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찾아 ‘탈서울’…직장 찾아 ‘인서울’

입력 2022.05.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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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탈(脫)서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내려올 줄 모르는 집값에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등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고 직장때문에 서울로 오는 일도 많았습니다. 서울연구원이 통계청의 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수도권 내(對 경기·인천)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 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설문조사는 최근 5년 이내 서울 전출입 경험이 있는 서울 및 경인지역 거주자 20-69세 남녀 2,085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2일~29일까지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5%p입니다.


■ 집따라 움직인다… 탈(脫)서울 이유 "넓고 좋은 집 찾아 삼만리"

2010년부터 저출산으로 총 인구가 줄고 있어 서울 인구도 비례해 줄고 있습니다. 다만, 순 이동 경로를 보면 집값이 영향을 많이 준 것으로 파악됩니다. 서울연구원이 수도권에서 서울 인구 이동 경로를 분석해보니 주요 전출지가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남양주 등입니다. 대표적인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입니다.


다들 살기 좋은 집을 찾아 떠난 셈인데, 그렇다고 모든 것이 가능한 서울을 떠나기만 하진 않았을 겁니다. 국내 인구통계를 보면 서울시민 중 7만 9천640명이 주택을 이유로 순전출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전출은 단순히 서울을 빠져나갔다는 게 아니라, 서울로 들어온 인구와 서울에서 나간 인구를 계산해본 결과 서울에서 나간 인구가 더 많으면 순전출이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집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한다거나 결혼, 분가 등을 이유로 순전출한 사람도 4만 5천여 명입니다. 집에 사람이 늘어나면 면적도 커져야겠죠. 연구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가 뒷받침해줍니다. 실제,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경기 이주 경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전출한 뒤 집을 소유한 자가 비율(30.1%→46.2%)과 아파트 거주자 비율(42.6→66.8%)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서 왜 이동했느냐 묻자 이유는 임대계약 완료, 이직, 결혼 등의 순이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아이가 태어나 넓은 집이 필요한데 집값이 너무 비싸니 외곽에 있는 넓고 좋은 집을 찾아갔을 겁니다. 전출과 함께 가구 구성원 수가 증가한 경우가 18.56%로 경기에서 서울로 들어온 경우 12.87%보다 높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주택 면적이 서울에서 경인으로 전출 시 가장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서울→경기로 이주 시 주택 규모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2.46%로 경기→서울로 전입 시 주택 규모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경우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 사람은 서울로 … 직장 찾아 인(IN) 서울


순전입을 따져보면 직장을 이유로 서울로 들어오는 인구가 4만 6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사람도 많고 회사도 많고 직장을 이유로 서울로 오는 경우가 많다는 방증입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 내 자치구별로도 따져봤는데요, 강동, 영등포는 주택을 이유로 순전입 경향이 가장 컸고 관악, 중구, 용산, 서대문, 마포는 직장과 교육이 사유인 순전입이 많았습니다.

다만, 강남 3구, 성동은 주택 사유로 외곽이나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고 도봉이나 노원에서도 다른 지역으로의 전출 패턴이 보였다고 서울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 인구 감소 추세에 "주택공급 등 구체적 방향 설정해 대응 필요"

우선, 서울에 왜 빠져나갔느냐를 살펴보면 양질의 주택이 없다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치솟는 집값이 사실상 인구 유출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고 경쟁력 손실, 교통 수요 유발 등을 생각하면 결국 주택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을까요?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서울 인구 감소추세는 계속될 텐데 주택 공급 부족으로 서울은 떠나서 살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교육이나 직장 때문에 서울 순전입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때문에 “적절한 방식의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 등뿐만 아니라 좋은 질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30대 주변 신혼부부들을 봐도 외곽지역에 집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넘사벽'인 집값 때문이죠. 연구원이 분석한 대로 직장은 서울, 몸만 경기도 등으로 옮기다 보니 출퇴근할 때 환승만 3번 이상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야속할만큼 치솟아버린 집값이 모든 생활을 지배하게 된 지금, 맞춤형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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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찾아 ‘탈서울’…직장 찾아 ‘인서울’
    • 입력 2022-05-12 13:24:31
    취재K
탈(脫)서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내려올 줄 모르는 집값에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등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고 직장때문에 서울로 오는 일도 많았습니다. 서울연구원이 통계청의 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수도권 내(對 경기·인천)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 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설문조사는 최근 5년 이내 서울 전출입 경험이 있는 서울 및 경인지역 거주자 20-69세 남녀 2,085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2일~29일까지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plusmn;2.15%p입니다.<br />

