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 여파로 4월 차 판매량 ‘0대’…보이스피싱까지 기승

입력 2022.05.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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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로 곳곳에 상하이로 차량과 사람이 오갈 수 없도록 설치된 장애물주요 도로 곳곳에 상하이로 차량과 사람이 오갈 수 없도록 설치된 장애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가 멈춰 섰습니다. 2,500만 명의 시민이 8주 넘게 봉쇄된 도시에 갇혔습니다.

공장 가동은 일부 허용됐지만 단서가 달렸습니다. 공장과 기숙사를 외부와 완전히 격리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겁니다.

3월 28일부터 시작된 봉쇄는 경제 수치와 시민의 모습을 모두 바꿔놓았습니다.

■ 봉쇄 여파로 4월 자동차 판매량 '0'…반도체 생산량도 급감

시민 외출 불가, 상점 폐쇄, 교통수단 운행 중단이 이어져 온 상하이에서 지난달 자동차가 1대도 팔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상하이 자동차판매협회가 봉쇄 조치로 지난달 시내 모든 대리점이 문을 닫아 자동차 판매량이 '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상하이 자동차 판매량은 2만 6,311대였습니다.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앞서 중국 승용차협회는 4월 중국 전체의 승용차 판매량이 106만 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6%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판매량만 타격을 입은 게 아닙니다. 상하이 봉쇄의 충격으로 4월 중국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감소했고 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9% 줄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중국 반도체 산업 중심지인 상하이의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의 영향을 받아 중국의 4월 집적회로(IC·반도체 칩)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줄어든 259억 개에 그쳤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상하이의 모습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상하이의 모습

봉쇄 울타리 너머로 물품을 건네받는 시민들봉쇄 울타리 너머로 물품을 건네받는 시민들

■ '방역요원 사칭' 보이스피싱 기승…자가격리 이용한 범죄 증가

소수의 확진자도 발본색원한다는 명분 아래 도시를 봉쇄하고 강제 검사를 반복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격리자가 속출하자 관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방역요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습니다. 기사에는 최근 방역 당국 관계자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왕 모 씨의 사례가 설명됐습니다.

왕 씨는 "감염병 발생 지역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14일간 격리해야 한다"며 "행적에 대해 거짓말을 하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겁박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코로나19로 격리되면 은행 계좌가 정지될 수 있다"며 "격리되기 전에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 놓으라"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그가 소개한 이른바 '안전 계좌'로 19만 위안(약 3,500만 원)을 송금했고 그 뒤 모든 연락이 끊겼습니다.

광시좡족자치구의 양 모 씨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주민들에 대해 조사를 한다며 최근 다녀온 지역과 함께 신분증, 은행 계좌 번호 등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양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관련 정보를 알려줬고, 며칠 뒤 그의 계좌에 있던 현금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 밖에 확진자 발생으로 아파트 전체가 격리된 주민들의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 식료품 공동구매를 부추긴 뒤 돈만 받고 사라지거나 감염병 관련 시설 공사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한다며 소개비만 받고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시 당국은 21일까지 신규 감염 발생을 억제한 뒤 이달 말부터 통제구역과 관리통제구역 수를 줄여 6월 1일부터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부터 시민들이 봉쇄 이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상하이가 봉쇄 부작용을 얼마 만에 회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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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봉쇄 여파로 4월 차 판매량 ‘0대’…보이스피싱까지 기승
    • 입력 2022-05-18 07: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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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로 곳곳에 상하이로 차량과 사람이 오갈 수 없도록 설치된 장애물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가 멈춰 섰습니다. 2,500만 명의 시민이 8주 넘게 봉쇄된 도시에 갇혔습니다.

공장 가동은 일부 허용됐지만 단서가 달렸습니다. 공장과 기숙사를 외부와 완전히 격리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겁니다.

3월 28일부터 시작된 봉쇄는 경제 수치와 시민의 모습을 모두 바꿔놓았습니다.

■ 봉쇄 여파로 4월 자동차 판매량 '0'…반도체 생산량도 급감

시민 외출 불가, 상점 폐쇄, 교통수단 운행 중단이 이어져 온 상하이에서 지난달 자동차가 1대도 팔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상하이 자동차판매협회가 봉쇄 조치로 지난달 시내 모든 대리점이 문을 닫아 자동차 판매량이 '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상하이 자동차 판매량은 2만 6,311대였습니다.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앞서 중국 승용차협회는 4월 중국 전체의 승용차 판매량이 106만 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6%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판매량만 타격을 입은 게 아닙니다. 상하이 봉쇄의 충격으로 4월 중국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감소했고 산업 생산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9% 줄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중국 반도체 산업 중심지인 상하이의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의 영향을 받아 중국의 4월 집적회로(IC·반도체 칩)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줄어든 259억 개에 그쳤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상하이의 모습
봉쇄 울타리 너머로 물품을 건네받는 시민들
■ '방역요원 사칭' 보이스피싱 기승…자가격리 이용한 범죄 증가

소수의 확진자도 발본색원한다는 명분 아래 도시를 봉쇄하고 강제 검사를 반복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격리자가 속출하자 관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방역요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습니다. 기사에는 최근 방역 당국 관계자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왕 모 씨의 사례가 설명됐습니다.

왕 씨는 "감염병 발생 지역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14일간 격리해야 한다"며 "행적에 대해 거짓말을 하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겁박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코로나19로 격리되면 은행 계좌가 정지될 수 있다"며 "격리되기 전에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 놓으라"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그가 소개한 이른바 '안전 계좌'로 19만 위안(약 3,500만 원)을 송금했고 그 뒤 모든 연락이 끊겼습니다.

광시좡족자치구의 양 모 씨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주민들에 대해 조사를 한다며 최근 다녀온 지역과 함께 신분증, 은행 계좌 번호 등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양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관련 정보를 알려줬고, 며칠 뒤 그의 계좌에 있던 현금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 밖에 확진자 발생으로 아파트 전체가 격리된 주민들의 단체 대화방에 들어가 식료품 공동구매를 부추긴 뒤 돈만 받고 사라지거나 감염병 관련 시설 공사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한다며 소개비만 받고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시 당국은 21일까지 신규 감염 발생을 억제한 뒤 이달 말부터 통제구역과 관리통제구역 수를 줄여 6월 1일부터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부터 시민들이 봉쇄 이전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상하이가 봉쇄 부작용을 얼마 만에 회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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