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인플레이션…가난한 나라들을 덮치다
입력 2022.05.21 (22:06) 수정 2022.05.23 (10:3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가뜩이나 물가인상 압력이 거센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지구촌 수많은 나라들이 인플레이션 홍역을 앓고 있는데요.

특히 경제가 취약한 저개발 국가들은 에너지와 식량 가격 폭등으로 더 혹독한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물가불안이 이제 정치적 불안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그 실태를 방콕 김원장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하루가 멀다 하고 식료품 가격이 오릅니다.

["설탕은 1kg에 250루피예요. (예전에는 얼마였어요?) 한달전에는 125루피였어요."]

제조업이 부실해 생활용품 대부분을 수입하다보니, 수입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휴대폰 가격이 한달새 3~40%씩 올랐고, 그나마 재고도 없습니다.

[휴대폰 대리점 직원 : "삼성(휴대폰은) 다 팔렸어요. 재고가 없어요. (언제부터요?) 2-3주 전부터. (아이폰은 가격이 얼마예요?) 396,000루피(150만 원 정도)요. (한 달 전에는 얼마였어요?) 290,000루피(107만 원 정도)요."]

나라빚을 갚을 달러도 부족합니다.

정부는 달러 유출을 막기위해 석유 등의 수입 제한조치를 내렸고, 그러자 기름값이 급등했습니다. 물량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뚝뚝이 기사 : "1시 40분에 왔어요. (지금 4시인데 오늘 기름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가까이 가봐야 알아요."]

석유가 없으니 전기공급도 쉽지 않습니다.

전기가 자주 끊기다보니 문을 닫는 상점들이 늘어납니다.

경제는 사실상 붕괴 직전입니다.

[신임 스리랑카 총리 : "오늘로 석유 재고량이 하루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거의 모든 가난한 나라의 에너지 요금 폭등을 불러왔습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역시 오토바이에 기름 한번 넣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와야할 것 같아요. 차라리 그냥 포기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기름값이 급등하자 태국에선 트럭이나 버스에서 기름을 훔쳐가는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특히 식료품 물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식료품 공급 트럭 수십여 개를 급조해 주택가에 임시 상점을 차렸습니다.

달걀이나 식용유처럼 최근 가격이 급등한 식료품들을 싸게 판매합니다.

[뜨라빠윳 창탄/공무원 : "달걀하고 식물성기름, 설탕, 쌀이 제일 잘 팔립니다. (쌀은 가격이?) 쌀은 보통 145바트인데 저희는 120바트에 팝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우유와 달걀 돼지고기 등 18개 품목의 가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정한 가격보다 더 비싼 값에 달걀을 팔다 적발된 상점 주인이 서럽게 웁니다.

[상점 주인 : "됐어요. 안 팔면 되잖아요. (불법은 아니예요.) 이건 정말 너무하는 거예요."]

이집트에선 밀수입이 줄면서 주식인 빵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늘리고 있지만 이미 수십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습니다.

한때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이였던 아르헨티나.

국민 절반이 빈곤선 아래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후안 소토/시민운동가 : "수많은 사람들이 무료급식소로 찾아가고 있어요. 왜냐면 먹을 게 없거든요. 심지어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요."]

이같은 경제난은 국민들의 분노로, 그리고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두 달 전부터 총리와 대통령의 퇴진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스리랑카.

갑자기 들이닥친 친정부 시위대가 시민들을 마구 폭행합니다.

성직자 등 시민 수백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번엔 화가 난 반정부 시위대가 친정부 시위대가 타고온 차량들을 불태우고 호수에 밀어 빠뜨렸습니다.

총리와 대통령 등 주요 여권 인사들의 자택 수 십여 채가 불타고, 국회의원 등 9명이 사망했습니다.

동생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결국 사임을 발표하고 해군기지로 피신했지만, 형인 고타바야 라자팍사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대통령 : "헌법 19조를 개정해서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도록..."]

베네수엘라와 페루등 중남미 국가들에서 스리랑카과 파키스탄 등 서남아국가들, 리비아등 중동국가들까지, 수많은 저개발국가들에서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시위가 불붙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의료노조 위원장 : "(보조금) 4~50달러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화폐가치는 심각하게 떨어지고 물가는 치솟는데, 물가가 오를 때마다 월급이 줄고 있어요."]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선진국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저개발국가들의 달러 유출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화폐가치는 폭락하고 물가는 치솟습니다.

더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가난한 가족일수록 더 가혹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저개발 국가 73개 나라중에 이미 41개 나라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는 국제통화기금 IMF의 분석이 나온 가운데,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신임 총리는 앞으로 몇 달 동안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콕에서 김원장입니다.
  • 글로벌 인플레이션…가난한 나라들을 덮치다
    • 입력 2022-05-21 22:06:54
    • 수정2022-05-23 10:35:0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가뜩이나 물가인상 압력이 거센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지구촌 수많은 나라들이 인플레이션 홍역을 앓고 있는데요.

