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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코로나19’ 팬데믹
[특파원 리포트] 1주 만에 인구 8% 확진… 전문가가 본 지금 북한은?
입력 2022.05.22 (10:25) 수정 2022.05.22 (10:25) 특파원 리포트

■ 누적 확진자 197만 명…발표한 확진자만 북한 인구 8%

북한이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처음 발표한 건 지난 12일입니다. 일 주일여 만에 북한의 누적 확진자 수는 197만 8천 명으로 늘었습니다. 2천5백만 북한 인구의 8%가량입니다. 북한의 발표가 이렇고,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는 몇 배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백신도 치료제도 지원받지 않은 채 봉쇄로만 2년 3개월을 버텨온 북한 주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취약할 것은 뻔합니다. 비축 의약품을 풀고 마스크를 겹으로 쓰자며 부랴부랴 중국산 의약품 수입에 나섰지만, 확산세를 잡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문을 걸어 닫은 북한 내부의 상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2년 넘는 대유행 동안 특수한 북한의 상황을 유심히 들여다봐 온 미국의 두 보건 전문가를 인터뷰해 북한의 현재 상황과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하버드 의대 소속의 보건 전문가 키 박 박사는 재미한인의사협회(KAMA)에서 북한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아 1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보건 지원을 한 바 있습니다. 스테판 모리슨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은 북한의 상황과 전 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을 연계해 관찰하며, 지난 3월 이와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위)와 스테판 모리슨 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아래)와 KBS의 화상인터뷰 (사진=KBS)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위)와 스테판 모리슨 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아래)와 KBS의 화상인터뷰 (사진=KBS)

■ "중국 통해 들어갔을 오미크론 BA2 변이…하루 천5백 명 검사로는 역부족"

두 전문가는 중국을 통해서 북한에 들어간 오미크론의 변이 바이러스인 BA2, 스텔스 오미크론이 북한 내에서 퍼지고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북한이 '확진자'라는 표현 대신 '유열자(열이 있는 사람)'으로 환자 수를 표현하는 건 발열 여부만 확인해 환자 수를 분류하고 있는 것, 즉 검사 장비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북한이 (WHO에 제출하는) 주간 보고서를 보면, 매주 검사를 받는 환자의 수는 약 천5백 명입니다. 35만 명씩 환자가 나오는 것과 거리가 먼 수치예요. 기계를 24시간 돌려도 확인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럴 경우 우려되는 점은 전염성을 가진 무증상 감염자입니다. 전국 단위의 검사 시스템이 있어야 이들을 감지할 수 있는데 북한은 그렇지 못하죠. 그래서 이건 매우 큰 규모의 유행입니다. 북한은 환자를 추적, 관찰할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치료 능력도 전체적으로 부족합니다."

치료 수단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산소호흡기나 중환자실 설비 등이 얼마나 갖춰져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아래 수도 평양과 남포, 라선, 개성 등 일부 그나마 사정이 나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치료율이 크게 떨어지는 건 물론, 회복되는 환자에 비해 신규 발생한 환자의 수가 높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북한이 백신 미접종 상태인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보수적으로 치명률을 보통 약 1% 정도로 잡는다면, 환자가 35만 명쯤 되면 사망자가 3천5백 명쯤이 될 수 있습니다. 입원하거나 중환자실에 수용하는 환자의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북한이 그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북한은 군이 방역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120만 군인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봉쇄나 격리가 이뤄지거나 강화될 것을 의미합니다. 군이 코로나19에 대한 보호책을 갖고 있는지 미지수입니다. 의료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한 15일 저녁 6시~16일 저녁 6시까지의 사망자 집계 (화면=북한 조선중앙TV)북한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한 15일 저녁 6시~16일 저녁 6시까지의 사망자 집계 (화면=북한 조선중앙TV)

■ "영양 부족·식량 부족, 위험 키울 것"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특수 상황, 즉 경제적 어려움과 부족한 영양 상태에 주목했습니다. 오랜 대북 제재는 물론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2년여간 국경을 봉쇄하면서 생긴 경제 상황 악화가 주민들의 영양 상태를 해치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을 거라는 겁니다.

스테판 모리슨 센터장이 작성에 참여한 지난 3월 CSIS 연구 보고서 '북한의 코로나19 봉쇄-현 상황과 향후 전망'은 "북한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이 2차 보건위기와 식량 위기를 촉발시켰다"며 "2020년 기준 북한 경제는 4.5%가 위축됐는데, 1990년대 대기근 이후 가장 심각한 감소이며, 2021년 7월 기준 주민 63.1%가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미국의 평가"라고 소개했습니다.

