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엔 ‘러 전쟁 범죄 전시관’…첫 전범 재판 ‘무기징역’ 선고

입력 2022.05.25 (07:00) 수정 2022.05.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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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이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2년여 만에 다시 열렸습니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단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첫 연사로 주목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러시아 인사들은 이번 포럼에서 완전히 배제됐습니다.

과거 다보스 포럼에서 러시아 인사들이 재계 리더와 투자자를 위한 공개 행사장이자 홍보관으로 사용했던 '러시아 하우스'에는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이 걸렸습니다.



다보스포럼 ‘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 내부다보스포럼 ‘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 내부

■ 러시아 홍보관이 '전쟁 범죄 전시관'으로…"러시아 만행 알려야"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러시아 하우스'가 '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으로 개조됐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전시관에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의 포격으로 심각한 화상을 입은 남성의 사진, 전쟁으로 숨진 시민과 폭격당한 집을 담은 사진 수천 장으로 만들어진 영상 등이 전시됐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핀추크아트센터 미술 감독 뵤른 겔트호프는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전쟁 범죄와 잔혹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다보스에 모인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누가 고통받고, 왜 고통받는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범 재판을 받은 바딤 시시마린 하사전범 재판을 받은 바딤 시시마린 하사

■ "전쟁 범죄 만 건 이상"…첫 전범 재판에선 무기징역 선고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는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한 러시아 병사를 상대로 첫 전쟁 범죄 재판이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2월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무장하지 않은 62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게 지난 23일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평결에서 시시마린 하사가 상급 병사의 '살인 명령'을 수행하면서 자동 무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향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시마린은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다른 병사들과 함께 러시아에 있는 본대에 합류하고자 훔친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던 중 피해자를 겨냥해 서너 발을 근접 사격했다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행한 전쟁 범죄가 만 건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제형사재판소도 대규모 팀 파견…전쟁 범죄 증거 수집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러시아의 전쟁 범죄 조사에 나섰습니다. ICC는 지난 17일 42명으로 구성된 팀을 우크라이나에 보냈습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성명에서 수사관, 법의학 전문가, 지원 인력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팀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했다고 밝히고 이는 조사 진척과 우크라이나 당국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증인들을 인터뷰하고 증거를 확보, 분석하는 한편 '로마 규정' 상의 범죄에 해당할지도 모르는 군사 공격들과 관련한 증언 수집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전쟁·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심리·처벌할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됐습니다. ICC 설립을 위해 채택된 로마 규정은 ICC 재판 회부를 위한 관할권 요건, 처벌 대상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움직임과 판결에도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 의혹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조작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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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보스엔 ‘러 전쟁 범죄 전시관’…첫 전범 재판 ‘무기징역’ 선고
    • 입력 2022-05-25 07:00:16
    • 수정2022-05-25 07:00:48
    세계는 지금
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이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2년여 만에 다시 열렸습니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단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첫 연사로 주목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러시아 인사들은 이번 포럼에서 완전히 배제됐습니다.

과거 다보스 포럼에서 러시아 인사들이 재계 리더와 투자자를 위한 공개 행사장이자 홍보관으로 사용했던 '러시아 하우스'에는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이 걸렸습니다.



다보스포럼 ‘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 내부
■ 러시아 홍보관이 '전쟁 범죄 전시관'으로…"러시아 만행 알려야"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러시아 하우스'가 '러시아 전쟁 범죄 전시관'으로 개조됐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전시관에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의 포격으로 심각한 화상을 입은 남성의 사진, 전쟁으로 숨진 시민과 폭격당한 집을 담은 사진 수천 장으로 만들어진 영상 등이 전시됐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핀추크아트센터 미술 감독 뵤른 겔트호프는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전쟁 범죄와 잔혹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다보스에 모인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누가 고통받고, 왜 고통받는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범 재판을 받은 바딤 시시마린 하사
■ "전쟁 범죄 만 건 이상"…첫 전범 재판에선 무기징역 선고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는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한 러시아 병사를 상대로 첫 전쟁 범죄 재판이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2월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무장하지 않은 62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게 지난 23일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평결에서 시시마린 하사가 상급 병사의 '살인 명령'을 수행하면서 자동 무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향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시마린은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다른 병사들과 함께 러시아에 있는 본대에 합류하고자 훔친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던 중 피해자를 겨냥해 서너 발을 근접 사격했다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행한 전쟁 범죄가 만 건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제형사재판소도 대규모 팀 파견…전쟁 범죄 증거 수집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러시아의 전쟁 범죄 조사에 나섰습니다. ICC는 지난 17일 42명으로 구성된 팀을 우크라이나에 보냈습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성명에서 수사관, 법의학 전문가, 지원 인력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팀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했다고 밝히고 이는 조사 진척과 우크라이나 당국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증인들을 인터뷰하고 증거를 확보, 분석하는 한편 '로마 규정' 상의 범죄에 해당할지도 모르는 군사 공격들과 관련한 증언 수집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전쟁·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개인을 심리·처벌할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됐습니다. ICC 설립을 위해 채택된 로마 규정은 ICC 재판 회부를 위한 관할권 요건, 처벌 대상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움직임과 판결에도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 의혹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조작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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