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플러스] 그림책 낸 가수 김창완 “친구들이 오리라고 놀려…어린 시절에 놓고 온 것 너무 많다”

입력 2022.05.06 (16:41) 수정 2022.05.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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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김창완
"'전방위 예술가' 쑥쓰러워…날고 걷고 수영하지만 제대로 하는 건 없다고 별명 '오리'"
"'개구쟁이' 노래 담은 어린 '완이' 자전적 이야기…산울림밴드 오랜 팬인 화가와 함께 작업"
"1979년 동요 1집 앨범 표지 그대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그림책 발간"
"어린 시절 놓고 온 것이 너무 많아 '순수'에 집착…동요나 그림 세계 이끌려"
"가수, DJ, 연기자 사뭇 다른 직업 같지만 순수, 자유로 수렴되는 일"

■ 방송시간 : 5월 6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김창완 가수


https://youtu.be/SFNMdAsQudQ

◎이재석 이 노래 익숙한 분 많으실 겁니다. 제목이 개구쟁이죠? 이 노래와 관련된 분과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제가 어린이날이어서 저희가 사실은 진작 이분을 모시려고 했는데 일정 조율 문제로 오늘 만나보겠습니다. 이분을 두고 이른바 멀티테이너다, 전방위 예술가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하더군요. 음악가이자 연기자이자 또 화가이기도 하고 아동문학가이기도 하고 여하튼 많습니다. 김창완 씨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창완 네, 반갑습니다.

◎이재석 전방위 예술가.

▼김창완 쑥스럽습니다.

◎이재석 멀티테이너는 멀티랑 엔터테이너를 합친 것 같아 보이는데. 두 표현은 맞는 표현이죠?

▼김창완 글쎄요. 제 친구들이 놀려요.

◎이재석 왜 그렇습니까?

▼김창완 저보고 오리라고.

◎이재석 예?

▼김창완 오리라고.

◎이재석 오리요?

▼김창완 오리는 뭐 날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걸어도 다니는데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오리라고 합니다.

◎이재석 친구들이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거 아닐까요? 좀 짓궂게?

▼김창완 그렇겠죠.

◎이재석 알겠습니다. 어젯밤에 제가 집에서 어린이날 100주년 특별공연을 1TV에서 하더라고요.

▼김창완 아, 예. 보셨어요?

◎이재석 KBS 1TV에서 그 제목이 다 어린이.

▼김창완 다 어린이.

◎이재석 거기에 뭐 인순이 씨도 나오시고 우리 김창완 선생님도 나오시고. 그런데 어제 제가 그걸 봤는데 요즘 그 공연 준비도 한창이실 것 같아요. 6월인가요? 김창완 밴드 공연 일정이 또 있는 것 같던데, 제가 인터넷에서 본 건...

▼김창완 그렇죠. 이제는 뭐 다음 주부터 해서, 다음 주 12일 시작해서 다달이 이제 공연이 잡혔어요.

◎이재석 다음 주부터요? 바쁘시겠네요.

▼김창완 네, 좀 바빠졌습니다.

◎이재석 우리 김창완 씨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겠습니다만 또 잠깐 한번 저희가 볼까요? 준비한 그래픽을? 김창완 씨는 1977년 9월에 산울림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79년에 이제 개구쟁이, 아까 들으셨던 그 노래죠? 개구쟁이가 들어간 이른바 산울림 동요 1집을 발표를 했고요. 97년에는 오랫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하셔서 제10회 대한민국 동요대상에서 어린이를 사랑하는 가수상을 받으셨고 2008년에 김창완밴드를 결성해서 방금 전 들으신 대로 지금 또 공연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이제 약력을 저렇게 줄일 수는 없을 것 같고 연기자, 화가, 라디오 DJ, 다 넣자고 그러면 아마 그래픽이 좀 모자랄 것 같고요. 그런데 그 개구쟁이가요, 아까 공교롭게도 제가 1979년에 태어났는데...

▼김창완 아, 그래요?

◎이재석 그런데 벌써 40대 중반이 됐습니다, 제가.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네, 벌써 40대 중반인데, 그 노래가 제가 이제 유년 시절에 정말 많이 따라불렀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이제 산울림 1집, 2집을 내고 나서, 그러고 나서 내신 거죠? 동요 1집이라고 해서 내신 거죠, 그때 당시에?

▼김창완 아, 그러네요. 지금 오늘 날짜를 보니까 그러네요. 제가 78년에 아니 벌써를 내자마자 냈다고 하고 다녔는데, 지금 보니까 2집까지 내고 나온 것 같아요, 79년...

◎이재석 예, 그러니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2집이잖아요.

▼김창완 아, 그걸 발표하고 나서...

◎이재석 그거 하고 나서 하신 것 같더라고요, 보니까. 77, 78년에 1집, 2집 내시고 나서.

▼김창완 아, 그랬나 봐요.

◎이재석 79년에 이제 개구쟁이를.

▼김창완 그런데 산울림둥이라는 말도 써요. 가끔 밴드 사이에서는. 뭐 그때 이제 태어난 어린이들 해가지고.

◎이재석 제가 그때 어린이였네요.

