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김영춘 전 장관 “‘86 용퇴론’은 무리한 요구…35년간 안 맞는 옷 입은 패션배우 같았다”

입력 2022.05.27 (16:41) 수정 2022.05.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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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지난 3월 정계 은퇴 이유는 세대 문제 아닌 개인의 문제
-35년 정치하며 '늘 안 맞는 옷 입고 출연한 패션 배우' 느낌...정계 복귀 아마도 없을 것
-86세대 용퇴론 반대, 시대의 변화에 스스로 무장하는 사람도 많아 특정 세대 물러나라는 건 무리한 요구

-거대 담론 시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 2030 청년 실업과 삶의 질 문제 우선해 투표
-문재인 정부, 코로나 위기 대처·경제 안정 관리 실질적 성과...대선 패인은 부동산 문제
-새 정부에서도 지방소멸 시대 부·울·경 메가시티 노력 이어 가야

■ 방송시간 : 5월 27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경호 KBS 해설위원


https://youtu.be/GiQulBAXCN0

◎범기영 조금 전에 스튜디오 내부에 장비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이경호 KBS 뉴스 전문위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경호 안녕하십니까?

◎범기영 조금 전에 영상을 봤는데 오늘 주인공이 김영춘 전 장관이네요?

▼이경호 네, 그렇습니다. 자신의 SNS를 통해서 공식 정치 은퇴를 지난 3월에 했는데요. 지금은 주로 고향 부산에 머물면서 부경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대학 연구실 그다음에 이제 부산, 울산, 경남 있는 메가시티 포럼 사무실 왔다 갔다 하면서요. 앞으로 어떤 일 할지, 그런 구상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주에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올라왔는데요. 그때 마침 약속을 하고서 만나봤습니다.

◎범기영 영상 볼까요?

김영춘 전 장관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죠? 대표적인 86세대 정치인입니다. 민정당사 점거 농성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제적이 됐고요. 위장취업해서 이후에 노동운동도 했습니다. 이후에 26살 나이죠? 당시 민추협 의장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에 합류하면서 정치인의 인생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상도동계 오랜만에 듣네요. 35년 넘게 정치 활동했고 장관, 3선 국회의원, 86세대의 대표 정치인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지난 3월 21일 날 대선 직후죠? 정치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현역에서 활동하던 민주당의 386세대, 지금은 586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첫 번째 정치 은퇴 선언이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신호탄이다, 이런 해석들 많이 나왔었습니다.

그렇죠. 지난주 서울 방문길에 직접 만나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우선 대선 치르는 과정에서 이제 내가 정치를 그만할 때가 됐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대선 후보가 저보다 정치적으로 아주 후배가 후보가 됐지 않습니까. 이제 당선이, 후보가 됐지 않습니까. 물론 대통령 당선된 분은 더 정치와는 아무 상관 없는 경력을 가진 분이 정치권에 뛰어들자마자 바로 대통령이 당선되고. 그런 걸 보면서 아, 내가 정치를 너무 오래 했구나...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사실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정치를 해오셨는데?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오랜 시간 했지만 저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가슴이 뛰지를 않았어요. 내가 또 선거에 도전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할 일이 많다, 가슴이 뛰는 그런 과제가 있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이 별로 안 들더라는 거죠.

◎범기영 인터뷰에서는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았다,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 그때 올렸던 SNS 글을 좀 볼까요? 불출마 선언하면서 이렇게 썼어요.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 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내가 적합한 사람인가 자문자답해봤다. 어떤 의미인지 좀 물어보셨습니까?

▼이경호 사실 남북 문제, 통일 문제 또 요즘에는 세대 갈등 문제, 빈부 격차 문제까지요. 이 거대 담론이 사라졌다는 분석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어서요. 김 전 장관에게 한번 그 의미가 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고 투표하는 그 기본 결정요인이 많이 달라졌다, 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과거 같으면 군정 종식, 민주화 이런 것들에 투표하던 시대가 있었고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뭐 특권 타파라든지 사회정의라든지 이런 것들이 국민들이 투표하는 데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아까 제가 부동산 문제가 민주당의 패인이라고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그런 문제, 또 20~30대 청년들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큰 요인은 청년 실업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봐요. 뭐 이런 거라든지 등등해서 나의 생활과 삶의 질의 문제 그걸 더 우선에 놓고 투표하는 그런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이런 차원에서 이야기를 드린 겁니다.

