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코로나로 급증한 정신건강 문제…해결방안은?

입력 2022.05.11 (10:53) 수정 2022.05.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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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 등 정신건강의 적신호를 의미하는 신조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제한된 일상과 단절된 인간관계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 들어선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임 기자, 코로나가 완치된 후에도 남아있는 후유증, 이른바 '롱 코비드' 대응이 세계 보건 의료계의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죠?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 감염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을 롱 코비드로 정의했는데요.

코로나 환자의 27에서 33% 정도가 롱 코비드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의료체계가 주로 코로나 확산 방지와 감염 후의 증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만큼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후에 발생하는 증상들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흔히 알려진 무기력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 외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하지만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후유증이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수면장애 등 심리적, 정신적 후유증이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건데, 의료산업 시장은 요즘 상황에 맞춰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기자]

우울증 및 불안장애 유병률이 코로나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나라들이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한데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감염 위험과 경제적 불안, 그리고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요인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환자는 늘고 있지만 코로나 발생 후 자가 격리 등으로 치료의 접근성이 제한됐는데요.

그러다보니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정신 건강 문제를 관리하는 원격 의료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미국 보건부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 발생 첫 해인 2020년에 2천8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원격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2019년보다 88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정신 건강앱 다운로드도 코로나 발생 전보다 17.6% 증가했습니다.

[앵커]

영국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가 특히 출산 전이나 출산 후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요?

[기자]

출산 전후에 우울한 기분이 드는 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코로나가 산모들의 정신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 겁니다.

많은 부모는 아기를 갖는 것부터 출산 후까지의 모습을 어느 정도 그려놓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혹시나 코로나에 걸릴까봐 더욱 조심해야 되는 상황에 임산부들은 예상치 못한 고립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다리아 찰스워스/산모 : "저는 너무너무 우울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아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은 감사해야할 일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는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출산 전후 여성들에게 정신 건강 지원을 제공하는 한 자선 단체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서비스 수요가 70% 증가했다고 합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에 4만 명이 넘는 여성이 국민 보건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문제도 생겼습니다.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는 국민 보건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으려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75%는 기다리는 동안 상태가 악화 됐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호주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요?

[기자]

호주는 정신 건강 정책의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의료시스템이 과부화되면서 치료 받는 게 어려워지고 국가 차원에서 이 산업에 할애하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정신 건강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선 단체들이 생기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과 친구한테 얘기하지 못하는 고민들을 들어주기도 합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가족이나 친구 문제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을 쉽게 느낄 수 있는 시기인데요.

[라니아 옐롭/청소년 시기 우울증 극복 : "(청소년 시절에) 모든 것이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저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슬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호주 청소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40% 이상이 학업이나 직업 목표에 영향을 미치는 장벽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줄리 스키어/댄스 프로그램 교사 : "저는 코로나 대유행 전에도 이미 이런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대유행 이후에는 모두가 대화할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은 더욱더 필요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심리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치료 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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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코로나로 급증한 정신건강 문제…해결방안은?
    • 입력 2022-05-11 10:53:37
    • 수정2022-05-11 11: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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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 등 정신건강의 적신호를 의미하는 신조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제한된 일상과 단절된 인간관계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 들어선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서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임 기자, 코로나가 완치된 후에도 남아있는 후유증, 이른바 '롱 코비드' 대응이 세계 보건 의료계의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죠?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 감염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을 롱 코비드로 정의했는데요.

코로나 환자의 27에서 33% 정도가 롱 코비드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의료체계가 주로 코로나 확산 방지와 감염 후의 증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만큼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후에 발생하는 증상들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흔히 알려진 무기력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 외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하지만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후유증이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수면장애 등 심리적, 정신적 후유증이 있습니다.

[앵커]

그만큼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건데, 의료산업 시장은 요즘 상황에 맞춰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기자]

우울증 및 불안장애 유병률이 코로나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나라들이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한데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감염 위험과 경제적 불안, 그리고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요인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환자는 늘고 있지만 코로나 발생 후 자가 격리 등으로 치료의 접근성이 제한됐는데요.

그러다보니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정신 건강 문제를 관리하는 원격 의료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미국 보건부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 발생 첫 해인 2020년에 2천8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원격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2019년보다 88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정신 건강앱 다운로드도 코로나 발생 전보다 17.6% 증가했습니다.

[앵커]

영국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가 특히 출산 전이나 출산 후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요?

[기자]

출산 전후에 우울한 기분이 드는 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코로나가 산모들의 정신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 겁니다.

많은 부모는 아기를 갖는 것부터 출산 후까지의 모습을 어느 정도 그려놓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혹시나 코로나에 걸릴까봐 더욱 조심해야 되는 상황에 임산부들은 예상치 못한 고립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다리아 찰스워스/산모 : "저는 너무너무 우울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아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은 감사해야할 일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모든 것이 괜찮을 거라는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출산 전후 여성들에게 정신 건강 지원을 제공하는 한 자선 단체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서비스 수요가 70% 증가했다고 합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에 4만 명이 넘는 여성이 국민 보건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문제도 생겼습니다.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는 국민 보건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으려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75%는 기다리는 동안 상태가 악화 됐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호주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요?

[기자]

호주는 정신 건강 정책의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의료시스템이 과부화되면서 치료 받는 게 어려워지고 국가 차원에서 이 산업에 할애하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정신 건강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선 단체들이 생기고 있는데요.

청소년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가족과 친구한테 얘기하지 못하는 고민들을 들어주기도 합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가족이나 친구 문제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감을 쉽게 느낄 수 있는 시기인데요.

[라니아 옐롭/청소년 시기 우울증 극복 : "(청소년 시절에) 모든 것이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저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슬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호주 청소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40% 이상이 학업이나 직업 목표에 영향을 미치는 장벽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줄리 스키어/댄스 프로그램 교사 : "저는 코로나 대유행 전에도 이미 이런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대유행 이후에는 모두가 대화할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은 더욱더 필요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심리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치료 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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