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 21명 희생…참극은 진행중

입력 2022.05.28 (21:57) 수정 2022.05.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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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또다시 무차별 총기 난사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 10대 고등학생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어린이 19명과 교사 등 21명이 숨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많은 희생자를 남겼습니다.

텍사스 주 유밸디 사건 현장을 취재하고 온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사건이 발생한 유밸디라는 곳은 어떤 도시인가요?

[기자]

유밸디는 멕시코와 국경 지대에서 약 120KM 떨어진 소도시입니다.

주민 대부분은 라틴계로 인구는 만 5천8백 명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면 단위 시골 마을 정도로 보시면 될 듯싶습니다.

총이 필요가 없을 듯한 평화롭고 조용한 작은 동네에서 21명이 한꺼번에 그것도 초등학교 학생과 교사가 같은 동네 10대 청년의 총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으니 주민들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취재진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거리는 경찰들과 미 전역에서 온 취재진들이 채우고 있을 뿐 주민들의 모습을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용히 학교를 찾는 사람들만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총격범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던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듯 총격범은 같은 동네에 사는 라모스라는 이름을 가진 18살 고등학생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수사에서 테러나 배후가 있을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모스의 행적은 대부분 파악됐지만 왜 해당 초등학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아직도 수사 중입니다.

이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늘 그랬듯 총기 규제 강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리포트]

참사가 벌어진 초등 학교는 2 3 4학년만이 다니는 작은 학교로 주택가 한쪽에 있습니다.

26일 목요일 방학이 시작되는 날, 학교 앞은 아이들 대신 작은 십자가와 꽃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학교를 둘러싼 취재진들 사이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계속 이어집니다.

[알리시아 마타/유밸디 주민 : "Our hearts are with them. We hurt. Like, the whole town is hurting. They mean a lot to us. This is a community that's very tightened."]

방학을 이틀 앞두고 희생된 21명 모두 4학년의 같은 반 친구와 교사들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물론.

[펠릭스 루비오/희생자 아버지 : "This is enough. no one else needed to go through this. we never needed to go through this."]

참사 현장 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에게도 가슴 속 깊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겼습니다.

[오럴리자 산토스/총격당시 생존 학생 : “I got really scared and I didn’t know who was hurt or dead. We started looking around on Facebook and I realized all the people I knew were dead.”]

작은 마을이라 가족처럼 지냈던 주민들이 이런 모든 상황을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겁습니다.

[미라야 살라스/유밸디 주민 : "Just pray for them to get through these hard times. It's just, be there for them, support them, you know, do whatever help we can give."]

참사가 일어난 초등학교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는 이처럼 통제되고있습니다.

대규모 조사인들은 총격범 라모스의 사건 당일 행적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총격범 라모스는 18살이 되자마자 총기 두 정과 탄약 370여 발을 잇따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두 정 다 역대 총기 난사범들이 사용해 이른바 '악마의 소총'이라고 불리는 AR 15였지만 구입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번째 총을 사고 나흘 뒤 라모스는 자신의 할머니에게 총을 쏜 뒤 트럭을 몰고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 앞에서 사고를 낸 그는 차에서 내려 행인들에게 여러 발의 총을 쐈는데도 아무런 제지 없이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캘리 허르타도/유밸디 주민 : "The entrance over there. That one. He just went, he climbed over the fence he just started walking in. He was able to get in there."]

그가 학교 건물에 들어갈 때 문도 잠겨있지 않았고 그를 막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빅터 에스칼론/텍사스 공공 안전부 남부지역 책임자 : “So at this time, no, no, there was not an officer readily available armed, no.”]

학살은 라모스가 교실로 들어가자마자 시작됐습니다.

경찰이 대응했지만 대치 상태가 이어졌고 한시간 쯤 뒤 추가 병력이 도착해서야 총격범이 사살되며 범행이 끝났습니다.

학부모들은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던 경찰들에게 학교에 빨리 들어가 범인을 제압해 달라며 울부짖었고 일부는 직접 들어가 아이를 데려오려다 제지당하기도 했습니다.

[빅터 루나/학부모 : "if they didn't want to go in there, let me borrow a gun and a vest to go in there myself, to handle it up. And they told me no."]

범행 직전 라모스는 총기 난사를 예고하는 글을 다른 사람과 주고받거나 SNS에 올린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레그 애벗/텍사스 주지사 : "The first post was to the point of, he said, 'I'm going to shoot my grandmother. 'The second post was, 'I shot my grandmother. 'The third post, maybe less than 15 minutes before arriving at the school was, 'I'm going to shoot an elementary school.'"]

이렇게 총격범 라모스의 행적이 하나둘 씩 밝혀지고 있지만 그가 왜 이 초등학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지 이유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선 다시 총기 규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미치 맥코넬/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 "Our country is sickened and outraged by the senseless evil that struck Robb Elementary in Uvalde, Texas."]

[척 슈머/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 “One nation under guns. It doesn’t have to be that way. Our parents don’t need to drop their kids off at school and wonder if their kid will be next.”]

총기 구매 시 신원 조회를 강화하고 또 조회 기간을 늘리는 등 법안 2건이 지난해 하원에서 처리됐지만 상원에선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레브/액시오스 뉴스 정치부장 : "총기 난사 비극이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들은 대책을 다짐하고 규제 법안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의회에서 법안이 부결됩니다."]

결과는 항상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고 사건은 잊혀졌습니다.

