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존 리 차기 홍콩 행정장관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입력 2022.06.0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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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주석과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왼쪽),  베이징 댜오위타이(钓鱼台),  22년 5월 30일 (출처: 신화사)중국 시진핑 주석과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왼쪽), 베이징 댜오위타이(钓鱼台), 22년 5월 30일 (출처: 신화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입니다.

1957년생으로 1977년 경찰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찰 최고 총수를 거쳐 홍콩을 다스리는 최고 책임자인 행정장관까지 올랐습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존 리 당선자를 포함해 6명의 행정장관이 선출됐는데 경찰 출신은 존 리가 처음입니다.

존 리 당선자가 지난달 30일 베이징 중심부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 위해 홍콩을 떠나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 22년 5월 28일 (출처: SCMP)시진핑 주석을 만나기 위해 홍콩을 떠나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 22년 5월 28일 (출처: SCMP)

■시진핑 "국가 안보 수호에 기여" ...존 리 '반정부 시위' 진압에 앞장

경찰 출신인 그가 앞으로 무엇을 가장 먼저 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시진핑 주석은 존 리 당선자와 만난 자리에서 "6대 행정장관에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며 "흔들림 없이 1국가 2체제를 추진할 것이다" 라고 밝힌 뒤 존 리가 " 국가 안보 수호와 홍콩의 번영, 안정에 기여했다' 라고 힘을 실어줬습니다.

2019년 여름부터 수개월 동안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계기로 반중 정서가 커졌고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전면적인 민주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직면한 중국은 홍콩에서의 시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반정부 시위 이듬해인 2020년 6월 30일, 홍콩보안법을 만들었습니다.

국가 분열이나 전복, 테러, 외국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혐의로 붙잡힐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마디로 초강수를 둔 것입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를 막는 데 앞장섰던 당시 존 리 보안국장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되자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홍콩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60만 명이 참여한 입법위원 예비선거 경선이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며 홍콩입법회 전 야당의원들과 민주 활동가인 조슈아 윙, 베니타이 전 홍콩대 교수, 미국인 존 클랜시 변호사 등 53명을 지난해 1월 검거했습니다. 이 가운데 47명을 기소했습니다.

당시 그는 입법회에서 "야당 인사들의 시도는 '악'이었고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의도였다"고 말했습니다.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을 사려는 시민들과 1면 제목 “빗속에서 이별을 고한다”, 21년 6월   (출처: AP=연합뉴스)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을 사려는 시민들과 1면 제목 “빗속에서 이별을 고한다”, 21년 6월 (출처: AP=연합뉴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170여 명의 민주진영 인사들이 체포됐고 반중 매체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창간 26년 된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문을 닫았습니다.

홍콩 경찰은 당시 빈과일보가 쓴 30여 개 기사가 중국과 홍콩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요구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불법행위라며 압수수색을 하고 편집국장 등을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천 8백만 홍콩달러, 우리 돈 26억 원가량의 자산까지 동결했습니다.

결국, 빈과일보는 창간 26주년 기념일 4일을 앞둔 6월 24일,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를 생중계해 지지를 받았던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 그리고 시티즌 뉴스와 전구일보도 줄줄이 폐간됐습니다.

불과 6개월 사이 반중 매체 4곳이 사라졌습니다.

모두 존 리 당선자가 보안국장과 정무 부총리로 근무할 당시 벌어진 일들입니다.

론슨 챈 홍콩 기자협회장은 " 기소될 수 있고, 자유가 제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라는 말로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언론자유의 심각성을 대변했습니다.

지지자들을 향해 폐간 전 마지막으로 인쇄된 신문을 들어 보이는 빈과일보 기자.  21년  6월 (출처:AFP=연합뉴스)지지자들을 향해 폐간 전 마지막으로 인쇄된 신문을 들어 보이는 빈과일보 기자. 21년 6월 (출처:AFP=연합뉴스)

■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이 최우선 과제

시진핑 주석은 존 리 당선자에 대한 지지를 보내면서 "올해가 홍콩 반환 25주년이라며, 지난 25년 동안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는 보편적인 성공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사회 각계각층의 공동노력으로 홍콩은 혼돈에서 안정을 되찾았다"며 " 지금은 번영을 향해 나아갈 중요한 시기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새로운 홍콩 정부가 새로운 분위기를 보여줄 것이며 홍콩의 발전은 분명히 새로운 장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존 리 당선자가 가장 먼저 무엇을 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국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존 리 당선자.  리 총리는 5월 30일 홍콩특별행정구 제6대 행정장관으로  존 리 당선자를   임명하는 국무원령을 공포했다.  21년 5월 30일  (출처: 신화사)중국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존 리 당선자. 리 총리는 5월 30일 홍콩특별행정구 제6대 행정장관으로 존 리 당선자를 임명하는 국무원령을 공포했다. 21년 5월 30일 (출처: 신화사)

올해 1월 홍콩 입법회(의회) 7기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 달 전 선거에서 90명의 전체 의원 가운데 89명이 친중 진영으로 선출됐는데 입법회의 회의장에는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휘장이 내걸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 홍콩 기본법 23조 입법 작업을 즉시 시작하겠다"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반역, 분리독립, 국가전복 행위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처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게 돼 있습니다.