▼이경호 민주주의 확립과 같은 자신 세대들이 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은 이제 다한 거 아니냐, 따라서 이제 앞으로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그런 정치를 하는 생활 정치 시대가 왔고요. 또 그런 정치를 또 잘하는 정치인들이 나와서 자기 뒤를 잇기를 바란다, 그런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바로 정치 은퇴를, 자기 역할은 다 끝났다, 이래서 정치 은퇴를 선언한 거겠죠.

◎범기영 이념과 가치,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한 그런 정치가 아니라 생활 정치, 이익, 삶의 질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사실 잊을 만하면 86 용퇴론 자꾸 나오잖아요? 제가 정치 취재하던 15년 전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때도 김영춘 장관이 불출마할 때, 신호탄이다, 이런 해석 많았어요.

▼이경호 그 뒤에 최재성 전 의원이 은퇴를 선언했죠. 그래서 아마 그런 얘기들이 지금 나왔는데요.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저는 그런 진단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선 ‘86세대’ 전체가 용퇴를 해야 한다, 뭐 이런 식의 관점 자체에 저는 반대를 하고요. 그래서 저도 정치 그만둡니다, 하면서 이건 철저하게 내 개인의 문제지 세대의 문제는 아니라고 굳이 밝혔던 이유입니다. ‘86세대' 출신 정치인들도 학생운동을 한 사람으로 국한해도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정치의 모습이 다양하거든요. 어떤 사람은 ‘저 사람이 학생운동 출신 맞아?’ 할 정도로 다른 관점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또 지금 현재의 변화된 시대가 요구하는 그런 거에 맞춰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스스로를 무장하는 그런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그래서 천편일률적으로 특정 세대는 이제 그만둬야 할 때다, 그렇게 요구하는 것은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무리한 요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범기영 오늘 아침에 우상호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라디오 인터뷰도 하기도 했더군요. 이 논의는 민주당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민주당 정권 5년, 5년 만에 또 정권을 넘겨줬는데 소회가 좀 남달랐겠습니다.

▼이경호 사실 문재인 정부 하반기로 가면서 두 번 선거에서 김영춘 전 장관이 낙선을 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좀 남다른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요.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해서 또 민주당의 지난 21대, 2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지난 5년 동안의 문재인 정부나 또 민주당의 지난 2년이 아무 성과가 없었던 시기다, 저는 그런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고요. 코로나 위기 대처라든지 또 경제의 안정적인 관리라든지 이런 데서 상당한 실적과 성과를 냈던 정부고 민주당입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을 공격하는 쪽의 그런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이 뭐 했느냐 그러겠지만, 전 민주당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지고 지난 2년 혹은 5년을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근데 국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안 했기 때문에 대선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당선시켜줬지 않습니까?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성과도 있었지만 물론 잘못한 것도 당연히 있죠. 특히 부동산 대책 같은 경우는 우리 정부나 민주당이 대표적으로 과오와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는 거니까 저는 그런 지난 5년을 전체적으로 놓고 평가하면서 잘한 것도 있지만 못한 건 이런 거다. 이렇게 접근한다, 그러면 저는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도 결국은 부동산 민심이 결과를 바꿔냈다.

◎범기영 결국은 부동산이었다, 이렇게 평가하는군요. 김영춘 전 장관 개인으로 국한해 보면 부산에서 연거푸 도전하는데 잘 선택을 받지 못했어요.

▼이경호 대표적인 부산 출신 정치인으로 우리가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부산에서만 유독 그렇게 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산에 대해서 좀 더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인데요. 한번 그거 관련해서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부산만 놓고 봐도 제가 부산에 귀향을 한 지가 11년이 됐는데 그 11년 세월 동안 부산 지역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큰 과제가 몇 가지 있었어요. 그게 이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든지 또 부산만이 아니라 인근에 울산, 경남 묶어서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만드는 그런 부⋅울⋅경 메가시티 사업이라든지 이런 게 제가 부산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다, 라고 생각했던 과제들인데 그런 것들도 다 이루어졌습니다. 이미.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부⋅울⋅경 메가시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 굉장히 많이 해오셨는데 그 노력이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시나요?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건 특정 정당의 문제나 보수, 진보의 문제는 전혀 아니고. 지금 시대는 서울에서 멀면 멀수록 점점 살기가 힘들어지고 경제는 몰락하고 인구는 빠져나가는 먼 지방 소멸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부산이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고 그러지만 지난 25년 동안 인구가 50만 명이 줄어들었거든요. 저대로 가면 지금 미래가 없어요.