이번에도 상황은 앞선 사례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 유밸디에서 이영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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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난사 21명 희생…참극은 진행중
    • 입력 2022-05-28 21:57:57
    • 수정2022-05-28 23:00:2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미국에서 또다시 무차별 총기 난사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 10대 고등학생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어린이 19명과 교사 등 21명이 숨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많은 희생자를 남겼습니다.

텍사스 주 유밸디 사건 현장을 취재하고 온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 특파원 사건이 발생한 유밸디라는 곳은 어떤 도시인가요?

[기자]

유밸디는 멕시코와 국경 지대에서 약 120KM 떨어진 소도시입니다.

주민 대부분은 라틴계로 인구는 만 5천8백 명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면 단위 시골 마을 정도로 보시면 될 듯싶습니다.

총이 필요가 없을 듯한 평화롭고 조용한 작은 동네에서 21명이 한꺼번에 그것도 초등학교 학생과 교사가 같은 동네 10대 청년의 총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으니 주민들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취재진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거리는 경찰들과 미 전역에서 온 취재진들이 채우고 있을 뿐 주민들의 모습을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용히 학교를 찾는 사람들만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총격범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던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듯 총격범은 같은 동네에 사는 라모스라는 이름을 가진 18살 고등학생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수사에서 테러나 배후가 있을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모스의 행적은 대부분 파악됐지만 왜 해당 초등학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아직도 수사 중입니다.

이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늘 그랬듯 총기 규제 강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리포트]

참사가 벌어진 초등 학교는 2 3 4학년만이 다니는 작은 학교로 주택가 한쪽에 있습니다.

26일 목요일 방학이 시작되는 날, 학교 앞은 아이들 대신 작은 십자가와 꽃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학교를 둘러싼 취재진들 사이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계속 이어집니다.

[알리시아 마타/유밸디 주민 : "Our hearts are with them. We hurt. Like, the whole town is hurting. They mean a lot to us. This is a community that's very tightened."]

방학을 이틀 앞두고 희생된 21명 모두 4학년의 같은 반 친구와 교사들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물론.

[펠릭스 루비오/희생자 아버지 : "This is enough. no one else needed to go through this. we never needed to go through this."]

참사 현장 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에게도 가슴 속 깊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생겼습니다.

[오럴리자 산토스/총격당시 생존 학생 : “I got really scared and I didn’t know who was hurt or dead. We started looking around on Facebook and I realized all the people I knew were dead.”]

작은 마을이라 가족처럼 지냈던 주민들이 이런 모든 상황을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겁습니다.

[미라야 살라스/유밸디 주민 : "Just pray for them to get through these hard times. It's just, be there for them, support them, you know, do whatever help we can give."]

참사가 일어난 초등학교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는 이처럼 통제되고있습니다.

대규모 조사인들은 총격범 라모스의 사건 당일 행적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총격범 라모스는 18살이 되자마자 총기 두 정과 탄약 370여 발을 잇따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두 정 다 역대 총기 난사범들이 사용해 이른바 '악마의 소총'이라고 불리는 AR 15였지만 구입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번째 총을 사고 나흘 뒤 라모스는 자신의 할머니에게 총을 쏜 뒤 트럭을 몰고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학교 앞에서 사고를 낸 그는 차에서 내려 행인들에게 여러 발의 총을 쐈는데도 아무런 제지 없이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캘리 허르타도/유밸디 주민 : "The entrance over there. That one. He just went, he climbed over the fence he just started walking in. He was able to get in there."]

그가 학교 건물에 들어갈 때 문도 잠겨있지 않았고 그를 막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빅터 에스칼론/텍사스 공공 안전부 남부지역 책임자 : “So at this time, no, no, there was not an officer readily available armed, no.”]

학살은 라모스가 교실로 들어가자마자 시작됐습니다.

경찰이 대응했지만 대치 상태가 이어졌고 한시간 쯤 뒤 추가 병력이 도착해서야 총격범이 사살되며 범행이 끝났습니다.

학부모들은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던 경찰들에게 학교에 빨리 들어가 범인을 제압해 달라며 울부짖었고 일부는 직접 들어가 아이를 데려오려다 제지당하기도 했습니다.

[빅터 루나/학부모 : "if they didn't want to go in there, let me borrow a gun and a vest to go in there myself, to handle it up. And they told me no."]

범행 직전 라모스는 총기 난사를 예고하는 글을 다른 사람과 주고받거나 SNS에 올린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레그 애벗/텍사스 주지사 : "The first post was to the point of, he said, 'I'm going to shoot my grandmother. 'The second post was, 'I shot my grandmother. 'The third post, maybe less than 15 minutes before arriving at the school was, 'I'm going to shoot an elementary school.'"]

이렇게 총격범 라모스의 행적이 하나둘 씩 밝혀지고 있지만 그가 왜 이 초등학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지 이유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선 다시 총기 규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미치 맥코넬/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 "Our country is sickened and outraged by the senseless evil that struck Robb Elementary in Uvalde, Texas."]

[척 슈머/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 “One nation under guns. It doesn’t have to be that way. Our parents don’t need to drop their kids off at school and wonder if their kid will be next.”]

총기 구매 시 신원 조회를 강화하고 또 조회 기간을 늘리는 등 법안 2건이 지난해 하원에서 처리됐지만 상원에선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레브/액시오스 뉴스 정치부장 : "총기 난사 비극이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들은 대책을 다짐하고 규제 법안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의회에서 법안이 부결됩니다."]

결과는 항상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고 사건은 잊혀졌습니다.

이번에도 상황은 앞선 사례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 유밸디에서 이영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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