또 외국 정치기구가 홍콩에서 정치 활동을 하거나 홍콩 정치단체가 외국 정치기구와 관련을 맺는 것을 금지됩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 주요 골자홍콩판 국가보안법 주요 골자

홍콩판 국가보안법은 2003년에 추진됐지만, 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민 50만 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진 이후 제정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중국 주도의 홍콩보안법이 만들어지고 민주진영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다시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추진되는 것입니다.

캐리 람 현 홍콩 행정장관의 뒤를 이을 존 리 당선자 역시 "현 정부의 업무를 이어받아 차질없이 국가보안법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법의 책임에 부합하도록 하겠다고"고 밝혔습니다.

즉,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을 최우선시하겠다는 것입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 기존 중국 주도의 홍콩보안법에 포함되지 않은 죄목까지 담을 수 있어 민주 진영을 더욱 옥죄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과 중국 주도 홍콩보안법홍콩판 국가보안법과 중국 주도 홍콩보안법

■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1주년, 홍콩 반환 25주년, 존 리 임기 시작… 홍콩의 앞날은?

앞으로 한 달 뒤인 7월 1일, 중국과 홍콩에서는 두가지 연례 행사가 열립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또 하나는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올해는 여기에 한가지가 더 추가됐습니다. 바로 존 리 당선자의 5년 임기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홍콩 반환 24주년 기념 국기 게양식이 열리는 가운데 민주화 시위대가 인근에서 행진을 벌이고 있다.  21년 7월 (로이터=연합뉴스)홍콩 반환 24주년 기념 국기 게양식이 열리는 가운데 민주화 시위대가 인근에서 행진을 벌이고 있다. 21년 7월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7월 1일, 홍콩 반환 24주년 당시 홍콩에서는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시위가 열릴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민주진영이 고사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자칫 시위를 열거나 참가했다 최고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홍콩보안법에 저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3일 뒤인 6월 4일은 천안문 사태가 일어난 지 33년이 되는 날입니다.

천안문 사태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추모 행사가 열렸지만, 지난해에는 홍콩 정부가 코로나 19를 이유로 들어 불허하면서 열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홍콩보안법 때문에 많은 시민이 추모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도 추모 행사는 열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매년 행사를 주관했던 홍콩 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 연합회(지련회)가 지난해 9월 해산된데 다 홍콩 정부가 올해 역시 코로나 19를 이유로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콩이 빠르게 중국화 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홍콩을 떠나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경찰로서는 잔뼈가 굵지만 행정 경험이 거의 없는 새로운 행정장관이 이끌 홍콩, 앞으로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까요?

공교롭게도 존 리 행정장관 당선자가 선출된 지 사흘째인 지난달 11일,홍콩보안법 상의 외국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올해 90살인 천주교 홍콩교구 6대 교구장을 지낸 조셉 젠 추기경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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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존 리 차기 홍콩 행정장관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 입력 2022-06-01 07:13:23
    특파원 리포트
중국 시진핑 주석과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왼쪽),  베이징 댜오위타이(钓鱼台),  22년 5월 30일 (출처: 신화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입니다.

1957년생으로 1977년 경찰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찰 최고 총수를 거쳐 홍콩을 다스리는 최고 책임자인 행정장관까지 올랐습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존 리 당선자를 포함해 6명의 행정장관이 선출됐는데 경찰 출신은 존 리가 처음입니다.

존 리 당선자가 지난달 30일 베이징 중심부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 위해 홍콩을 떠나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자. 22년 5월 28일 (출처: SCMP)
■시진핑 "국가 안보 수호에 기여" ...존 리 '반정부 시위' 진압에 앞장

경찰 출신인 그가 앞으로 무엇을 가장 먼저 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시진핑 주석은 존 리 당선자와 만난 자리에서 "6대 행정장관에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며 "흔들림 없이 1국가 2체제를 추진할 것이다" 라고 밝힌 뒤 존 리가 " 국가 안보 수호와 홍콩의 번영, 안정에 기여했다' 라고 힘을 실어줬습니다.

2019년 여름부터 수개월 동안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계기로 반중 정서가 커졌고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전면적인 민주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직면한 중국은 홍콩에서의 시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반정부 시위 이듬해인 2020년 6월 30일, 홍콩보안법을 만들었습니다.

국가 분열이나 전복, 테러, 외국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혐의로 붙잡힐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마디로 초강수를 둔 것입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를 막는 데 앞장섰던 당시 존 리 보안국장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되자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홍콩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60만 명이 참여한 입법위원 예비선거 경선이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며 홍콩입법회 전 야당의원들과 민주 활동가인 조슈아 윙, 베니타이 전 홍콩대 교수, 미국인 존 클랜시 변호사 등 53명을 지난해 1월 검거했습니다. 이 가운데 47명을 기소했습니다.