◎범기영 지방 소멸이 아니라 먼 지방 소멸의 시대, 이렇게 표현을 했군요. 부·울·경 메가시티는 계속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전망하는군요?

▼이경호 또 다른 관측도 좀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요. 부·울·경 메가시티에서 울산, 부산, 경남인데, 경남이랑 울산의 목소리가 좀 줄어드는 거 아니냐, 그런 비판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서 그것이 달라질지 한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또 만에 하나 단체장들의 소속 정당이 달라지거나 그러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정치인들 흔히 은퇴 선언했다가도 국민이 불러서 다시 나온다, 이런 경우 많잖아요.

▼이경호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반드시 은퇴 후에 복귀한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부분 당연히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정치 은퇴 선언하시고 나서 많은 정치인들이 다시 정치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장관님도 어느 순간 되면 정치를 복귀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신 건 아니죠?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저는 35년 동안 그 일을 하면서도 늘 나하고 안 맞는 옷을 입고 출연한 패션 배우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 시점까지가 내 역할로 끝나는 시점이구나, 하고 그만두는 거니까 제가 돌아가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범기영 돌아가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받은 느낌도 저게 좀 진정성이 느껴졌습니까?

▼이경호 지금으로서는 당분간 돌아올 생각은 없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데요. 답변 중에 아마도라는 말이 절대, 뭐 이런 게 아니어서 약간은 해석의 여지를 나중에 남겨봐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제 86그룹 용퇴 관련한 민주당의 워낙 논란이 뜨거워서 좀 더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인터뷰가.

▼이경호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현재 현역 의원 활동을 하고 있는, 아직도 의원들도 있고요. 송영길 후보 같은 경우도 서울시장 출마했고 한데, 제가 계속 그 부분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절대적으로 본인의 선택이지 이걸 용퇴론으로 보지 말아 달라는 게 확고했기 때문에 아마 그거랑은 좀 별도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경호 위원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오늘도 아직 1시간여 남아 있고요. 내일까지 계속됩니다. 주권자의 권리, 꼭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사사건건은 월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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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김영춘 전 장관 “‘86 용퇴론’은 무리한 요구…35년간 안 맞는 옷 입은 패션배우 같았다”
    • 입력 2022-05-27 16:41:55
    • 수정2022-05-27 18:27:12
    사사건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br />-지난 3월 정계 은퇴 이유는 세대 문제 아닌 개인의 문제<br />-35년 정치하며 '늘 안 맞는 옷 입고 출연한 패션 배우' 느낌...정계 복귀 아마도 없을 것<br />-86세대 용퇴론 반대, 시대의 변화에 스스로 무장하는 사람도 많아 특정 세대 물러나라는 건 무리한 요구<br /><br />-거대 담론 시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 2030 청년 실업과 삶의 질 문제 우선해 투표<br />-문재인 정부, 코로나 위기 대처·경제 안정 관리 실질적 성과...대선 패인은 부동산 문제<br />-새 정부에서도 지방소멸 시대 부·울·경 메가시티 노력 이어 가야
■ 방송시간 : 5월 27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경호 KBS 해설위원


https://youtu.be/GiQulBAXCN0

◎범기영 조금 전에 스튜디오 내부에 장비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사건건이 만난 사람, 이경호 KBS 뉴스 전문위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경호 안녕하십니까?

◎범기영 조금 전에 영상을 봤는데 오늘 주인공이 김영춘 전 장관이네요?

▼이경호 네, 그렇습니다. 자신의 SNS를 통해서 공식 정치 은퇴를 지난 3월에 했는데요. 지금은 주로 고향 부산에 머물면서 부경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대학 연구실 그다음에 이제 부산, 울산, 경남 있는 메가시티 포럼 사무실 왔다 갔다 하면서요. 앞으로 어떤 일 할지, 그런 구상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주에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올라왔는데요. 그때 마침 약속을 하고서 만나봤습니다.

◎범기영 영상 볼까요?

김영춘 전 장관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죠? 대표적인 86세대 정치인입니다. 민정당사 점거 농성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제적이 됐고요. 위장취업해서 이후에 노동운동도 했습니다. 이후에 26살 나이죠? 당시 민추협 의장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에 합류하면서 정치인의 인생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상도동계 오랜만에 듣네요. 35년 넘게 정치 활동했고 장관, 3선 국회의원, 86세대의 대표 정치인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지난 3월 21일 날 대선 직후죠? 정치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현역에서 활동하던 민주당의 386세대, 지금은 586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첫 번째 정치 은퇴 선언이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신호탄이다, 이런 해석들 많이 나왔었습니다.

