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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력 논란’ 지적에 ‘인력 부족’ 앞세운 공수처장
입력 2022.05.16 (17:56) 취재K

11개월 만에 기자간담회를 연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오늘(16일)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처장은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미숙한 모습들을 보여드린 점 먼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미숙한 점이 있더라도 공수처 제도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그간의 '수사력 논란'을 사과했습니다.

출범한 지 1년 남짓의 초대 공수처장은 왜 기자들 앞에서 '송구' 하다고 했을까요?

최근 공수처가 발표한 주요 수사들의 결과는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였습니다.

수사 검사 모두가 뛰어든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서 주요 쟁점인 고발장 작성자를 찾지 못해 '빈손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한명숙 모해위증 수사방해 의혹'과 '옵티머스 부실 수사 의혹' 또한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수사 역량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잇따른 '수사력 논란'에 고개 숙인 공수처장 "인력 부족이 원인"

이런 비판 여론에 직면한 김진욱 처장은 고개를 숙이면서도 "아직 걸음마 단계인 공수처가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데에 공수처 제도의 설계상 미비점이나 공수처법상 맹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 달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그러면서 인력 부족과 제도의 미비가 수사력 부족 논란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처장은 "검찰은 2,300명의 인력으로 수사를 하는데 공수처 검사가 23명이니 100배"라며 "검찰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하라고 해놓고 100분의 1 인력은 실효성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수처 논의 당시에는 검사 임기에 대해서 6년을 보장하고 이후 연임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지금은 3년을 보장하고 이후 연임할 수 있게 돼 있어 모집에 애로사항이 많다"며 "적어도 세 자릿수 인력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처장은 또 공수처 위치가 수사에 적합하지 않다고도 밝혔습니다.

김 처장은 "행정 업무를 하는 정부과천청사 안에 수사 기관이 들어가 있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수사 참고인을 부르려 해도 공개돼 있기 때문에 보안이 지켜지지 않고 수사 협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김학의 전 차 관 불법출금 수사외압 사건 당시,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공수처장 관용차에 태워온 것 또한 공수처 위치상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공수처가 인력이 적다는 지적은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도 나와 있긴 합니다.

지난해 7월 14일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 설치 및 운영 법률 개정안에는 공수처의 행정 직원 부족으로 가뜩이나 부족한 수사관의 행정업 겸직 부담이 늘고 있다며, 행정직을 현행 20명에서 6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김 처장은 지난해 4월 "검사 임용이 13명에 불과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을 비유하며 "그림 안의 13명 가운데는 무학에 가까운 갈릴리 어부 출신이 많은데 세상을 바꾸지 않았느냐"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겁니다.

■ 김진욱 "공수처 기능 불변…국민 기대 위해 권한 내려놓겠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오랜 과제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처장은 "공수처는 정당과 정파에 치우친 산물이 아니고 대통령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공약이었다"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공수처 본연의 의무니까 우리 일을 하면 된다.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에 '공수처 정상화'를 꼽은 데 대한 답변입니다.

윤 대통령이 독소조항이라고 꼽는 공수처법 24조 1항에는 검찰·경찰이 공수처와 중복된 수사를 할 경우 공수처가 사건 이첩 요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김 처장은 공수처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사건 이첩 요청권'에 대한 외부 견제를 받아 국민적 신뢰를 얻겠다고 했습니다.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청할 때 외부 기구가 심의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겠다는 게 김 처장의 입장인데, 윤석열 정부의 공약과 여론을 고려한 공수처의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김 처장은 신생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사와 공소유지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도 밝혔습니다.

■ '윤석열 고발 수사'에는 원리적 답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수처는 현재 수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수사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공수처에는 '판사 사찰 문건' 등 윤 대통령이 입건된 주요 사건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헌법에는 '내란 혹은 외환' 혐의가 아니면 재직 중인 대통령을 형사소추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김 처장은 이에 대해 "소추할 수 없으니 수사도 할 수 없다는 학설과 수사는 할 수 있다는 학설이 팽팽하다""헌법과 공수처법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만 답했습니다.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입건한 뒤 당선 뒤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정치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선거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수사 결과를 가지고만 있다면 더 큰 문제"라며 "수사가 다 끝났기 때문에 고발 사주 사건 등이 마무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수사력 논란’ 지적에 ‘인력 부족’ 앞세운 공수처장
    • 입력 2022-05-16 17:56:00
    취재K

11개월 만에 기자간담회를 연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오늘(16일)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처장은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미숙한 모습들을 보여드린 점 먼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미숙한 점이 있더라도 공수처 제도가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그간의 '수사력 논란'을 사과했습니다.