약해진 면역력이 사망과 중증 환자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봉쇄와 더 방역 정책이 더 강화되면 경제적 어려움, 면역력 저하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평양역에서 방역 요원들이 역내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북한 조선중앙통신)북한 평양역에서 방역 요원들이 역내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북한 조선중앙통신)

▶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자가 격리로 인해 영양실조 상태로 추정되는 주민이 전체의 40% 정도인데, 그들의 경제 수준이 25% 정도 낮아졌습니다. 빈곤과 영양실조가 증가했는데,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생 문제와 식수 부족도 심각합니다. 의료 기반 시설도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변이의 확산 범위가 넓고 오랜 기간 별다른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건 새로운 변이가 생길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기도 합니다. 모리슨 센터장은 " 보호받지 못하는 인구에서 방해받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전염은 신종 변이를 생성하기 위한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델타변이(인도), 오미크론변이(남아프리카공화국)도 해당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틈을 타 발견됐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방역협력 요청에 발 빠르게 화답한 것, 우리 정부가 방역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인도적 이유와 더불어 새 변이가 발생해 북한 국경을 넘을 경우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키 박 박사는 "중국이 이 사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북한과 긴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중국산 안면 보호구를 착용한 북한 의료진(좌)과 중국산으로 보이는 KN95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주민(우) (화면=북한 조선중앙TV)중국산 안면 보호구를 착용한 북한 의료진(좌)과 중국산으로 보이는 KN95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주민(우) (화면=북한 조선중앙TV)

■ 북한의 코로나19 대응…"모든 게 부족"

북한은 방역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연일 내부 단속을 하고 있지만, 행간으로 읽을 수 있는 방역의 취약함은 우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열이 있는 사람이 35만 명쯤이라면, 대체 얼마나 많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돌아다니는 걸까요? 그래서 북한은 전국적 봉쇄라는 타당한 정책을 택한 거죠. 하지만 주민들이 그걸 견디긴 무척 어려워요. 중국에서 이미 봉쇄로 굶주리기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잖아요. 특히 북한은 많은 걸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봉쇄를 이겨내기가 더 어려울 거예요. 부족한 식량을 지원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북한이 지금 지급하는 의약품은 이부프로펜이나 해열제, 바이러스 대유행에서 올 세균 감염을 막는 항생제라고 추정됩니다. 백신이 배포되지 않았고, 백신을 지금 도입한다 해도 너무 늦었습니다.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백신을 도입할 수 있고 필요하지만, 즉각적인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데는 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북한에는 극심한 질병과 사망에 대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거의 없고 개인보호장구(PPE)도 충분치 않습니다."

■ "정치 넘어선 인도 지원 필요...북한도 응해야"

우리 정부는 물론 WHO 같은 국제기구들도 잇따라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미 2020년과 2021년 북한에 백신 지원 의사를 밝혔다가 거부당한 국제 백신 분배 프로젝트 '코백스'를 WHO와 공동 운영하는 '가비(GAVI·세계백신면역연합)'는 "현재 북한에 할당된 백신 물량은 없으며 북한이 요청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KBS에 밝혀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게재된 19일까지의 북한 코로나19 현황.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0명’으로 되어 있다. 북한은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코로나19 현재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화면=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게재된 19일까지의 북한 코로나19 현황.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0명’으로 되어 있다. 북한은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코로나19 현재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화면=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

두 전문가는 대응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강력한 봉쇄 전략만으로 바이러스를 막아보려는 건 더 이상 소용이 없으며, 급격한 환자 증가를 막기 위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지원해야 하고 북한도 한국과 국제기구들의 지원 의사에 응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국제 사회는 무엇보다 먼저 북한에 치료수단을 제공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아프고, 죽어가고 있잖아요. '팍스로비드' 같은 치료제와 진단장비 지원이 긴급히 요구됩니다. 충분한 검사 기계와 간이 검사기도 제공돼야 합니다. 백신 제공을 위한 중장기 계획도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들에게 백신 제공이 우선돼야 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돼야 합니다."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북한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봉쇄 상태를 지속하는 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사망을 실행하도록 그냥 두는 것입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이 상황을 지켜보며 적어도 고통과 사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UN이나 유니세프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상황에 변화를 일으킬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이 도입되진 못하겠지만, 보호 시스템 구출을 위해 빠른 백신 도입이 이뤄져야 합니다."
  • [특파원 리포트] 1주 만에 인구 8% 확진… 전문가가 본 지금 북한은?
    • 입력 2022-05-22 10:25:18
    • 수정2022-05-22 10:25:47
    특파원 리포트

