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역대 최대 공급에도 ‘금겹살’된 이유?

입력 2022.06.03 (12:39) 수정 2022.06.0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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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삼겹살은 가격이 너무 올라 '금겹살'로 불린다는데요.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과 역대 최대 공급에도 오른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 그런지 홍화경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직장에서 회식하는 날, 또 가족·친구와 모처럼 모이면 삼겹살 파티를 벌이곤 하죠.

소고기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서민 음식으로 꼽혀왔는데요.

요즘엔 그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값이 많이 올라서 이제는 '금겹살'이라고 불립니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스럽습니다.

[김성태/ 정육점 업주 : "장사한 이래 제일 많이 오른 것 같아요. 집에서 가족끼리 삼겹살 드시던 분들도 한 근, 두 근밖에 안 사시고 그러니까 많이 힘들어하시죠. 파는 사람들도 힘들어요. 오른대로 다 반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김병희/서울시 강서구 : "그전에는 돼지고기도 구워 먹고 소고기도 자주 구매했는데 그것보다는 다른 육류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돼지고기 삼겹살값은 1년 전보다 100g당 800원가량, 30%가 넘게 올랐습니다.

왜 이렇게 올랐나 봤더니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원인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도축되는 돼지는 1년에 1,800만 마리 정도 됩니다.

월별로 보면 돼지 번식 주기상 봄부터 여름까지는 도축 마릿수, 그러니까 공급량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이 기간엔 날씨가 좋아지고 외부 활동이 늘면서 돼지고기 수요는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봄부터는 가격이 올라가고, 가을엔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겁니다.

돼지 사료인 옥수수 가격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료용 옥수수는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요.

이상 기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가격이 폭등했고, 돼지고기 생산 비용도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었고요.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수입 돼지고깃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체 돼지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이렇게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니까 원산지를 속여 부당이득을 챙기는 업자들도 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넉 달 동안 수입 돼지 등심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업체 30여 곳을 적발했습니다.

수입 돼지 등심이 국산보다 30~40%가량 싼데, 그 가격 차만큼 부당이득을 챙긴 겁니다.

음식점이나 마트 등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량만 1,100톤입니다.

어느 정도 양이냐면, 1인분, 대략 200g 기준으로 550만 명분입니다.

이렇게 돼지고깃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가격을 잡겠다면서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서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최대 25%인 수입 돼지고기 관세율을 0%로 낮추기로 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20% 정도 내려갈 거라고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 돼지고기를 수입하고 있는데요.

이미 이 나라들과는 FTA,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기 때문에, 무관세로 들여오는 비율이 80%가 넘습니다.

연간 돼지고기 수입물량 43만 톤 가운데 이번 조치로 관세 0%가 적용되는 건 캐나다산, 멕시코산 등 5만 톤 분량, 12% 정도에 불과하다는 거죠.

캐나다산 돼지고기 가격이 조금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최근 강원도 홍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에 돼지 가격, 더 오르는 건 아닌가 생각하실 텐데요.

정부가 매몰 처분한 해당 농장의 돼지들은 전체의 0.01%에 불과하고요.

이동제한 조치를 내려서 추가 발병을 막았기 때문에 일단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 올해 4월까지 돼지 도축 마릿수가 약 630만 마리로 역대 최대 공급을 기록하고 있어서, 돼지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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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역대 최대 공급에도 ‘금겹살’된 이유?
    • 입력 2022-06-03 12:39:28
    • 수정2022-06-03 13:03:38
    뉴스 12
[앵커]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삼겹살은 가격이 너무 올라 '금겹살'로 불린다는데요.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과 역대 최대 공급에도 오른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 그런지 홍화경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직장에서 회식하는 날, 또 가족·친구와 모처럼 모이면 삼겹살 파티를 벌이곤 하죠.

소고기보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 서민 음식으로 꼽혀왔는데요.

요즘엔 그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값이 많이 올라서 이제는 '금겹살'이라고 불립니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스럽습니다.

[김성태/ 정육점 업주 : "장사한 이래 제일 많이 오른 것 같아요. 집에서 가족끼리 삼겹살 드시던 분들도 한 근, 두 근밖에 안 사시고 그러니까 많이 힘들어하시죠. 파는 사람들도 힘들어요. 오른대로 다 반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김병희/서울시 강서구 : "그전에는 돼지고기도 구워 먹고 소고기도 자주 구매했는데 그것보다는 다른 육류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돼지고기 삼겹살값은 1년 전보다 100g당 800원가량, 30%가 넘게 올랐습니다.

왜 이렇게 올랐나 봤더니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원인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도축되는 돼지는 1년에 1,800만 마리 정도 됩니다.

월별로 보면 돼지 번식 주기상 봄부터 여름까지는 도축 마릿수, 그러니까 공급량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이 기간엔 날씨가 좋아지고 외부 활동이 늘면서 돼지고기 수요는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봄부터는 가격이 올라가고, 가을엔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겁니다.

돼지 사료인 옥수수 가격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료용 옥수수는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요.

이상 기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가격이 폭등했고, 돼지고기 생산 비용도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었고요.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수입 돼지고깃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전체 돼지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이렇게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니까 원산지를 속여 부당이득을 챙기는 업자들도 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넉 달 동안 수입 돼지 등심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업체 30여 곳을 적발했습니다.

수입 돼지 등심이 국산보다 30~40%가량 싼데, 그 가격 차만큼 부당이득을 챙긴 겁니다.

음식점이나 마트 등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량만 1,100톤입니다.

어느 정도 양이냐면, 1인분, 대략 200g 기준으로 550만 명분입니다.

이렇게 돼지고깃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가격을 잡겠다면서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서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최대 25%인 수입 돼지고기 관세율을 0%로 낮추기로 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20% 정도 내려갈 거라고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 돼지고기를 수입하고 있는데요.

이미 이 나라들과는 FTA,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기 때문에, 무관세로 들여오는 비율이 80%가 넘습니다.

연간 돼지고기 수입물량 43만 톤 가운데 이번 조치로 관세 0%가 적용되는 건 캐나다산, 멕시코산 등 5만 톤 분량, 12% 정도에 불과하다는 거죠.

캐나다산 돼지고기 가격이 조금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최근 강원도 홍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에 돼지 가격, 더 오르는 건 아닌가 생각하실 텐데요.

정부가 매몰 처분한 해당 농장의 돼지들은 전체의 0.01%에 불과하고요.

이동제한 조치를 내려서 추가 발병을 막았기 때문에 일단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 올해 4월까지 돼지 도축 마릿수가 약 630만 마리로 역대 최대 공급을 기록하고 있어서, 돼지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정예지/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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