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증발된 범인”…‘가습기 살균제 참사’ 조정 난항
입력 2022.05.09 (19:51)
수정 2022.05.0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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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가족을 위한 마음이 가족을 죽게 만들었다."
영화 '공기살인' 포스터 문구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지난달 개봉했습니다.
또,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전 배구선수 안은주 씨가 투병 끝에 숨졌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1774번째 사망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 구제 급여 신청자는 지난달 말까지 7천7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피해가 인정된 사람은 4천3백여 명인데요.
대구, 경북만 보면 지난해 6월 기준입니다만, 신청자는 대구 342명, 경북은 278명입니다.
이 가운데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335명으로, 인정률은 54%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이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이 지났지만, 기업과 피해자 간 조정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조정위가 지난 3월 최종 조정안을 내놨지만,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조정안을 살펴보면요.
조정대상은 7천여 명, 조정금액은 최대 9천2백억여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피해자 발생수가 상위권인 옥시와 애경의 분담금을 합치면 5천7백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62%를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분담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조정안 수용을 꺼리고 있고요.
특히 원료물질을 제조, 공급한 SK 케미칼의 분담률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두 기업은 이 조정안을 끝으로 기업에 추가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종국성'을 담보해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피해자가 나와도 기업의 부담을 면제해 주게 되기 때문에 조정위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조정위 활동 기한마저 지난달까지였는데요.
기한 연장과 관련해서도 두 기업을 제외한 7개 기업만 동의하면서 활동 기간을 늘리긴 했지만, 앞으로 조정 협상은 불투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기업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조정위가 피해자와 기업 간 사적 합의 기구라서 강제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조정에 대해서는 조정위에 맡겨두고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책임에서 발 빼는 기업과 팔짱만 끼고 지켜보는 정부에 대응해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죠.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우선, 조정안에 반대하는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달을 불매 집중 캠페인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매주 한 차례씩 두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앞에서 순회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9백만 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 문제의 제품들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제품들은 관공서와 병원, 학교 등에도 광범위하게 납품됐죠.
결국, 내가 직접 사서 쓰지 않아도 누구든 간접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라는 영화 '공기살인'의 소개말처럼 평범한 이웃인 피해자들은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와 해결 없이는 이런 참사는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희생과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 덕분에 우리가 오늘도 안전할 수 있는 거겠죠.
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일 겁니다.
지금까지 쇼맥 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인푸름
"가족을 위한 마음이 가족을 죽게 만들었다."
영화 '공기살인' 포스터 문구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지난달 개봉했습니다.
또,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전 배구선수 안은주 씨가 투병 끝에 숨졌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1774번째 사망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 구제 급여 신청자는 지난달 말까지 7천7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피해가 인정된 사람은 4천3백여 명인데요.
대구, 경북만 보면 지난해 6월 기준입니다만, 신청자는 대구 342명, 경북은 278명입니다.
이 가운데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335명으로, 인정률은 54%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이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이 지났지만, 기업과 피해자 간 조정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조정위가 지난 3월 최종 조정안을 내놨지만,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조정안을 살펴보면요.
조정대상은 7천여 명, 조정금액은 최대 9천2백억여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피해자 발생수가 상위권인 옥시와 애경의 분담금을 합치면 5천7백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62%를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분담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조정안 수용을 꺼리고 있고요.
특히 원료물질을 제조, 공급한 SK 케미칼의 분담률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두 기업은 이 조정안을 끝으로 기업에 추가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종국성'을 담보해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피해자가 나와도 기업의 부담을 면제해 주게 되기 때문에 조정위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조정위 활동 기한마저 지난달까지였는데요.
기한 연장과 관련해서도 두 기업을 제외한 7개 기업만 동의하면서 활동 기간을 늘리긴 했지만, 앞으로 조정 협상은 불투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기업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조정위가 피해자와 기업 간 사적 합의 기구라서 강제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조정에 대해서는 조정위에 맡겨두고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책임에서 발 빼는 기업과 팔짱만 끼고 지켜보는 정부에 대응해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죠.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우선, 조정안에 반대하는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달을 불매 집중 캠페인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매주 한 차례씩 두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앞에서 순회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9백만 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 문제의 제품들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제품들은 관공서와 병원, 학교 등에도 광범위하게 납품됐죠.
결국, 내가 직접 사서 쓰지 않아도 누구든 간접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라는 영화 '공기살인'의 소개말처럼 평범한 이웃인 피해자들은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와 해결 없이는 이런 참사는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희생과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 덕분에 우리가 오늘도 안전할 수 있는 거겠죠.