■ 누적 확진자 197만 명…발표한 확진자만 북한 인구 8%

북한이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처음 발표한 건 지난 12일입니다. 일 주일여 만에 북한의 누적 확진자 수는 197만 8천 명으로 늘었습니다. 2천5백만 북한 인구의 8%가량입니다. 북한의 발표가 이렇고,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는 몇 배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백신도 치료제도 지원받지 않은 채 봉쇄로만 2년 3개월을 버텨온 북한 주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취약할 것은 뻔합니다. 비축 의약품을 풀고 마스크를 겹으로 쓰자며 부랴부랴 중국산 의약품 수입에 나섰지만, 확산세를 잡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문을 걸어 닫은 북한 내부의 상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2년 넘는 대유행 동안 특수한 북한의 상황을 유심히 들여다봐 온 미국의 두 보건 전문가를 인터뷰해 북한의 현재 상황과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하버드 의대 소속의 보건 전문가 키 박 박사는 재미한인의사협회(KAMA)에서 북한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아 1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보건 지원을 한 바 있습니다. 스테판 모리슨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은 북한의 상황과 전 세계의 코로나19 상황을 연계해 관찰하며, 지난 3월 이와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위)와 스테판 모리슨 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아래)와 KBS의 화상인터뷰 (사진=KBS)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위)와 스테판 모리슨 CSIS 글로벌보건정책센터장(아래)와 KBS의 화상인터뷰 (사진=KBS)

■ "중국 통해 들어갔을 오미크론 BA2 변이…하루 천5백 명 검사로는 역부족"

두 전문가는 중국을 통해서 북한에 들어간 오미크론의 변이 바이러스인 BA2, 스텔스 오미크론이 북한 내에서 퍼지고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북한이 '확진자'라는 표현 대신 '유열자(열이 있는 사람)'으로 환자 수를 표현하는 건 발열 여부만 확인해 환자 수를 분류하고 있는 것, 즉 검사 장비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북한이 (WHO에 제출하는) 주간 보고서를 보면, 매주 검사를 받는 환자의 수는 약 천5백 명입니다. 35만 명씩 환자가 나오는 것과 거리가 먼 수치예요. 기계를 24시간 돌려도 확인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럴 경우 우려되는 점은 전염성을 가진 무증상 감염자입니다. 전국 단위의 검사 시스템이 있어야 이들을 감지할 수 있는데 북한은 그렇지 못하죠. 그래서 이건 매우 큰 규모의 유행입니다. 북한은 환자를 추적, 관찰할 장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치료 능력도 전체적으로 부족합니다."

치료 수단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산소호흡기나 중환자실 설비 등이 얼마나 갖춰져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아래 수도 평양과 남포, 라선, 개성 등 일부 그나마 사정이 나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은 치료율이 크게 떨어지는 건 물론, 회복되는 환자에 비해 신규 발생한 환자의 수가 높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북한이 백신 미접종 상태인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보수적으로 치명률을 보통 약 1% 정도로 잡는다면, 환자가 35만 명쯤 되면 사망자가 3천5백 명쯤이 될 수 있습니다. 입원하거나 중환자실에 수용하는 환자의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북한이 그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북한은 군이 방역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120만 군인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봉쇄나 격리가 이뤄지거나 강화될 것을 의미합니다. 군이 코로나19에 대한 보호책을 갖고 있는지 미지수입니다. 의료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한 15일 저녁 6시~16일 저녁 6시까지의 사망자 집계 (화면=북한 조선중앙TV)북한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한 15일 저녁 6시~16일 저녁 6시까지의 사망자 집계 (화면=북한 조선중앙TV)

■ "영양 부족·식량 부족, 위험 키울 것"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특수 상황, 즉 경제적 어려움과 부족한 영양 상태에 주목했습니다. 오랜 대북 제재는 물론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2년여간 국경을 봉쇄하면서 생긴 경제 상황 악화가 주민들의 영양 상태를 해치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을 거라는 겁니다.

스테판 모리슨 센터장이 작성에 참여한 지난 3월 CSIS 연구 보고서 '북한의 코로나19 봉쇄-현 상황과 향후 전망'은 "북한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이 2차 보건위기와 식량 위기를 촉발시켰다"며 "2020년 기준 북한 경제는 4.5%가 위축됐는데, 1990년대 대기근 이후 가장 심각한 감소이며, 2021년 7월 기준 주민 63.1%가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미국의 평가"라고 소개했습니다.

