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한국 먼저 방문” 바이든…한미 ‘반도체’ 동맹의 이유
입력 2022.05.09 (18:05)
수정 2022.05.09 (18: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이번 달 20일에 오는데요.
우선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있고, 삼성전자 공장을 찾을지가 관심사입니다.
'경제 안보' 관점에서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데, 어떤 이유일까요?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인데, 일본보다도 한국에 먼저 오네요?
[기자]
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건, 1993년 빌 클린턴 이후 29년 만이라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에 한국에 먼저 들렀다가 24일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미국 백악관은 이를 두고 "한·일 모두 강력한 관계"라며 순방 순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이기는 하죠.
[앵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에 먼저 오는 건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얘긴가요?
[기자]
네, 일단 방한 일정부터 좀 긴 편입니다.
이번 달 20일부터 2박 3일 동안인데요.
물론 북핵 문제 등 굵직한 안보 이슈도 있죠.
그런데 진짜 중요한 이유는 여기 이 사진 속에 있습니다.
바이든이 손에 뭘 들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앵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뉴스 나올 때 많이 봤던 거네요.
'반도체 웨이퍼' 맞죠?
[기자]
네, 지금 바이든의 방한 일정에 반도체 나노 공정 현장 방문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반도체 관련 회의는 늘 직접 챙겼고, 미국의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렀습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칩 기술 단계 등 민감한 기밀 사항까지 제출을 요구하며 투자 압박에 나섰고, 결국, 텍사스에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반도체 협력하자, 대신 미국을 중심으로' 바로 이것이 바이든이 원하는 겁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현지시각 3일, 미국 앨러배마 군수업체 방문 : "우리는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반도체로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데, 동맹국인 한국이 좀 도와달라, 이런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미국은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과 타이완, 일본에 그 자리를 내줬죠.
특히 아주 작고 미세한 공정인 5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갈 길이 먼 상황인데요.
여기 신경 쓰이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인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해외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거든요.
최근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었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 올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가까이 줄었고, 또 중국 당국이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에 지금 쓰고 있는 외국 브랜드 PC를 자국산 PC로 바꾸라고 했다,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무려 5천만 대 규모로 추산됩니다.
[앵커]
미국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반도체 패권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죠?
[기자]
네, 미·중 '경제 전쟁' 얘기 나오면 자주 등장하는 회사죠?
화웨이, 미국은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끊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인텔이 중국에서 반도체 웨이퍼 생산을 늘릴 계획이었는데, 이것도 미국이 막았습니다.
아무리 미국 기업이라도 중국에 이익이 되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의 3대 반도체 장비 업체 모두,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전체 매출 230억 달러 가운데 75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고, 램리서치도 매출 146억 달러 중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세 업체가 각기 다른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갖고 있어서 미국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을 피할 수 없고, 중국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는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기자]
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싸움에 우리나라가 가운데 낀 모양새죠.
미국은 우리 삼성전자뿐 아니라 타이완 TSMC와도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과는 2나노 공정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자 무역 흑자를 최대로 내는 품목 역시도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메모리 공장도 중국 시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방과 함께 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득실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 과연 우리 반도체 산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이번 달 20일에 오는데요.
우선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있고, 삼성전자 공장을 찾을지가 관심사입니다.
'경제 안보' 관점에서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데, 어떤 이유일까요?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인데, 일본보다도 한국에 먼저 오네요?
[기자]
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건, 1993년 빌 클린턴 이후 29년 만이라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에 한국에 먼저 들렀다가 24일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미국 백악관은 이를 두고 "한·일 모두 강력한 관계"라며 순방 순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이기는 하죠.
[앵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에 먼저 오는 건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얘긴가요?
[기자]
네, 일단 방한 일정부터 좀 긴 편입니다.
이번 달 20일부터 2박 3일 동안인데요.
물론 북핵 문제 등 굵직한 안보 이슈도 있죠.
그런데 진짜 중요한 이유는 여기 이 사진 속에 있습니다.
바이든이 손에 뭘 들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앵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뉴스 나올 때 많이 봤던 거네요.
'반도체 웨이퍼' 맞죠?