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일 겁니다.
지금까지 쇼맥 뉴스 오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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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가족을 위한 마음이 가족을 죽게 만들었다."
영화 '공기살인' 포스터 문구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지난달 개봉했습니다.
또,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전 배구선수 안은주 씨가 투병 끝에 숨졌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1774번째 사망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 구제 급여 신청자는 지난달 말까지 7천7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피해가 인정된 사람은 4천3백여 명인데요.
대구, 경북만 보면 지난해 6월 기준입니다만, 신청자는 대구 342명, 경북은 278명입니다.
이 가운데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335명으로, 인정률은 54%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이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이 지났지만, 기업과 피해자 간 조정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조정위가 지난 3월 최종 조정안을 내놨지만,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조정안을 살펴보면요.
조정대상은 7천여 명, 조정금액은 최대 9천2백억여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피해자 발생수가 상위권인 옥시와 애경의 분담금을 합치면 5천7백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62%를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분담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조정안 수용을 꺼리고 있고요.
특히 원료물질을 제조, 공급한 SK 케미칼의 분담률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두 기업은 이 조정안을 끝으로 기업에 추가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종국성'을 담보해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피해자가 나와도 기업의 부담을 면제해 주게 되기 때문에 조정위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조정위 활동 기한마저 지난달까지였는데요.
기한 연장과 관련해서도 두 기업을 제외한 7개 기업만 동의하면서 활동 기간을 늘리긴 했지만, 앞으로 조정 협상은 불투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기업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조정위가 피해자와 기업 간 사적 합의 기구라서 강제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조정에 대해서는 조정위에 맡겨두고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책임에서 발 빼는 기업과 팔짱만 끼고 지켜보는 정부에 대응해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죠.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우선, 조정안에 반대하는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달을 불매 집중 캠페인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매주 한 차례씩 두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앞에서 순회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9백만 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 문제의 제품들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제품들은 관공서와 병원, 학교 등에도 광범위하게 납품됐죠.
결국, 내가 직접 사서 쓰지 않아도 누구든 간접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라는 영화 '공기살인'의 소개말처럼 평범한 이웃인 피해자들은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와 해결 없이는 이런 참사는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희생과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 덕분에 우리가 오늘도 안전할 수 있는 거겠죠.
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일 겁니다.
지금까지 쇼맥 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인푸름
"가족을 위한 마음이 가족을 죽게 만들었다."
영화 '공기살인' 포스터 문구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지난달 개봉했습니다.
또,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전 배구선수 안은주 씨가 투병 끝에 숨졌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1774번째 사망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 구제 급여 신청자는 지난달 말까지 7천7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피해가 인정된 사람은 4천3백여 명인데요.
대구, 경북만 보면 지난해 6월 기준입니다만, 신청자는 대구 342명, 경북은 278명입니다.
이 가운데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335명으로, 인정률은 54%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이 참사가 알려진 지 11년이 지났지만, 기업과 피해자 간 조정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조정위가 지난 3월 최종 조정안을 내놨지만,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조정안을 살펴보면요.
조정대상은 7천여 명, 조정금액은 최대 9천2백억여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피해자 발생수가 상위권인 옥시와 애경의 분담금을 합치면 5천7백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62%를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은 분담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조정안 수용을 꺼리고 있고요.
특히 원료물질을 제조, 공급한 SK 케미칼의 분담률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두 기업은 이 조정안을 끝으로 기업에 추가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종국성'을 담보해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피해자가 나와도 기업의 부담을 면제해 주게 되기 때문에 조정위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조정위 활동 기한마저 지난달까지였는데요.
기한 연장과 관련해서도 두 기업을 제외한 7개 기업만 동의하면서 활동 기간을 늘리긴 했지만, 앞으로 조정 협상은 불투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기업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조정위가 피해자와 기업 간 사적 합의 기구라서 강제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조정에 대해서는 조정위에 맡겨두고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책임에서 발 빼는 기업과 팔짱만 끼고 지켜보는 정부에 대응해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죠.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우선, 조정안에 반대하는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달을 불매 집중 캠페인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매주 한 차례씩 두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앞에서 순회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8년간 9백만 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 문제의 제품들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제품들은 관공서와 병원, 학교 등에도 광범위하게 납품됐죠.
결국, 내가 직접 사서 쓰지 않아도 누구든 간접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라는 영화 '공기살인'의 소개말처럼 평범한 이웃인 피해자들은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와 해결 없이는 이런 참사는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희생과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 덕분에 우리가 오늘도 안전할 수 있는 거겠죠.
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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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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