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족의 극단 선택…“돌봄 부담 나눠야”

[앵커]

가정의 달 5월에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거리로 나와 삭발식에 나선 부모들도 있는데요.

이들이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일까요.

김세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5살 발달장애 아들을 돌보는 홍동임 씨.

어느덧 엄마만큼 자란 아들은 엄마 없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나이 든 엄마도 이젠 힘이 부칠 때가 많습니다.

[홍동임/발달장애인 부모 : "밥 먹는 것, 옷 입는 것. 그냥 의식주 모든 생사가 다 부모가 도와주지 않고 돌봐주지 않으면 삶 자체를 영위할 수 없는 거예요."]

종일 자식의 손과 발이 돼 주는 것도 쉽지 않지만, 정말 감당하기 힘든 건 주변의 냉랭한 시선입니다.

[고덕순/발달장애인 부모 : "'쟤 장애인이야, 장애인이야' 하면서 다 왕따는 아닌데 왕따 식으로. 그래서 제가 학교에 같이 출석을 해서 학교 안에서 제가 복도로 다니면서 봉사하면서 계속 학교 끝날 때까지 같이 했다는 거."]

["희망을 걸고서 머리카락을 잘라..."]

장애인 가족 어머니들의 삭발식.

최근 잇따른 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을 추모하고 정부의 성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자리입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돌봄 부담과 생활고가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무엇보다 24시간 돌봄 지원 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장애인 실태 조사 결과 정부의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은 13.5%에 불과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돌봄의 책임은 가족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애 가족을 돌보며 우울과 불안 등 정신 건강 관련 문제를 겪는 비율도 10명 중 4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