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앞세운 프로농구판 ‘히어로즈 구단’이 온다…혁신 운용안 곧 발표

입력 2022.05.12 (10:16) 수정 2022.05.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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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에 혁신적인 실험을 내세우는 구단이 등장한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하는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이하 데이원)이 그 주인공이다.

데이원은 오리온을 인수해 기존 프로 구단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프로농구계의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이 롤 모델?

데이원은 오리온 농구단 인수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 제시'를 공언했다. 다른 9개 구단처럼 모 그룹에 의존하는 형태가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벌어 자생력을 갖춘 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 모델 창출이다. 수익을 팬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처럼 메인 스폰서를 유치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이 밖에 유명 명품 기업들과 콜라보 제품,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 등 MZ 세대를 겨냥한 상품들로 이익을 창출한다는 계획까지 들린다.

아직 뚜렷한 운용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오리온 농구단 인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신정호 데이원 이사는 "세부적인 수익 모델 창출안을 최종 정리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KBS에 밝혔다.

■우려와 기대, 엇갈리는 시선들

오리온 농구단 매각은 KBL 총회에서 총재 포함 재적 회원 4분의 3 이상(이해 당사자인 오리온 제외)의 찬성을 받아야 승인된다.

물론 역대 구단 매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총회를 통과하지 못한 전례는 없다. 사유 재산인 농구단 매각을 막을 명분도 없는 데다 매각 승인 부결 시 오리온이 탈퇴하면 대안이 없다는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구단에서는 데이원에 대해 경계의 눈길을 보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히어로즈 구단처럼 주요 선수들을 팔아 운영비를 메우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는 등 리그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A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흑자 운영을 계획으로 밝힌 만큼 몇 년 시도하다 적자가 누적되면 발을 빼거나, 운영 주체가 자산운용사이기 때문에 농구단 몸값을 단기간에 부풀려 재매각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향후 총회 승인 과정에서 데이원 농구단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호의적인 의견도 있다. B 구단의 한 관계자는 "농구단을 운영하는데 연평균 70억 원 정도는 든다. 직접 농구단을 인수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메인 스폰서로 20~30억 원을 투자하려는 기업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태풍 될까?

데이원의 파격 실험에는 '팬덤 활용'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을 구단 최고 책임자로 영입한 것도 그 배경이다. 한국 농구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최근 예능계에서도 주가를 높인 허 전 감독을 전면에 내세워 첫 해부터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FA 영입도 인기몰이를 위한 또 다른 카드다. 프로농구 FA 시장은 11일 열렸다. 올해는 리그 최고 스타인 허웅과 국가대표 센터 이승현, SK의 우승을 이끈 김선형, 준우승의 주역인 슈터 전성현, 베테랑 이정현 등 대어급 스타들이 많다.

허 전 감독이 최고 책임자로 가는 만큼 데이원이 F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허 전 감독의 아들 허웅을 영입하고, 오리온 프랜차이즈 스타 이승현을 눌러 앉히는 등 출범 초기 과감한 투자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원의 농구단 인수를 제안한 것은 모 그룹인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이다. 김 회장은 대한컬링연맹 수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의 부단장도 맡았다.

김 회장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당장 메인 스폰서로 나서지는 않겠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 지원할 의사가 있다. 하지만 공언한 대로 자생력을 갖추는 농구단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이미 서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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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2 10:16:53
    • 수정2022-05-12 14:31:56
    스포츠K

프로농구에 혁신적인 실험을 내세우는 구단이 등장한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하는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이하 데이원)이 그 주인공이다.

데이원은 오리온을 인수해 기존 프로 구단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프로농구계의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이 롤 모델?

데이원은 오리온 농구단 인수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 제시'를 공언했다. 다른 9개 구단처럼 모 그룹에 의존하는 형태가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벌어 자생력을 갖춘 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 모델 창출이다. 수익을 팬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처럼 메인 스폰서를 유치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이 밖에 유명 명품 기업들과 콜라보 제품,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 등 MZ 세대를 겨냥한 상품들로 이익을 창출한다는 계획까지 들린다.

아직 뚜렷한 운용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오리온 농구단 인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신정호 데이원 이사는 "세부적인 수익 모델 창출안을 최종 정리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KBS에 밝혔다.

■우려와 기대, 엇갈리는 시선들

오리온 농구단 매각은 KBL 총회에서 총재 포함 재적 회원 4분의 3 이상(이해 당사자인 오리온 제외)의 찬성을 받아야 승인된다.

물론 역대 구단 매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총회를 통과하지 못한 전례는 없다. 사유 재산인 농구단 매각을 막을 명분도 없는 데다 매각 승인 부결 시 오리온이 탈퇴하면 대안이 없다는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구단에서는 데이원에 대해 경계의 눈길을 보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히어로즈 구단처럼 주요 선수들을 팔아 운영비를 메우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는 등 리그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A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흑자 운영을 계획으로 밝힌 만큼 몇 년 시도하다 적자가 누적되면 발을 빼거나, 운영 주체가 자산운용사이기 때문에 농구단 몸값을 단기간에 부풀려 재매각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향후 총회 승인 과정에서 데이원 농구단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호의적인 의견도 있다. B 구단의 한 관계자는 "농구단을 운영하는데 연평균 70억 원 정도는 든다. 직접 농구단을 인수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메인 스폰서로 20~30억 원을 투자하려는 기업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태풍 될까?

데이원의 파격 실험에는 '팬덤 활용'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다.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을 구단 최고 책임자로 영입한 것도 그 배경이다. 한국 농구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최근 예능계에서도 주가를 높인 허 전 감독을 전면에 내세워 첫 해부터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FA 영입도 인기몰이를 위한 또 다른 카드다. 프로농구 FA 시장은 11일 열렸다. 올해는 리그 최고 스타인 허웅과 국가대표 센터 이승현, SK의 우승을 이끈 김선형, 준우승의 주역인 슈터 전성현, 베테랑 이정현 등 대어급 스타들이 많다.

허 전 감독이 최고 책임자로 가는 만큼 데이원이 F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허 전 감독의 아들 허웅을 영입하고, 오리온 프랜차이즈 스타 이승현을 눌러 앉히는 등 출범 초기 과감한 투자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원의 농구단 인수를 제안한 것은 모 그룹인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이다. 김 회장은 대한컬링연맹 수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의 부단장도 맡았다.

김 회장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당장 메인 스폰서로 나서지는 않겠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 지원할 의사가 있다. 하지만 공언한 대로 자생력을 갖추는 농구단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이미 서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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