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내각 부동산 추적/이정식] 분양받은 과천 아파트, 분양가 2배 이상↑…2년 만에 2억가량 늘어난 주식

지난 3·9 대선은 부동산과 관련한 성난 표심이 반영됐다. 대선 직후부터는 1기 신도시와 강남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이다.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수습해야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이 인사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장관 후보자 18명 중 절반인 9명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 3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1기 내각에 집값 상승의 수혜를 보는 '강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은 어땠을까. 재산 공개 내역만을 보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자 18명 중 11명이 부모와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만큼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후보자 본인의 최장 30년간 아파트 매매현황은 물론, 재산 고지를 거부한 후보자 일가 재산도 추적했다.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18명 일가의 부동산 현황에 대한 모든 취재와 분석은 공공데이터와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3주간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중도 사퇴 후보자를 제외하고 차례대로 공개한다.

■ 분양받아 2018년 입주한 과천 아파트…분양가 2배 이상 올라

이정식 고용노동부 후보자는 2018년 과천의 재건축아파트로 입주했습니다. 그 이전에 주택을 소유했던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2018년 새로 입주한 과천 아파트는 과거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곳입니다. 이 후보자가 관보를 통해 밝힌 분양가는 6억 5천만 원가량. 해당 아파트의 같은 평형은 지난해 17억 원에 거래돼, 이 후보자가 밝힌 분양가보다 2배 이상 올랐습니다.

이정식 후보자는 충북 제천시에 농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후보자는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2001년 농지를 상속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상속받은 농지의 전체 규모는 4천 제곱미터에 조금 못 미칩니다. 농지법은 상속받은 농지의 경우 1만 제곱미터를 넘지 않으면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상속 등기가 가능하고 자경의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후보자가 보유하고 있는 농지는 농지법 위반이 아닙니다.

■ 〈논란〉 2년 만에 2억 원가량 늘어난 주식…딸 벤츠 구입비 '대신 대출' 신고 누락

이정식 후보자는 2020년 4월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퇴임 후 2020년 7월 관보에 공개됐던 재산과 인사청문을 앞두고 신고한 재산을 비교해보면 주식 등 현금성 자산이 1억 8천만 원가량 늘었습니다. 특히 본인의 증권 자산이 2년 전 1천8백만 원 수준에서 2억 2천만 원으로 10배 넘게 늘었습니다. 주식 종목도 5개에서 130여 개로 늘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2020년 공직자 재산신고 때 당시 27살이던 딸이 가액 4천5백만 원가량인 2019년식 벤츠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사청문 준비과정에서 당시 후보자 딸이 무슨 돈으로 벤츠 자동차를 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이 후보자의 딸은 2018년과 2019년 모두 예금 천3백만 원가량을 소유하고 있다고 재산신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2020년 재산신고 때 누락됐던 딸의 자동차 구입비용 출처에 대해 소명했습니다.

딸의 2019년식 벤츠 자동차 구입비용은 자신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라는 겁니다. 이 후보자는 당시 딸이 프리랜서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 2019년 9월 자신이 은행에서 3천만 원을 대출해 딸에게 빌려줬고, 딸이 2년간 매달 이자와 원금 등 130만 원을 보내와 현재는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이지연
자료 조사 : 맹지연
인포그래픽 : (주)솔미디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