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② “결제 방식 강행은 엄연한 사업 방해”…다른 나라 상황은?

입력 2022.05.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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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시리즈 목차
['인앱 결제'(1)] 구글 엄포에 줄줄이 요금 인상…"수수료 떠넘기기 시작됐다"
['인앱 결제'(2)] "결제 방식 강행은 엄연한 사업 방해"…다른 나라 상황은?


■ "월 180만 원 버는데 구글이 수수료를 또 뗀다"…국회 토론회에서 나온 성토

"웹소설 창작가들은 월 평균 수익이 180만 원 수준으로 최저 임금보다 못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소위 스타 작가는 극히 적어요. 그런데 여기에 구글이 최대 30%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습니다." [한국웹소설작가협회 황상덕 이사]

구글 '인앱 결제' 강행과 대응방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가 24일 열렸습니다. 구글이 다음달 1일 이후 자신들이 업데이트한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을 자사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한다고 밝힌 이후 국회 차원에서 처음 마련된 자리입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전재수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만화출판협회, 한국웹소설작가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법무법인 지향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여한 한국웹소설작가협회 황상덕 이사는 현재도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기업체와 웹소설 작가, 작가와 연결된 매니지먼트 등과 수익을 나누고 나면 실제 작가가 가져가는 몫은 매출의 38% 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해 수수료를 10~30%까지 물리면 작가들의 수입과 노동 여건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질 거라고 협회 측은 우려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발표한 '플랫폼 노동 종사자 인권 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소설 작가들은 하루 평균 9.8시간을 일하고 180만 원 가량의 월 수익을 가져갑니다.

황 이사는 "연 매출 350조 원에 수익만 100조 원을 넘게 올리는 구글이 하루 9.8시간을 일하며 월 수익 180만 원가량을 버는 웹소설 작가들을 상대로 30%의 수수료를 걷어가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함께 토론에 참여한 한국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은 관련 법이 지금보다 신속하게 집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앱 결제'를 규제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구글의 행위로 인한 문제와 그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인데 실제로는 피해가 발생한 이후 '사후 조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겁니다.

이에 서범강 웹툰산업협회 회장은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당시 '전 세계 처음'이라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실질적이고 실효성있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산업도 이용자도 모바일 플랫폼에 의존…구글은 이때를 노렸나?

모바일 플랫폼에 의지하는 건 관련 업계만이 아닙니다. 이용자들 역시 손안의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접하면서 이에 할애하는 시간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모바일앱 사용 시간은 200분입니다.

24시간 가운데 잠을 자거나 생업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 가운데 3시간 20분을 앱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데 보냈습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tatista가 조사한 2021년 기준 소비자의 모바일 앱 지출 국가별 순위에서도 한국은 전 세계 4위입니다.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의 소비자들은 앱과 그 안의 콘텐츠 구매에 쉽게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생활 방식이 일상이 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도 구글의 인앱 결제 확대와 수수료 인상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겁니다.

실제 전재수 의원실과 소비자권익포럼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구글이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들의 84%는 과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경우는 90.5%에 달했습니다. 이 우려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다른 나라 상황은?…"네덜란드에도 비슷한 사례"

토론회에 발제로 나선 법무법인 지향의 이은우 변호사는 네덜란드의 법제를 참고할 만한 사례로 들었습니다. 네덜란드가 애플에 취한 조치가 지금의 우리나라와 구글의 상황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겁니다.

네덜란드 소비자시장국은 2021년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 지급 행위를 강제한 것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애플은 한발 물러나 외부 결제를 허용했지만, 앱 내 다른 결제 방식에 대해서도 27%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상황과 유사합니다.