▼김창완 아, 그랬구나.

◎이재석 그런데 저희가 모신 이유가, 이번에 책을 내셨는데 그 책이 이제 표지를 보니까 이렇게 개구쟁이, 그러니까 79년에 내셨던 그 동요 1집의 앨범 재킷이라고 하잖아요? 그 재킷을 그대로 지금 이렇게 하신 거죠, 지금?

▼김창완 네, 한 이만하게 그렸더라고요? 그걸 바로 표지로 썼습니다.

◎이재석 그때의 그 표지인데, 이 그림책을 이번에 어떻게 내시게 됐는지가 참 궁금합니다.

▼김창완 글쎄 제가 올 초에 뭐 이제 전시회를 한번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 하다 보니까 그림이라는 게 이게... 진짜 이게 순수한 세상이구나, 라는 걸 느꼈는데 또 마침 뭐 어린이날 100주년이고 해서 선물이 됐지 않을까, 그래서 뒤져보니까 원화가 있는 거예요. 내친김에 그냥 그림책을 하나 내자. 그래서 이게 사실은 시작한 지는 몇 달 안 됐어요.

◎이재석 뭐를 시작한 지를...

▼김창완 그림책을 내겠다, 이제 하고 작업을 시작한 지는. 그래서 그 안의 이야기들은 저 어렸을 때 이야기들을 좀 섞어 넣었고요, 개구쟁이 노래에다가. 그래서 이렇게 이제 어린이들 들으라고 이렇게... 뭐 이렇게 찍으면 노래가 나오게 이렇게...

◎이재석 QR 코드도 있더라고요, 그 안에. 그런데 이 안에 이제 완이라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그 완이가 이제 김창완 씨를 말하는 건가요?

▼김창완 네, 그건 접니다.

◎이재석 그러면 여기에 이제 동칠이, 상배, 칠성이도 있던데 이거는 실존 인물입니까?

▼김창완 아닌 것 같아요.

◎이재석 아, 그거는...

▼김창완 정순이만 실존 인물...

◎이재석 정순이만 실존 인물입니까? 그때 당시의 친구분.

▼김창완 그때는 뭐 친구... 친구들의 이름은 사실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래서 그냥 꾸며댔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제 그 겉표지에 이 표지는 그 79년 개구쟁이가 실렸던 그 동요 1집의 앨범 재킷인데, 그 속에 들어가 있는 그림들은 이제 다른 작가분이 이제 협업을 하셨더라고요.

▼김창완 아, 그 화가분이 산울림 아주 오래된 팬이에요. 그래서 저희 노래를 다 잘 꿰고 있고요. 그 화가의 그림풍 자체가 굉장히 순진하고 그래서 의뢰를 했습니다. 이 그림을 이제 살아 있는 캐릭터로 좀 만들어주십사 부탁을 했죠.

◎이재석 그래서 비슷하더라고요. 그 톤이나... 그러니까 일부러 맞추신 거죠?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 앨범 재킷에 나왔던 그 그림과 이 그림책 본문에 있는 그림을.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톤이나 색깔이나 이런 것들이나 이런 거를.

▼김창완 색을 뭐... 원래 있었던 원화에서 그대로 갖다, 완이 얼굴은 완이 얼굴대로 갖다 그리고 그리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재석 화가이기도 하시니까 직접 그리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언뜻 들었는데. 그거는 좀 뭐 힘드셨습니까?

▼김창완 그럴 시간도 없었고요. 제가 워낙 믿고 하는 화가이기 때문에 갖다 의뢰를 했습니다.

◎이재석 여기에 등장하는 그런 일화는 그러면 당시에 직접 경험하셨던, 물론 뭐 저도 경험했던 일화이긴 합니다. 밖에서 놀다 보면 어머니가 이렇게 부르는.

▼김창완 밥 먹어라. 얼른 자라, 제발 좀. 그런 얘기는 다 듣고 자라지 않았습니까? 뭐 그런 얘기들 버무렸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뭐 이제 초가지붕 자체가 없어졌으니까, 뭐 뱀이, 쥐가 또 새알 먹으러 간다, 이런 거는 요즘 아이들은 그냥 동화에서나 나오는 얘기일 것 같았어요.

◎이재석 무슨 얘기인가, 동화에서나.

▼김창완 그런데 사실은 저희 자랄 때는 뭐 그런 집이 많았죠. 또 거기 농약 먹은 개 얘기도 나오지만 그런 것들은 늘 보던 풍경이니까 그런 것들을 좀 담았습니다.

◎이재석 어릴 때 어떤 소년이었습니까? 악동이었나요? 아니면 뭐...

▼김창완 아, 아니에요. 저는...

◎이재석 동생분들과의 관계도 좀 궁금하고, 산울림 멤버였는데. 유년 시절에 어떤, 세 분이 어떠셨는지도 참 궁금하고요.

▼김창완 그러니까 뭐 워낙 어렸을 때부터 셋이 합주를 한 거예요. 따져보니까 막내는 13살 때부터 이걸 숟가락 통을 두드린 거예요. 그리고 정식으로 세트 드럼을 친 게 이제 열일곱 무렵이니까 하이틴 때 또 뭐 저 20살 될 때까지 그냥 삼형제가 그렇게 지지고 볶았으니까. 그러다가 이제 밴드가 된 거예요.

