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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무원과 건보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이 파업하는 이유
입력 2022.05.26 (06:00) 취재K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내일(27일)부터 사흘 동안 공동 파업에 들어갑니다. 모두 3천 명 가까이 됩니다. 여기엔 평소 시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레일네트웍스 소속의 지하철 역무원들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입니다.

이번에 파업에 들어가는 이들은 모두 비정규직이거나, 자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된 노동자들입니다. 파업 이유도 여전히 자신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니 새 정부에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겁니다. 어떤 상황이기에 파업을 결정하게 된 것일까요?

어제(25일) 오후 이들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현장 증언대회를 열고 자신들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 "12년 일했는데…월급이 왜 이렇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주로 규모가 작은 수도권 외곽의 역에서 일하는 역무원이거나, 고객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무기계약직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생명·안전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 그대로 남았습니다.

철도공사 고객센터에서 일한 지 올해로 13년째가 되는 최정아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의 월급은 194만 원 남짓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시급 9,160원,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91만 4,440원입니다. 최 지부장의 월급은 이보다 약간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입사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신입 상담사의 임금도 이와 비슷한 194만 원이라고 합니다. 최 지부장은 "우리 상담사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근무했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도 7년 이상이지만 어느 누구도 근속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하철 경의중앙선 오빈역에서 근무하는 16년차 한 역무원도 KBS에 "한 달 실수령액이 160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일이 공사에서 직접 고용한 역무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일부 역에 대해 코레일네트웍스에 운영을 위탁하는데, 그런 '위탁 운영역'에는 대부분 코레일네트웍스 소속의 역무원들만 근무하면서 똑같이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공사의 정규직과 비교해 자신들의 임금 수준이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상황은 한국마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임금 수준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윤병호 한국마사회지부 과전지회 시설분회장은 조경 부문에서 일하는데, 역시 월급이 180만 원 남짓입니다.

한국마사회 노동자들은 이런 저임금이 잦은 퇴사로 이어진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자료를 보면, 입사한 지 1년도 안 돼 퇴사한 인원이 재작년엔 50명, 지난해엔 19명이었습니다.

윤 분회장은 "기본적으로 시설 부문에서 일하려면 각종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월급을 준다고 하면 누가 와서 일하겠냐"라며, "이번 달에 우리 부서로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도 급여 문제로 일주일 만에 퇴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이 각 기관의 임금 인상률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건비에 이를 적용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아픈 것도 차별하나요?"

임금 외에 다른 차별도 여전하다고 노동자들은 말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전화 상담 업무를 하면서 욕설과 인격 무시 발언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합니다. 노동조합이 조사해봤더니, 노동자 가운데 85%가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공단은 2015년부터 상담사들의 감정 회복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고 했지만, 노동조합이 확인해봤더니 지난해부턴 프로그램 대상에서 콜센터 직원들은 빠져있었습니다.


김금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은 간담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엔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회사가 노력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원청에 이 법은 정규직 직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인가 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원청인 공단 소속의 정규직 직원은 60일 유급 병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인 콜센터 상담사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노조는 "고객센터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용역업체 중 유급 병가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광주센터가 유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새 정부, 비정규직 대책 마련하라"

파업에 나서겠다는 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같은 차별을 없애려면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전 정부에서 언급됐던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화를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특히 자회사 등에서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깎는 구조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한 내용이 없단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5년 내내 묻고, 따지고, 촉구했지만 정부가 바뀐 이 시점에서도 전망이 밝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어떻게 되는지 투쟁하고, 7월 총궐기와 하반기에 연속적으로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내일부터 사흘 동안 파업에 돌입하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6주기인 28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지하철 역무원과 건보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이 파업하는 이유
    • 입력 2022-05-26 06:00:48
    취재K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내일(27일)부터 사흘 동안 공동 파업에 들어갑니다. 모두 3천 명 가까이 됩니다. 여기엔 평소 시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레일네트웍스 소속의 지하철 역무원들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입니다.

이번에 파업에 들어가는 이들은 모두 비정규직이거나, 자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된 노동자들입니다. 파업 이유도 여전히 자신들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니 새 정부에 비정규직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겁니다. 어떤 상황이기에 파업을 결정하게 된 것일까요?

어제(25일) 오후 이들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현장 증언대회를 열고 자신들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 "12년 일했는데…월급이 왜 이렇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주로 규모가 작은 수도권 외곽의 역에서 일하는 역무원이거나, 고객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무기계약직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생명·안전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 그대로 남았습니다.

철도공사 고객센터에서 일한 지 올해로 13년째가 되는 최정아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의 월급은 194만 원 남짓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시급 9,160원,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91만 4,440원입니다. 최 지부장의 월급은 이보다 약간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입사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신입 상담사의 임금도 이와 비슷한 194만 원이라고 합니다. 최 지부장은 "우리 상담사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근무했고,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도 7년 이상이지만 어느 누구도 근속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하철 경의중앙선 오빈역에서 근무하는 16년차 한 역무원도 KBS에 "한 달 실수령액이 160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일이 공사에서 직접 고용한 역무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일부 역에 대해 코레일네트웍스에 운영을 위탁하는데, 그런 '위탁 운영역'에는 대부분 코레일네트웍스 소속의 역무원들만 근무하면서 똑같이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공사의 정규직과 비교해 자신들의 임금 수준이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상황은 한국마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회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임금 수준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윤병호 한국마사회지부 과전지회 시설분회장은 조경 부문에서 일하는데, 역시 월급이 180만 원 남짓입니다.

한국마사회 노동자들은 이런 저임금이 잦은 퇴사로 이어진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자료를 보면, 입사한 지 1년도 안 돼 퇴사한 인원이 재작년엔 50명, 지난해엔 19명이었습니다.

윤 분회장은 "기본적으로 시설 부문에서 일하려면 각종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월급을 준다고 하면 누가 와서 일하겠냐"라며, "이번 달에 우리 부서로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도 급여 문제로 일주일 만에 퇴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이 각 기관의 임금 인상률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건비에 이를 적용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아픈 것도 차별하나요?"

임금 외에 다른 차별도 여전하다고 노동자들은 말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전화 상담 업무를 하면서 욕설과 인격 무시 발언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합니다. 노동조합이 조사해봤더니, 노동자 가운데 85%가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공단은 2015년부터 상담사들의 감정 회복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고 했지만, 노동조합이 확인해봤더니 지난해부턴 프로그램 대상에서 콜센터 직원들은 빠져있었습니다.


김금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은 간담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엔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회사가 노력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원청에 이 법은 정규직 직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인가 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원청인 공단 소속의 정규직 직원은 60일 유급 병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인 콜센터 상담사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노조는 "고객센터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용역업체 중 유급 병가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광주센터가 유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새 정부, 비정규직 대책 마련하라"

파업에 나서겠다는 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같은 차별을 없애려면 정규직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전 정부에서 언급됐던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화를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특히 자회사 등에서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깎는 구조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비정규직 대책과 관련한 내용이 없단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5년 내내 묻고, 따지고, 촉구했지만 정부가 바뀐 이 시점에서도 전망이 밝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이 어떻게 되는지 투쟁하고, 7월 총궐기와 하반기에 연속적으로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내일부터 사흘 동안 파업에 돌입하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6주기인 28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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