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몰라 우두커니…학교 다니기도 버거운 ‘이주배경’ 아동

입력 2022.05.06 (08:08) 수정 2022.05.0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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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모나 자신이 이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이주배경' 아동으로 칭합니다.

다문화 가정이나 동포, 외국인 가정의 자녀를 통틀어 말하는데, 이들은 한국어를 잘 몰라 공부는 물론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고등학교 진학은 3분의 1이 포기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차주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의 한 초등학교.

전교생 열 명 가운데 세 명이 자신이나 부모가 이주 경험이 있는 '이주배경' 아동입니다.

한국에 온 지 1년이 안 된 2학년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필요한 한국어를 배웁니다.

["어디 가서 밥을 먹을까요? (급식실.) 네, 맞아요."]

학교에서 최대 2년까지 맞춤형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론/초등학교 2학년/몽골 : "(한국말 많이 써요?) 아니요. (좀 어려워요? 어때요?) 어려워요."]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사회나 과학 등은 사실상 공부하기 힘듭니다.

[김영미/김해 동광초등학교 한국어학급 교사 : "(한국어학급 학생이) 30명 정도인데 한글은 하나도 모르고 언어도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한국에 오게 됩니다. 교실에서 수업 내용을 전부 배운다는 것은 조금 힘들긴 해요."]

'이주배경' 아동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전국의 재학생만 2017년 10만 9천여 명에서 지난해 16만 명으로 4년 만에 1.4배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중도 입국했거나 외국인 가정 학생은 2배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언어가 서툴고 문화 차이도 극복해야 하지만 맞춤형 교육이 부족해 학습 부진을 겪거나 학교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김해시의 만 7살부터 18살까지 외국인 수와 지역 학생 수를 비교했더니,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비슷했지만 고등학교는 33%가량이 적었습니다.

3분의 1이 진학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크리스티나/중학교 1학년/고려인 4세 :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갔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빨리 적응한 것 같아요. (다른 고려인 친구들은)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한국말이 안 되니까 중학교나 고등학교도 들어가기 힘든 것 같고."]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는 '이주배경' 아동,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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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몰라 우두커니…학교 다니기도 버거운 ‘이주배경’ 아동
    • 입력 2022-05-06 08:08:25
    • 수정2022-05-06 08:40:17
    뉴스광장(부산)
[앵커]

부모나 자신이 이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이주배경' 아동으로 칭합니다.

다문화 가정이나 동포, 외국인 가정의 자녀를 통틀어 말하는데, 이들은 한국어를 잘 몰라 공부는 물론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고등학교 진학은 3분의 1이 포기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차주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의 한 초등학교.

전교생 열 명 가운데 세 명이 자신이나 부모가 이주 경험이 있는 '이주배경' 아동입니다.

한국에 온 지 1년이 안 된 2학년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필요한 한국어를 배웁니다.

["어디 가서 밥을 먹을까요? (급식실.) 네, 맞아요."]

학교에서 최대 2년까지 맞춤형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론/초등학교 2학년/몽골 : "(한국말 많이 써요?) 아니요. (좀 어려워요? 어때요?) 어려워요."]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사회나 과학 등은 사실상 공부하기 힘듭니다.

[김영미/김해 동광초등학교 한국어학급 교사 : "(한국어학급 학생이) 30명 정도인데 한글은 하나도 모르고 언어도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한국에 오게 됩니다. 교실에서 수업 내용을 전부 배운다는 것은 조금 힘들긴 해요."]

'이주배경' 아동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전국의 재학생만 2017년 10만 9천여 명에서 지난해 16만 명으로 4년 만에 1.4배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중도 입국했거나 외국인 가정 학생은 2배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언어가 서툴고 문화 차이도 극복해야 하지만 맞춤형 교육이 부족해 학습 부진을 겪거나 학교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김해시의 만 7살부터 18살까지 외국인 수와 지역 학생 수를 비교했더니,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비슷했지만 고등학교는 33%가량이 적었습니다.

3분의 1이 진학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크리스티나/중학교 1학년/고려인 4세 :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갔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빨리 적응한 것 같아요. (다른 고려인 친구들은)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한국말이 안 되니까 중학교나 고등학교도 들어가기 힘든 것 같고."]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는 '이주배경' 아동,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가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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