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티켓값이 300만 원?”…항공편 왜 빨리 못 늘릴까

입력 2022.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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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일부 여행사 유럽 수요 70%까지 회복
"수요 폭증하는데 공급은 여전히 부족"
유류할증료 최고 수준까지 올라가


국내 주요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7말 8초' 성수기 미국 LA 노선을 검색했습니다. 이코노미석을 기준으로 왕복 항공권을 끊는 데 비싼 건 300만 원 중반대까지 가격이 뜁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부쩍 뛴 가격에 당장 여름휴가 출국이 주저되기도 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비싼걸까요, 올해도 해외 나가는 건 포기해야 할까요?

■ 일부 지역 수요 70%까지 회복…"공급이 부족해"

먼저, 항공사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일단 폭증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적다고 말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입·출국 여객 수를 보면 확실히 나가려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2월 30만 명대에 머물렀지만 3월 41만 명을 넘어서더니, 4월에는 65만 명에 육박합니다. 4월 이용객이 훌쩍 늘어난 건 3월 21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는 해외입국 시 자격격리가 면제된 영향이 큽니다.

코로나로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여행까지 자제해왔던 국민들 입장에서, 일상회복에 맞춰 떠나고 싶은 심리는 어찌 보면 당연할 겁니다.

이런 수요는 여행사 예약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국내 A 여행사는 유럽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 4월 예약자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해 70.9%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제선 아직 11% 수준…왜 빨리 못 늘리나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편 공급을 더 서둘러 가격을 떨어뜨리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도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국제선 정기편 운항 횟수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차이가 크게 납니다.

그 당시 주 4,714회였는데 올해 4월 주 420회로 8.9% 수준입니다. 이 수치를 5월 주 532회, 6월 주 762회까지 늘린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도 각각 11%, 16% 수준입니다. 소비자와 항공사 입장에선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증편을 결정하는 주무 부처, 국토교통부가 좀 더 서두를 수는 없는 걸까요. 결론적으로 현 상황에서 국토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선순위는 '방역'이 될 수밖에 없는데, 국토부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 방역 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증편 수준이 최종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 현재 시스템 이미 과부하…"무작정 증편 불가능"

방역 당국 입장은 뭘까요. 한결 가벼워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입국할 때 코로나 이전에는 없던 '검역 절차'가 입국자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를 수행하는 '방역 인력'은 부족합니다.

급증한 공항수요로 검역업무는 이미 과부하 상태인데, 여기서 무작정 풀어버리면 현재 체계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게 방역 당국 설명입니다. 야간 비행을 금지한 '커퓨' 조치 해제가 쉽지 않은 것도 이 같은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변이의 출현은 고민을 더 깊게 만듭니다.

"입국정책은 해외유입 변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으니까 하는 겁니다. 입국자가 너무 많아지면 통제가 안 되고 유입이 늘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죠. 아직 국내 확진자 격리도 남아있고, 방역수준도 심각한 단계입니다. 큰 틀에서는 바뀐게 없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인한 '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권 가격을 더 뛰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다음 달(6월) 유류할증료는 19단계로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여러모로 소비자들 한숨만 깊어져 갑니다.

출처: 연합뉴스출처: 연합뉴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국내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도 권고사항으로 바뀔 때가 오긴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국내 입국자에 대해서도 격리 의무가 사라질 수 있고, 이는 곧 검역절차의 완화로 이어져 국제선 증편을 더 용이하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진행되는 데에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때문에 국제선 증편도 현재로서는 서서히 이뤄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상존합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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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복 티켓값이 300만 원?”…항공편 왜 빨리 못 늘릴까
    • 입력 2022-05-20 08:00:24
    취재K
일부 여행사 유럽 수요 70%까지 회복<br />"수요 폭증하는데 공급은 여전히 부족"<br />유류할증료 최고 수준까지 올라가

국내 주요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7말 8초' 성수기 미국 LA 노선을 검색했습니다. 이코노미석을 기준으로 왕복 항공권을 끊는 데 비싼 건 300만 원 중반대까지 가격이 뜁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부쩍 뛴 가격에 당장 여름휴가 출국이 주저되기도 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비싼걸까요, 올해도 해외 나가는 건 포기해야 할까요?

■ 일부 지역 수요 70%까지 회복…"공급이 부족해"

먼저, 항공사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일단 폭증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적다고 말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입·출국 여객 수를 보면 확실히 나가려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2월 30만 명대에 머물렀지만 3월 41만 명을 넘어서더니, 4월에는 65만 명에 육박합니다. 4월 이용객이 훌쩍 늘어난 건 3월 21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는 해외입국 시 자격격리가 면제된 영향이 큽니다.

코로나로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여행까지 자제해왔던 국민들 입장에서, 일상회복에 맞춰 떠나고 싶은 심리는 어찌 보면 당연할 겁니다.

이런 수요는 여행사 예약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국내 A 여행사는 유럽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 4월 예약자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해 70.9%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국제선 아직 11% 수준…왜 빨리 못 늘리나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편 공급을 더 서둘러 가격을 떨어뜨리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도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국제선 정기편 운항 횟수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차이가 크게 납니다.

그 당시 주 4,714회였는데 올해 4월 주 420회로 8.9% 수준입니다. 이 수치를 5월 주 532회, 6월 주 762회까지 늘린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도 각각 11%, 16% 수준입니다. 소비자와 항공사 입장에선 더디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증편을 결정하는 주무 부처, 국토교통부가 좀 더 서두를 수는 없는 걸까요. 결론적으로 현 상황에서 국토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선순위는 '방역'이 될 수밖에 없는데, 국토부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 방역 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증편 수준이 최종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 현재 시스템 이미 과부하…"무작정 증편 불가능"

방역 당국 입장은 뭘까요. 한결 가벼워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입국할 때 코로나 이전에는 없던 '검역 절차'가 입국자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를 수행하는 '방역 인력'은 부족합니다.

급증한 공항수요로 검역업무는 이미 과부하 상태인데, 여기서 무작정 풀어버리면 현재 체계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게 방역 당국 설명입니다. 야간 비행을 금지한 '커퓨' 조치 해제가 쉽지 않은 것도 이 같은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변이의 출현은 고민을 더 깊게 만듭니다.

"입국정책은 해외유입 변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으니까 하는 겁니다. 입국자가 너무 많아지면 통제가 안 되고 유입이 늘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죠. 아직 국내 확진자 격리도 남아있고, 방역수준도 심각한 단계입니다. 큰 틀에서는 바뀐게 없습니다."

-방역당국 관계자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인한 '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권 가격을 더 뛰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다음 달(6월) 유류할증료는 19단계로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여러모로 소비자들 한숨만 깊어져 갑니다.

출처: 연합뉴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국내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도 권고사항으로 바뀔 때가 오긴 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국내 입국자에 대해서도 격리 의무가 사라질 수 있고, 이는 곧 검역절차의 완화로 이어져 국제선 증편을 더 용이하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진행되는 데에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때문에 국제선 증편도 현재로서는 서서히 이뤄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상존합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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