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베이징 도심 가보니…모든 것이 ‘멈춤’

입력 2022.05.16 (07:00) 수정 2022.05.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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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둥청구 난뤄구샹 후퉁(胡同)베이징 둥청구 난뤄구샹 후퉁(胡同)

베이징에는 많은 후퉁(胡同)들이 있습니다. 후퉁은 좁은 골목이란 뜻으로 베이징인들의 삶을 알아보는데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후퉁 가운데 대표적이고 베이징시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난뤄구샹(南锣鼓巷)을 10개월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중 하나인 난뤄구샹은 7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폭 8 미터, 길이가 800 미터에 가깝습니다. 먹거리와 쇼핑거리로도 유명해 베이징을 차는 외지 중국인들은 물론 외국인들이 한 번쯤은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말이나 주중이나 낮이나 밤이나 사람들로 늘 북적입니다.

2021년 7월, 난뤄구샹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2021년 7월, 난뤄구샹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

2022년 5월, 난뤄구샹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2022년 5월, 난뤄구샹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

베이징은 현재 강력한 코로나 19 방역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체 459개 지하철 역 가운데 20%에 가까운 역들이 폐쇄됐습니다. 버스도 3백여 개 노선이 운행을 멈추거나 노선이 조정됐습니다.
택시와 공유차량 서비스는 임시 봉쇄지역 주변은 아예 운행하지도 않습니다. 시민들의 발을 꽁꽁 묶어놓은 상황입니다.

4월 22일부터 현재(5월 15일)까지 베이징에서는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습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거리를 지나가면 사람들의 어깨가 부딪힐 정도였던 난뤄구샹은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상태였습니다. 지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느껴졌습니다.

지난해 7월 찾았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보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또렷이 알 수 있었습니다.

자물쇠로 굳게 문이 닫힌 점포 (사진: 김민성 기자)자물쇠로 굳게 문이 닫힌 점포 (사진: 김민성 기자)

■개점 휴업에 매출은 '0' 위안

난뤄구샹 거리 양쪽으로 있는 수백 개의 점포 대부분은 한창 일할 시간인데도 굳게 문을 닫았습니다.
그나마 문을 연 곳들이 있었지만, 개점 휴업 상태였습니다. 가게 불만 켜져 있을 뿐 종업원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보고 있거나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 5월 1일부터 베이징지역 모든 음식점 안에서는 '실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먹거리를 파는 점포들이 피해가 훨씬 컸습니다.

커피 한잔을 시키면서 종업원에게 물어봤더니 코로나 19 방역정책이 5월 1일 노동절 연휴부터 강화되면서 문을 닫기 시작하는 점포가 급속도로 늘었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매출이 '0' 위안이 곳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언제 다시 정상 영업을 할 것 같냐는 말에 자신도 모른다며 정부 정책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데 꽤 길어질 것 같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거리를 걷다 보니 일부 점포 직원들은 할 일이 없다 보니 서로 배드민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골목길에서 배드민턴을 하는 가게 종업원들 (사진: 김민성 기자)골목길에서 배드민턴을 하는 가게 종업원들 (사진: 김민성 기자)
■사람들이 사라진 베이징 관광지

난뤄구샹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스차하이(什刹海)도 사람들이 사라졌습니다. 넓은 호수와 함께 베이징 대운하의 시작이기도 한 이곳 역시 늘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었지만 2022년 5월은 여느해와 달랐습니다.

호수를 돌아보기 위해선 휴대전화에 내장된 건강 상태 증명 앱을 보여줘야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호수 주변 곳곳에는 가로막이 설치돼 사람들이 이동을 막았습니다. 야외 공간에서도 꼭 이런 조처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베이징 스차하이, 건강 상태 증명 프로그램 확인 뒤 입장 가능 (사진: 김민성 기자)베이징 스차하이, 건강 상태 증명 프로그램 확인 뒤 입장 가능 (사진: 김민성 기자)

코로나 방역이 강화되면서 호수 주변과 마을 사이에 새롭게 설치된 가로막 (사진: 김민성 기자)코로나 방역이 강화되면서 호수 주변과 마을 사이에 새롭게 설치된 가로막 (사진: 김민성 기자)

■재택 근무 확대에 도심 거리는 '텅텅'

베이징시는 상하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지 전면 봉쇄카드를 아직까지는 빼 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실시되고 있는 방역 정책을 보면 이동의 자유가 조금 있을 뿐 봉쇄상태나 다름이 없습니다.

먹을 것도 갈 곳도 제한됐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모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모두 폐쇄됐습니다.

