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바이든·코로나가 가짜?! 황당 수업에 ‘철퇴’

입력 2022.05.13 (19:02) 수정 2022.05.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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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바이든, 코로나는 가짜”라는 교사의 황당 발언이 일상처럼 벌어져 온 충남 서산의 한 고등학교수업중 “바이든, 코로나는 가짜”라는 교사의 황당 발언이 일상처럼 벌어져 온 충남 서산의 한 고등학교

■ '바이든'은 '복제 인간'..고교 선생님의 황당 주장


충남 서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수업 시간에 각종 음모론 등 황당한 발언을 일삼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교사의 발언 내용을 보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특정 단체에 의해 암살당했고, 지금 활동하는 건 체세포를 복제해서 만든 '복제 인간'이다. 급하게 성장하다 보니 영혼이 없고, 목소리 등이 다르다"는 주장입니다. 또 "영국 버킹엄궁과 교황청 등은 트럼프가 장악했다"고도 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황당한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이 감기 바이러스에 에이즈를 붙여, 있지도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백신을 팔기 위해 세계를 속이고,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었다"는 내용입니다.

해당 교사는 수년 전부터 수업시간 50분 중 많게는 30~40분까지 이런 이야기들로 허비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학생들은 명백한 학습권 침해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간첩? 종교인 비하 발언도

이 외에도 해당 교사는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거나 특정 종교인을 비하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문재인 씨가 자기가 천주교니까 노터치에요. 간첩 XX들 워낙 많이 들어가 있잖아, 천주교에 정의구현 사제들 XXX들"이라며, 욕설과 함께 특정 종교인들을 간첩으로 몰기도 했습니다.

주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수준으로 보기 어려웠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현행 기본교육법 14조에는 교원의 권리와 함께 의무에 대해서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윤리의식 확립과 정치적 중립성 등이 주요 내용인데, 모두 위배되는 발언입니다.

선생님, 교육 ‘기  본  법’ 좀 지켜주세요!!선생님, 교육 ‘기 본 법’ 좀 지켜주세요!!

■ 해당 교사의 선생님은 유튜브? 음모론 정체는?

해당 교사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유튜브나 인터넷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음모론이었습니다.

'딥스테이트'라는 단체가 주요 인사들을 대량 체포해 처형한 뒤 '복제 인간'을 활용하고 있고, 변장용 고무 마스크를 쓴 대역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교사의 수업에서는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글로벌리스트, 일루미나티 등의 단체도 자주 언급됐습니다. 일루미나티는 최근 고인이 된 영화배우 강수연 씨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에도 등장하는 단체입니다.

설령 만에 하나 이 같은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교사 본인이 그러한 주장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검증도 없이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진실인 것마냥 주장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 피해 호소했지만...학교 측 단발성 '구두 주의' 그쳐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난해 초, 해당 교사의 수업 내용과 태도 등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게 한차례 '구두 주의'를 전달했을 뿐, 별다른 제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 수업이 개선되었는지도 학생들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다.학교 관계자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다.

"구두 주의를 통해서 본인이 충분히 각성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 믿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해명이었습니다.

학생들은 해당 교사가 오히려 제보 학생과 학부모를 싸잡아 욕을 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결국, 학교의 안이한 대처에 해당 교사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후로도 1년 넘게 이어졌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계속 침해됐습니다.

■ 뒤늦은 처벌..확실한 조치 있어야

해당 교사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자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논란이 일자 해당 교사로부터 담임직을 박탈하고 수업에서도 배제했습니다. 앞으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강력한 징계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교육청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학교는 필요한 경우,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도 지원하겠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커뮤니티에서 "교육청과 학교 측이 뒤늦은 조치였지만, 해당 교사에 대해 징계 처분을 하기로 한 건 잘 됐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바이든·코로나는 가짜”…황당 수업에 학교는 ‘나몰라라’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6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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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바이든·코로나가 가짜?! 황당 수업에 ‘철퇴’
    • 입력 2022-05-13 19:02:51
    • 수정2022-05-15 10:45:42
    취재후·사건후
수업중  “바이든, 코로나는 가짜”라는 교사의 황당 발언이 일상처럼 벌어져 온 충남 서산의 한 고등학교
■ '바이든'은 '복제 인간'..고교 선생님의 황당 주장


충남 서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수업 시간에 각종 음모론 등 황당한 발언을 일삼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교사의 발언 내용을 보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특정 단체에 의해 암살당했고, 지금 활동하는 건 체세포를 복제해서 만든 '복제 인간'이다. 급하게 성장하다 보니 영혼이 없고, 목소리 등이 다르다"는 주장입니다. 또 "영국 버킹엄궁과 교황청 등은 트럼프가 장악했다"고도 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도 황당한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이 감기 바이러스에 에이즈를 붙여, 있지도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백신을 팔기 위해 세계를 속이고,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었다"는 내용입니다.

해당 교사는 수년 전부터 수업시간 50분 중 많게는 30~40분까지 이런 이야기들로 허비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학생들은 명백한 학습권 침해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간첩? 종교인 비하 발언도

이 외에도 해당 교사는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거나 특정 종교인을 비하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문재인 씨가 자기가 천주교니까 노터치에요. 간첩 XX들 워낙 많이 들어가 있잖아, 천주교에 정의구현 사제들 XXX들"이라며, 욕설과 함께 특정 종교인들을 간첩으로 몰기도 했습니다.

주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수준으로 보기 어려웠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현행 기본교육법 14조에는 교원의 권리와 함께 의무에 대해서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윤리의식 확립과 정치적 중립성 등이 주요 내용인데, 모두 위배되는 발언입니다.

선생님, 교육 ‘기  본  법’ 좀 지켜주세요!!
■ 해당 교사의 선생님은 유튜브? 음모론 정체는?

해당 교사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유튜브나 인터넷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음모론이었습니다.

'딥스테이트'라는 단체가 주요 인사들을 대량 체포해 처형한 뒤 '복제 인간'을 활용하고 있고, 변장용 고무 마스크를 쓴 대역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교사의 수업에서는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글로벌리스트, 일루미나티 등의 단체도 자주 언급됐습니다. 일루미나티는 최근 고인이 된 영화배우 강수연 씨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에도 등장하는 단체입니다.

설령 만에 하나 이 같은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교사 본인이 그러한 주장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검증도 없이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진실인 것마냥 주장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 피해 호소했지만...학교 측 단발성 '구두 주의' 그쳐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난해 초, 해당 교사의 수업 내용과 태도 등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게 한차례 '구두 주의'를 전달했을 뿐, 별다른 제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 수업이 개선되었는지도 학생들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다.
"구두 주의를 통해서 본인이 충분히 각성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 믿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해명이었습니다.

학생들은 해당 교사가 오히려 제보 학생과 학부모를 싸잡아 욕을 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결국, 학교의 안이한 대처에 해당 교사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후로도 1년 넘게 이어졌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계속 침해됐습니다.

■ 뒤늦은 처벌..확실한 조치 있어야

해당 교사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자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논란이 일자 해당 교사로부터 담임직을 박탈하고 수업에서도 배제했습니다. 앞으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강력한 징계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교육청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학교는 필요한 경우,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도 지원하겠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커뮤니티에서 "교육청과 학교 측이 뒤늦은 조치였지만, 해당 교사에 대해 징계 처분을 하기로 한 건 잘 됐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바이든·코로나는 가짜”…황당 수업에 학교는 ‘나몰라라’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6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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