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尹내각 부동산 추적/박진] ‘도박업체 논란’ 아들 비공개 14억 대 아파트 확인…주민등록은 아버지 집

지난 3·9 대선은 부동산과 관련한 성난 표심이 반영됐다. 대선 직후부터는 1기 신도시와 강남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이다.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수습해야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이 인사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장관 후보자 18명 중 절반인 9명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 3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1기 내각에 집값 상승의 수혜를 보는 '강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은 어땠을까. 재산 공개 내역만을 보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자 18명 중 11명이 부모와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만큼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후보자 본인의 최장 30년간 아파트 매매현황은 물론, 재산 고지를 거부한 후보자 일가 재산도 추적했다. 모든 취재와 분석은 공공데이터와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윤석열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18명 일가의 부동산 현황을, 지난 3주간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차례대로 공개한다.

■ <논란①> 박진 후보자 아들 '도박업체 근무 논란'

박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18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2년까지 아들의 재산 (당시 예금 등 7천6백만 원 가량)를 포함해 가족 재산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이후 잠시 정치 공백기를 갖다가 21대 국회에 다시 입성한 뒤부터 아들은 '독립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재산 고지를 거부했습니다.

이번 인사청문요청 자료에도 재산 고지 거부 사유인 독립생계 유지의 근거로 아들의 외국계 기업 재직 기록이 제출됐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 알고 보니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고 해외 조세회피처와 관련이 있으며 후보자의 아들이 주요 임원으로 등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박 후보자 측은 아들이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운영 직원'일 뿐 사업에 관여하는 주요 임원이 아니며 그렇게 알려진 것은 아들 회사 측 실수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 <논란②> '14억 대' 아들 아파트 최초 확인…주민등록 주소지는 아빠 집

KBS 탐사보도부는 재산 공개 내역에 빠진 아들 명의 서울 중구 소재 아파트를 찾아냈습니다. 2015년 6억 원대에 매입했고 현 시세는 14억 원대로 추정됩니다.

매매 등기 당일 잡힌 근저당권을 살펴보면 은행은 집을 담보로 5억 6백만 원의 채권최고액을 설정했는데, 이를 보면 박 후보자의 아들은 약 4억 6천만 원을 대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본인 자금 약 1억 7천만 원을 들여 집을 산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해당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상 매입자인 아들의 주소지는 서울 송파구 아파트로 이곳에 세입자로 살았습니다. 2015년 당시 송파구 전세금 시세는 약 4억 5천만 원입니다. 즉 중구의 아파트 매입을 위해 박 후보자의 아들은 약 1억 7천만 원을 투입하고 주소지인 송파구 아파트 전세금에 4억 5천만 원을 낸 상태로 자기 자금이 6억 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2012년 박 후보자의 재산공개 내역에선 아들의 재산이 예금 등 7천6백만 원가량이었는데 2015년에는 6억 이상이 됐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더구나 설정 등기가 해제된 것을 보면 중구 아파트를 매입할 때 대출금을 박 후보자 아들은 매입 3년만인 2018년 8월 모두 갚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들은 같은 해 12월 해외 기업 취업을 위해 출국합니다. 2015년 매입한 서울 중구 아파트는 여전히 아들이 소유로 돼있습니다. 그러나 중구 아파트 등기부등본에 남은 아들의 주소지는 여전히 송파구 아파트로 돼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아들이 출국하면서도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는 자신 소유 아파트가 아닌 아버지, 즉 박진 후보자 소유의 서울 종로구 소재 주택으로 해놓은 점입니다. 주택 세대주는 아들 본인이며 여동생 가족, 즉 박 후보자의 딸과 외손주도 함께 전입돼있습니다.

아들의 아파트 매매 관련 자금 출처 등을 문의하는 질의에 박 후보자 측은 "장남은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재산신고 사항 고지 거부를 하였는바 해당 내용을 설명해 드릴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장남은 장기 해외체류 중으로 국내 행정 편의상 후보자의 자택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이지연
자료 조사 : 맹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