재택근무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기 감염자가 많았던 차오양구에 대해 이달 초 강제성 성격이 띤 재택근무가 권고되더니 인구 130만 명의 팡산구도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았다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회사나 기관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 가운데 처벌을 당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에 베이징 도심 거리는 텅텅 비다시피 했습니다. 무역센터와 외국계 기업이 몰려있는 차오양구 창안대로는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주중 낮 시간에도 늘 차들이 넘쳤지만, 지금은 지나는 차량 대수를 셀 수 있을 정돕니다.


■불 꺼진 왕징…한숨 늘어가는 사람들

베이징의 '왕징'은 한국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사드'배치 당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당시 반한 감정이 극에 달했던 만큼 한국어를 말하는 데도 눈치를 봐야했고 건물 외벽에 한국어 간판을 모두 내려야할 정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이곳에 오래 거주한 교민들은 얘기합니다.

지나는 차량과 사람이 거의 없는 베이징 왕징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지나는 차량과 사람이 거의 없는 베이징 왕징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

최근들어 교민들은 사드 배치 당시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말합니다.

4월 3일, 왕징에 있는 한국산 의류 판매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 등 8명이 코로나 19에 확진됐다는 베이징시의 발표 이후 한국 음식과 한국산 제품을 꺼려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교민들이 종사하는 대부분 업종에서 타격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음식점 취사 금지에 대중교통 운행 제한 등 강력한 조처가 내려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때 4,5백여 개 달하던 왕징지역의 교민 음식점들이 지금은 백여 개로 줄었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줄어들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의 출구 전략은?

지난해 7월 1월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었습니다.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14억 명으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피가 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습니다.

2021년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연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연합뉴스)2021년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연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비가 간간이 내리는 흐린 날씨였지만 행사장에 모인 7만여 명은 시 주석의 발언에 열렬히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화면을 보면 시 주석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노 마스크' 즉, 마스크를 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중국식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zero Covid 19, 动态清零)'가 서방 국가들의 정책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과시한 것입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저를 비롯한 외신기자들은 마스크를 계속 쓰려고 했지만 행사 요원들의 계속된 요구에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의 코로나 19 상황은 심각해졌고, 방역정책 또한 매우 엄중해졌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방역정책이 변화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중국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를 불신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내 대학교수 20여 명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지적하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 내 주류 경제학자인 베이징대 쉬젠궈 교수는 올해 들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경제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가 1억 6천만 명으로 , 경제 피해 금액은 18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2020년 우한때보다 10배 이상 피해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지적에도 '중약(中藥)'을 이용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방역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더욱이 6월 청두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연기한 데 이어 내년 6월 열릴 아시안컵 축구대회 개최권을 포기한 걸 보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19 출구 전략이 무엇인지, 고통이 커지고 있는 라오바이싱(老百姓, 대중)들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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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6 07:00:08
    • 수정2022-05-16 14:04:40
    특파원 리포트
베이징 둥청구 난뤄구샹 후퉁(胡同)
베이징에는 많은 후퉁(胡同)들이 있습니다. 후퉁은 좁은 골목이란 뜻으로 베이징인들의 삶을 알아보는데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후퉁 가운데 대표적이고 베이징시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난뤄구샹(南锣鼓巷)을 10개월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중 하나인 난뤄구샹은 7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폭 8 미터, 길이가 800 미터에 가깝습니다. 먹거리와 쇼핑거리로도 유명해 베이징을 차는 외지 중국인들은 물론 외국인들이 한 번쯤은 꼭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말이나 주중이나 낮이나 밤이나 사람들로 늘 북적입니다.

2021년 7월, 난뤄구샹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
2022년 5월, 난뤄구샹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
베이징은 현재 강력한 코로나 19 방역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체 459개 지하철 역 가운데 20%에 가까운 역들이 폐쇄됐습니다. 버스도 3백여 개 노선이 운행을 멈추거나 노선이 조정됐습니다.
택시와 공유차량 서비스는 임시 봉쇄지역 주변은 아예 운행하지도 않습니다. 시민들의 발을 꽁꽁 묶어놓은 상황입니다.

4월 22일부터 현재(5월 15일)까지 베이징에서는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습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거리를 지나가면 사람들의 어깨가 부딪힐 정도였던 난뤄구샹은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상태였습니다. 지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느껴졌습니다.

지난해 7월 찾았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보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또렷이 알 수 있었습니다.

자물쇠로 굳게 문이 닫힌 점포 (사진: 김민성 기자)
■개점 휴업에 매출은 '0' 위안

난뤄구샹 거리 양쪽으로 있는 수백 개의 점포 대부분은 한창 일할 시간인데도 굳게 문을 닫았습니다.
그나마 문을 연 곳들이 있었지만, 개점 휴업 상태였습니다. 가게 불만 켜져 있을 뿐 종업원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보고 있거나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 5월 1일부터 베이징지역 모든 음식점 안에서는 '실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먹거리를 파는 점포들이 피해가 훨씬 컸습니다.

