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푸른 눈 유튜버의 남북 이야기

입력 2022.04.30 (08:37) 수정 2022.04.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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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폐쇄적인 북한은 외국인들에겐 호기심을 자극하는 나라이기도 할 겁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엔 북한엘 다녀온 외국인들도 꽤 있고, 관련 영상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하영 리포터, 북한 여행 영상을 제작한 외국인 유튜버 만나고 오셨다고요.

[답변]

네, 네덜란드에서 온 바트씨인데요.

2018년 말에 다녀온 북한 여행기가 유투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분은 우리나라도 곳곳을 여행하며 해외에 한국을 알리고 있지 않나요?

[답변]

네, 남북 분단의 현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주로 여행하며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있는데요.

6.25 전쟁 때 네덜란드 참전용사들과 한국인들 사이의 가교역할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트씨 만나러 저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중국에서 출발한 기차가 압록강을 건넙니다.

신의주에 들어서자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와 함께 이른바 ‘태양호텔’로 불리는 원형 아파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북한 기차에서 자거나 피곤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바깥 풍경을 전부 보고 싶어서요. 날씨가 좋아서 잘 보이네요."]

북녘의 소소한 일상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온 바트 반 그늑튼 씨.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에서 온 유튜브하는 바트라고 합니다."]

바트 씨는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었던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5박 6일간 평양과 개성을 다녀왔는데요.

냉전 시대, 동서로 나뉘었던 유럽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저는 한국에서 사는데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빨리 (무언가) 같이 하는 게 빨리 여행 같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 둘 다 북한 관심 많아서 같이 북한 가고 싶었어요."]

2019년 새해를 평양에서 맞이하고.또 어른들과 달리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북한의 아이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Happy New Year."]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영어로 쉽게 이야기하고, 애기도 (제가) 너무 궁금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같이 놓았어요. 너무 잘 기억해요. 벽이 없어요. 그래서 쉽게 자유롭게 얘기해요."]

낯선 이방인을 대하던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입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청바지 입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이) 왜 고장 난 옷 입어요(라고 물어보고), (찢어진 옷이요?) 디자인 (있는 게) 너무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다시 방문하긴 어렵게 됐는데요.

대신 최근에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중국인들 러시아인들도 못 가요, 북한에. 북한 쓰레기로 북한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안에. 무슨 디자인 뭐 마셔요. 다 알 수 있어요. 성분 같은 거요."]

한국어 어학당에 다니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바트 씨.

그는 북한 여행뿐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는 한국의 모습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바트 씨는 지난해 여름엔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기도 했는데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한국에 대해서 생각하면 서울만 생각하는 사람 많아요. (저는) 자전거로 한국 다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갔어요. 강원도 고성부터 부산, 땅끝에서 서울까지 2,000km 갔어요. 혼자서."]

특히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곳을 체험하는 ‘다크투어리즘’을 한국 여행의 주제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금강산댐 수공을 방어한다며 건설한 강원도 평화의 댐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평화의 댐 꼭대기에 올라왔어요. 엄청나게 크네요. 경치가 매우 좋아요."]

영상으로 평화의 댐이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분단의 현실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바트 씨는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도 함께 기록하고 있는데요.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반도의 상황은 어떤 모습일까요.

바트 씨의 북한 여행기 다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영상이 있는데요.

바로 한국전쟁에 파병됐던 네덜란드 군인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영상입니다.

한국인 아내와 함께 네덜란드를 방문해 한국 사람들의 정성 어린 편지를 전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참전용사들이) 한국에 오면 우리 그냥 관광만 해요. 근데 그 여행은 조금 형식적이에요. 그래서 한국인도 몰라요. 참전용사 와서 못 만나요. 그래서 제 영상으로 한국인과 참전용사의 다리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했어요."]

고마움을 표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던 바트 씨.

한편으론 1996년의 강릉무장공비 사건 같은 아픈 역사를 한국인들이 잊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믿을 수가 없어요. 이 잠수함으로 인해 49일 동안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는 게."]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그것도 신기해요. 왜냐면 우리 역사에요. 한국에서 한국인도 많이 죽었어요. 사람들 많이 생각 안 해요. 아 그거 역사인데요. 요즘 별로 생각이 없어요. 왜 물어봐요 외국인이. 왜 궁금해요. 그런 대답 많이 받았어요."]

인터뷰를 끝내고 둘러본 사무실에는 다양한 북한 물건들이 많았는데요.

특히 남북 정상의 만남이 기록된 노동신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이건 역사의 한 장면인데 (네, 진짜 4개월 만에 상봉했다. 이런 얘기가 있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시었다 이렇게 쓰여있네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나는 외국인이니 내가 통일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논할 입장은 물론 아니에요. 결정은 한국인들 몫이에요. 하지만 나는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100% 평화를 염원해요."]

한반도의 분단은 길어지고 ‘통일’에 대한 인식도 멀어지고 있는 요즈음.