그렇죠. 지난주 서울 방문길에 직접 만나서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우선 대선 치르는 과정에서 이제 내가 정치를 그만할 때가 됐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대선 후보가 저보다 정치적으로 아주 후배가 후보가 됐지 않습니까. 이제 당선이, 후보가 됐지 않습니까. 물론 대통령 당선된 분은 더 정치와는 아무 상관 없는 경력을 가진 분이 정치권에 뛰어들자마자 바로 대통령이 당선되고. 그런 걸 보면서 아, 내가 정치를 너무 오래 했구나...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사실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정치를 해오셨는데?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오랜 시간 했지만 저는 이 시점에서 더 이상 가슴이 뛰지를 않았어요. 내가 또 선거에 도전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할 일이 많다, 가슴이 뛰는 그런 과제가 있다고 그런 생각이 들어야 할 텐데 그런 생각이 별로 안 들더라는 거죠.

◎범기영 인터뷰에서는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았다,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 그때 올렸던 SNS 글을 좀 볼까요? 불출마 선언하면서 이렇게 썼어요.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 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내가 적합한 사람인가 자문자답해봤다. 어떤 의미인지 좀 물어보셨습니까?

▼이경호 사실 남북 문제, 통일 문제 또 요즘에는 세대 갈등 문제, 빈부 격차 문제까지요. 이 거대 담론이 사라졌다는 분석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어서요. 김 전 장관에게 한번 그 의미가 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고 투표하는 그 기본 결정요인이 많이 달라졌다, 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과거 같으면 군정 종식, 민주화 이런 것들에 투표하던 시대가 있었고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뭐 특권 타파라든지 사회정의라든지 이런 것들이 국민들이 투표하는 데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아까 제가 부동산 문제가 민주당의 패인이라고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그런 문제, 또 20~30대 청년들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큰 요인은 청년 실업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봐요. 뭐 이런 거라든지 등등해서 나의 생활과 삶의 질의 문제 그걸 더 우선에 놓고 투표하는 그런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이런 차원에서 이야기를 드린 겁니다.

▼이경호 민주주의 확립과 같은 자신 세대들이 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은 이제 다한 거 아니냐, 따라서 이제 앞으로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그런 정치를 하는 생활 정치 시대가 왔고요. 또 그런 정치를 또 잘하는 정치인들이 나와서 자기 뒤를 잇기를 바란다, 그런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바로 정치 은퇴를, 자기 역할은 다 끝났다, 이래서 정치 은퇴를 선언한 거겠죠.

◎범기영 이념과 가치,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한 그런 정치가 아니라 생활 정치, 이익, 삶의 질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사실 잊을 만하면 86 용퇴론 자꾸 나오잖아요? 제가 정치 취재하던 15년 전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그때도 김영춘 장관이 불출마할 때, 신호탄이다, 이런 해석 많았어요.

▼이경호 그 뒤에 최재성 전 의원이 은퇴를 선언했죠. 그래서 아마 그런 얘기들이 지금 나왔는데요.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저는 그런 진단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선 ‘86세대’ 전체가 용퇴를 해야 한다, 뭐 이런 식의 관점 자체에 저는 반대를 하고요. 그래서 저도 정치 그만둡니다, 하면서 이건 철저하게 내 개인의 문제지 세대의 문제는 아니라고 굳이 밝혔던 이유입니다. ‘86세대' 출신 정치인들도 학생운동을 한 사람으로 국한해도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정치의 모습이 다양하거든요. 어떤 사람은 ‘저 사람이 학생운동 출신 맞아?’ 할 정도로 다른 관점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또 지금 현재의 변화된 시대가 요구하는 그런 거에 맞춰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스스로를 무장하는 그런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그래서 천편일률적으로 특정 세대는 이제 그만둬야 할 때다, 그렇게 요구하는 것은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무리한 요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범기영 오늘 아침에 우상호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라디오 인터뷰도 하기도 했더군요. 이 논의는 민주당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민주당 정권 5년, 5년 만에 또 정권을 넘겨줬는데 소회가 좀 남달랐겠습니다.