당시 그는 입법회에서 "야당 인사들의 시도는 '악'이었고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의도였다"고 말했습니다.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을 사려는 시민들과 1면 제목 “빗속에서 이별을 고한다”, 21년 6월   (출처: AP=연합뉴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170여 명의 민주진영 인사들이 체포됐고 반중 매체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창간 26년 된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문을 닫았습니다.

홍콩 경찰은 당시 빈과일보가 쓴 30여 개 기사가 중국과 홍콩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요구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불법행위라며 압수수색을 하고 편집국장 등을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천 8백만 홍콩달러, 우리 돈 26억 원가량의 자산까지 동결했습니다.

결국, 빈과일보는 창간 26주년 기념일 4일을 앞둔 6월 24일,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를 생중계해 지지를 받았던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 그리고 시티즌 뉴스와 전구일보도 줄줄이 폐간됐습니다.

불과 6개월 사이 반중 매체 4곳이 사라졌습니다.

모두 존 리 당선자가 보안국장과 정무 부총리로 근무할 당시 벌어진 일들입니다.

론슨 챈 홍콩 기자협회장은 " 기소될 수 있고, 자유가 제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라는 말로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언론자유의 심각성을 대변했습니다.

지지자들을 향해 폐간 전 마지막으로 인쇄된 신문을 들어 보이는 빈과일보 기자.  21년  6월 (출처:AFP=연합뉴스)
■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이 최우선 과제

시진핑 주석은 존 리 당선자에 대한 지지를 보내면서 "올해가 홍콩 반환 25주년이라며, 지난 25년 동안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는 보편적인 성공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사회 각계각층의 공동노력으로 홍콩은 혼돈에서 안정을 되찾았다"며 " 지금은 번영을 향해 나아갈 중요한 시기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새로운 홍콩 정부가 새로운 분위기를 보여줄 것이며 홍콩의 발전은 분명히 새로운 장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존 리 당선자가 가장 먼저 무엇을 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국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존 리 당선자.  리 총리는 5월 30일 홍콩특별행정구 제6대 행정장관으로  존 리 당선자를   임명하는 국무원령을 공포했다.  21년 5월 30일  (출처: 신화사)
올해 1월 홍콩 입법회(의회) 7기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 달 전 선거에서 90명의 전체 의원 가운데 89명이 친중 진영으로 선출됐는데 입법회의 회의장에는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휘장이 내걸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 홍콩 기본법 23조 입법 작업을 즉시 시작하겠다"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반역, 분리독립, 국가전복 행위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처하고 이와 관련한 법률을 제정하게 돼 있습니다.

또 외국 정치기구가 홍콩에서 정치 활동을 하거나 홍콩 정치단체가 외국 정치기구와 관련을 맺는 것을 금지됩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 주요 골자
홍콩판 국가보안법은 2003년에 추진됐지만, 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민 50만 명이 참여한 시위가 벌어진 이후 제정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중국 주도의 홍콩보안법이 만들어지고 민주진영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다시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추진되는 것입니다.

캐리 람 현 홍콩 행정장관의 뒤를 이을 존 리 당선자 역시 "현 정부의 업무를 이어받아 차질없이 국가보안법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법의 책임에 부합하도록 하겠다고"고 밝혔습니다.

즉,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을 최우선시하겠다는 것입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 기존 중국 주도의 홍콩보안법에 포함되지 않은 죄목까지 담을 수 있어 민주 진영을 더욱 옥죄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과 중국 주도 홍콩보안법
■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1주년, 홍콩 반환 25주년, 존 리 임기 시작… 홍콩의 앞날은?

앞으로 한 달 뒤인 7월 1일, 중국과 홍콩에서는 두가지 연례 행사가 열립니다.

중국공산당 창당 10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또 하나는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올해는 여기에 한가지가 더 추가됐습니다. 바로 존 리 당선자의 5년 임기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홍콩 반환 24주년 기념 국기 게양식이 열리는 가운데 민주화 시위대가 인근에서 행진을 벌이고 있다.  21년 7월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7월 1일, 홍콩 반환 24주년 당시 홍콩에서는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처럼 시위가 열릴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민주진영이 고사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자칫 시위를 열거나 참가했다 최고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홍콩보안법에 저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3일 뒤인 6월 4일은 천안문 사태가 일어난 지 33년이 되는 날입니다.

천안문 사태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추모 행사가 열렸지만, 지난해에는 홍콩 정부가 코로나 19를 이유로 들어 불허하면서 열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홍콩보안법 때문에 많은 시민이 추모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도 추모 행사는 열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매년 행사를 주관했던 홍콩 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 연합회(지련회)가 지난해 9월 해산된데 다 홍콩 정부가 올해 역시 코로나 19를 이유로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홍콩이 빠르게 중국화 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홍콩을 떠나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경찰로서는 잔뼈가 굵지만 행정 경험이 거의 없는 새로운 행정장관이 이끌 홍콩, 앞으로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까요?

공교롭게도 존 리 행정장관 당선자가 선출된 지 사흘째인 지난달 11일,홍콩보안법 상의 외국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올해 90살인 천주교 홍콩교구 6대 교구장을 지낸 조셉 젠 추기경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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