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경제인만 사면…바둑돌 잘못 놓는 것 될 수도”

입력 2022.05.04 (10:12) 수정 2022.05.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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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사면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경제인만 (사면)한다는 것은 다음 정권이나 기회가 오면 더 잘 해결될 수 있는데 오히려 바둑돌을 잘못 놓는 것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3일) 세종공관에서 출입 기자들과 만나 그제(2일) 문 대통령과의 마지막 주례회동 당시 사면 문제를 두고 오간 대화 내용을 이같이 전했습니다.

김 총리는 회동에서 사면 관련 여론을 전한 뒤 “다들 (사면을) 기대하는데 결심하셨나”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여러 고민을 설명한 뒤 “국가적, 국민적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라고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임기 말에 사면권을 남용하는 듯한 모습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사면 불가 방침을 밝혔다고 김 총리는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국민의 지지나 공감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의 여론 지형은 임기 말 사면을 강행하기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해선 찬성 여론이 높은 것을 감안해 김 총리가 “경제인 부분은 따로 볼 만한 여지가 없겠는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바둑돌’ 이야기를 꺼내며 조심스러워했다는 게 김 총리의 설명입니다.

정치인 사면을 배제한 상황에서 일부 경제인만 사면할 경우 이들에 대한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새 정권이 들어서서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큰 폭의 사면을 단행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 총리와의 주례회동 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논의했고, 결국 임기 말 마지막 사면은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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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4 10:12:34
    • 수정2022-05-04 10:30:26
    정치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사면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경제인만 (사면)한다는 것은 다음 정권이나 기회가 오면 더 잘 해결될 수 있는데 오히려 바둑돌을 잘못 놓는 것 아닌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어제(3일) 세종공관에서 출입 기자들과 만나 그제(2일) 문 대통령과의 마지막 주례회동 당시 사면 문제를 두고 오간 대화 내용을 이같이 전했습니다.

김 총리는 회동에서 사면 관련 여론을 전한 뒤 “다들 (사면을) 기대하는데 결심하셨나”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여러 고민을 설명한 뒤 “국가적, 국민적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라고 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임기 말에 사면권을 남용하는 듯한 모습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사면 불가 방침을 밝혔다고 김 총리는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국민의 지지나 공감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의 여론 지형은 임기 말 사면을 강행하기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해선 찬성 여론이 높은 것을 감안해 김 총리가 “경제인 부분은 따로 볼 만한 여지가 없겠는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바둑돌’ 이야기를 꺼내며 조심스러워했다는 게 김 총리의 설명입니다.

정치인 사면을 배제한 상황에서 일부 경제인만 사면할 경우 이들에 대한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 새 정권이 들어서서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큰 폭의 사면을 단행할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 총리와의 주례회동 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논의했고, 결국 임기 말 마지막 사면은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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