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4월 기온 50도 육박…121년 만의 폭염으로 밀 생산 타격

입력 2022.05.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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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말라붙은 인도 뉴델리 야무나강폭염에 말라붙은 인도 뉴델리 야무나강

■ 121년 만의 폭염…4월 최고 기온 이미 50도 육박

인도의 3, 4월 기온이 치솟으면서 봄이 사라지고 때 이른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보통의 여름이 아니라 생명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혹하고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입니다.

인도 기상청은 인도 중부의 4월 평균 최고 기온은 37.78도, 북서부는 35.9도로 평년보다 3.35도 가까이 높아 1901년 기상 관측 시작 이래 121년 만의 4월 최고 기온을 나타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인도의 3월 평균 최고 기온 또한 33.1도로 121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우타르프라데시 반다 지역의 4월 29일 최고 기온은 47.4도를 기록했고, 수도 뉴델리의 최고 기온 역시 최근 44도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기상청은 때 이른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면서 5월에도 최고 기온이 50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도 기상청은 폭염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에 따른 봄철 강수량 부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지열로 뜨거워진 인도 뉴델리 거리의 모습지난달 지열로 뜨거워진 인도 뉴델리 거리의 모습

에어컨 실외기로 가득 찬 인도 뉴델리의 한 건물에어컨 실외기로 가득 찬 인도 뉴델리의 한 건물

■ 폭염에 '전력난' 심화…석탄 수송 위해 여객 열차 운행 중단

거리 곳곳이 열기로 끓어 오르면서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공급은 원활치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석탄 가격이 올라 발전소 가동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석탄화력발전은 인도 전력 생산의 51%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인도 전역의 전력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서부 라자스탄주, 펀자브주 등 여러 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골 지역에서는 최근 하루 12시간으로 정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인도 철도 당국은 5월 한 달 동안 모두 753편의 여객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석탄 수송 열차를 긴급 편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석탄 재고라도 인도 곳곳으로 신속하게 옮기려는 조치입니다.

인도 잠무에서 밀을 수확하는 농부인도 잠무에서 밀을 수확하는 농부

■ 세계 밀 생산 2위 인도 수확량 감소 예상…식량 공급 우려

인도의 폭염이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의 식량 공급에도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세계 밀 생산 2위 국가인 인도의 때 이른 극심한 폭염으로 올해 밀 수확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부족해진 세계 밀 공급을 보충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인도의 밀 수확량이 줄면 세계 밀 공급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식량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밀은 열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라 이른 폭염으로 익는 기간이 짧아지면 그만큼 수확량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인 1,500만 톤의 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봤던 인도 정부의 예상도 빗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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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4월 기온 50도 육박…121년 만의 폭염으로 밀 생산 타격
    • 입력 2022-05-05 09: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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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말라붙은 인도 뉴델리 야무나강
■ 121년 만의 폭염…4월 최고 기온 이미 50도 육박

인도의 3, 4월 기온이 치솟으면서 봄이 사라지고 때 이른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보통의 여름이 아니라 생명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혹하고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입니다.

인도 기상청은 인도 중부의 4월 평균 최고 기온은 37.78도, 북서부는 35.9도로 평년보다 3.35도 가까이 높아 1901년 기상 관측 시작 이래 121년 만의 4월 최고 기온을 나타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인도의 3월 평균 최고 기온 또한 33.1도로 121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우타르프라데시 반다 지역의 4월 29일 최고 기온은 47.4도를 기록했고, 수도 뉴델리의 최고 기온 역시 최근 44도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기상청은 때 이른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면서 5월에도 최고 기온이 50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도 기상청은 폭염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에 따른 봄철 강수량 부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지열로 뜨거워진 인도 뉴델리 거리의 모습
에어컨 실외기로 가득 찬 인도 뉴델리의 한 건물
■ 폭염에 '전력난' 심화…석탄 수송 위해 여객 열차 운행 중단

거리 곳곳이 열기로 끓어 오르면서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공급은 원활치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석탄 가격이 올라 발전소 가동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석탄화력발전은 인도 전력 생산의 51%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인도 전역의 전력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미 서부 라자스탄주, 펀자브주 등 여러 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골 지역에서는 최근 하루 12시간으로 정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인도 철도 당국은 5월 한 달 동안 모두 753편의 여객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석탄 수송 열차를 긴급 편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석탄 재고라도 인도 곳곳으로 신속하게 옮기려는 조치입니다.

인도 잠무에서 밀을 수확하는 농부
■ 세계 밀 생산 2위 인도 수확량 감소 예상…식량 공급 우려

인도의 폭염이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의 식량 공급에도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세계 밀 생산 2위 국가인 인도의 때 이른 극심한 폭염으로 올해 밀 수확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부족해진 세계 밀 공급을 보충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인도의 밀 수확량이 줄면 세계 밀 공급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식량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밀은 열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라 이른 폭염으로 익는 기간이 짧아지면 그만큼 수확량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인 1,500만 톤의 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봤던 인도 정부의 예상도 빗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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