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코로나19 유산, 세계 노동시장의 변화

입력 2022.05.06 (10:50) 수정 2022.05.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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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일자리는 늘어나는데, 노동력 공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안정적으로 고용하기 위해 임금도 올리고,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정작 임금이 올라도 물가 역시 가파르게 오르는 게 걱정거리입니다.

오늘 이 소식 지구촌 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임 기자, 미국에선 물가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노동시장 만큼은 다른 분위기죠?

[기자]

4월 미국 실업률이 3.6%였습니다.

53년 만에 최저치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들은 지난 3월까지 월평균 60만 개 정도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시장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과 일자리 숫자가 비슷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완전 고용'에 근접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기업들은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는 반면, 노동자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미국에서는 노조 결성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한 취업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직장을 옮긴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10%가 넘는 인상률로 임금을 올려 받았다고 합니다.

임금이 늘어난게 노동자 입장에서야 좋은 일이지만,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강화될거라는 우려도 미국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뉴욕시에서 구인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나온 조례안이 있다고요?

[기자]

네, 뉴욕에서는 앞으로 구인 광고에 연봉 범위를 표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직자가 남자든 여자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차별 없이 이 연봉 범위를 지켜야 합니다.

평등한 고용환경을 만들고, 임금을 따져가며 직장을 옮기는 이들에게 확실한 정보와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엘리자베스 스톤/레스토랑 서버 : "지금까지는 구인광고에 임금이 안 나와 있어서 집 임대료를 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 점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미국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여성 평균 임금이 남성의 82%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색 인종의 경우 남녀 임금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는데요.

이 조례안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유리한 입장에 섰지만 고용주들은 반대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노동자가 모자른 상황인데 연봉이 공개되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거나 지원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이유입니다.

[앵커]

싱가포르는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일손이 모자른 상황이라고요?

[기자]

싱가포르는 인구가 6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도시국가이고, 그래서, 기업들은 해외 노동자들에게 크게 의존해 왔는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싱가포르를 떠나 자국으로 돌아간 해외 노동자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기업 입장에선 인력을 구하기 위해 높은 임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장 루지/식당 주인 : "주방 직원들은 임금이 20~30% 정도 인상된 것 같아요. 서비스 직원들은 구하기 더 어려운데요. 그러다 보니 그분들은 임금이 30~40% 정도 올랐습니다."]

인상된 임금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물가가 오르다보니, 시민들의 삶은 힘겨워지는데, 그리스에선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잖아요.

[기자]

네, 그리스에서는 노동절을 맞아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현지시각 지난 1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빨간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물가 인상에 더해 그리스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이후 가스와 전력 요금이 급등하기까지 했는데요.

지난 3월 기준 소비자 물가가 8.9% 올라, 2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그리스 총리는 최저임금을 한 달 기준 50유로, 우리 돈 약 6만 6천5백 원 정도를 더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스 거주자/크리스토스 갈로스 : "확실히 도움 될 것입니다. 모든게 오르고 있지만, 임금은 지금까지 같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인상도 좋습니다."]

물가 인상에 대한 항의 시위는 유럽뿐 아니라 페루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임금이 올라도, 물가는 더 오르고, 경제 성장은 정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일반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는건 전 세계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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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6 10:50:01
    • 수정2022-05-06 11:00:55
    지구촌뉴스
[앵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일자리는 늘어나는데, 노동력 공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안정적으로 고용하기 위해 임금도 올리고,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정작 임금이 올라도 물가 역시 가파르게 오르는 게 걱정거리입니다.

오늘 이 소식 지구촌 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임 기자, 미국에선 물가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노동시장 만큼은 다른 분위기죠?

[기자]

4월 미국 실업률이 3.6%였습니다.

53년 만에 최저치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들은 지난 3월까지 월평균 60만 개 정도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시장이 일자리를 찾는 사람과 일자리 숫자가 비슷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완전 고용'에 근접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기업들은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는 반면, 노동자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미국에서는 노조 결성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동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한 취업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직장을 옮긴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10%가 넘는 인상률로 임금을 올려 받았다고 합니다.

임금이 늘어난게 노동자 입장에서야 좋은 일이지만,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강화될거라는 우려도 미국에선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뉴욕시에서 구인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나온 조례안이 있다고요?

[기자]

네, 뉴욕에서는 앞으로 구인 광고에 연봉 범위를 표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직자가 남자든 여자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차별 없이 이 연봉 범위를 지켜야 합니다.

평등한 고용환경을 만들고, 임금을 따져가며 직장을 옮기는 이들에게 확실한 정보와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엘리자베스 스톤/레스토랑 서버 : "지금까지는 구인광고에 임금이 안 나와 있어서 집 임대료를 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 점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미국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여성 평균 임금이 남성의 82%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색 인종의 경우 남녀 임금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는데요.

이 조례안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유리한 입장에 섰지만 고용주들은 반대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노동자가 모자른 상황인데 연봉이 공개되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거나 지원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이유입니다.

[앵커]

싱가포르는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일손이 모자른 상황이라고요?

[기자]

싱가포르는 인구가 6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도시국가이고, 그래서, 기업들은 해외 노동자들에게 크게 의존해 왔는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싱가포르를 떠나 자국으로 돌아간 해외 노동자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기업 입장에선 인력을 구하기 위해 높은 임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장 루지/식당 주인 : "주방 직원들은 임금이 20~30% 정도 인상된 것 같아요. 서비스 직원들은 구하기 더 어려운데요. 그러다 보니 그분들은 임금이 30~40% 정도 올랐습니다."]

인상된 임금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물가가 오르다보니, 시민들의 삶은 힘겨워지는데, 그리스에선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잖아요.

[기자]

네, 그리스에서는 노동절을 맞아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현지시각 지난 1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빨간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물가 인상에 더해 그리스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이후 가스와 전력 요금이 급등하기까지 했는데요.

지난 3월 기준 소비자 물가가 8.9% 올라, 2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그리스 총리는 최저임금을 한 달 기준 50유로, 우리 돈 약 6만 6천5백 원 정도를 더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스 거주자/크리스토스 갈로스 : "확실히 도움 될 것입니다. 모든게 오르고 있지만, 임금은 지금까지 같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인상도 좋습니다."]

물가 인상에 대한 항의 시위는 유럽뿐 아니라 페루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임금이 올라도, 물가는 더 오르고, 경제 성장은 정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일반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는건 전 세계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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