◎이재석 부모님 속을 좀 썩이는 어린이나 청소년이었습니까?

▼김창완 아니, 그건 아니에요. 부모님들이 사주셨어요. 물론 저희가 알바해서 갚았지만...

◎이재석 그렇게 해서 명반이 나왔군요. 사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이 한국 대중음악 100위, 물론 순위를 정하는 거를 사실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만.

▼김창완 그렇죠. 네네.

◎이재석 어찌 됐건 산울림 1집과 2집은 항상 10위 이내에 이렇게 들어가고, 제가 그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창완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재석 그렇군요. 79년에 아까 본 대로 그 개구쟁이가 들어간 그 동요 1집을 방매하시게 되면서 어린이에 대한 어떤 관심 혹은 활동, 이런 것들이 이제 쭉 지금까지 이어져 오신 건데, 당시에 산울림 1집과 2집을 내고 동요 1집을 내게 된 어떤 계기? 이것도 좀 궁금해요.

▼김창완 그거는 사실 산울림 1집, 2집을 내면서 이제 기성 가요를 발표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들이 이제 진짜 우리 노래를 한번 발표를 해보자. 이런 생각 때문에 동요집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어린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지금 우리에게 걸맞은 옷을 입어보자, 했던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산울림 1집, 2집에 있는 음악풍이나 또 지금 개구쟁이에 있는 음악이나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재석 그렇더라고요.

▼김창완 가사 내용만 조금... 좀 어린이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런 내용이죠. 그러니까 음악적으로는 뭐 거의 구분이 없다고 봐야 돼요.

◎이재석 그런데 그때도 이미 20대 청년 아니었습니까?

▼김창완 아니었죠. 그때가 저희가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10 몇 살 때 만든 곡들이거든요.

◎이재석 그 동요 1집에 들어간 곡들이?

▼김창완 동요 1집은 나중에 발표를 했지만...

◎이재석 나중에 만든 거고 1집, 2집이?

▼김창완 1집, 2집은. 1집, 2집에 그 어린 애들이...

◎이재석 너무 어른 흉내를 냈다?

▼김창완 그렇죠. 뭐 애인이 떠나가고 뭐 이런 노래를 했잖아요. 그게 좀 민망했어요. 그래서 진짜 우리가 마음을 담은 노래, 우리스러운 노래를 한번 해보자, 그게 이 개구쟁이예요. 그리고 산할아버지고...

◎이재석 그런데 그걸 만들 당시에는 이미 20대로 들어간 상황이어서...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그 동심을 좀 생각하면서 만들기가 뭐 노랫말은, 물론 음악풍은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제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산울림 1집하고 동요 1집을 다 듣고 들어왔거든요. 그랬더니 말씀하신 대로 노랫말은 매우 다르지만.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음악의 어떤 형태? 장르? 이런 거는 뭐 거의...

▼김창완 록이죠.

◎이재석 네, 록입니다, 록. 유사하더라고요.

▼김창완 그럼요.

◎이재석 그런데 어찌 됐건 그 노랫말을 20대 때 써야 되잖아요.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옛날을 생각하면서.

▼김창완 그거를 그러니까 어린이를 생각한 게 아니라 나를 생각한 거예요. 우리를 생각하고, 우리 형제를. 그러니까 뭐 동생들이 아직은 뭐 하이틴이니까 한참 뭐... 동심이라고까지는 뭐해도 그래도 그때 그 청소년? 그 정도의 감성이죠, 사실은. 그리고 저희 어렸을 때는 이제 동요 하면 막 선율이 곱고 이런 것들만 있었잖아요. 그걸 좀 비트가 좀 있는 어린이 노래를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이 있었죠.

◎이재석 그래서 제가 아까 7번 트랙의 밤길 같은 노래를 들어보니까 이것은 사실 동요 1집이 아니라 산울림 정규 앨범에 들어가야 될 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창완 자세히 들으셨네요.

◎이재석 예, 특히 7번 트랙이 그랬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찌 됐건 우리 얘기를 해보자고 만든 동요 1집이었으나 그게 그 후에 지금까지, 그러니까 79년부터 지금이면 뭐 40년 되지 않았습니까? 40년 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 문학가로서의 활동 또 뭐 어찌 됐건 동요를 계속 발매하셨고, 그렇게 꾸준하게 해오신 어떤 이유랄까요?

▼김창완 글쎄요. 그건 뭐... 그건 이제 개구쟁이 책 서언에도 그런 얘기를 썼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에 놓게 온 게 너무 많다. 그래서 이제 그거를 되짚어보고 되살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또 이렇게 뭐 활동을 하다 보니까 자꾸 순수에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이 이제 자꾸 동요나 아니면 그림이나 이런 세계로 절 이끄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재석 아동 문학가 김창완이 보기에는 그러면 40년이 지난 지금 요즘의 어린이들은 어떤 것 같습니까? 어제가 어린이날이었으니까 제가 드리는 질문인데.

