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나왔지만’…용산공원, 일단 개방한다

입력 2022.05.19 (18:04) 수정 2022.05.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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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부지 일부가 시민들에게 공개됩니다.

국토교통부는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반환받은 미군 장군 숙소 단지와 스포츠필드 등 용산공원 부지를 시범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듣고 공원 조성에 반영하려는 조치라고 국토부는 설명했습니다.

■ "25일~다음 달 6일 임시 개방.. 선착순 신청받아 2시간씩 관람"

이번에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장소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남측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북측 스포츠필드 부지까지입니다.

'국민이 열다', '국민과 걷다, '국민이 만나다', '국민이 만든다'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데 용산공원으로 조성될 반환 기지뿐 아니라 대통령 집무실 투어도 이뤄질 계획입니다.

임시 개방 기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2시간씩, 한 회당 500명씩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예약은 20일 오후 2시부터 용산공원 국민소통 공간 누리집(www.yongsanparkstory.kr)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합니다.

■ 기준치 초과 발암물질 검출됐는데…"2시간 이내 관람은 유해성 없어"

문제는 반환 기지의 오염입니다.

이번 공개되는 부지 중 일부인 '장군숙소 부지'에 대해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토양 오염을 조사한 결과 기름에 오염된 정도를 뜻하는 '석유계 총탄화수소' 수치가 기준치의 29배를 넘었습니다.

지하수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젠과 페놀류 등의 검출량이 기준치의 2배를 초과했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해당 부지 지상과 지하에 유류저장탱크가 있고, 유류 유출 사고도 4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거지(거주자)와 상업지역(근로자) 등으로 이용될 때 위해성을 평가했더니 토양 오염원인 비소 등에 의한 발암위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오염 정화 작업 없이 임시 조치만 취한 채 개방을 결정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염 물질이 검출된 토양 위에 잔디 등을 덮었고, 2시간 이내 체류 시 인체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부지는 반환 직전까지 주한 미군이 숙소나 체육관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강조하는 '2시간 이내 노출 시 안전하다'는 근거는 환경부 조사와는 별도로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용역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용역 조사, 임시 개방되는 반환 기지의 일부인 '소프트필드' 부지에 대해서만 진행됐습니다. 최근 반환이 이뤄진 숙소나 학교 부지 등에 대한 용역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 추가 안전 조치한 뒤 9월 '국민 소통의 뜰'로 개방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13일 동안 개방한 뒤 정부는 추가 안전 조치에 나설 예정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9월 개방을 목표로 "토사 피복도 하고, 위해 요소가 있는 기름 탱크를 철거하고, 더 위험한 지역은 출입이 안 되도록 펜스를 설치하는 등 보완 공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번 개방 행사가 이뤄지는 13일 동안은 기름 탱크도 그대로 있고, 펜스가 없어 위험한 지역도 출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그마저도 제대로 된 정화 작업은 아닙니다.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정화 작업은 수년이 걸리고, 정화 비용 문제도 한·미 간 추가 협의해야 할 사안입니다.

왜 굳이 위험 물질에 대한 임시 조치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개방에 나서는 것일까요.

취재진과 통화한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2시간 이내 노출은 위해도가 없다"고만 거듭 밝혔습니다.

국토부가 오늘 발표한 <용산공원에 초대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는 "이번 시범개방은 장기간 폐쇄적인 공간이었던 용산기지가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열린 공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국민과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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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암물질 나왔지만’…용산공원, 일단 개방한다
    • 입력 2022-05-19 18:04:18
    • 수정2022-05-19 18:10:47
    취재K

용산공원 부지 일부가 시민들에게 공개됩니다.

국토교통부는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반환받은 미군 장군 숙소 단지와 스포츠필드 등 용산공원 부지를 시범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듣고 공원 조성에 반영하려는 조치라고 국토부는 설명했습니다.

■ "25일~다음 달 6일 임시 개방.. 선착순 신청받아 2시간씩 관람"

이번에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장소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남측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북측 스포츠필드 부지까지입니다.

'국민이 열다', '국민과 걷다, '국민이 만나다', '국민이 만든다'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데 용산공원으로 조성될 반환 기지뿐 아니라 대통령 집무실 투어도 이뤄질 계획입니다.

임시 개방 기간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2시간씩, 한 회당 500명씩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예약은 20일 오후 2시부터 용산공원 국민소통 공간 누리집(www.yongsanparkstory.kr)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합니다.

■ 기준치 초과 발암물질 검출됐는데…"2시간 이내 관람은 유해성 없어"

문제는 반환 기지의 오염입니다.

이번 공개되는 부지 중 일부인 '장군숙소 부지'에 대해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토양 오염을 조사한 결과 기름에 오염된 정도를 뜻하는 '석유계 총탄화수소' 수치가 기준치의 29배를 넘었습니다.

지하수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젠과 페놀류 등의 검출량이 기준치의 2배를 초과했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해당 부지 지상과 지하에 유류저장탱크가 있고, 유류 유출 사고도 4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거지(거주자)와 상업지역(근로자) 등으로 이용될 때 위해성을 평가했더니 토양 오염원인 비소 등에 의한 발암위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오염 정화 작업 없이 임시 조치만 취한 채 개방을 결정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염 물질이 검출된 토양 위에 잔디 등을 덮었고, 2시간 이내 체류 시 인체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부지는 반환 직전까지 주한 미군이 숙소나 체육관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강조하는 '2시간 이내 노출 시 안전하다'는 근거는 환경부 조사와는 별도로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용역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용역 조사, 임시 개방되는 반환 기지의 일부인 '소프트필드' 부지에 대해서만 진행됐습니다. 최근 반환이 이뤄진 숙소나 학교 부지 등에 대한 용역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 추가 안전 조치한 뒤 9월 '국민 소통의 뜰'로 개방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13일 동안 개방한 뒤 정부는 추가 안전 조치에 나설 예정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9월 개방을 목표로 "토사 피복도 하고, 위해 요소가 있는 기름 탱크를 철거하고, 더 위험한 지역은 출입이 안 되도록 펜스를 설치하는 등 보완 공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번 개방 행사가 이뤄지는 13일 동안은 기름 탱크도 그대로 있고, 펜스가 없어 위험한 지역도 출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그마저도 제대로 된 정화 작업은 아닙니다.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정화 작업은 수년이 걸리고, 정화 비용 문제도 한·미 간 추가 협의해야 할 사안입니다.

왜 굳이 위험 물질에 대한 임시 조치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개방에 나서는 것일까요.

취재진과 통화한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2시간 이내 노출은 위해도가 없다"고만 거듭 밝혔습니다.

국토부가 오늘 발표한 <용산공원에 초대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는 "이번 시범개방은 장기간 폐쇄적인 공간이었던 용산기지가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열린 공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국민과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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