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격 ‘밀 수출 규제’로 180만 톤 수출길 막혀

입력 2022.05.17 (19:25) 수정 2022.05.1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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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의 갑작스러운 밀 수출 규제로 인해 항구 등에서 대기하다 수출길이 막힌 물량이 180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현지시각 1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11일까지 밀 수출을 촉진했던 인도 정부는 지난 13일, 식량안보를 이유로 돌연 밀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했습니다.

조치에 따라 수출 제한 발표 전에 ‘취소불능 신용장’(ICLC)이 개설됐거나, 정부가 다른 나라 요청 등으로 허가한 경우만 수출하도록 했습니다. 사실상 정부가 밀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인도 내 수출 항구와 환승지 등에서 대기하는 밀이 약 220만 톤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40만 톤만 신용장(LC)을 발급받은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곡물 중개업자 등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한 중개업자는 “수출업자들은 남은 180만 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수출을 전면 금지할 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현지 NDTV는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생산된 밀만 약 5천 대 트럭 분량이 수출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곡물과 목화 등에 최저가격보장제도를 적용해,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농가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 밀 가격이 오르면서 농민들이 정부 대신 민간 수출업자에 대거 밀을 내다 파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가격 차로 인해 국내 밀이 해외로 마구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 정부가 수입 제한 조치를 전격 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평소보다 비싸게 밀을 사들인 수출업자들은 정부 조치로 수출길이 막혔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에 일부 지역 곡물 중개업자들이 파업을 예고하는 등 무역 현장의 불만이 커지자 인도 정부는 일부 물량은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이지만 워낙 자국 소비량이 많아 그동안 수출 물량은 많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인도 정부가 밀 수출을 늘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세계 밀 부족 해소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때 이른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수출마저 제한되면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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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전격 ‘밀 수출 규제’로 180만 톤 수출길 막혀
    • 입력 2022-05-17 19:25:54
    • 수정2022-05-17 19:54:33
    국제
인도 정부의 갑작스러운 밀 수출 규제로 인해 항구 등에서 대기하다 수출길이 막힌 물량이 180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현지시각 1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11일까지 밀 수출을 촉진했던 인도 정부는 지난 13일, 식량안보를 이유로 돌연 밀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했습니다.

조치에 따라 수출 제한 발표 전에 ‘취소불능 신용장’(ICLC)이 개설됐거나, 정부가 다른 나라 요청 등으로 허가한 경우만 수출하도록 했습니다. 사실상 정부가 밀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인도 내 수출 항구와 환승지 등에서 대기하는 밀이 약 220만 톤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40만 톤만 신용장(LC)을 발급받은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곡물 중개업자 등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한 중개업자는 “수출업자들은 남은 180만 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수출을 전면 금지할 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 현지 NDTV는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생산된 밀만 약 5천 대 트럭 분량이 수출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곡물과 목화 등에 최저가격보장제도를 적용해,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농가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 밀 가격이 오르면서 농민들이 정부 대신 민간 수출업자에 대거 밀을 내다 파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가격 차로 인해 국내 밀이 해외로 마구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 정부가 수입 제한 조치를 전격 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평소보다 비싸게 밀을 사들인 수출업자들은 정부 조치로 수출길이 막혔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에 일부 지역 곡물 중개업자들이 파업을 예고하는 등 무역 현장의 불만이 커지자 인도 정부는 일부 물량은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이지만 워낙 자국 소비량이 많아 그동안 수출 물량은 많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인도 정부가 밀 수출을 늘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세계 밀 부족 해소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때 이른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수출마저 제한되면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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