▼김창완 아, 요즘 어린이들.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 않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저희가 자라날 때 이제 글로벌화 많이 됐잖아요? 그래서 이제 시민을 넘어서서 지구인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이제 자라는 어린이들은 지구인 정도가 아니라 우주인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뭐 우려되는바, 또 어른으로서 더 이렇게 가꿔주고 싶은 세상도 있지만, 어린이의 그 뭐랄까, 순수나 또 어린이들의 지금 꿈을 믿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그들을 둘러싼 어떤 환경 측면에서 보면, 그전하고 워낙에 많이... 물론 과거를 무조건 미화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김창완 물론이죠.

◎이재석 사실 그때보다 훨씬 더 나아진 부분도 있고요, 지금이. 환경적으로 봤을 때.

▼김창완 그럼요.

◎이재석 그런데 이제 뭐 흔히들 얘기하는 학원에 너무 많이 간다, 아이들이 힘들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거 보실 때는 뭐 어떠세요?

▼김창완 그런데 그... 그건 이제 어른들의 기우일 거예요. 그리고 이제 지금 보면 지금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훨씬 쿨하고 사회성도 더 있고, 물론 안 그럴 수도 있지만, 환경을, 더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어른들의 염원이나 또 아이들이 지금 어떤 난관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꿈이 있고 그들의 그 생명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의 기대가 더 커요. 사실 우려도 있지만.

◎이재석 제가 오늘 인터뷰 준비하면서 이제 김창완 씨의 그간의 걸어온 어떤 필로그래피가 앨범, 이런 걸 쭉 보면서, 이건 약간 주관적인 얘기인데요. 그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대로 동요 1집을 낸 게 우리 얘기를 해보자고 해서 내셨다고 하셨잖아요?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그래서 혹시 그 어린이나 동심에 대한 관심이 김창완 씨께서 이제 워낙에 다방면에서 연기도 하시고 음악 활동도 하시고 라디오 DJ도 하시고 그런 어떤 본인의 자유로움, 그것과 좀 굉장히 유사하고 맞닿아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

▼김창완 맞습니다. 어떤 때는 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이런 거든 뭐 배우와 가수와 뭐 이런 것들 여러 가지 작업들이 어떻게 다릅니까? 어떤 게 더 좋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순수나 자유라는 면에서 다 일맥상통하고요. 또 어떤 때는 뭐 이게 이 직업과 저 직업이 사뭇 달라 보이기도 하다가 또 어느 날 이게 같은 일이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 이제 뭐... 추같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해요. 그런데 요즘은 그것들이 이제 순수나 자유로 통일되는 그런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이재석 그 많은 것들이 하나로 수렴이 된다.

▼김창완 네.

◎이재석 그런데 하여튼 아동 문학가 김창완이나 라디오 DJ 김창완은 매우 푸근한데 연기자 김창완은 물론 악역만 맡으신 건 아니고 매우 다양한 역을 하셨지만, 80년대부터 연기를 하셨으니까. 그런데 저희에게 인상 깊은 거는... 저는 그렇습니다. 하여튼 악역이 많이 인상이 깊어서 그런 걸 하실 때 아까 말씀하신 그 자유로움, 어떤 해방감, 더 큰 어떤 즐거움과 예술가로서의 쾌감을 느끼십니까? 악역을 할 때. 왜냐하면, 지금 굉장히 이제 아동, 순수, 이런 거랑은 이제 거리가 있으니까.

▼김창완 빌런은, 네, 아동들이 지금 미워하죠? 그런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악역은 차라리 쉬운 것 같아요. 진짜 착한 사람 되려면요. 그거, 그건 대단한 연기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재석 악역이 오히려 쉽다?

▼김창완 네, 제 생각이 그런데요?

◎이재석 알겠습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많이 흘렀네요. 밖에서 마무리를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는데.

▼김창완 가요, 이제?

◎이재석 마지막으로요, 짧게. 마지막 질문으로, 혹시 지금 전방위 예술가로서, 다방면에서 그렇게 활동을 해오셨는데, 물론 친구들은 오리라고 했지만. 그런데 혹시 저희가 또 깜짝 놀랄 만한 또 다른 어떤 영역이나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계획을 마음속에 품으신 게 혹시 있겠습니까?

▼김창완 아, 그건...

◎이재석 뭐가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워낙에 많이 하셔서.

▼김창완 제가 지금 얼핏 떠오르는 건데요. 자전거를, 요새 저기 전기자전거를 주로 타는데요. 다시 전기 빼고 타봐야 되겠다, 생각이 들었고요. 원하는 게 있다면 진짜 착한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재석 아, 연기자로서?

▼김창완 진짜, 이제 그만 악의 구렁텅이에서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재석 알겠습니다. 좀 기대해보겠습니다. 어린이들이 또 좋아할 수도 있겠네요, 그 역할을 보면. 알겠습니다. 아쉽네요. 오늘 여기에서 좀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린이날을 맞아서 그림책을 좀 발간하신 우리 김창완 씨를 모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좀 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김창완 감사합니다.

