시사기획 창 '혐오펜데믹' 편 전체 방송 다시 보기
KBS뉴스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홈페이지 https://www.youtube.com/watch?v=T521Dh_bpv8&t=187s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창+] 난민 청소년들의 적응기…한국과 독일은 어떻게 그들을 반겼나?
    • 입력 2022-04-30 07:00:09
    취재K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나지불라와 친구들, 한국 정부 특별기여자 가정의 자녀들로 지난해 탈레반 집권으로 고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인터뷰>나지불라/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저는 나지불라예요. 14살이에요. 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왔어요. 처음엔 저희 나라가 탈레반에 넘어간 것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부모님이 우리 다 떠나야 한다고 했어요. 공항에 간 첫날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지 못했고 이튿날 공항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처음엔 아무 계획 없이 제 나라를 떠나는 게 너무 슬펐어요. 한국에 와서 한참 지나서 조금 익숙해졌어요."


한국에 온 지 반년, 새 학기부터 한국인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 학교에 다닙니다.

"막아 막아! 오~ 와! 막아 마무리 좋아 와~! 누가 빨라 누가 빨라 어디까지 가! 와! 오! 오! 와~"

신나는 축구 시간은 잠시, 아직 학교 생활 대부분은 한국어 등 한국문화 적응 수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번 읽어볼까요? 시작~ 소풍, 소풍"

<인터뷰>박은희/한국어 강사
"너무 잘해요. 일단 너무 잘해요. 강사분들이 어떡하지 이러고 막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막상 수업을 해보니까 우리 친구들이 벌써 우리나라에 온 지가 몇 개월이 됐잖아요. 애기들처럼 수업을 안 해도 될 만큼, 저희들이 동요 수업을 할 정도로 아이들이 이해를 하고 저희들 교육 자체를 받아들이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꿈도 많아요. 아이들이. 부모님들이 의사시니까, 의사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나지불라
"한국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정부에도 감사드리고요. 학교에서 여러 가지 배려를 해줬습니다. 한국 선생님들이 정말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일부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방해되지는 않을지 걱정합니다.

<인터뷰> 김우진/ 방어진중학교 2학년
새로운 친구가 다른 나라에서 온다니까 기대되고, 거부감 같은 건 없었어요. 만약에 우리나라도 전쟁이 나서 난민이 된다면 다른 나라에서 난민 받아주면 고마울 것 같고. 애들이 착하고. 축구 좋아하는 거 공감대도 있어가지고. 똑같아요.

해마다 수만에서 수십 만의 난민을 수용하는 독일.

시리아 내전이 한창인 2015년엔 난민들이 89만 명까지 몰렸습니다.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당시 메르켈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그는 원칙을 지켰습니다.

혐오의 최악의 단계인 과거 유태인 집단학살을 철저히 사과하는 독일 정부 당국은 배제의 정치와는 단호히 결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적응 프로그램을 지원받는 난민들은 학교 교육에서부터 자국인들과 한데 섞입니다.

난민을 분리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자국인들의 선입견을 깨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체 학생 440명 중 약 40%가 난민 가정 자녀인 훔볼트 중고등학교.

"지금 라마단 금식 기간이지?"
"응"
"아 맞다! -라마단이 언제라고?
어제? 언제부터지?"
"토요일부터."
"언제 끝나는 거야?"
"석 달 동안."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역사 시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난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난민들은 왜 집을 버리고 떠나오는 걸까요? 그레타?"
"가난도 하나의 이유가 된 것 같아요. 그곳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은 것 같아요."
"또 얘기해볼까요?"
"전쟁요."
"맞아요. 전쟁."

"난민들이 유럽으로 오게 되면 여러분이 받는 영향이 있을까요? 소피아?"
"사람들에게 더 관대해지고 이곳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초반에 우리가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배려가 될 것 같아요. 만약 난민들이 영어를 못하면 우리가 직접 그 언어를 배우는 것도 도움을 주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할라(14살) / 시리아 난민 "제 이름은 할라이고 시리아에서 2020년에 독일로 왔습니다. 제 모국어와 고향의 문화들에 대해 친구들이 궁금해해요. 서로 관심 갖고 상대방의 문화를 알려고 하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인터뷰>그레타(14살)/ 독일인 학생
"다른 문화권에서 온 친구가 주변에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흥미로워요. 같은 반에 있으니까 이것 저것 물어볼 수도 있고 궁금한 것도 많아요."
----------------------------------------------------------------------------------------------
시사기획 창 '혐오펜데믹' 편 전체 방송 다시 보기
KBS뉴스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홈페이지 https://www.youtube.com/watch?v=T521Dh_bpv8&t=187s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