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내각 부동산 추적/정황근] 5살 때 매매한 농지 “농지법 위반 아냐”…차녀 증여세는 후보자 지명 후 납부?

입력 2022.05.06 (15:19) 수정 2022.05.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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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9 대선은 부동산과 관련한 성난 표심이 반영됐다. 대선 직후부터는 1기 신도시와 강남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이다.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수습해야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이 인사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장관 후보자 18명 중 절반인 9명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 3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1기 내각에 집값 상승의 수혜를 보는 '강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은 어땠을까. 재산 공개 내역만을 보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자 18명 중 11명이 부모와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만큼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후보자 본인의 최장 30년간 아파트 매매현황은 물론, 재산 고지를 거부한 후보자 일가 재산도 추적했다.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18명 일가의 부동산 현황에 대한 모든 취재와 분석은 공공데이터와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3주간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중도 사퇴 후보자를 제외하고 차례대로 공개한다.

■ 재산 신고액 13억 원… 세종 아파트·농지 보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13억 원가량의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세종 아파트를 5억 2천5백만 원으로 신고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는 세종 아파트 매입 이전 2차례의 아파트 거래내역이 확인됩니다. 1994년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를 처음 구매했는데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되면서 99년 재건축조합으로 소유권이 넘어가고 그 이후 정 후보자의 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후 2002년 경기도 안양의 또 다른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재건축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 뒤 첫 집을 판 것으로 추정됩니다. 2002년 실거래가 기준으로 1억 8천만 원가량에 산 아파트는 2016년 3억 천7백만 원에 매도했고 그 사이 세종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보유 중입니다.


정 후보자는 충남 천안의 농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등기부상 기록으로는 1965년, 정 후보자가 5살이던 시점에 후보자 명의로 사들인 것으로 돼 있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농지법 제정이 1996년이고 그 이전에 소유한 농지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만큼, 정 후보자가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법 위반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농식품부에서 근무하며 농지법에 자경 원칙을 담은 취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를 수십 년간 보유한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어린 나이에 농지를 매매한 것은 "가족의 말 못 할 사연이 서려 있다"면서 "해당 농지는 부모님이 직접 경작해왔지만,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어 2011년부터 농어촌공사에 임대 위탁했다"고 밝혔습니다.

■<논란> '등록 제외' 차녀에 6천만 원 증여…장관 후보자 지명 후 증여세 납부?

정 후보자는 올 3월 차녀에게 6천만 원을 증여했는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차녀가 증여세를 납부한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자녀에게 증여한 내역이 있는지 묻자 정 후보자는 3월 15일 차녀에게 6천만 원을 증여했고 차녀는 4월 15일 증여세 97만 원을 납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후보자의 차녀는 이미 결혼해 재산 신고 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정 후보자는 차녀가 이사하는 과정에서 전세금이 부족해 6천만 원을 증여했고, 이사 후 정리가 늦어 증여세 납부에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며 장관 후보자 지명과는 상관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증여세 납부 기한이 6월 말까지여서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이지연
자료 조사 : 맹지연
인포그래픽 : (주)솔미디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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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6 15:19:18
    • 수정2022-05-06 15:19:25
    탐사K

지난 3·9 대선은 부동산과 관련한 성난 표심이 반영됐다. 대선 직후부터는 1기 신도시와 강남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이다.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수습해야할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이 인사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장관 후보자 18명 중 절반인 9명은 본인과 가족 명의로 강남 3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1기 내각에 집값 상승의 수혜를 보는 '강부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은 어땠을까. 재산 공개 내역만을 보고, 검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자 18명 중 11명이 부모와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KBS 탐사보도부는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만큼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후보자 본인의 최장 30년간 아파트 매매현황은 물론, 재산 고지를 거부한 후보자 일가 재산도 추적했다. 1기 내각 장관 후보자 18명 일가의 부동산 현황에 대한 모든 취재와 분석은 공공데이터와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3주간의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중도 사퇴 후보자를 제외하고 차례대로 공개한다.

■ 재산 신고액 13억 원… 세종 아파트·농지 보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13억 원가량의 재산을 신고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세종 아파트를 5억 2천5백만 원으로 신고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는 세종 아파트 매입 이전 2차례의 아파트 거래내역이 확인됩니다. 1994년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를 처음 구매했는데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되면서 99년 재건축조합으로 소유권이 넘어가고 그 이후 정 후보자의 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후 2002년 경기도 안양의 또 다른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재건축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 뒤 첫 집을 판 것으로 추정됩니다. 2002년 실거래가 기준으로 1억 8천만 원가량에 산 아파트는 2016년 3억 천7백만 원에 매도했고 그 사이 세종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보유 중입니다.


정 후보자는 충남 천안의 농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등기부상 기록으로는 1965년, 정 후보자가 5살이던 시점에 후보자 명의로 사들인 것으로 돼 있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농지법 제정이 1996년이고 그 이전에 소유한 농지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만큼, 정 후보자가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법 위반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농식품부에서 근무하며 농지법에 자경 원칙을 담은 취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를 수십 년간 보유한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소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어린 나이에 농지를 매매한 것은 "가족의 말 못 할 사연이 서려 있다"면서 "해당 농지는 부모님이 직접 경작해왔지만, 고령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어 2011년부터 농어촌공사에 임대 위탁했다"고 밝혔습니다.

■<논란> '등록 제외' 차녀에 6천만 원 증여…장관 후보자 지명 후 증여세 납부?

정 후보자는 올 3월 차녀에게 6천만 원을 증여했는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차녀가 증여세를 납부한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자녀에게 증여한 내역이 있는지 묻자 정 후보자는 3월 15일 차녀에게 6천만 원을 증여했고 차녀는 4월 15일 증여세 97만 원을 납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후보자의 차녀는 이미 결혼해 재산 신고 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정 후보자는 차녀가 이사하는 과정에서 전세금이 부족해 6천만 원을 증여했고, 이사 후 정리가 늦어 증여세 납부에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며 장관 후보자 지명과는 상관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증여세 납부 기한이 6월 말까지여서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이지연
자료 조사 : 맹지연
인포그래픽 : (주)솔미디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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