◎이재석 오늘 사사건건,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범기영 앵커가 돌아옵니다.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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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플러스] 그림책 낸 가수 김창완 “친구들이 오리라고 놀려…어린 시절에 놓고 온 것 너무 많다”
    • 입력 2022-05-06 16:41:09
    • 수정2022-05-09 18:19:11
    사사건건
김창완<br />"'전방위 예술가' 쑥쓰러워…날고 걷고 수영하지만 제대로 하는 건 없다고 별명 '오리'"<br />"'개구쟁이' 노래 담은 어린 '완이' 자전적 이야기…산울림밴드 오랜 팬인 화가와 함께 작업"<br />"1979년 동요 1집 앨범 표지 그대로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그림책 발간"<br />"어린 시절 놓고 온 것이 너무 많아 '순수'에 집착…동요나 그림 세계 이끌려"<br />"가수, DJ, 연기자 사뭇 다른 직업 같지만 순수, 자유로 수렴되는 일"
■ 방송시간 : 5월 6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김창완 가수


https://youtu.be/SFNMdAsQudQ

◎이재석 이 노래 익숙한 분 많으실 겁니다. 제목이 개구쟁이죠? 이 노래와 관련된 분과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제가 어린이날이어서 저희가 사실은 진작 이분을 모시려고 했는데 일정 조율 문제로 오늘 만나보겠습니다. 이분을 두고 이른바 멀티테이너다, 전방위 예술가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하더군요. 음악가이자 연기자이자 또 화가이기도 하고 아동문학가이기도 하고 여하튼 많습니다. 김창완 씨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창완 네, 반갑습니다.

◎이재석 전방위 예술가.

▼김창완 쑥스럽습니다.

◎이재석 멀티테이너는 멀티랑 엔터테이너를 합친 것 같아 보이는데. 두 표현은 맞는 표현이죠?

▼김창완 글쎄요. 제 친구들이 놀려요.

◎이재석 왜 그렇습니까?

▼김창완 저보고 오리라고.

◎이재석 예?

▼김창완 오리라고.

◎이재석 오리요?

▼김창완 오리는 뭐 날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걸어도 다니는데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오리라고 합니다.

◎이재석 친구들이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거 아닐까요? 좀 짓궂게?

▼김창완 그렇겠죠.

◎이재석 알겠습니다. 어젯밤에 제가 집에서 어린이날 100주년 특별공연을 1TV에서 하더라고요.

▼김창완 아, 예. 보셨어요?

◎이재석 KBS 1TV에서 그 제목이 다 어린이.

▼김창완 다 어린이.

◎이재석 거기에 뭐 인순이 씨도 나오시고 우리 김창완 선생님도 나오시고. 그런데 어제 제가 그걸 봤는데 요즘 그 공연 준비도 한창이실 것 같아요. 6월인가요? 김창완 밴드 공연 일정이 또 있는 것 같던데, 제가 인터넷에서 본 건...

▼김창완 그렇죠. 이제는 뭐 다음 주부터 해서, 다음 주 12일 시작해서 다달이 이제 공연이 잡혔어요.

◎이재석 다음 주부터요? 바쁘시겠네요.

▼김창완 네, 좀 바빠졌습니다.

◎이재석 우리 김창완 씨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겠습니다만 또 잠깐 한번 저희가 볼까요? 준비한 그래픽을? 김창완 씨는 1977년 9월에 산울림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79년에 이제 개구쟁이, 아까 들으셨던 그 노래죠? 개구쟁이가 들어간 이른바 산울림 동요 1집을 발표를 했고요. 97년에는 오랫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하셔서 제10회 대한민국 동요대상에서 어린이를 사랑하는 가수상을 받으셨고 2008년에 김창완밴드를 결성해서 방금 전 들으신 대로 지금 또 공연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이제 약력을 저렇게 줄일 수는 없을 것 같고 연기자, 화가, 라디오 DJ, 다 넣자고 그러면 아마 그래픽이 좀 모자랄 것 같고요. 그런데 그 개구쟁이가요, 아까 공교롭게도 제가 1979년에 태어났는데...

▼김창완 아, 그래요?

◎이재석 그런데 벌써 40대 중반이 됐습니다, 제가.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네, 벌써 40대 중반인데, 그 노래가 제가 이제 유년 시절에 정말 많이 따라불렀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이제 산울림 1집, 2집을 내고 나서, 그러고 나서 내신 거죠? 동요 1집이라고 해서 내신 거죠, 그때 당시에?

▼김창완 아, 그러네요. 지금 오늘 날짜를 보니까 그러네요. 제가 78년에 아니 벌써를 내자마자 냈다고 하고 다녔는데, 지금 보니까 2집까지 내고 나온 것 같아요, 79년...

◎이재석 예, 그러니까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2집이잖아요.

▼김창완 아, 그걸 발표하고 나서...

◎이재석 그거 하고 나서 하신 것 같더라고요, 보니까. 77, 78년에 1집, 2집 내시고 나서.

▼김창완 아, 그랬나 봐요.

◎이재석 79년에 이제 개구쟁이를.

▼김창완 그런데 산울림둥이라는 말도 써요. 가끔 밴드 사이에서는. 뭐 그때 이제 태어난 어린이들 해가지고.

◎이재석 제가 그때 어린이였네요.

▼김창완 아, 그랬구나.