출범한 지 1년 남짓의 초대 공수처장은 왜 기자들 앞에서 '송구' 하다고 했을까요?

최근 공수처가 발표한 주요 수사들의 결과는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였습니다.

수사 검사 모두가 뛰어든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서 주요 쟁점인 고발장 작성자를 찾지 못해 '빈손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한명숙 모해위증 수사방해 의혹'과 '옵티머스 부실 수사 의혹' 또한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수사 역량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잇따른 '수사력 논란'에 고개 숙인 공수처장 "인력 부족이 원인"

이런 비판 여론에 직면한 김진욱 처장은 고개를 숙이면서도 "아직 걸음마 단계인 공수처가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데에 공수처 제도의 설계상 미비점이나 공수처법상 맹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 달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그러면서 인력 부족과 제도의 미비가 수사력 부족 논란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처장은 "검찰은 2,300명의 인력으로 수사를 하는데 공수처 검사가 23명이니 100배"라며 "검찰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하라고 해놓고 100분의 1 인력은 실효성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수처 논의 당시에는 검사 임기에 대해서 6년을 보장하고 이후 연임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지금은 3년을 보장하고 이후 연임할 수 있게 돼 있어 모집에 애로사항이 많다"며 "적어도 세 자릿수 인력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처장은 또 공수처 위치가 수사에 적합하지 않다고도 밝혔습니다.

김 처장은 "행정 업무를 하는 정부과천청사 안에 수사 기관이 들어가 있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수사 참고인을 부르려 해도 공개돼 있기 때문에 보안이 지켜지지 않고 수사 협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김학의 전 차 관 불법출금 수사외압 사건 당시,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공수처장 관용차에 태워온 것 또한 공수처 위치상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공수처가 인력이 적다는 지적은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도 나와 있긴 합니다.

지난해 7월 14일 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 설치 및 운영 법률 개정안에는 공수처의 행정 직원 부족으로 가뜩이나 부족한 수사관의 행정업 겸직 부담이 늘고 있다며, 행정직을 현행 20명에서 6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김 처장은 지난해 4월 "검사 임용이 13명에 불과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인 최후의 만찬을 비유하며 "그림 안의 13명 가운데는 무학에 가까운 갈릴리 어부 출신이 많은데 세상을 바꾸지 않았느냐"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당시와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겁니다.

■ 김진욱 "공수처 기능 불변…국민 기대 위해 권한 내려놓겠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오랜 과제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처장은 "공수처는 정당과 정파에 치우친 산물이 아니고 대통령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공약이었다"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공수처 본연의 의무니까 우리 일을 하면 된다.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에 '공수처 정상화'를 꼽은 데 대한 답변입니다.

윤 대통령이 독소조항이라고 꼽는 공수처법 24조 1항에는 검찰·경찰이 공수처와 중복된 수사를 할 경우 공수처가 사건 이첩 요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김 처장은 공수처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사건 이첩 요청권'에 대한 외부 견제를 받아 국민적 신뢰를 얻겠다고 했습니다.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청할 때 외부 기구가 심의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겠다는 게 김 처장의 입장인데, 윤석열 정부의 공약과 여론을 고려한 공수처의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김 처장은 신생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사와 공소유지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도 밝혔습니다.

■ '윤석열 고발 수사'에는 원리적 답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수처는 현재 수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수사 의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공수처에는 '판사 사찰 문건' 등 윤 대통령이 입건된 주요 사건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헌법에는 '내란 혹은 외환' 혐의가 아니면 재직 중인 대통령을 형사소추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김 처장은 이에 대해 "소추할 수 없으니 수사도 할 수 없다는 학설과 수사는 할 수 있다는 학설이 팽팽하다""헌법과 공수처법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만 답했습니다.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입건한 뒤 당선 뒤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정치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선거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수사 결과를 가지고만 있다면 더 큰 문제"라며 "수사가 다 끝났기 때문에 고발 사주 사건 등이 마무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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