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살 타는 냄새”…고문 기술자가 나타났다

입력 2022.05.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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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정리는 검찰과 법원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도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녹취> 보안사 고문수사관 1
(재심으로 무죄가 난 분들한테 이제라도 좀 뭐 사과를 하겠다) 사과를 왜 해? 나는 할 사람이 하나도 없어.

<녹취> 보안사 고문수사관2
왜 대공한 사람들 고생한 사람들 찾아다니면서 피곤하게 하느냐 우리 대공한 사람이 무슨 죄가 있나?

<녹취> 국정원 고문수사관
내가 왜 그 사람한테 사과해요? 그 사람이 나한테 사과를 해야죠.

<녹취> 보안사 고문수사관3
조사해보고 그럼 재판해보니까 맞다 간첩이다한 것이 법원이지 내가 아니라는 거예요. 나는 지금도 추호도 당신이 간첩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이만큼도 없고요.

<녹취> 이병규 간첩조작 피해자
보안사에 직원이 딱 검사 옆에 와 있는 거야. 이병규 잘 좀 봐주십시오. 이러면서 이러니까 검사가 고개를 끄덕끄덕 대더라고. 그러니 내가 구형이 얼마 떨어졌냐 하면 무기가 떨어졌어요. 법치국가에서 물증은 하나도 없는데 심증만으로 어떻게 판사가 피고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느냐?

<녹취> 김정사 간첩조작 피해자
와 검사님 앞에서 그거를 부인했더니 툭 때려요. 꽁꽁 묶인 그... 완전히 꽁꽁 묶이고 있는, 아무 저항도 못 하는 그 어린 학생을 갖다가... 이 새끼 거짓말하고... 이야, 아 그래서 실망하고 검사실에서 맞는다는 게 쇼크잖아요.

더 큰 문제는 국가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다.

납북 귀환 어부, 김성학 씨. 오징어잡이를 나갔다 납북돼, 1년여 만에 돌아왔다. 그때 나이 20살이었다.

귀환 13년 뒤, 경찰에 연행돼 갔고, 고문 기술자 이근안 씨가 김 씨 앞에 나타났다.

<녹취> 김성학 간첩조작 피해자
이 살 타는 냄새가 걔네들이 20분을 못 견뎌. 그 냄새 때문에 교대, 교대해가면서 계속 고문을 하는 거예요.

72일 고문 끝에 간첩죄로 기소됐다. 1986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고문 후유증은 고스란히 남았다.

<녹취> 김성학 간첩조작 피해자
잘 제가 듣지를 못해요. 왜 그런가 하면 제가 그때 그 고문을 받으면서 이쪽 귀에 이 싸다구니 맞은 게 이제 이 고막이 파열됐어요. 그래서 한쪽 귀는 완전히 이제 맛이 가버렸고...

김 씨는 2010년, 국가를 상대로 고문 피해를 배상하라며 민사 소송을 냈지만 기각됐다.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기서 더 나가 법원은 진실화해위원회가 내린 결정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거나, 배상금의 이자를 산정하는 시점을 대폭 줄였다.

<녹취> 이재승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저는 그건 비인도적이라고 봅니다. 이미 (배상금을) 지급해 놓고 되돌려 받는 건… 사법부가 자기들 어제 일어난 일처럼 증명 수준을 까다롭게 가져가고 왜 권리 행사 안 했냐, 이렇게 나오게 되면은 이제 우리 과거사는 해결되기가 매우 어렵죠. (그게 이제 더 어려워진 거 아닌가 싶은 거예요.) 예, 10년 전보다 더 어려워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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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살 타는 냄새”…고문 기술자가 나타났다
    • 입력 2022-05-28 07:00:10
    취재K

과거사 정리는 검찰과 법원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도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녹취> 보안사 고문수사관 1
(재심으로 무죄가 난 분들한테 이제라도 좀 뭐 사과를 하겠다) 사과를 왜 해? 나는 할 사람이 하나도 없어.

<녹취> 보안사 고문수사관2
왜 대공한 사람들 고생한 사람들 찾아다니면서 피곤하게 하느냐 우리 대공한 사람이 무슨 죄가 있나?

<녹취> 국정원 고문수사관
내가 왜 그 사람한테 사과해요? 그 사람이 나한테 사과를 해야죠.

<녹취> 보안사 고문수사관3
조사해보고 그럼 재판해보니까 맞다 간첩이다한 것이 법원이지 내가 아니라는 거예요. 나는 지금도 추호도 당신이 간첩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이만큼도 없고요.

<녹취> 이병규 간첩조작 피해자
보안사에 직원이 딱 검사 옆에 와 있는 거야. 이병규 잘 좀 봐주십시오. 이러면서 이러니까 검사가 고개를 끄덕끄덕 대더라고. 그러니 내가 구형이 얼마 떨어졌냐 하면 무기가 떨어졌어요. 법치국가에서 물증은 하나도 없는데 심증만으로 어떻게 판사가 피고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느냐?

<녹취> 김정사 간첩조작 피해자
와 검사님 앞에서 그거를 부인했더니 툭 때려요. 꽁꽁 묶인 그... 완전히 꽁꽁 묶이고 있는, 아무 저항도 못 하는 그 어린 학생을 갖다가... 이 새끼 거짓말하고... 이야, 아 그래서 실망하고 검사실에서 맞는다는 게 쇼크잖아요.

더 큰 문제는 국가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다.

납북 귀환 어부, 김성학 씨. 오징어잡이를 나갔다 납북돼, 1년여 만에 돌아왔다. 그때 나이 20살이었다.

귀환 13년 뒤, 경찰에 연행돼 갔고, 고문 기술자 이근안 씨가 김 씨 앞에 나타났다.

<녹취> 김성학 간첩조작 피해자
이 살 타는 냄새가 걔네들이 20분을 못 견뎌. 그 냄새 때문에 교대, 교대해가면서 계속 고문을 하는 거예요.

72일 고문 끝에 간첩죄로 기소됐다. 1986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고문 후유증은 고스란히 남았다.

<녹취> 김성학 간첩조작 피해자
잘 제가 듣지를 못해요. 왜 그런가 하면 제가 그때 그 고문을 받으면서 이쪽 귀에 이 싸다구니 맞은 게 이제 이 고막이 파열됐어요. 그래서 한쪽 귀는 완전히 이제 맛이 가버렸고...

김 씨는 2010년, 국가를 상대로 고문 피해를 배상하라며 민사 소송을 냈지만 기각됐다.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기서 더 나가 법원은 진실화해위원회가 내린 결정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거나, 배상금의 이자를 산정하는 시점을 대폭 줄였다.

<녹취> 이재승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저는 그건 비인도적이라고 봅니다. 이미 (배상금을) 지급해 놓고 되돌려 받는 건… 사법부가 자기들 어제 일어난 일처럼 증명 수준을 까다롭게 가져가고 왜 권리 행사 안 했냐, 이렇게 나오게 되면은 이제 우리 과거사는 해결되기가 매우 어렵죠. (그게 이제 더 어려워진 거 아닌가 싶은 거예요.) 예, 10년 전보다 더 어려워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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