약해진 면역력이 사망과 중증 환자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 발생으로 봉쇄와 더 방역 정책이 더 강화되면 경제적 어려움, 면역력 저하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 평양역에서 방역 요원들이 역내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북한 조선중앙통신)북한 평양역에서 방역 요원들이 역내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북한 조선중앙통신)

▶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자가 격리로 인해 영양실조 상태로 추정되는 주민이 전체의 40% 정도인데, 그들의 경제 수준이 25% 정도 낮아졌습니다. 빈곤과 영양실조가 증가했는데,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생 문제와 식수 부족도 심각합니다. 의료 기반 시설도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변이의 확산 범위가 넓고 오랜 기간 별다른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건 새로운 변이가 생길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기도 합니다. 모리슨 센터장은 " 보호받지 못하는 인구에서 방해받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전염은 신종 변이를 생성하기 위한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델타변이(인도), 오미크론변이(남아프리카공화국)도 해당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틈을 타 발견됐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방역협력 요청에 발 빠르게 화답한 것, 우리 정부가 방역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인도적 이유와 더불어 새 변이가 발생해 북한 국경을 넘을 경우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키 박 박사는 "중국이 이 사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북한과 긴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중국산 안면 보호구를 착용한 북한 의료진(좌)과 중국산으로 보이는 KN95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주민(우) (화면=북한 조선중앙TV)중국산 안면 보호구를 착용한 북한 의료진(좌)과 중국산으로 보이는 KN95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주민(우) (화면=북한 조선중앙TV)

■ 북한의 코로나19 대응…"모든 게 부족"

북한은 방역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연일 내부 단속을 하고 있지만, 행간으로 읽을 수 있는 방역의 취약함은 우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열이 있는 사람이 35만 명쯤이라면, 대체 얼마나 많은 무증상 감염자들이 돌아다니는 걸까요? 그래서 북한은 전국적 봉쇄라는 타당한 정책을 택한 거죠. 하지만 주민들이 그걸 견디긴 무척 어려워요. 중국에서 이미 봉쇄로 굶주리기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잖아요. 특히 북한은 많은 걸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봉쇄를 이겨내기가 더 어려울 거예요. 부족한 식량을 지원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북한이 지금 지급하는 의약품은 이부프로펜이나 해열제, 바이러스 대유행에서 올 세균 감염을 막는 항생제라고 추정됩니다. 백신이 배포되지 않았고, 백신을 지금 도입한다 해도 너무 늦었습니다.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백신을 도입할 수 있고 필요하지만, 즉각적인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데는 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북한에는 극심한 질병과 사망에 대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거의 없고 개인보호장구(PPE)도 충분치 않습니다."

■ "정치 넘어선 인도 지원 필요...북한도 응해야"

우리 정부는 물론 WHO 같은 국제기구들도 잇따라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미 2020년과 2021년 북한에 백신 지원 의사를 밝혔다가 거부당한 국제 백신 분배 프로젝트 '코백스'를 WHO와 공동 운영하는 '가비(GAVI·세계백신면역연합)'는 "현재 북한에 할당된 백신 물량은 없으며 북한이 요청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KBS에 밝혀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게재된 19일까지의 북한 코로나19 현황.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0명’으로 되어 있다. 북한은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코로나19 현재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화면=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게재된 19일까지의 북한 코로나19 현황.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0명’으로 되어 있다. 북한은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코로나19 현재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있다. (화면=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

두 전문가는 대응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강력한 봉쇄 전략만으로 바이러스를 막아보려는 건 더 이상 소용이 없으며, 급격한 환자 증가를 막기 위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지원해야 하고 북한도 한국과 국제기구들의 지원 의사에 응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키 박 (하버드 의대 소속 보건전문가·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프로그램 디렉터)

"국제 사회는 무엇보다 먼저 북한에 치료수단을 제공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아프고, 죽어가고 있잖아요. '팍스로비드' 같은 치료제와 진단장비 지원이 긴급히 요구됩니다. 충분한 검사 기계와 간이 검사기도 제공돼야 합니다. 백신 제공을 위한 중장기 계획도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들에게 백신 제공이 우선돼야 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돼야 합니다."

스테판 모리슨 (미국 CSIS 글로벌보건센터장)

"북한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봉쇄 상태를 지속하는 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사망을 실행하도록 그냥 두는 것입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이 상황을 지켜보며 적어도 고통과 사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UN이나 유니세프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상황에 변화를 일으킬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이 도입되진 못하겠지만, 보호 시스템 구출을 위해 빠른 백신 도입이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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