■ 집따라 움직인다… 탈(脫)서울 이유 "넓고 좋은 집 찾아 삼만리"

2010년부터 저출산으로 총 인구가 줄고 있어 서울 인구도 비례해 줄고 있습니다. 다만, 순 이동 경로를 보면 집값이 영향을 많이 준 것으로 파악됩니다. 서울연구원이 수도권에서 서울 인구 이동 경로를 분석해보니 주요 전출지가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남양주 등입니다. 대표적인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입니다.


다들 살기 좋은 집을 찾아 떠난 셈인데, 그렇다고 모든 것이 가능한 서울을 떠나기만 하진 않았을 겁니다. 국내 인구통계를 보면 서울시민 중 7만 9천640명이 주택을 이유로 순전출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전출은 단순히 서울을 빠져나갔다는 게 아니라, 서울로 들어온 인구와 서울에서 나간 인구를 계산해본 결과 서울에서 나간 인구가 더 많으면 순전출이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집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한다거나 결혼, 분가 등을 이유로 순전출한 사람도 4만 5천여 명입니다. 집에 사람이 늘어나면 면적도 커져야겠죠. 연구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가 뒷받침해줍니다. 실제,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경기 이주 경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전출한 뒤 집을 소유한 자가 비율(30.1%→46.2%)과 아파트 거주자 비율(42.6→66.8%)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서 왜 이동했느냐 묻자 이유는 임대계약 완료, 이직, 결혼 등의 순이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아이가 태어나 넓은 집이 필요한데 집값이 너무 비싸니 외곽에 있는 넓고 좋은 집을 찾아갔을 겁니다. 전출과 함께 가구 구성원 수가 증가한 경우가 18.56%로 경기에서 서울로 들어온 경우 12.87%보다 높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주택 면적이 서울에서 경인으로 전출 시 가장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서울→경기로 이주 시 주택 규모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2.46%로 경기→서울로 전입 시 주택 규모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경우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 사람은 서울로 … 직장 찾아 인(IN) 서울


순전입을 따져보면 직장을 이유로 서울로 들어오는 인구가 4만 6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사람도 많고 회사도 많고 직장을 이유로 서울로 오는 경우가 많다는 방증입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 내 자치구별로도 따져봤는데요, 강동, 영등포는 주택을 이유로 순전입 경향이 가장 컸고 관악, 중구, 용산, 서대문, 마포는 직장과 교육이 사유인 순전입이 많았습니다.

다만, 강남 3구, 성동은 주택 사유로 외곽이나 경기도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고 도봉이나 노원에서도 다른 지역으로의 전출 패턴이 보였다고 서울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 인구 감소 추세에 "주택공급 등 구체적 방향 설정해 대응 필요"

우선, 서울에 왜 빠져나갔느냐를 살펴보면 양질의 주택이 없다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치솟는 집값이 사실상 인구 유출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고 경쟁력 손실, 교통 수요 유발 등을 생각하면 결국 주택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을까요?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서울 인구 감소추세는 계속될 텐데 주택 공급 부족으로 서울은 떠나서 살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교육이나 직장 때문에 서울 순전입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때문에 “적절한 방식의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 등뿐만 아니라 좋은 질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30대 주변 신혼부부들을 봐도 외곽지역에 집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넘사벽'인 집값 때문이죠. 연구원이 분석한 대로 직장은 서울, 몸만 경기도 등으로 옮기다 보니 출퇴근할 때 환승만 3번 이상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야속할만큼 치솟아버린 집값이 모든 생활을 지배하게 된 지금, 맞춤형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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