◎이재석 그런데 저희가 모신 이유가, 이번에 책을 내셨는데 그 책이 이제 표지를 보니까 이렇게 개구쟁이, 그러니까 79년에 내셨던 그 동요 1집의 앨범 재킷이라고 하잖아요? 그 재킷을 그대로 지금 이렇게 하신 거죠, 지금?

▼김창완 네, 한 이만하게 그렸더라고요? 그걸 바로 표지로 썼습니다.

◎이재석 그때의 그 표지인데, 이 그림책을 이번에 어떻게 내시게 됐는지가 참 궁금합니다.

▼김창완 글쎄 제가 올 초에 뭐 이제 전시회를 한번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 하다 보니까 그림이라는 게 이게... 진짜 이게 순수한 세상이구나, 라는 걸 느꼈는데 또 마침 뭐 어린이날 100주년이고 해서 선물이 됐지 않을까, 그래서 뒤져보니까 원화가 있는 거예요. 내친김에 그냥 그림책을 하나 내자. 그래서 이게 사실은 시작한 지는 몇 달 안 됐어요.

◎이재석 뭐를 시작한 지를...

▼김창완 그림책을 내겠다, 이제 하고 작업을 시작한 지는. 그래서 그 안의 이야기들은 저 어렸을 때 이야기들을 좀 섞어 넣었고요, 개구쟁이 노래에다가. 그래서 이렇게 이제 어린이들 들으라고 이렇게... 뭐 이렇게 찍으면 노래가 나오게 이렇게...

◎이재석 QR 코드도 있더라고요, 그 안에. 그런데 이 안에 이제 완이라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그 완이가 이제 김창완 씨를 말하는 건가요?

▼김창완 네, 그건 접니다.

◎이재석 그러면 여기에 이제 동칠이, 상배, 칠성이도 있던데 이거는 실존 인물입니까?

▼김창완 아닌 것 같아요.

◎이재석 아, 그거는...

▼김창완 정순이만 실존 인물...

◎이재석 정순이만 실존 인물입니까? 그때 당시의 친구분.

▼김창완 그때는 뭐 친구... 친구들의 이름은 사실 제가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래서 그냥 꾸며댔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제 그 겉표지에 이 표지는 그 79년 개구쟁이가 실렸던 그 동요 1집의 앨범 재킷인데, 그 속에 들어가 있는 그림들은 이제 다른 작가분이 이제 협업을 하셨더라고요.

▼김창완 아, 그 화가분이 산울림 아주 오래된 팬이에요. 그래서 저희 노래를 다 잘 꿰고 있고요. 그 화가의 그림풍 자체가 굉장히 순진하고 그래서 의뢰를 했습니다. 이 그림을 이제 살아 있는 캐릭터로 좀 만들어주십사 부탁을 했죠.

◎이재석 그래서 비슷하더라고요. 그 톤이나... 그러니까 일부러 맞추신 거죠?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 앨범 재킷에 나왔던 그 그림과 이 그림책 본문에 있는 그림을.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톤이나 색깔이나 이런 것들이나 이런 거를.

▼김창완 색을 뭐... 원래 있었던 원화에서 그대로 갖다, 완이 얼굴은 완이 얼굴대로 갖다 그리고 그리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재석 화가이기도 하시니까 직접 그리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언뜻 들었는데. 그거는 좀 뭐 힘드셨습니까?

▼김창완 그럴 시간도 없었고요. 제가 워낙 믿고 하는 화가이기 때문에 갖다 의뢰를 했습니다.

◎이재석 여기에 등장하는 그런 일화는 그러면 당시에 직접 경험하셨던, 물론 뭐 저도 경험했던 일화이긴 합니다. 밖에서 놀다 보면 어머니가 이렇게 부르는.

▼김창완 밥 먹어라. 얼른 자라, 제발 좀. 그런 얘기는 다 듣고 자라지 않았습니까? 뭐 그런 얘기들 버무렸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뭐 이제 초가지붕 자체가 없어졌으니까, 뭐 뱀이, 쥐가 또 새알 먹으러 간다, 이런 거는 요즘 아이들은 그냥 동화에서나 나오는 얘기일 것 같았어요.

◎이재석 무슨 얘기인가, 동화에서나.

▼김창완 그런데 사실은 저희 자랄 때는 뭐 그런 집이 많았죠. 또 거기 농약 먹은 개 얘기도 나오지만 그런 것들은 늘 보던 풍경이니까 그런 것들을 좀 담았습니다.

◎이재석 어릴 때 어떤 소년이었습니까? 악동이었나요? 아니면 뭐...

▼김창완 아, 아니에요. 저는...

◎이재석 동생분들과의 관계도 좀 궁금하고, 산울림 멤버였는데. 유년 시절에 어떤, 세 분이 어떠셨는지도 참 궁금하고요.

▼김창완 그러니까 뭐 워낙 어렸을 때부터 셋이 합주를 한 거예요. 따져보니까 막내는 13살 때부터 이걸 숟가락 통을 두드린 거예요. 그리고 정식으로 세트 드럼을 친 게 이제 열일곱 무렵이니까 하이틴 때 또 뭐 저 20살 될 때까지 그냥 삼형제가 그렇게 지지고 볶았으니까. 그러다가 이제 밴드가 된 거예요.

