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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이지만 인도가 빠질뻔 했다고요?
입력 2022.05.25 (17:37) 수정 2022.05.25 (17:47) 취재K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말하는 인도태평양은 인도라는 국가가 아니라 인도양과 태평양이라는 두 개의 바다를 가리킵니다. 이 경제 협의체는 관세철폐를 목적으로 하는 FTA와는 다릅니다. 중국 관영매체는 '과연 될까?'라며 냉소적인데, 이 때문에 아직은 제재 가능성이 낮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 인도태평양 협의체에 인도는 빠진다고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도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인도태평양이라고 이름을 붙여놓고 인도 없이 협의체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인도태평양에서 말하는 인도는 국가의 이름이 아니라 오대양 중 하나인 인도양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아시아지역 메가 FTA인 RCEP에서도 끝내 빠질 정도로 자국 시장 개방에 보수적입니다. 그래서 하마터면 IPEF는 인도 없는 인도태평양 협의체가 될 뻔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바뀌었습니다. 바이든이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도착한 다음 날, IPEF 출범 소식과 함께 외신들은 속보로 인도의 동참 소식을 긴급 타전했습니다. 인도의 참여로 IPEF가 처음 예상보다는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 인도양은 왜 등장했나?

인도태평양이라는 말은 우리가 잘 쓰던 말은 아닙니다. 아태, 즉 아시아태평양이나 환태평양이라는 말을 써왔죠. 인도태평양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으로 미국과 일본 등 해양세력의 중국 견제와 관련된 표현입니다.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노란 선)와 해양세력이 주목하는 인도양과 태평양중국의 해상 실크로드(노란 선)와 해양세력이 주목하는 인도양과 태평양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를 통해서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해왔습니다.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태평양뿐만 아니라 인도양까지 포함한 양쪽에서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안보 개념이 나왔고 여기에서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가 최근 많이 쓰이게 됐습니다.

인도태평양이 쓰인 단적인 사례는 2018년 미국이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편한 일입니다. 미국은 지구를 여섯 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로 통합전투사령부를 만들어서 해당 지역의 작전을 담당합니다. 과거에는 태평양지역을 주무대로 했다면 이제는 인도양과의 협동 작전이 중요해졌다는 것인데, 그만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양의 위상이 올라간 것입니다.

미국의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출처: 美 국방부)미국의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출처: 美 국방부)

■ 경제협의체인데 FTA가 아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의 또 하나의 특징은 FTA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당수 미국 유권자들이 자유무역협정, 즉 FTA가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초 미국은 아시아지역 FTA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TPP라는 환태평양 메가FTA를 출범시키려고 했지만, 후임 트럼프 대통령은 탈퇴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바이든 역시 TPP의 후신인 CPTPP 가입 신청서를 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미국이 발을 뺀 사이 중국은 일대일로나 RCEP을 통해서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미국의 외교 당국도 아시아와 경제적인 결속을 강화하고는 싶은데, FTA는 할 수 없으니 생각한 방법이 관세가 아닌 다른 문제 위주로 논의하는 '경제 프레임워크'라는 협의체입니다.

■ 중국이 과연 제재에 나설까?

중국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가 글로벌타임즈 같은 관영매체인데요. 기사들을 IPEF로 검색하면 일관된 관점이 보입니다.

제목을 보면 "IPEF는 미국이 실질적인 것은 아무 것도 제공하지 못하는 빈 껍데기일 뿐", "미국은 IPEF를 이끌 능력이 없다", "IPEF는 시끄럽지만 텅 비었고 얼마 못 갈 것" 등입니다. 한목소리로 IPEF가 실제로는 별 것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의 IPEF관련 최근 기사들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의 IPEF관련 최근 기사들

