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동남권 잇단 강진…지하 1,410m에 지진계 심어 관측

입력 2022.05.18 (12:58) 수정 2022.05.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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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주와 포항 등 한반도 동남권에서 몇년새 강진이 잇따르고 있죠.

지진을 더 면밀히 관측하기 위해, 경북 포항의 지열발전 터에 심부지진계가 설치됐습니다.

지하 1,410미터 깊은 곳에서부터 이상신호 여부를 탐지하게 됩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지진.

수차례 강진이 잇따르면서 한반도는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2016년 규모 5.8의 경주 지진, 그 다음 해엔 포항 지역을 흔든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는데요.

이 두 지진, 1978년 국내 계측 이래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지난해엔 제주 서귀포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제주도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했는데요.

올해에도 우리나라에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26차례나 꾸준히 기록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규모가 어느 정도 센 건지 살펴보면요.

규모 2.9까지는 지진계만 탐지가 가능한 수준이고요.

규모 3 이상이면 사람이 흔들림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규모 4가 넘으면 방 안의 물건이 흔들리는 걸 뚜렷이 관찰할 수 있고요.

규모 5 이상의 지진이면 일부 건물이 부서지는 피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주와 포항 지진의 경우, 규모 5 이상으로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포항 지진의 피해액은 950억 원을 넘어 경주 지진보다 8배나 많았는데요.

고층 건물 등에서 큰 파손이 발견됐고, 당시 600여 채의 주택이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이때 벌어지기도 했죠.

특히 포항 지진은 다른 지진과 달리, 인간이 만든 재난이었습니다.

"지열발전을 위해 물 주입이 반복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졌다"는 전문가 분석이 있었죠.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 터에 국내 처음으로 심부지진계가 설치됐습니다.

'심부', 말 그대로 땅 속 깊은 곳에 지진계를 심는 건데요.

영국에서 수입해 온 길이 2.4m의 이 기계가, 땅 속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측하게 됩니다.

땅 속의 열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놓은 지하 4천m, 즉 4km의 구덩이가 활용되는데요.

이 구덩이 중에 지하 500m, 780m, 1,410m 지점에서 각각 지진 정보를 관측하게 됩니다.

[강태섭/대한지질학회/부경대 교수 : "큰 규모의 지진에 있어서 좀 더 정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어떤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지 정보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설치했습니다.)"]

학계는 앞으로 심부지진계 작동 점검을 거쳐 실시간 관측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심부지진계가 설치된 시추공과 또 다른 시추공 2곳에는 지하수 관측 장비도 설치됐습니다.

지하수의 수위와 수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지열발전 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심부지진계 외에도 지열발전 터 반경 20㎞ 안에는 추가 여진을 감지하기 위한 지표지진계 20개도 설치했습니다.

인재로 인한 지진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포항시는 지진안전관리 연구센터를 준비 중인데요.

지진대응실과 모니터링실, 연구분석실 등을 갖춰 2025년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도병술/경북 포항시 방재정책과장 : "지진연구센터가 건립되면 이 지열발전 부지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동남권 전체 지진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층의 움직임에 따라, 또 외부의 지진 발생 상황에 따라 국내 지진 발생 횟수는 더 잦아지고 규모도 커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연구 기반이 마련된 만큼, 사업 초기 단계부터 단층 조사와 이상신호 감지를 면밀히 해서 재난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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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동남권 잇단 강진…지하 1,410m에 지진계 심어 관측
    • 입력 2022-05-18 12:58:13
    • 수정2022-05-18 13:26:03
    뉴스 12
[앵커]

경주와 포항 등 한반도 동남권에서 몇년새 강진이 잇따르고 있죠.

지진을 더 면밀히 관측하기 위해, 경북 포항의 지열발전 터에 심부지진계가 설치됐습니다.

지하 1,410미터 깊은 곳에서부터 이상신호 여부를 탐지하게 됩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지진.

수차례 강진이 잇따르면서 한반도는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2016년 규모 5.8의 경주 지진, 그 다음 해엔 포항 지역을 흔든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는데요.

이 두 지진, 1978년 국내 계측 이래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지난해엔 제주 서귀포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제주도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했는데요.

올해에도 우리나라에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26차례나 꾸준히 기록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규모가 어느 정도 센 건지 살펴보면요.

규모 2.9까지는 지진계만 탐지가 가능한 수준이고요.

규모 3 이상이면 사람이 흔들림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규모 4가 넘으면 방 안의 물건이 흔들리는 걸 뚜렷이 관찰할 수 있고요.

규모 5 이상의 지진이면 일부 건물이 부서지는 피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주와 포항 지진의 경우, 규모 5 이상으로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포항 지진의 피해액은 950억 원을 넘어 경주 지진보다 8배나 많았는데요.

고층 건물 등에서 큰 파손이 발견됐고, 당시 600여 채의 주택이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이때 벌어지기도 했죠.

특히 포항 지진은 다른 지진과 달리, 인간이 만든 재난이었습니다.

"지열발전을 위해 물 주입이 반복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졌다"는 전문가 분석이 있었죠.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 터에 국내 처음으로 심부지진계가 설치됐습니다.

'심부', 말 그대로 땅 속 깊은 곳에 지진계를 심는 건데요.

영국에서 수입해 온 길이 2.4m의 이 기계가, 땅 속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측하게 됩니다.

땅 속의 열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놓은 지하 4천m, 즉 4km의 구덩이가 활용되는데요.

이 구덩이 중에 지하 500m, 780m, 1,410m 지점에서 각각 지진 정보를 관측하게 됩니다.

[강태섭/대한지질학회/부경대 교수 : "큰 규모의 지진에 있어서 좀 더 정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어떤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지 정보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설치했습니다.)"]

학계는 앞으로 심부지진계 작동 점검을 거쳐 실시간 관측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심부지진계가 설치된 시추공과 또 다른 시추공 2곳에는 지하수 관측 장비도 설치됐습니다.

지하수의 수위와 수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지열발전 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심부지진계 외에도 지열발전 터 반경 20㎞ 안에는 추가 여진을 감지하기 위한 지표지진계 20개도 설치했습니다.

인재로 인한 지진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포항시는 지진안전관리 연구센터를 준비 중인데요.

지진대응실과 모니터링실, 연구분석실 등을 갖춰 2025년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도병술/경북 포항시 방재정책과장 : "지진연구센터가 건립되면 이 지열발전 부지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동남권 전체 지진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층의 움직임에 따라, 또 외부의 지진 발생 상황에 따라 국내 지진 발생 횟수는 더 잦아지고 규모도 커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연구 기반이 마련된 만큼, 사업 초기 단계부터 단층 조사와 이상신호 감지를 면밀히 해서 재난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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