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축재’ 마르코스 일가 재집권 눈앞에…“과거 청산 안돼 마르코스 가문 부활”

입력 2022.05.07 (06:53) 수정 2022.05.0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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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여년 전 독재와 부정축재로 쫓겨난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이멜다 부부 기억하시죠.

이들 부부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습니다.

특히 청년층이 그에게 열광하고 있는데요, 유세현장을 김원장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봉봉 마르코스!"]

10대와 20대 청년들이 시청앞 광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의 정책과 목표가 다른 후보들 보다 훨씬 좋아요! 그래서 지지합니다."]

30여 년 전 아버지의 독재와 부정축재는 잊혀졌습니다.

필리핀은 40세 이하 유권자가 56%나 됩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이들 청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은 지난 30여년 전에 필리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오랜 경기 침체에 지친 기성세대도 차라리 그 때가 나았다고 말합니다.

[필리핀 유권자 : "아버지 마르코스가 과거 뭘 했는지는 벌써 잊혀졌어요. 지금은 우리 현재에 집중해야죠. 그게 진보하는거예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56%의 지지율을 보여, 23%의 지지율을 보인 2위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을 축출한 시민혁명을 기념하는 '피플 파워' 기념탑.

시민 혁명 이후에 필리핀 정부가 마르코스 부부에게 몰수한 재산만 줄잡아 2조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들 가족 누구도 사법처리를 받지 않았습니다.

암살당한 아키노 전 상원의원이나, 고문으로 숨진 수 천 여 명의 희생자들에 대한 진실도 제대로 밝혀진 게 없습니다.

그 사이 마르코스 가문은 다시 거대한 명문 정치가로 부활했습니다.

["사라 두테르테!!"]

여기에 현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이 러닝 메이트로 부통령 후보가 되면서 현재 권력과 과거 권력이 하나가 됐습니다.

[리차드 헤이드리안/정치평론가 : "지난 86년 피플파워 혁명이 추구했던 민주적인 이상들을 전혀 제도화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겁니다."]

만약 '마르코스 주니어'가 당선된다면 이멜다 여사는 남편과 함께 축출된지 36년만에 아들이 대통령 궁에 입성하는 걸 보게 됩니다.

마닐라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김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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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축재’ 마르코스 일가 재집권 눈앞에…“과거 청산 안돼 마르코스 가문 부활”
    • 입력 2022-05-07 06:53:43
    • 수정2022-05-07 06: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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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여년 전 독재와 부정축재로 쫓겨난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이멜다 부부 기억하시죠.

이들 부부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습니다.

특히 청년층이 그에게 열광하고 있는데요, 유세현장을 김원장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봉봉 마르코스!"]

10대와 20대 청년들이 시청앞 광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의 정책과 목표가 다른 후보들 보다 훨씬 좋아요! 그래서 지지합니다."]

30여 년 전 아버지의 독재와 부정축재는 잊혀졌습니다.

필리핀은 40세 이하 유권자가 56%나 됩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이들 청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은 지난 30여년 전에 필리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오랜 경기 침체에 지친 기성세대도 차라리 그 때가 나았다고 말합니다.

[필리핀 유권자 : "아버지 마르코스가 과거 뭘 했는지는 벌써 잊혀졌어요. 지금은 우리 현재에 집중해야죠. 그게 진보하는거예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56%의 지지율을 보여, 23%의 지지율을 보인 2위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을 축출한 시민혁명을 기념하는 '피플 파워' 기념탑.

시민 혁명 이후에 필리핀 정부가 마르코스 부부에게 몰수한 재산만 줄잡아 2조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들 가족 누구도 사법처리를 받지 않았습니다.

암살당한 아키노 전 상원의원이나, 고문으로 숨진 수 천 여 명의 희생자들에 대한 진실도 제대로 밝혀진 게 없습니다.

그 사이 마르코스 가문은 다시 거대한 명문 정치가로 부활했습니다.

["사라 두테르테!!"]

여기에 현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이 러닝 메이트로 부통령 후보가 되면서 현재 권력과 과거 권력이 하나가 됐습니다.

[리차드 헤이드리안/정치평론가 : "지난 86년 피플파워 혁명이 추구했던 민주적인 이상들을 전혀 제도화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겁니다."]

만약 '마르코스 주니어'가 당선된다면 이멜다 여사는 남편과 함께 축출된지 36년만에 아들이 대통령 궁에 입성하는 걸 보게 됩니다.

마닐라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김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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