[기자]
네, 지금 바이든의 방한 일정에 반도체 나노 공정 현장 방문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반도체 관련 회의는 늘 직접 챙겼고, 미국의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렀습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칩 기술 단계 등 민감한 기밀 사항까지 제출을 요구하며 투자 압박에 나섰고, 결국, 텍사스에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반도체 협력하자, 대신 미국을 중심으로' 바로 이것이 바이든이 원하는 겁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현지시각 3일, 미국 앨러배마 군수업체 방문 : "우리는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반도체로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데, 동맹국인 한국이 좀 도와달라, 이런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미국은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과 타이완, 일본에 그 자리를 내줬죠.
특히 아주 작고 미세한 공정인 5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갈 길이 먼 상황인데요.
여기 신경 쓰이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인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해외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거든요.
최근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었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 올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가까이 줄었고, 또 중국 당국이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에 지금 쓰고 있는 외국 브랜드 PC를 자국산 PC로 바꾸라고 했다,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무려 5천만 대 규모로 추산됩니다.
[앵커]
미국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반도체 패권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죠?
[기자]
네, 미·중 '경제 전쟁' 얘기 나오면 자주 등장하는 회사죠?
화웨이, 미국은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끊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인텔이 중국에서 반도체 웨이퍼 생산을 늘릴 계획이었는데, 이것도 미국이 막았습니다.
아무리 미국 기업이라도 중국에 이익이 되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의 3대 반도체 장비 업체 모두,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전체 매출 230억 달러 가운데 75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고, 램리서치도 매출 146억 달러 중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세 업체가 각기 다른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갖고 있어서 미국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을 피할 수 없고, 중국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는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기자]
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싸움에 우리나라가 가운데 낀 모양새죠.
미국은 우리 삼성전자뿐 아니라 타이완 TSMC와도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과는 2나노 공정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자 무역 흑자를 최대로 내는 품목 역시도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메모리 공장도 중국 시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방과 함께 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득실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 과연 우리 반도체 산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한국 먼저 방문” 바이든…한미 ‘반도체’ 동맹의 이유
-
- 입력 2022-05-09 18:05:13
- 수정2022-05-09 18:29:07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이번 달 20일에 오는데요.
우선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있고, 삼성전자 공장을 찾을지가 관심사입니다.
'경제 안보' 관점에서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데, 어떤 이유일까요?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인데, 일본보다도 한국에 먼저 오네요?
[기자]
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건, 1993년 빌 클린턴 이후 29년 만이라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에 한국에 먼저 들렀다가 24일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미국 백악관은 이를 두고 "한·일 모두 강력한 관계"라며 순방 순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이기는 하죠.
[앵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에 먼저 오는 건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얘긴가요?
[기자]
네, 일단 방한 일정부터 좀 긴 편입니다.
이번 달 20일부터 2박 3일 동안인데요.
물론 북핵 문제 등 굵직한 안보 이슈도 있죠.
그런데 진짜 중요한 이유는 여기 이 사진 속에 있습니다.
바이든이 손에 뭘 들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앵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뉴스 나올 때 많이 봤던 거네요.
'반도체 웨이퍼' 맞죠?
[기자]
네, 지금 바이든의 방한 일정에 반도체 나노 공정 현장 방문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반도체 관련 회의는 늘 직접 챙겼고, 미국의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렀습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칩 기술 단계 등 민감한 기밀 사항까지 제출을 요구하며 투자 압박에 나섰고, 결국, 텍사스에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반도체 협력하자, 대신 미국을 중심으로' 바로 이것이 바이든이 원하는 겁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현지시각 3일, 미국 앨러배마 군수업체 방문 : "우리는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반도체로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데, 동맹국인 한국이 좀 도와달라, 이런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미국은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과 타이완, 일본에 그 자리를 내줬죠.
특히 아주 작고 미세한 공정인 5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갈 길이 먼 상황인데요.
여기 신경 쓰이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인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해외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거든요.
최근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었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 올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가까이 줄었고, 또 중국 당국이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에 지금 쓰고 있는 외국 브랜드 PC를 자국산 PC로 바꾸라고 했다,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무려 5천만 대 규모로 추산됩니다.
[앵커]
미국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반도체 패권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죠?