일련의 일관된 입장이 잘 드러난 사설이 글로벌타임즈싀 19일 자 "바이든의 아시아 순방: 도발적 방문 예고?"입니다. 이 기사는 IPEF에 대해 "중국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를 떼어 내려는 시도다(an attempt to rope in other countries to "decouple" from China)" 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는 그렇다고 해도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다른 문제(But the intent is one thing, the actual effect is another)"라면서 냉소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미국이 TPP를 버린 일이나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거론하며 미국의 구상대로 굴러가기는 어려울 거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냉소들을 볼 때 중국에서 가입국을 상대로 도발적인 보복 조치를 당장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IPEF에 13개 나라가 가입하기 때문에 우리만을 겨냥한 보복은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고, IPEF는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협의체가 아니며, 중국과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역시 제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이 새로운 협의체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통상 당국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해 보입니다.
  • ‘인도태평양’이지만 인도가 빠질뻔 했다고요?
    • 입력 2022-05-25 17:37:44
    • 수정2022-05-25 17:47:50
    취재K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말하는 인도태평양은 인도라는 국가가 아니라 인도양과 태평양이라는 두 개의 바다를 가리킵니다. 이 경제 협의체는 관세철폐를 목적으로 하는 FTA와는 다릅니다. 중국 관영매체는 '과연 될까?'라며 냉소적인데, 이 때문에 아직은 제재 가능성이 낮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 인도태평양 협의체에 인도는 빠진다고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도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인도태평양이라고 이름을 붙여놓고 인도 없이 협의체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인도태평양에서 말하는 인도는 국가의 이름이 아니라 오대양 중 하나인 인도양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아시아지역 메가 FTA인 RCEP에서도 끝내 빠질 정도로 자국 시장 개방에 보수적입니다. 그래서 하마터면 IPEF는 인도 없는 인도태평양 협의체가 될 뻔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바뀌었습니다. 바이든이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도착한 다음 날, IPEF 출범 소식과 함께 외신들은 속보로 인도의 동참 소식을 긴급 타전했습니다. 인도의 참여로 IPEF가 처음 예상보다는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 인도양은 왜 등장했나?

인도태평양이라는 말은 우리가 잘 쓰던 말은 아닙니다. 아태, 즉 아시아태평양이나 환태평양이라는 말을 써왔죠. 인도태평양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개념으로 미국과 일본 등 해양세력의 중국 견제와 관련된 표현입니다.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노란 선)와 해양세력이 주목하는 인도양과 태평양중국의 해상 실크로드(노란 선)와 해양세력이 주목하는 인도양과 태평양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를 통해서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해왔습니다.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태평양뿐만 아니라 인도양까지 포함한 양쪽에서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안보 개념이 나왔고 여기에서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가 최근 많이 쓰이게 됐습니다.

인도태평양이 쓰인 단적인 사례는 2018년 미국이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개편한 일입니다. 미국은 지구를 여섯 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로 통합전투사령부를 만들어서 해당 지역의 작전을 담당합니다. 과거에는 태평양지역을 주무대로 했다면 이제는 인도양과의 협동 작전이 중요해졌다는 것인데, 그만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양의 위상이 올라간 것입니다.

미국의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출처: 美 국방부)미국의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출처: 美 국방부)

■ 경제협의체인데 FTA가 아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의 또 하나의 특징은 FTA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당수 미국 유권자들이 자유무역협정, 즉 FTA가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초 미국은 아시아지역 FTA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TPP라는 환태평양 메가FTA를 출범시키려고 했지만, 후임 트럼프 대통령은 탈퇴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바이든 역시 TPP의 후신인 CPTPP 가입 신청서를 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미국이 발을 뺀 사이 중국은 일대일로나 RCEP을 통해서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미국의 외교 당국도 아시아와 경제적인 결속을 강화하고는 싶은데, FTA는 할 수 없으니 생각한 방법이 관세가 아닌 다른 문제 위주로 논의하는 '경제 프레임워크'라는 협의체입니다.

■ 중국이 과연 제재에 나설까?

중국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가 글로벌타임즈 같은 관영매체인데요. 기사들을 IPEF로 검색하면 일관된 관점이 보입니다.

제목을 보면 "IPEF는 미국이 실질적인 것은 아무 것도 제공하지 못하는 빈 껍데기일 뿐", "미국은 IPEF를 이끌 능력이 없다", "IPEF는 시끄럽지만 텅 비었고 얼마 못 갈 것" 등입니다. 한목소리로 IPEF가 실제로는 별 것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의 IPEF관련 최근 기사들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의 IPEF관련 최근 기사들

일련의 일관된 입장이 잘 드러난 사설이 글로벌타임즈싀 19일 자 "바이든의 아시아 순방: 도발적 방문 예고?"입니다. 이 기사는 IPEF에 대해 "중국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를 떼어 내려는 시도다(an attempt to rope in other countries to "decouple" from China)" 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는 그렇다고 해도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다른 문제(But the intent is one thing, the actual effect is another)"라면서 냉소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미국이 TPP를 버린 일이나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거론하며 미국의 구상대로 굴러가기는 어려울 거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냉소들을 볼 때 중국에서 가입국을 상대로 도발적인 보복 조치를 당장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IPEF에 13개 나라가 가입하기 때문에 우리만을 겨냥한 보복은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고, IPEF는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협의체가 아니며, 중국과도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역시 제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이 새로운 협의체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통상 당국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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