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중국, IPEF 나름 우려”…野 내부 ‘신중론’도

입력 2022.05.17 (18:31) 수정 2022.05.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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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석을 공식화한 이후, 외교부도 IPEF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다시금 밝혔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IPEF 가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박진 “中, IPEF 우려 가진 거로 생각”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늘(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은 나름대로 지역 질서, IPEF에 대해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거로 생각된다”고 발언했습니다. 박 장관은 어제 화상통화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처음 대면했는데, IPEF에 대해 중국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은 겁니다.

박 장관은 “공급망 관련 대화가 있었다”면서 “(왕 부장이) 딱 IPEF라고 표현하지는 않았고 ‘역내’라는 표현을 썼다”고 전했습니다.

IPEF 가입을 둘러싼 한중관계 긴장은 예고된 사항입니다. 통역을 포함해 1시간 가량 이어진 어제 통화에서도 양측은 서로에게 뼈있는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사진 출처 : 중국 외교부사진 출처 : 중국 외교부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강조하며 “역내에서 공동의 가치와 이익에 기반한 외교를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이 IPEF 등 새롭게 형성되는 국제질서에 과거보다 주도적으로 참여할 거란 새 정부 기조를 시사한 대목입니다.

왕 부장은 양국이 “‘디커플링(탈동조)’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게 중국 외교부 설명입니다. 또 왕 부장은 “양국이 각자의 핵심 이익을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미 정부는 IPEF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협의체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짜고 있는 대중 포위망에 한국이 선제적으로 참여하는 형국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대화는) 우호적이고 진지했다”면서 “왕이 부장이 한국어로 인사를 하는 등 우호적 제스처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중국 외교부의 발표는) 함의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중국이 최근 많이 하는 표현과 같은 수준의 이야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IPEF 가입에 견제구를 날렸단 해석은 과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IPEF 무작정 참여, 국익에 도움 되나”…野 내부 ‘우려의 시선’

민주당 등 야권에선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중(反中) 질서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경우 향후 외교적·경제적 타격이 상당할 거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국회 외통위 김영호 의원(민주당)은 오늘 KBS에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재편에 동참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을 자극할 필요도 없는 것인데, 한·중 간의 갈등을 넘어서 신냉전 체제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정권 출범 초기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이달 2일 박진 장관 청문회에서 이태규 의원(국민의당)은 “IPEF 적극 가입에 이어 나토정상회의까지 참석한다면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연대에 우리가 자동으로 관여하게 되는 정치적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을 불가피하게 선택한다면 외교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한중 관계의 긴장을 불러온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박 장관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 등의 가치에 따른 외교를 추구하면 결국 마지막엔 중국과 부딪히는 접점이 생긴다”면서 “당연히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중국과 문제가 생기면 중국을 설득해서라도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의 적극적 외교”라고 답했습니다. 미국이 이끄는 가치 동맹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다시금 밝히면서, 중국을 향해서도 이전보다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박 장관은 오늘 “IPEF 구성 문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 출범은 22~24일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결정될 예정”일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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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 “중국, IPEF 나름 우려”…野 내부 ‘신중론’도
    • 입력 2022-05-17 18:31:52
    • 수정2022-05-17 18:32:12
    취재K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석을 공식화한 이후, 외교부도 IPEF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다시금 밝혔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IPEF 가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박진 “中, IPEF 우려 가진 거로 생각”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오늘(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은 나름대로 지역 질서, IPEF에 대해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거로 생각된다”고 발언했습니다. 박 장관은 어제 화상통화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처음 대면했는데, IPEF에 대해 중국 반응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은 겁니다.

박 장관은 “공급망 관련 대화가 있었다”면서 “(왕 부장이) 딱 IPEF라고 표현하지는 않았고 ‘역내’라는 표현을 썼다”고 전했습니다.

IPEF 가입을 둘러싼 한중관계 긴장은 예고된 사항입니다. 통역을 포함해 1시간 가량 이어진 어제 통화에서도 양측은 서로에게 뼈있는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사진 출처 : 중국 외교부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강조하며 “역내에서 공동의 가치와 이익에 기반한 외교를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이 IPEF 등 새롭게 형성되는 국제질서에 과거보다 주도적으로 참여할 거란 새 정부 기조를 시사한 대목입니다.

왕 부장은 양국이 “‘디커플링(탈동조)’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게 중국 외교부 설명입니다. 또 왕 부장은 “양국이 각자의 핵심 이익을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미 정부는 IPEF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협의체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짜고 있는 대중 포위망에 한국이 선제적으로 참여하는 형국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대화는) 우호적이고 진지했다”면서 “왕이 부장이 한국어로 인사를 하는 등 우호적 제스처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중국 외교부의 발표는) 함의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중국이 최근 많이 하는 표현과 같은 수준의 이야기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IPEF 가입에 견제구를 날렸단 해석은 과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IPEF 무작정 참여, 국익에 도움 되나”…野 내부 ‘우려의 시선’

민주당 등 야권에선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중(反中) 질서에 선제적으로 참여할 경우 향후 외교적·경제적 타격이 상당할 거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국회 외통위 김영호 의원(민주당)은 오늘 KBS에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재편에 동참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을 자극할 필요도 없는 것인데, 한·중 간의 갈등을 넘어서 신냉전 체제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논의는 정권 출범 초기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이달 2일 박진 장관 청문회에서 이태규 의원(국민의당)은 “IPEF 적극 가입에 이어 나토정상회의까지 참석한다면 미국 중심의 인도·태평양 연대에 우리가 자동으로 관여하게 되는 정치적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을 불가피하게 선택한다면 외교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한중 관계의 긴장을 불러온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박 장관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 등의 가치에 따른 외교를 추구하면 결국 마지막엔 중국과 부딪히는 접점이 생긴다”면서 “당연히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중국과 문제가 생기면 중국을 설득해서라도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의 적극적 외교”라고 답했습니다. 미국이 이끄는 가치 동맹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다시금 밝히면서, 중국을 향해서도 이전보다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박 장관은 오늘 “IPEF 구성 문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 출범은 22~24일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결정될 예정”일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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