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0건’ 기초의원 전국에 184명…전수분석 해보니

입력 2022.05.09 (06:13) 수정 2022.05.0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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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8회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천명에 이르는 기초의원들이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일했는지를 살펴봤더니, 의정활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입법, 그러니까 조례안을 한 번도 내지 않은 기초의원이 전국에 184명이나 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북 영천시의회, 시의원은 12명인데 지난 4년 동안 발의된 조례안은 11건입니다.

한 명이 4년간 한 건도 채 안 낸 셈입니다.

절반 가까운 5명은 조례안을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습니다.

[A 영천시의원/음성변조 : "정책 보좌관도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혼자 하기가..."]

[B 영천시의원/음성변조 : "이런 시골에서는 실질적으로 조례를 발의하고 그런 내용을 잘 다루지 않습니다."]

대도시라고 해서 상황이 다른 것도 아닙니다.

서울 송파구 의원 26명이 최근 4년 간 발의한 조례안은 64건, 구의원 한 명이 한 해에 조례 한 건도 발의를 안한 셈입니다.

경실련이 2018년 당선된 기초의원 입법 실적을 조사한 결과, 4분의 1이 1년에 한 건의 조례안도 발의하지 않았고, 임기 내에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도 184명이나 됐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경북 영천시와 경주시, 경남 진주시, 전남 보성군, 서울 송파구와 용산구 의회 등의 입법 실적이 저조했습니다.

기초의회 의원은 의정자료 수집과 연구 명목으로 한 달에 백만 원이 넘는 활동비를 받습니다.

['0건 발의' 포항시의원/음성변조 : "저도 이제 3선 하면서 다선이 되다 보니 소홀한 감도 있었다고 내가 솔직히 표현하고..."]

['0건 발의' 진주시의원/음성변조 : "조례가 나오면 자칫 잘못하면 그거 가지고 시끄럽게 되고 이런 부분이 생겨서..."]

발의 건수는 채웠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실적만 부풀린 경우도 있습니다.

스무 건 넘는 조례를 발의한 경북 안동시 모 의원.

최근 발의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안'을 확인해 보니, 5년 전 서울시 조례안, 2년 전 광주시 조례안에서 표현만 살짝 바뀌었습니다.

[이하람/경실련 정책국 간사 : "우리 동네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건지 고민을 전혀 안했다는 의미라서, 지역주민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어지는 거죠."]

전국의 기초의원에게 해마다 천 3백억여 원의 국민세금이 지급됩니다.

내 지역을 위해 성실하게 일할 일꾼이 누군지 고민해 볼 때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 조원준/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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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의 0건’ 기초의원 전국에 184명…전수분석 해보니
    • 입력 2022-05-09 06:13:43
    • 수정2022-05-09 07:57:29
    뉴스광장 1부
[앵커]

제8회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천명에 이르는 기초의원들이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일했는지를 살펴봤더니, 의정활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입법, 그러니까 조례안을 한 번도 내지 않은 기초의원이 전국에 184명이나 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북 영천시의회, 시의원은 12명인데 지난 4년 동안 발의된 조례안은 11건입니다.

한 명이 4년간 한 건도 채 안 낸 셈입니다.

절반 가까운 5명은 조례안을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습니다.

[A 영천시의원/음성변조 : "정책 보좌관도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혼자 하기가..."]

[B 영천시의원/음성변조 : "이런 시골에서는 실질적으로 조례를 발의하고 그런 내용을 잘 다루지 않습니다."]

대도시라고 해서 상황이 다른 것도 아닙니다.

서울 송파구 의원 26명이 최근 4년 간 발의한 조례안은 64건, 구의원 한 명이 한 해에 조례 한 건도 발의를 안한 셈입니다.

경실련이 2018년 당선된 기초의원 입법 실적을 조사한 결과, 4분의 1이 1년에 한 건의 조례안도 발의하지 않았고, 임기 내에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도 184명이나 됐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경북 영천시와 경주시, 경남 진주시, 전남 보성군, 서울 송파구와 용산구 의회 등의 입법 실적이 저조했습니다.

기초의회 의원은 의정자료 수집과 연구 명목으로 한 달에 백만 원이 넘는 활동비를 받습니다.

['0건 발의' 포항시의원/음성변조 : "저도 이제 3선 하면서 다선이 되다 보니 소홀한 감도 있었다고 내가 솔직히 표현하고..."]

['0건 발의' 진주시의원/음성변조 : "조례가 나오면 자칫 잘못하면 그거 가지고 시끄럽게 되고 이런 부분이 생겨서..."]

발의 건수는 채웠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실적만 부풀린 경우도 있습니다.

스무 건 넘는 조례를 발의한 경북 안동시 모 의원.

최근 발의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안'을 확인해 보니, 5년 전 서울시 조례안, 2년 전 광주시 조례안에서 표현만 살짝 바뀌었습니다.

[이하람/경실련 정책국 간사 : "우리 동네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건지 고민을 전혀 안했다는 의미라서, 지역주민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어지는 거죠."]

전국의 기초의원에게 해마다 천 3백억여 원의 국민세금이 지급됩니다.

내 지역을 위해 성실하게 일할 일꾼이 누군지 고민해 볼 때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 조원준/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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