그러자 당국은 애플이 반독점법 위반 행위를 해소하는데 불충분하다고 판단, 매주 5백만 유로의 이행강제금(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애플은 이에 반발해 네덜란드 법원에 소비자시장국의 과태료 부과를 중지해줄 것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이은우 변호사는 "해외 다른 나라들도 당국과 법원이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강하게 규제하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은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까지 만든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더 신속하고 강력한 조지를 할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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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앱 결제]② “결제 방식 강행은 엄연한 사업 방해”…다른 나라 상황은?
    • 입력 2022-05-26 0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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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목차<br />['인앱 결제'(1)] 구글 엄포에 줄줄이 요금 인상…"수수료 떠넘기기 시작됐다"<br /><strong>['인앱 결제'(2)] "결제 방식 강행은 엄연한 사업 방해"…다른 나라 상황은?</strong>

■ "월 180만 원 버는데 구글이 수수료를 또 뗀다"…국회 토론회에서 나온 성토

"웹소설 창작가들은 월 평균 수익이 180만 원 수준으로 최저 임금보다 못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소위 스타 작가는 극히 적어요. 그런데 여기에 구글이 최대 30%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습니다." [한국웹소설작가협회 황상덕 이사]

구글 '인앱 결제' 강행과 대응방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가 24일 열렸습니다. 구글이 다음달 1일 이후 자신들이 업데이트한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을 자사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한다고 밝힌 이후 국회 차원에서 처음 마련된 자리입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전재수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만화출판협회, 한국웹소설작가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법무법인 지향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여한 한국웹소설작가협회 황상덕 이사는 현재도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기업체와 웹소설 작가, 작가와 연결된 매니지먼트 등과 수익을 나누고 나면 실제 작가가 가져가는 몫은 매출의 38% 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해 수수료를 10~30%까지 물리면 작가들의 수입과 노동 여건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질 거라고 협회 측은 우려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발표한 '플랫폼 노동 종사자 인권 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소설 작가들은 하루 평균 9.8시간을 일하고 180만 원 가량의 월 수익을 가져갑니다.

황 이사는 "연 매출 350조 원에 수익만 100조 원을 넘게 올리는 구글이 하루 9.8시간을 일하며 월 수익 180만 원가량을 버는 웹소설 작가들을 상대로 30%의 수수료를 걷어가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함께 토론에 참여한 한국웹툰산업협회 서범강 회장은 관련 법이 지금보다 신속하게 집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앱 결제'를 규제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구글의 행위로 인한 문제와 그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인데 실제로는 피해가 발생한 이후 '사후 조치'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겁니다.

이에 서범강 웹툰산업협회 회장은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당시 '전 세계 처음'이라며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실질적이고 실효성있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산업도 이용자도 모바일 플랫폼에 의존…구글은 이때를 노렸나?

모바일 플랫폼에 의지하는 건 관련 업계만이 아닙니다. 이용자들 역시 손안의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접하면서 이에 할애하는 시간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모바일앱 사용 시간은 200분입니다.

24시간 가운데 잠을 자거나 생업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 가운데 3시간 20분을 앱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데 보냈습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tatista가 조사한 2021년 기준 소비자의 모바일 앱 지출 국가별 순위에서도 한국은 전 세계 4위입니다.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의 소비자들은 앱과 그 안의 콘텐츠 구매에 쉽게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생활 방식이 일상이 되면서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도 구글의 인앱 결제 확대와 수수료 인상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겁니다.

실제 전재수 의원실과 소비자권익포럼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구글이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들의 84%는 과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경우는 90.5%에 달했습니다. 이 우려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다른 나라 상황은?…"네덜란드에도 비슷한 사례"

토론회에 발제로 나선 법무법인 지향의 이은우 변호사는 네덜란드의 법제를 참고할 만한 사례로 들었습니다. 네덜란드가 애플에 취한 조치가 지금의 우리나라와 구글의 상황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겁니다.

네덜란드 소비자시장국은 2021년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수수료 지급 행위를 강제한 것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애플은 한발 물러나 외부 결제를 허용했지만, 앱 내 다른 결제 방식에 대해서도 27%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상황과 유사합니다.

그러자 당국은 애플이 반독점법 위반 행위를 해소하는데 불충분하다고 판단, 매주 5백만 유로의 이행강제금(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애플은 이에 반발해 네덜란드 법원에 소비자시장국의 과태료 부과를 중지해줄 것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이은우 변호사는 "해외 다른 나라들도 당국과 법원이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강하게 규제하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은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까지 만든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더 신속하고 강력한 조지를 할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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