특히 경제가 취약한 저개발 국가들은 에너지와 식량 가격 폭등으로 더 혹독한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물가불안이 이제 정치적 불안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그 실태를 방콕 김원장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하루가 멀다 하고 식료품 가격이 오릅니다.

["설탕은 1kg에 250루피예요. (예전에는 얼마였어요?) 한달전에는 125루피였어요."]

제조업이 부실해 생활용품 대부분을 수입하다보니, 수입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휴대폰 가격이 한달새 3~40%씩 올랐고, 그나마 재고도 없습니다.

[휴대폰 대리점 직원 : "삼성(휴대폰은) 다 팔렸어요. 재고가 없어요. (언제부터요?) 2-3주 전부터. (아이폰은 가격이 얼마예요?) 396,000루피(150만 원 정도)요. (한 달 전에는 얼마였어요?) 290,000루피(107만 원 정도)요."]

나라빚을 갚을 달러도 부족합니다.

정부는 달러 유출을 막기위해 석유 등의 수입 제한조치를 내렸고, 그러자 기름값이 급등했습니다. 물량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뚝뚝이 기사 : "1시 40분에 왔어요. (지금 4시인데 오늘 기름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가까이 가봐야 알아요."]

석유가 없으니 전기공급도 쉽지 않습니다.

전기가 자주 끊기다보니 문을 닫는 상점들이 늘어납니다.

경제는 사실상 붕괴 직전입니다.

[신임 스리랑카 총리 : "오늘로 석유 재고량이 하루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거의 모든 가난한 나라의 에너지 요금 폭등을 불러왔습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역시 오토바이에 기름 한번 넣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와야할 것 같아요. 차라리 그냥 포기하는게 나을 것 같아요."]

기름값이 급등하자 태국에선 트럭이나 버스에서 기름을 훔쳐가는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특히 식료품 물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식료품 공급 트럭 수십여 개를 급조해 주택가에 임시 상점을 차렸습니다.

달걀이나 식용유처럼 최근 가격이 급등한 식료품들을 싸게 판매합니다.

[뜨라빠윳 창탄/공무원 : "달걀하고 식물성기름, 설탕, 쌀이 제일 잘 팔립니다. (쌀은 가격이?) 쌀은 보통 145바트인데 저희는 120바트에 팝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우유와 달걀 돼지고기 등 18개 품목의 가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정한 가격보다 더 비싼 값에 달걀을 팔다 적발된 상점 주인이 서럽게 웁니다.

[상점 주인 : "됐어요. 안 팔면 되잖아요. (불법은 아니예요.) 이건 정말 너무하는 거예요."]

이집트에선 밀수입이 줄면서 주식인 빵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늘리고 있지만 이미 수십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습니다.

한때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이였던 아르헨티나.

국민 절반이 빈곤선 아래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후안 소토/시민운동가 : "수많은 사람들이 무료급식소로 찾아가고 있어요. 왜냐면 먹을 게 없거든요. 심지어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요."]

이같은 경제난은 국민들의 분노로, 그리고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두 달 전부터 총리와 대통령의 퇴진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스리랑카.

갑자기 들이닥친 친정부 시위대가 시민들을 마구 폭행합니다.

성직자 등 시민 수백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번엔 화가 난 반정부 시위대가 친정부 시위대가 타고온 차량들을 불태우고 호수에 밀어 빠뜨렸습니다.

총리와 대통령 등 주요 여권 인사들의 자택 수 십여 채가 불타고, 국회의원 등 9명이 사망했습니다.

동생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결국 사임을 발표하고 해군기지로 피신했지만, 형인 고타바야 라자팍사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대통령 : "헌법 19조를 개정해서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도록..."]

베네수엘라와 페루등 중남미 국가들에서 스리랑카과 파키스탄 등 서남아국가들, 리비아등 중동국가들까지, 수많은 저개발국가들에서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시위가 불붙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의료노조 위원장 : "(보조금) 4~50달러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화폐가치는 심각하게 떨어지고 물가는 치솟는데, 물가가 오를 때마다 월급이 줄고 있어요."]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선진국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저개발국가들의 달러 유출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화폐가치는 폭락하고 물가는 치솟습니다.

더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가난한 가족일수록 더 가혹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저개발 국가 73개 나라중에 이미 41개 나라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는 국제통화기금 IMF의 분석이 나온 가운데,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신임 총리는 앞으로 몇 달 동안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기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콕에서 김원장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