◎이재석 부모님 속을 좀 썩이는 어린이나 청소년이었습니까?

▼김창완 아니, 그건 아니에요. 부모님들이 사주셨어요. 물론 저희가 알바해서 갚았지만...

◎이재석 그렇게 해서 명반이 나왔군요. 사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이 한국 대중음악 100위, 물론 순위를 정하는 거를 사실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만.

▼김창완 그렇죠. 네네.

◎이재석 어찌 됐건 산울림 1집과 2집은 항상 10위 이내에 이렇게 들어가고, 제가 그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창완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재석 그렇군요. 79년에 아까 본 대로 그 개구쟁이가 들어간 그 동요 1집을 방매하시게 되면서 어린이에 대한 어떤 관심 혹은 활동, 이런 것들이 이제 쭉 지금까지 이어져 오신 건데, 당시에 산울림 1집과 2집을 내고 동요 1집을 내게 된 어떤 계기? 이것도 좀 궁금해요.

▼김창완 그거는 사실 산울림 1집, 2집을 내면서 이제 기성 가요를 발표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들이 이제 진짜 우리 노래를 한번 발표를 해보자. 이런 생각 때문에 동요집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어린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지금 우리에게 걸맞은 옷을 입어보자, 했던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산울림 1집, 2집에 있는 음악풍이나 또 지금 개구쟁이에 있는 음악이나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이재석 그렇더라고요.

▼김창완 가사 내용만 조금... 좀 어린이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런 내용이죠. 그러니까 음악적으로는 뭐 거의 구분이 없다고 봐야 돼요.

◎이재석 그런데 그때도 이미 20대 청년 아니었습니까?

▼김창완 아니었죠. 그때가 저희가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10 몇 살 때 만든 곡들이거든요.

◎이재석 그 동요 1집에 들어간 곡들이?

▼김창완 동요 1집은 나중에 발표를 했지만...

◎이재석 나중에 만든 거고 1집, 2집이?

▼김창완 1집, 2집은. 1집, 2집에 그 어린 애들이...

◎이재석 너무 어른 흉내를 냈다?

▼김창완 그렇죠. 뭐 애인이 떠나가고 뭐 이런 노래를 했잖아요. 그게 좀 민망했어요. 그래서 진짜 우리가 마음을 담은 노래, 우리스러운 노래를 한번 해보자, 그게 이 개구쟁이예요. 그리고 산할아버지고...

◎이재석 그런데 그걸 만들 당시에는 이미 20대로 들어간 상황이어서...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그 동심을 좀 생각하면서 만들기가 뭐 노랫말은, 물론 음악풍은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제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산울림 1집하고 동요 1집을 다 듣고 들어왔거든요. 그랬더니 말씀하신 대로 노랫말은 매우 다르지만.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음악의 어떤 형태? 장르? 이런 거는 뭐 거의...

▼김창완 록이죠.

◎이재석 네, 록입니다, 록. 유사하더라고요.

▼김창완 그럼요.

◎이재석 그런데 어찌 됐건 그 노랫말을 20대 때 써야 되잖아요.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옛날을 생각하면서.

▼김창완 그거를 그러니까 어린이를 생각한 게 아니라 나를 생각한 거예요. 우리를 생각하고, 우리 형제를. 그러니까 뭐 동생들이 아직은 뭐 하이틴이니까 한참 뭐... 동심이라고까지는 뭐해도 그래도 그때 그 청소년? 그 정도의 감성이죠, 사실은. 그리고 저희 어렸을 때는 이제 동요 하면 막 선율이 곱고 이런 것들만 있었잖아요. 그걸 좀 비트가 좀 있는 어린이 노래를 만들어볼까? 이런 생각이 있었죠.

◎이재석 그래서 제가 아까 7번 트랙의 밤길 같은 노래를 들어보니까 이것은 사실 동요 1집이 아니라 산울림 정규 앨범에 들어가야 될 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창완 자세히 들으셨네요.

◎이재석 예, 특히 7번 트랙이 그랬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찌 됐건 우리 얘기를 해보자고 만든 동요 1집이었으나 그게 그 후에 지금까지, 그러니까 79년부터 지금이면 뭐 40년 되지 않았습니까? 40년 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 문학가로서의 활동 또 뭐 어찌 됐건 동요를 계속 발매하셨고, 그렇게 꾸준하게 해오신 어떤 이유랄까요?

▼김창완 글쎄요. 그건 뭐... 그건 이제 개구쟁이 책 서언에도 그런 얘기를 썼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에 놓게 온 게 너무 많다. 그래서 이제 그거를 되짚어보고 되살려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또 이렇게 뭐 활동을 하다 보니까 자꾸 순수에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이 이제 자꾸 동요나 아니면 그림이나 이런 세계로 절 이끄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재석 아동 문학가 김창완이 보기에는 그러면 40년이 지난 지금 요즘의 어린이들은 어떤 것 같습니까? 어제가 어린이날이었으니까 제가 드리는 질문인데.

