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눈요기용 튤립에 1억 2천만 원…예산낭비 논란

입력 2022.05.06 (12:27) 수정 2022.05.0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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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달 전 대전에서는 갑천 산책로 주변에 1억 원이 넘는 시 예산을 들여 튤립 꽃밭을 조성했습니다.

그런데 꽃이 시든 뒤, 불과 2주 만에 튤립을 몽땅 뽑고 그 자리에 다른 꽃을 심었는데요.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천변 산책길을 따라 '튤립 구근'이 쌓여 있습니다.

2주 동안 꽃이 피었다가 지자 곧장 뽑혀 폐기물 신세가 된 겁니다.

폐기된 튤립은 9만 본가량. 심는 데만 1억 2천여만 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튤립은 뽑지 않고 두면 이듬해 다시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지만,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게 한다며 곧바로 '수레국화'를 심었습니다.

[대전 시민 :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불과 심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럴 거면 왜 심었을까. 튤립 비싸잖아요. 인건비에다가..."]

[대전 시민 : "코스모스나 오래 씨를 뿌려서 갈 수 있는 거 자연으로. 그런 게 괜찮을 거 같아요. 튤립은 조금 잠깐 보는 거라 아깝고…."]

하천변에 인위적으로 꽃밭을 조성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경호/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모래톱이나 자갈 톱, 이런 걸 충분히 갖추면서 시민들이 물을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훨씬 하천을 이해하고 하천을 바람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대전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을 위해 튤립을 심었던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수연/대전시 생태하천과장 : "예산 집행에 대한 시민들의 입장 차이가 다소 있는 것 같아서 시민 의견을 수렴해서 내년도에 튤립 식재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큰 돈을 들여 하천변의 꽃밭을 바꿔 가는 방식보다 시민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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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눈요기용 튤립에 1억 2천만 원…예산낭비 논란
    • 입력 2022-05-06 12:27:48
    • 수정2022-05-06 12: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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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대전에서는 갑천 산책로 주변에 1억 원이 넘는 시 예산을 들여 튤립 꽃밭을 조성했습니다.

그런데 꽃이 시든 뒤, 불과 2주 만에 튤립을 몽땅 뽑고 그 자리에 다른 꽃을 심었는데요.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천변 산책길을 따라 '튤립 구근'이 쌓여 있습니다.

2주 동안 꽃이 피었다가 지자 곧장 뽑혀 폐기물 신세가 된 겁니다.

폐기된 튤립은 9만 본가량. 심는 데만 1억 2천여만 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튤립은 뽑지 않고 두면 이듬해 다시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지만,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게 한다며 곧바로 '수레국화'를 심었습니다.

[대전 시민 :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불과 심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럴 거면 왜 심었을까. 튤립 비싸잖아요. 인건비에다가..."]

[대전 시민 : "코스모스나 오래 씨를 뿌려서 갈 수 있는 거 자연으로. 그런 게 괜찮을 거 같아요. 튤립은 조금 잠깐 보는 거라 아깝고…."]

하천변에 인위적으로 꽃밭을 조성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경호/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모래톱이나 자갈 톱, 이런 걸 충분히 갖추면서 시민들이 물을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훨씬 하천을 이해하고 하천을 바람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대전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을 위해 튤립을 심었던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수연/대전시 생태하천과장 : "예산 집행에 대한 시민들의 입장 차이가 다소 있는 것 같아서 시민 의견을 수렴해서 내년도에 튤립 식재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큰 돈을 들여 하천변의 꽃밭을 바꿔 가는 방식보다 시민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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