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두 달’…원인 수사 미궁 속으로?

입력 2022.05.04 (06:51) 수정 2022.05.04 (08: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역대 최장·최대 피해 기록을 쓴 경북 울진 산불이 발생한 지 두 달이 됐지만 원인 규명 수사는 답보 상태입니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산불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실질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진 산불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도로변입니다.

흰 연기가 피어 오르더니 불길이 불과 5분 사이에 온 산을 뒤덮어 버립니다.

산림 당국과 경찰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선 도로 옆에서 불이 시작된 점을 바탕으로 담뱃불을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불이 나기 전에 지나간 10여 대의 차량을 집중 수사했지만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울진 산불 수사 관계자/음성변조 : "실화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정도의 진술이 나오더라도 검찰이나 재판이나 이런 데 올라갔을 때 실증적인 증거가 될 거에 대해서는 확인을..."]

최근 10년간 산불을 낸 범인 검거율은 40% 수준에 그쳤고, 검거되더라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1~2%에 불과합니다.

고의가 아닌 과실이거나 초범, 배상 책임을 감당하기 힘든 노인이나 농민 등에게는 기소 유예나 과태료, 훈방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문현철/한국산불학회장 : "(산불 원인 제공자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인프라를 깔아야 그 형량이 영향력이 있고, 모든 손해배상을 다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분명하게 사회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되면 엄청나게 산불 예방이 되겠죠."]

울진 산불의 경우 당시 기상을 고려하면 번개 등 자연 발화 가능성도 지극히 낮습니다.

산불 원인 규명이 어렵고 처벌도 약한 가운데, 해마다 전국적으로 축구장 천5백 개가 넘는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울진 산불 두 달’…원인 수사 미궁 속으로?
    • 입력 2022-05-04 06:51:57
    • 수정2022-05-04 08:08:00
    뉴스광장 1부
[앵커]

역대 최장·최대 피해 기록을 쓴 경북 울진 산불이 발생한 지 두 달이 됐지만 원인 규명 수사는 답보 상태입니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산불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실질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진 산불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도로변입니다.

흰 연기가 피어 오르더니 불길이 불과 5분 사이에 온 산을 뒤덮어 버립니다.

산림 당국과 경찰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선 도로 옆에서 불이 시작된 점을 바탕으로 담뱃불을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불이 나기 전에 지나간 10여 대의 차량을 집중 수사했지만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울진 산불 수사 관계자/음성변조 : "실화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정도의 진술이 나오더라도 검찰이나 재판이나 이런 데 올라갔을 때 실증적인 증거가 될 거에 대해서는 확인을..."]

최근 10년간 산불을 낸 범인 검거율은 40% 수준에 그쳤고, 검거되더라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1~2%에 불과합니다.

고의가 아닌 과실이거나 초범, 배상 책임을 감당하기 힘든 노인이나 농민 등에게는 기소 유예나 과태료, 훈방 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문현철/한국산불학회장 : "(산불 원인 제공자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인프라를 깔아야 그 형량이 영향력이 있고, 모든 손해배상을 다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분명하게 사회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되면 엄청나게 산불 예방이 되겠죠."]

울진 산불의 경우 당시 기상을 고려하면 번개 등 자연 발화 가능성도 지극히 낮습니다.

산불 원인 규명이 어렵고 처벌도 약한 가운데, 해마다 전국적으로 축구장 천5백 개가 넘는 면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