[기자]
네, 미·중 '경제 전쟁' 얘기 나오면 자주 등장하는 회사죠?
화웨이, 미국은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끊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인텔이 중국에서 반도체 웨이퍼 생산을 늘릴 계획이었는데, 이것도 미국이 막았습니다.
아무리 미국 기업이라도 중국에 이익이 되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의 3대 반도체 장비 업체 모두,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전체 매출 230억 달러 가운데 75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고, 램리서치도 매출 146억 달러 중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세 업체가 각기 다른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갖고 있어서 미국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을 피할 수 없고, 중국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는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기자]
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싸움에 우리나라가 가운데 낀 모양새죠.
미국은 우리 삼성전자뿐 아니라 타이완 TSMC와도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과는 2나노 공정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자 무역 흑자를 최대로 내는 품목 역시도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메모리 공장도 중국 시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방과 함께 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득실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 과연 우리 반도체 산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이번 달 20일에 오는데요.
우선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있고, 삼성전자 공장을 찾을지가 관심사입니다.
'경제 안보' 관점에서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데, 어떤 이유일까요?
<글로벌 ET>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인데, 일본보다도 한국에 먼저 오네요?
[기자]
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건, 1993년 빌 클린턴 이후 29년 만이라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에 한국에 먼저 들렀다가 24일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미국 백악관은 이를 두고 "한·일 모두 강력한 관계"라며 순방 순서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례적이기는 하죠.
[앵커]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에 먼저 오는 건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얘긴가요?
[기자]
네, 일단 방한 일정부터 좀 긴 편입니다.
이번 달 20일부터 2박 3일 동안인데요.
물론 북핵 문제 등 굵직한 안보 이슈도 있죠.
그런데 진짜 중요한 이유는 여기 이 사진 속에 있습니다.
바이든이 손에 뭘 들고 있는지 보이시나요?
[앵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 뉴스 나올 때 많이 봤던 거네요.
'반도체 웨이퍼' 맞죠?
[기자]
네, 지금 바이든의 방한 일정에 반도체 나노 공정 현장 방문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반도체 관련 회의는 늘 직접 챙겼고, 미국의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렀습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칩 기술 단계 등 민감한 기밀 사항까지 제출을 요구하며 투자 압박에 나섰고, 결국, 텍사스에 삼성전자의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반도체 협력하자, 대신 미국을 중심으로' 바로 이것이 바이든이 원하는 겁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현지시각 3일, 미국 앨러배마 군수업체 방문 : "우리는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반도체로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는데, 동맹국인 한국이 좀 도와달라, 이런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미국은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의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과 타이완, 일본에 그 자리를 내줬죠.
특히 아주 작고 미세한 공정인 5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반도체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갈 길이 먼 상황인데요.
여기 신경 쓰이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중국'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인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위해 해외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거든요.
최근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었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실제 올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가까이 줄었고, 또 중국 당국이 정부 기관과 국영기업에 지금 쓰고 있는 외국 브랜드 PC를 자국산 PC로 바꾸라고 했다, 이런 보도도 나왔습니다.
무려 5천만 대 규모로 추산됩니다.
[앵커]
미국이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특히 반도체 패권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죠?
[기자]
네, 미·중 '경제 전쟁' 얘기 나오면 자주 등장하는 회사죠?
화웨이, 미국은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끊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인텔이 중국에서 반도체 웨이퍼 생산을 늘릴 계획이었는데, 이것도 미국이 막았습니다.
아무리 미국 기업이라도 중국에 이익이 되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의 3대 반도체 장비 업체 모두,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매출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전체 매출 230억 달러 가운데 75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고, 램리서치도 매출 146억 달러 중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세 업체가 각기 다른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갖고 있어서 미국 입장에서는 기술 유출을 피할 수 없고, 중국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는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기자]
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싸움에 우리나라가 가운데 낀 모양새죠.
미국은 우리 삼성전자뿐 아니라 타이완 TSMC와도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과는 2나노 공정 반도체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자 무역 흑자를 최대로 내는 품목 역시도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메모리 공장도 중국 시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방과 함께 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득실을 충분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 과연 우리 반도체 산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홍석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
-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홍석우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