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영부인 “두려워하거나 울지 않아…여성들 활약 기억할 것”

입력 2022.05.24 (07:00) 수정 2022.05.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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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은 2022년 2월 24일 새벽을 회상했습니다. 이상한 소음에 잠에서 깬 그는 남편이 곁에 없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남편은 옆방에서 양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됐어" 떠나기 전 남편이 남긴 말은 젤렌스카 여사를 충격과 불안에 빠뜨렸습니다. 그 뒤로 오랜 시간 동안 부부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함께 등장했다며 그들의 공동 TV 인터뷰를 22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공동 인터뷰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공동 인터뷰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

■ 암살 위험에도 조국 떠나지 않아…"두려워하거나 울지 않을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 후 거의 매일 밤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 의회를 상대로 연설을 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최근에는 그래미 시상식과 칸 영화제에 온라인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거리로 나선 남편이 SNS에 결연한 영상을 남기며 격려와 찬사를 받을 때 젤렌스카 여사와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은신처에 숨어야 했습니다.

대통령의 가족이 러시아의 암살 명단에 올라있었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초기 "러시아는 나를 1번 목표로, 내 가족은 2번 목표로 삼았다"며 암살 명단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두려워하거나 울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들과 남편, 당신(시민) 곁에 있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로 피신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은신처에 머물렀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가족들은 헤어짐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대통령의 가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사이에 자녀 두 명을 둔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 후로는 주로 전화 통화로만 남편과 연락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남편은 직장에 산다"며 "가족들은 그를 두 달 반 동안 만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TV에서 데이트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농담도 던졌습니다.

전쟁이 남편을 뺏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전쟁조차도 남편을 내게서 뺏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5월 8일,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5월 8일,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 5월 초, 다시 대중에 모습 드러내…"여성 영웅 활약 기억할 것"

젤렌스카 여사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달 초 미국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때였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미국의 '어머니의 날'인 5월 8일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를 찾아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습니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미국 영부인이 전시에 매일 군사 작전이 벌어지고 공습 경보가 울리는 이곳을 방문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고, 바이든 여사는 "미국 국민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러시아는 개전 초기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심각한 타격을 입은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승전 가능성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의 중추를 무너뜨렸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끝나면 임금 차별 등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문제에 다시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승리 후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영웅적 활약상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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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영부인 “두려워하거나 울지 않아…여성들 활약 기억할 것”
    • 입력 2022-05-24 07:00:10
    • 수정2022-05-24 07: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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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은 2022년 2월 24일 새벽을 회상했습니다. 이상한 소음에 잠에서 깬 그는 남편이 곁에 없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남편은 옆방에서 양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됐어" 떠나기 전 남편이 남긴 말은 젤렌스카 여사를 충격과 불안에 빠뜨렸습니다. 그 뒤로 오랜 시간 동안 부부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함께 등장했다며 그들의 공동 TV 인터뷰를 22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공동 인터뷰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
■ 암살 위험에도 조국 떠나지 않아…"두려워하거나 울지 않을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 후 거의 매일 밤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 의회를 상대로 연설을 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최근에는 그래미 시상식과 칸 영화제에 온라인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거리로 나선 남편이 SNS에 결연한 영상을 남기며 격려와 찬사를 받을 때 젤렌스카 여사와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은신처에 숨어야 했습니다.

대통령의 가족이 러시아의 암살 명단에 올라있었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초기 "러시아는 나를 1번 목표로, 내 가족은 2번 목표로 삼았다"며 암살 명단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두려워하거나 울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들과 남편, 당신(시민) 곁에 있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로 피신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은신처에 머물렀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가족들은 헤어짐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대통령의 가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사이에 자녀 두 명을 둔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 후로는 주로 전화 통화로만 남편과 연락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남편은 직장에 산다"며 "가족들은 그를 두 달 반 동안 만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TV에서 데이트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농담도 던졌습니다.

전쟁이 남편을 뺏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전쟁조차도 남편을 내게서 뺏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5월 8일,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 5월 초, 다시 대중에 모습 드러내…"여성 영웅 활약 기억할 것"

젤렌스카 여사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달 초 미국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때였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미국의 '어머니의 날'인 5월 8일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를 찾아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습니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미국 영부인이 전시에 매일 군사 작전이 벌어지고 공습 경보가 울리는 이곳을 방문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고, 바이든 여사는 "미국 국민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러시아는 개전 초기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심각한 타격을 입은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승전 가능성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의 중추를 무너뜨렸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끝나면 임금 차별 등 우크라이나 여성에 대한 문제에 다시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승리 후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영웅적 활약상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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