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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톡] 휴지조각 테라·루나의 부활?…왜 통과됐을까
입력 2022.05.26 (09:17) 취재K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최근 100%에 가까운 폭락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던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 루나'.

폭락 직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대안이라며 내놓은 제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습니다. 폭락 사태 발생 20여일 만입니다. 국내서는 권 대표 등을 두고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새 테라 가상화폐 출시가 강행되는 모습입니다. 권 대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놓은 제안이 통과된 이유가 뭘까요.

■ 권도형 대표 "새 코인 10억 개 발행해 새 출발하겠다"

앞서 테라 루나 폭락 직후인 지난 17일, 권 대표는 새로운 테라 가상화폐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며 '테라 부활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테라 가상화폐는 실패했으니, 새 출발을 하겠다는 겁니다.

제안 내용을 보면 기존 블록체인 테라는 '테라 클래식'으로, 가상화폐 루나는 '토큰 루나 클래식'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그리고 앞서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와 새로운 가상화폐 '토큰 루나'를 만듭니다. 기존 블록체인을 응용해 새 블록체인을 만드는 '하드포크'를 하는 겁니다.



새로 발행하는 토큰 루나는 10억 개로, 개발자나 기존 가상화폐 보유자에게 나눠줍니다. 구체적으로 기존에 테라USD, 테라 루나 등 테라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에게 75%를, 개발자를 포함한 테라 커뮤니티에 25%를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테라 가상화폐를 둘러싼 의혹들에 명확히 해명하지 않은 채 곧바로 새로운 가상화폐를 만들겠다고 하자, 제안 직후부터 시장에선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실제로 권 대표가 자신의 제안을 테라 커뮤니티에 미리 공개했을 때는 90% 가량이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테라 루나 가상화폐의 가격 안정을 위해 권 대표가 만든 비영리재단인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가 이번 폭락 사태 도중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LFG는 평소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적립해 놓다가 테라 가상화폐의 가격이 변하면 매매를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테라루나 폭락사태 때 LFG의 자산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은 "LFG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 검증인 중 '반대' 한 곳도 없어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어제(25일) 종료된 권 대표의 제안은 유권자 과반(1억 8,800만 표) 이상이 찬성하며 통과됐습니다. 모두 83.27%가 투표했는데, 이 가운데 65.50%, 2억표 가량이 찬성했습니다.

애초 투표 자체가 가상화폐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거래 검증인의 입김이 큰 구조인데, 대부분 검증인들이 찬성표를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검증인은 투자사 등 일종의 기관투자자로 대규모 가상화폐 보유자를 일컫습니다. 테라 가상화폐 전체 검증인 147곳 가운데 이번 권 대표의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기존 테라 루나는 이미 실패한 상황에서, 이번 제안에 찬성해야만 그나마 새 '토큰 루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인들이 찬성으로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 제안 내용대로라면 기존에 테라 가상화폐를 갖고 있던 검증인 등에게 새로운 코인 75%가 배분됩니다.

다만 권 대표가 제안한 '하드 포크'가 진행되더라도, 기존 테라 가상화폐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상태에서 새 코인이 얼마나 상승세를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번 제안이 통과됨에 따라 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내일( 27일) 출범하게 됩니다.

한편 권 대표가 만든 테라 가상화폐는 단순 적립만 해도 수익률 20%를 지급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습니다. 테라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이 50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8위를 기록했지만, 불과 일주일여 만에 99.99% 폭락했습니다.

테라 루나와 권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권 대표 등을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검경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23일 다보스포럼에서 "테라 루나 가상화폐는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했습니다.
  • [테크톡] 휴지조각 테라·루나의 부활?…왜 통과됐을까
    • 입력 2022-05-26 09:17:52
    취재K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최근 100%에 가까운 폭락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던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 루나'.

폭락 직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대안이라며 내놓은 제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습니다. 폭락 사태 발생 20여일 만입니다. 국내서는 권 대표 등을 두고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새 테라 가상화폐 출시가 강행되는 모습입니다. 권 대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놓은 제안이 통과된 이유가 뭘까요.

■ 권도형 대표 "새 코인 10억 개 발행해 새 출발하겠다"

앞서 테라 루나 폭락 직후인 지난 17일, 권 대표는 새로운 테라 가상화폐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며 '테라 부활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테라 가상화폐는 실패했으니, 새 출발을 하겠다는 겁니다.

제안 내용을 보면 기존 블록체인 테라는 '테라 클래식'으로, 가상화폐 루나는 '토큰 루나 클래식'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그리고 앞서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와 새로운 가상화폐 '토큰 루나'를 만듭니다. 기존 블록체인을 응용해 새 블록체인을 만드는 '하드포크'를 하는 겁니다.



새로 발행하는 토큰 루나는 10억 개로, 개발자나 기존 가상화폐 보유자에게 나눠줍니다. 구체적으로 기존에 테라USD, 테라 루나 등 테라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에게 75%를, 개발자를 포함한 테라 커뮤니티에 25%를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테라 가상화폐를 둘러싼 의혹들에 명확히 해명하지 않은 채 곧바로 새로운 가상화폐를 만들겠다고 하자, 제안 직후부터 시장에선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실제로 권 대표가 자신의 제안을 테라 커뮤니티에 미리 공개했을 때는 90% 가량이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테라 루나 가상화폐의 가격 안정을 위해 권 대표가 만든 비영리재단인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가 이번 폭락 사태 도중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LFG는 평소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적립해 놓다가 테라 가상화폐의 가격이 변하면 매매를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목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테라루나 폭락사태 때 LFG의 자산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은 "LFG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 검증인 중 '반대' 한 곳도 없어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어제(25일) 종료된 권 대표의 제안은 유권자 과반(1억 8,800만 표) 이상이 찬성하며 통과됐습니다. 모두 83.27%가 투표했는데, 이 가운데 65.50%, 2억표 가량이 찬성했습니다.

애초 투표 자체가 가상화폐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거래 검증인의 입김이 큰 구조인데, 대부분 검증인들이 찬성표를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검증인은 투자사 등 일종의 기관투자자로 대규모 가상화폐 보유자를 일컫습니다. 테라 가상화폐 전체 검증인 147곳 가운데 이번 권 대표의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기존 테라 루나는 이미 실패한 상황에서, 이번 제안에 찬성해야만 그나마 새 '토큰 루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인들이 찬성으로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 제안 내용대로라면 기존에 테라 가상화폐를 갖고 있던 검증인 등에게 새로운 코인 75%가 배분됩니다.

다만 권 대표가 제안한 '하드 포크'가 진행되더라도, 기존 테라 가상화폐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상태에서 새 코인이 얼마나 상승세를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번 제안이 통과됨에 따라 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내일( 27일) 출범하게 됩니다.

한편 권 대표가 만든 테라 가상화폐는 단순 적립만 해도 수익률 20%를 지급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습니다. 테라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이 50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8위를 기록했지만, 불과 일주일여 만에 99.99% 폭락했습니다.

테라 루나와 권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권 대표 등을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검경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23일 다보스포럼에서 "테라 루나 가상화폐는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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