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린이’ ‘요린이’…“어린이 차별 조장”

입력 2022.05.03 (12:00) 수정 2022.05.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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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제아동인권센터 페이스북출처: 국제아동인권센터 페이스북

"주린이가 알고 싶은 기초 주식 질문 모음"
"헬스장 처음 간 헬린이"
"요린이 OO의 셀프 생일 요리 ... 요리 도중 생긴 일"
"부린이를 위한 부동산 기초 완전 정복"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O린이' 표현들입니다. 주식, 헬스, 요리 등 각종 분야에 '어린이'를 합친 말로,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어린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풋풋함 때문에, 인터넷을 넘어 방송과 실생활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인권위가 해당 표현들이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고 오늘(3일)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권위는 지난해 'O린이'라는 표현을 공문서나 방송 등에서 사용 금지하거나 개선해달라는 진정을 접수했습니다. 'O린이'라는 표현이 아동을 불완전하거나 미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차별적 표현인데도, 일상에서 쓰여 아동에 대한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단 겁니다.

인권위 " 'O린 이', 아동 차별 조장할수도"

인권위는 구체적인 피해자나 피해사례가 없어 조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을 각하하면서도, 진정인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의견을 표했습니다.

인권위는 "여러 분야에서 'O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동이 권리의 주체이자 특별한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하는 독립적 인격체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며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각종 분야의 초보자를 뜻하는 말로 'O린이'를 쓰다 보면, 자연스레 '어린이 = 모든 분야의 초보자'로 생각할 우려가 있단 겁니다.

■ "'O린이' 대신 '-초보'로 바꾸면..."

인권위는 또 "'O린이' 표현이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하여 무분별하게 확대‧재생산됨으로써 아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평가가 사회 저변에 뿌리내릴 수 있다"며 "아동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유해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O린이'라는 표현이 공공기관의 공문서, 방송, 인터넷 등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관련 홍보와 교육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제아동인권센터는 'O린이' 대신 '-초보'로 바꿔 사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잘 쓰던 '헬린이' '부린이' 등을 '헬스장 초보' '부동산 입문자' 등으로 바꿔 쓰려니 재미도 없고 어딘가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조금의 어색함이 '어른'의 부족함을 '어린이'란 말 뒤에 숨기는 것보다 나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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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린이’ ‘요린이’…“어린이 차별 조장”
    • 입력 2022-05-03 12:00:09
    • 수정2022-05-03 12:06:11
    취재K
출처: 국제아동인권센터 페이스북
"주린이가 알고 싶은 기초 주식 질문 모음"
"헬스장 처음 간 헬린이"
"요린이 OO의 셀프 생일 요리 ... 요리 도중 생긴 일"
"부린이를 위한 부동산 기초 완전 정복"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O린이' 표현들입니다. 주식, 헬스, 요리 등 각종 분야에 '어린이'를 합친 말로,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어린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풋풋함 때문에, 인터넷을 넘어 방송과 실생활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인권위가 해당 표현들이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고 오늘(3일)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권위는 지난해 'O린이'라는 표현을 공문서나 방송 등에서 사용 금지하거나 개선해달라는 진정을 접수했습니다. 'O린이'라는 표현이 아동을 불완전하거나 미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차별적 표현인데도, 일상에서 쓰여 아동에 대한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고 있단 겁니다.

인권위 " 'O린 이', 아동 차별 조장할수도"

인권위는 구체적인 피해자나 피해사례가 없어 조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을 각하하면서도, 진정인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의견을 표했습니다.

인권위는 "여러 분야에서 'O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동이 권리의 주체이자 특별한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하는 독립적 인격체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며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각종 분야의 초보자를 뜻하는 말로 'O린이'를 쓰다 보면, 자연스레 '어린이 = 모든 분야의 초보자'로 생각할 우려가 있단 겁니다.

■ "'O린이' 대신 '-초보'로 바꾸면..."

인권위는 또 "'O린이' 표현이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하여 무분별하게 확대‧재생산됨으로써 아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평가가 사회 저변에 뿌리내릴 수 있다"며 "아동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유해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O린이'라는 표현이 공공기관의 공문서, 방송, 인터넷 등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관련 홍보와 교육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제아동인권센터는 'O린이' 대신 '-초보'로 바꿔 사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잘 쓰던 '헬린이' '부린이' 등을 '헬스장 초보' '부동산 입문자' 등으로 바꿔 쓰려니 재미도 없고 어딘가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조금의 어색함이 '어른'의 부족함을 '어린이'란 말 뒤에 숨기는 것보다 나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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