남북의 이야기를 전하는 외국인 유투버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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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푸른 눈 유튜버의 남북 이야기
    • 입력 2022-04-30 08:37:41
    • 수정2022-04-30 09: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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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폐쇄적인 북한은 외국인들에겐 호기심을 자극하는 나라이기도 할 겁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엔 북한엘 다녀온 외국인들도 꽤 있고, 관련 영상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요.

이하영 리포터, 북한 여행 영상을 제작한 외국인 유튜버 만나고 오셨다고요.

[답변]

네, 네덜란드에서 온 바트씨인데요.

2018년 말에 다녀온 북한 여행기가 유투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분은 우리나라도 곳곳을 여행하며 해외에 한국을 알리고 있지 않나요?

[답변]

네, 남북 분단의 현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주로 여행하며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있는데요.

6.25 전쟁 때 네덜란드 참전용사들과 한국인들 사이의 가교역할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바트씨 만나러 저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중국에서 출발한 기차가 압록강을 건넙니다.

신의주에 들어서자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와 함께 이른바 ‘태양호텔’로 불리는 원형 아파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북한 기차에서 자거나 피곤해하지 않으려고 해요. 바깥 풍경을 전부 보고 싶어서요. 날씨가 좋아서 잘 보이네요."]

북녘의 소소한 일상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온 바트 반 그늑튼 씨.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에서 온 유튜브하는 바트라고 합니다."]

바트 씨는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었던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5박 6일간 평양과 개성을 다녀왔는데요.

냉전 시대, 동서로 나뉘었던 유럽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저는 한국에서 사는데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빨리 (무언가) 같이 하는 게 빨리 여행 같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 둘 다 북한 관심 많아서 같이 북한 가고 싶었어요."]

2019년 새해를 평양에서 맞이하고.또 어른들과 달리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북한의 아이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Happy New Year."]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영어로 쉽게 이야기하고, 애기도 (제가) 너무 궁금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같이 놓았어요. 너무 잘 기억해요. 벽이 없어요. 그래서 쉽게 자유롭게 얘기해요."]

낯선 이방인을 대하던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입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청바지 입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이) 왜 고장 난 옷 입어요(라고 물어보고), (찢어진 옷이요?) 디자인 (있는 게) 너무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다시 방문하긴 어렵게 됐는데요.

대신 최근에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중국인들 러시아인들도 못 가요, 북한에. 북한 쓰레기로 북한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안에. 무슨 디자인 뭐 마셔요. 다 알 수 있어요. 성분 같은 거요."]

한국어 어학당에 다니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바트 씨.

그는 북한 여행뿐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는 한국의 모습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바트 씨는 지난해 여름엔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기도 했는데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한국에 대해서 생각하면 서울만 생각하는 사람 많아요. (저는) 자전거로 한국 다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갔어요. 강원도 고성부터 부산, 땅끝에서 서울까지 2,000km 갔어요. 혼자서."]

특히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곳을 체험하는 ‘다크투어리즘’을 한국 여행의 주제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금강산댐 수공을 방어한다며 건설한 강원도 평화의 댐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평화의 댐 꼭대기에 올라왔어요. 엄청나게 크네요. 경치가 매우 좋아요."]

영상으로 평화의 댐이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분단의 현실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바트 씨는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도 함께 기록하고 있는데요.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반도의 상황은 어떤 모습일까요.

바트 씨의 북한 여행기 다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영상이 있는데요.

바로 한국전쟁에 파병됐던 네덜란드 군인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영상입니다.

한국인 아내와 함께 네덜란드를 방문해 한국 사람들의 정성 어린 편지를 전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참전용사들이) 한국에 오면 우리 그냥 관광만 해요. 근데 그 여행은 조금 형식적이에요. 그래서 한국인도 몰라요. 참전용사 와서 못 만나요. 그래서 제 영상으로 한국인과 참전용사의 다리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했어요."]

고마움을 표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던 바트 씨.

한편으론 1996년의 강릉무장공비 사건 같은 아픈 역사를 한국인들이 잊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믿을 수가 없어요. 이 잠수함으로 인해 49일 동안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는 게."]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그것도 신기해요. 왜냐면 우리 역사에요. 한국에서 한국인도 많이 죽었어요. 사람들 많이 생각 안 해요. 아 그거 역사인데요. 요즘 별로 생각이 없어요. 왜 물어봐요 외국인이. 왜 궁금해요. 그런 대답 많이 받았어요."]

인터뷰를 끝내고 둘러본 사무실에는 다양한 북한 물건들이 많았는데요.

특히 남북 정상의 만남이 기록된 노동신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이건 역사의 한 장면인데 (네, 진짜 4개월 만에 상봉했다. 이런 얘기가 있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시었다 이렇게 쓰여있네요.)"]

[바트 반 그늑튼/동영상 크리에이터 : "나는 외국인이니 내가 통일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논할 입장은 물론 아니에요. 결정은 한국인들 몫이에요. 하지만 나는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100% 평화를 염원해요."]

한반도의 분단은 길어지고 ‘통일’에 대한 인식도 멀어지고 있는 요즈음.

남북의 이야기를 전하는 외국인 유투버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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