커피 한잔을 시키면서 종업원에게 물어봤더니 코로나 19 방역정책이 5월 1일 노동절 연휴부터 강화되면서 문을 닫기 시작하는 점포가 급속도로 늘었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매출이 '0' 위안이 곳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언제 다시 정상 영업을 할 것 같냐는 말에 자신도 모른다며 정부 정책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데 꽤 길어질 것 같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거리를 걷다 보니 일부 점포 직원들은 할 일이 없다 보니 서로 배드민턴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골목길에서 배드민턴을 하는 가게 종업원들 (사진: 김민성 기자) ■사람들이 사라진 베이징 관광지

난뤄구샹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스차하이(什刹海)도 사람들이 사라졌습니다. 넓은 호수와 함께 베이징 대운하의 시작이기도 한 이곳 역시 늘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었지만 2022년 5월은 여느해와 달랐습니다.

호수를 돌아보기 위해선 휴대전화에 내장된 건강 상태 증명 앱을 보여줘야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호수 주변 곳곳에는 가로막이 설치돼 사람들이 이동을 막았습니다. 야외 공간에서도 꼭 이런 조처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베이징 스차하이, 건강 상태 증명 프로그램 확인 뒤 입장 가능 (사진: 김민성 기자)
코로나 방역이 강화되면서 호수 주변과 마을 사이에 새롭게 설치된 가로막 (사진: 김민성 기자)
■재택 근무 확대에 도심 거리는 '텅텅'

베이징시는 상하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지 전면 봉쇄카드를 아직까지는 빼 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실시되고 있는 방역 정책을 보면 이동의 자유가 조금 있을 뿐 봉쇄상태나 다름이 없습니다.

먹을 것도 갈 곳도 제한됐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모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모두 폐쇄됐습니다.

재택근무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기 감염자가 많았던 차오양구에 대해 이달 초 강제성 성격이 띤 재택근무가 권고되더니 인구 130만 명의 팡산구도 재택근무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았다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회사나 기관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 가운데 처벌을 당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에 베이징 도심 거리는 텅텅 비다시피 했습니다. 무역센터와 외국계 기업이 몰려있는 차오양구 창안대로는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주중 낮 시간에도 늘 차들이 넘쳤지만, 지금은 지나는 차량 대수를 셀 수 있을 정돕니다.


■불 꺼진 왕징…한숨 늘어가는 사람들

베이징의 '왕징'은 한국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사드'배치 당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당시 반한 감정이 극에 달했던 만큼 한국어를 말하는 데도 눈치를 봐야했고 건물 외벽에 한국어 간판을 모두 내려야할 정도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이곳에 오래 거주한 교민들은 얘기합니다.

지나는 차량과 사람이 거의 없는 베이징 왕징 거리 (사진: 김민성 기자)
최근들어 교민들은 사드 배치 당시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말합니다.

4월 3일, 왕징에 있는 한국산 의류 판매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 등 8명이 코로나 19에 확진됐다는 베이징시의 발표 이후 한국 음식과 한국산 제품을 꺼려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교민들이 종사하는 대부분 업종에서 타격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음식점 취사 금지에 대중교통 운행 제한 등 강력한 조처가 내려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때 4,5백여 개 달하던 왕징지역의 교민 음식점들이 지금은 백여 개로 줄었는데 앞으로 또 얼마나 줄어들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의 출구 전략은?

지난해 7월 1월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었습니다.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14억 명으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피가 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습니다.

2021년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연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비가 간간이 내리는 흐린 날씨였지만 행사장에 모인 7만여 명은 시 주석의 발언에 열렬히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화면을 보면 시 주석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노 마스크' 즉, 마스크를 끼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중국식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zero Covid 19, 动态清零)'가 서방 국가들의 정책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과시한 것입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저를 비롯한 외신기자들은 마스크를 계속 쓰려고 했지만 행사 요원들의 계속된 요구에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의 코로나 19 상황은 심각해졌고, 방역정책 또한 매우 엄중해졌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방역정책이 변화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중국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를 불신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내 대학교수 20여 명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지적하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 내 주류 경제학자인 베이징대 쉬젠궈 교수는 올해 들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경제활동에 차질을 빚은 인구가 1억 6천만 명으로 , 경제 피해 금액은 18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2020년 우한때보다 10배 이상 피해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지적에도 '중약(中藥)'을 이용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방역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더욱이 6월 청두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연기한 데 이어 내년 6월 열릴 아시안컵 축구대회 개최권을 포기한 걸 보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19 출구 전략이 무엇인지, 고통이 커지고 있는 라오바이싱(老百姓, 대중)들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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