▼이경호 사실 문재인 정부 하반기로 가면서 두 번 선거에서 김영춘 전 장관이 낙선을 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좀 남다른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요.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해서 또 민주당의 지난 21대, 2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지난 5년 동안의 문재인 정부나 또 민주당의 지난 2년이 아무 성과가 없었던 시기다, 저는 그런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고요. 코로나 위기 대처라든지 또 경제의 안정적인 관리라든지 이런 데서 상당한 실적과 성과를 냈던 정부고 민주당입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을 공격하는 쪽의 그런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이 뭐 했느냐 그러겠지만, 전 민주당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지고 지난 2년 혹은 5년을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근데 국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안 했기 때문에 대선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당선시켜줬지 않습니까?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성과도 있었지만 물론 잘못한 것도 당연히 있죠. 특히 부동산 대책 같은 경우는 우리 정부나 민주당이 대표적으로 과오와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는 거니까 저는 그런 지난 5년을 전체적으로 놓고 평가하면서 잘한 것도 있지만 못한 건 이런 거다. 이렇게 접근한다, 그러면 저는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도 결국은 부동산 민심이 결과를 바꿔냈다.

◎범기영 결국은 부동산이었다, 이렇게 평가하는군요. 김영춘 전 장관 개인으로 국한해 보면 부산에서 연거푸 도전하는데 잘 선택을 받지 못했어요.

▼이경호 대표적인 부산 출신 정치인으로 우리가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부산에서만 유독 그렇게 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산에 대해서 좀 더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인데요. 한번 그거 관련해서 물어봤습니다.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부산만 놓고 봐도 제가 부산에 귀향을 한 지가 11년이 됐는데 그 11년 세월 동안 부산 지역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큰 과제가 몇 가지 있었어요. 그게 이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든지 또 부산만이 아니라 인근에 울산, 경남 묶어서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만드는 그런 부⋅울⋅경 메가시티 사업이라든지 이런 게 제가 부산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다, 라고 생각했던 과제들인데 그런 것들도 다 이루어졌습니다. 이미.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부⋅울⋅경 메가시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 굉장히 많이 해오셨는데 그 노력이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시나요?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건 특정 정당의 문제나 보수, 진보의 문제는 전혀 아니고. 지금 시대는 서울에서 멀면 멀수록 점점 살기가 힘들어지고 경제는 몰락하고 인구는 빠져나가는 먼 지방 소멸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부산이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고 그러지만 지난 25년 동안 인구가 50만 명이 줄어들었거든요. 저대로 가면 지금 미래가 없어요.

◎범기영 지방 소멸이 아니라 먼 지방 소멸의 시대, 이렇게 표현을 했군요. 부·울·경 메가시티는 계속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전망하는군요?

▼이경호 또 다른 관측도 좀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요. 부·울·경 메가시티에서 울산, 부산, 경남인데, 경남이랑 울산의 목소리가 좀 줄어드는 거 아니냐, 그런 비판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서 그것이 달라질지 한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또 만에 하나 단체장들의 소속 정당이 달라지거나 그러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정치인들 흔히 은퇴 선언했다가도 국민이 불러서 다시 나온다, 이런 경우 많잖아요.

▼이경호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정치인과 연예인의 공통점, 반드시 은퇴 후에 복귀한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부분 당연히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이경호 / KBS 해설위원
정치 은퇴 선언하시고 나서 많은 정치인들이 다시 정치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장관님도 어느 순간 되면 정치를 복귀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신 건 아니죠?

<녹취> 김영춘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저는 35년 동안 그 일을 하면서도 늘 나하고 안 맞는 옷을 입고 출연한 패션 배우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 시점까지가 내 역할로 끝나는 시점이구나, 하고 그만두는 거니까 제가 돌아가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범기영 돌아가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받은 느낌도 저게 좀 진정성이 느껴졌습니까?

▼이경호 지금으로서는 당분간 돌아올 생각은 없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데요. 답변 중에 아마도라는 말이 절대, 뭐 이런 게 아니어서 약간은 해석의 여지를 나중에 남겨봐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제 86그룹 용퇴 관련한 민주당의 워낙 논란이 뜨거워서 좀 더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인터뷰가.

▼이경호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현재 현역 의원 활동을 하고 있는, 아직도 의원들도 있고요. 송영길 후보 같은 경우도 서울시장 출마했고 한데, 제가 계속 그 부분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절대적으로 본인의 선택이지 이걸 용퇴론으로 보지 말아 달라는 게 확고했기 때문에 아마 그거랑은 좀 별도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경호 위원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오늘도 아직 1시간여 남아 있고요. 내일까지 계속됩니다. 주권자의 권리, 꼭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사사건건은 월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4시엔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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