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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시간도 없어”…청소 노동 ‘우울장애 유발’
입력 2022.05.13 (07:51) 수정 2022.05.13 (08:22) 뉴스광장(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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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법원이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 노동자 죽음을 '산재'라고 판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청소노동이 우울장애를 유발하는 직업군이라고 봤는데요.

실제로, 청소노동자들은 식사나 휴게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과로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도시철도 서면역 화장실.

비좁은 공간에서 미화원들이 오물과 쓰레기를 치웁니다.

청소하는 동안 이용에 불편하다며 욕설을 듣거나 심지어 성희롱성 농담을 견뎌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노동자 : "남자 화장실에 여자가 청소하러 들어왔느니, 속된 말로 자기 것을 보러 왔느니부터 해서 청소 나중에 하라느니, 아니면 남자보고 청소시키라느니 그런 식으로 저희가 기분 상할 말을 많이 듣거든요."]

청소 노동은 도시철도가 운행하지 않는 밤에도 24시간 계속 이어집니다.

식사시간 1시간과 휴게 시간 30분이 정해져 있지만, 온전히 보장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종사자 대부분은 중년 이상의 여성들.

그나마 최근 자회사가 설립돼 고용은 보장됐지만, 여전히 노동 환경은 열악합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밥 먹는 시간에도 밥 먹는데 연락이 오면 나가서 치워야 돼요. 그런데 많이 어질러져 있으면 어떤 때엔 거기서 한 30분 시간을 다 보낼 때도 있어요."]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의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판결에서 재판부는 이 청소 노동을 '주요 우울장애의 업무 위험요인에 해당'하는 직업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회적 지지가 낮고, 노력과 보상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고 봤습니다.

특히 장기간의 야간 근무가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에 이뤄진 노동 실태 조사에서 "문 닫힌 역사 안에서의 5시간 취침시간은 임금은 지급되지 않으면서 잠을 잘 수도 없고, 외출도 힘든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재 대응 방식을 지금의 '사후 보상' 방식이 아닌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고, 심리상담 지원 창구를 의무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세영/양산부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 "정신질환을 가진 개인조차도 내가 이것이 업무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개인의 어떤 기저질환이나 개인의 몸 상태에서 기인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요."]

지하철 청소 노동자 자살을 산재로 인정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밥 시간도 없어”…청소 노동 ‘우울장애 유발’
    • 입력 2022-05-13 07:51:23
    • 수정2022-05-13 08:22:29
    뉴스광장(부산)
[앵커]

최근 법원이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 노동자 죽음을 '산재'라고 판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청소노동이 우울장애를 유발하는 직업군이라고 봤는데요.

실제로, 청소노동자들은 식사나 휴게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과로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도시철도 서면역 화장실.

비좁은 공간에서 미화원들이 오물과 쓰레기를 치웁니다.

청소하는 동안 이용에 불편하다며 욕설을 듣거나 심지어 성희롱성 농담을 견뎌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노동자 : "남자 화장실에 여자가 청소하러 들어왔느니, 속된 말로 자기 것을 보러 왔느니부터 해서 청소 나중에 하라느니, 아니면 남자보고 청소시키라느니 그런 식으로 저희가 기분 상할 말을 많이 듣거든요."]

청소 노동은 도시철도가 운행하지 않는 밤에도 24시간 계속 이어집니다.

식사시간 1시간과 휴게 시간 30분이 정해져 있지만, 온전히 보장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종사자 대부분은 중년 이상의 여성들.

그나마 최근 자회사가 설립돼 고용은 보장됐지만, 여전히 노동 환경은 열악합니다.

[부산도시철도 청소 노동자 : "밥 먹는 시간에도 밥 먹는데 연락이 오면 나가서 치워야 돼요. 그런데 많이 어질러져 있으면 어떤 때엔 거기서 한 30분 시간을 다 보낼 때도 있어요."]

도시철도 청소 노동자의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판결에서 재판부는 이 청소 노동을 '주요 우울장애의 업무 위험요인에 해당'하는 직업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사회적 지지가 낮고, 노력과 보상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고 봤습니다.

특히 장기간의 야간 근무가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에 이뤄진 노동 실태 조사에서 "문 닫힌 역사 안에서의 5시간 취침시간은 임금은 지급되지 않으면서 잠을 잘 수도 없고, 외출도 힘든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재 대응 방식을 지금의 '사후 보상' 방식이 아닌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고, 심리상담 지원 창구를 의무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세영/양산부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 "정신질환을 가진 개인조차도 내가 이것이 업무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개인의 어떤 기저질환이나 개인의 몸 상태에서 기인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요."]

지하철 청소 노동자 자살을 산재로 인정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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