▼김창완 아, 요즘 어린이들.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 않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저희가 자라날 때 이제 글로벌화 많이 됐잖아요? 그래서 이제 시민을 넘어서서 지구인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이제 자라는 어린이들은 지구인 정도가 아니라 우주인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뭐 우려되는바, 또 어른으로서 더 이렇게 가꿔주고 싶은 세상도 있지만, 어린이의 그 뭐랄까, 순수나 또 어린이들의 지금 꿈을 믿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그들을 둘러싼 어떤 환경 측면에서 보면, 그전하고 워낙에 많이... 물론 과거를 무조건 미화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김창완 물론이죠.

◎이재석 사실 그때보다 훨씬 더 나아진 부분도 있고요, 지금이. 환경적으로 봤을 때.

▼김창완 그럼요.

◎이재석 그런데 이제 뭐 흔히들 얘기하는 학원에 너무 많이 간다, 아이들이 힘들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거 보실 때는 뭐 어떠세요?

▼김창완 그런데 그... 그건 이제 어른들의 기우일 거예요. 그리고 이제 지금 보면 지금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훨씬 쿨하고 사회성도 더 있고, 물론 안 그럴 수도 있지만, 환경을, 더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어른들의 염원이나 또 아이들이 지금 어떤 난관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꿈이 있고 그들의 그 생명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의 기대가 더 커요. 사실 우려도 있지만.

◎이재석 제가 오늘 인터뷰 준비하면서 이제 김창완 씨의 그간의 걸어온 어떤 필로그래피가 앨범, 이런 걸 쭉 보면서, 이건 약간 주관적인 얘기인데요. 그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대로 동요 1집을 낸 게 우리 얘기를 해보자고 해서 내셨다고 하셨잖아요?

▼김창완 그렇죠.

◎이재석 그래서 혹시 그 어린이나 동심에 대한 관심이 김창완 씨께서 이제 워낙에 다방면에서 연기도 하시고 음악 활동도 하시고 라디오 DJ도 하시고 그런 어떤 본인의 자유로움, 그것과 좀 굉장히 유사하고 맞닿아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

▼김창완 맞습니다. 어떤 때는 뭐...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이런 거든 뭐 배우와 가수와 뭐 이런 것들 여러 가지 작업들이 어떻게 다릅니까? 어떤 게 더 좋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순수나 자유라는 면에서 다 일맥상통하고요. 또 어떤 때는 뭐 이게 이 직업과 저 직업이 사뭇 달라 보이기도 하다가 또 어느 날 이게 같은 일이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 이제 뭐... 추같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해요. 그런데 요즘은 그것들이 이제 순수나 자유로 통일되는 그런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이재석 그 많은 것들이 하나로 수렴이 된다.

▼김창완 네.

◎이재석 그런데 하여튼 아동 문학가 김창완이나 라디오 DJ 김창완은 매우 푸근한데 연기자 김창완은 물론 악역만 맡으신 건 아니고 매우 다양한 역을 하셨지만, 80년대부터 연기를 하셨으니까. 그런데 저희에게 인상 깊은 거는... 저는 그렇습니다. 하여튼 악역이 많이 인상이 깊어서 그런 걸 하실 때 아까 말씀하신 그 자유로움, 어떤 해방감, 더 큰 어떤 즐거움과 예술가로서의 쾌감을 느끼십니까? 악역을 할 때. 왜냐하면, 지금 굉장히 이제 아동, 순수, 이런 거랑은 이제 거리가 있으니까.

▼김창완 빌런은, 네, 아동들이 지금 미워하죠? 그런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악역은 차라리 쉬운 것 같아요. 진짜 착한 사람 되려면요. 그거, 그건 대단한 연기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재석 악역이 오히려 쉽다?

▼김창완 네, 제 생각이 그런데요?

◎이재석 알겠습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많이 흘렀네요. 밖에서 마무리를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는데.

▼김창완 가요, 이제?

◎이재석 마지막으로요, 짧게. 마지막 질문으로, 혹시 지금 전방위 예술가로서, 다방면에서 그렇게 활동을 해오셨는데, 물론 친구들은 오리라고 했지만. 그런데 혹시 저희가 또 깜짝 놀랄 만한 또 다른 어떤 영역이나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계획을 마음속에 품으신 게 혹시 있겠습니까?

▼김창완 아, 그건...

◎이재석 뭐가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워낙에 많이 하셔서.

▼김창완 제가 지금 얼핏 떠오르는 건데요. 자전거를, 요새 저기 전기자전거를 주로 타는데요. 다시 전기 빼고 타봐야 되겠다, 생각이 들었고요. 원하는 게 있다면 진짜 착한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재석 아, 연기자로서?

▼김창완 진짜, 이제 그만 악의 구렁텅이에서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재석 알겠습니다. 좀 기대해보겠습니다. 어린이들이 또 좋아할 수도 있겠네요, 그 역할을 보면. 알겠습니다. 아쉽네요. 오늘 여기에서 좀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린이날을 맞아서 그림책을 좀 발간하신 우리 김창완 씨를 모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좀 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김창완 감사합니다.

◎이재석 오늘 사사건건,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범기영 앵커가 돌아옵니다.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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