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박용진 “이재명 포함 누구나 쇄신 대상…지방선거 ‘몽둥이’ 맞고 혁신 없인 총선 때 ‘철퇴’ 맞을 것”

입력 2022.06.03 (16:08) 수정 2022.06.0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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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재보궐 회초리, 이번 선거 때 몽둥이 맞고 당 혁신 없인 다음 총선 철퇴 맞을 것"
"선거 초반부터 '이재명,송영길,윤호중' 논란...인물론 전략 평가 필요"
"이재명, 당의 중요한 자산이지만 급히 현금화해서 쓰려다 투자 실패 겪어...숙고 시간 가졌어야"
"이재명 의원 포함 누구나 쇄신의 대상...전면 진두지휘자는 물러나 책임지는 게 정치적 문법"
"박지현, 민주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야기 경청해야"
"김동연, 의미 있는 역할 기대...당장은 초선 지사 역할 잘 해야 해 일정한 한계 있을 것
"법사위원장 탐하는 것은 '소탐대실'...여당 독주(獨走)한다면 권력 지닌 채 늪으로 빠질 것"
"야당이 법사위원장 쥐면 국회 입법 독주(毒酒)를 민주당이 마시는 것"

■ 방송시간 : 6월 3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https://youtu.be/dnQeovc39lA

◎범기영 지방에서 참패한 민주당, 격랑에 휩싸여 있습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용진 안녕하세요?

◎범기영 오늘 지금 연석회의 참석하다 오신 건가요?

▼박용진 네, 중간에 나왔습니다.

◎범기영 오늘 상황부터 여쭤봐야겠네요. 이재명 의원은 오늘 참석하지 않으시고.

▼박용진 네, 불참했고요.

◎범기영 주로 논의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박용진 일단 주제와 관례를 따로 정하지 말자, 이렇게 했고요.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중구난방으로 얘기가 되고 있고 또 좋게 얘기하면 그야말로 성역 없이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중에서도 비대위의 성격을 어떻게 정할 거냐, 그냥 이렇게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관리 비대위로 할 건지 아니면 뭔가 당의 혁신을 책임지는 그런 혁신 비대위로 갈 건지를 놓고도 조금씩 의견이 다르고요. 그러면서 이른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서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시는 분들과 한두 사람의 책임으로만 둬선 안 된다, 이런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는 중인데요. 저는 어쨌든 제 생각은, 제가 오늘 발언을 따로 하진 않았습니다만 8월 달에 전당대회가 있단다. 그러니까 거기에 맞춰서 다 맞춰보자, 이건 정치가 아니죠. 그건 행정의 업무고요, 행정적 업무고. 당이 국민이 원하는 만큼의 변화와 혁신의 내용, 반성에 대한 모습들을 보이는 시간도 없이 그냥 날짜 잡혔으니까 추석 돌아왔으니까 차례 지내듯이 전당대회 잡혔으니까 경선하고 당 대표 뽑자? 이렇게 하면 민주당은 그야말로 이번에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는 회초리, 이번 선거에서는 몽둥이, 다음에는 철퇴를 맞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이렇게 느슨하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정리하면 전당대회 8월로 예정이 돼 있지만 좀 앞당겨서 치르고 비대위도 관리형이 아니라 쇄신형의 강력한 권한을 가진 비대위를 만들자, 이런 구상이신 건가요?

▼박용진 저는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요. 시간에 구애받지 말자는 말씀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관리형 비대위를 만든다고 그러면 그야말로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행정직들을 뽑는 거예요. 민주당이 그렇게 한가한가요? 오히려 선거를 승리한 쪽에서는 혁신이라고 하는 이름을 내걸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는데 민주당은 그렇지 하고 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킨다, 누가 봐도 적절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범기영 언론들은 선거 결과 나오자마자 친문 대 친이, 이렇게 갈라져서 계파 갈등 조짐이 보인다, 이런 기사 쏟아냅니다. 그런데 오늘 보면 의원 모임들 해체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계파 갈등으로 치닫진 말자, 이런 흐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용진 민주당 의원들이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지금 계파 갈등, 계파 싸움을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고요. 의원들이 다 자기 의견 얘기할 수 있죠. 제가 지금 여기 나와서 말씀드리는 것도 그렇고 선거 전후해서 거침없이 쭉 말씀을 드렸는데 박용진이 어느 계파에 속해서 그렇게 하는 거 아니잖아요. 우리 의원들이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할 말을 했는데 그분하고 누구하고 좀 친하다더라, 이렇게 분류를 해서 굳이 프레임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당장 오늘 광화문포럼이라고 하는 당내 최대 계파로 불리는 의원 모임 하나가 해산을 선언하잖아요?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어디 속해 있는 의원이다, 아니다. 이렇게 규정 받고 있는, 언론과 자타가 그렇게 규정 받고 있는 분들이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또 이번 선거 패배를 두고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얘기도 많이 하시고 너도 나도 선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 나와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계파색이 짙은 사람들도 출마를 포기해라. 이러면서 누구 하나를 저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지긋지긋해 하고 있는 계파 갈등의 프레임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그런 얘기들을 하시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오늘 의총 중에서도 그런 얘기들 계속하셨고요.

◎범기영 차차 좀 말씀 나누기로 하고, 그러니까 그렇잖아요? 패배의 원인이 뭐였는지 진단을 일단 내려야, 그래야 그다음에 수습책을 만들고 혁신안을 만드는 거겠죠? 차차 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방선거 말 그대로 정말 참패 수준이었는데 경기도까지 넘어갔으면 정말 딱 쪼그라드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나마 경기도가 살아나서 12 대 5로 끝났습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의원님은 평가하십니까?

▼박용진 외부적인 요인은 대통령 새로 출범하고 새 정부 출범한 지 20일밖에 안 된다. 등등의 여러 원인이 있죠. 그런데 외부를 탓할 일이 아닙니다. 그건 다 조건이고요. 훌륭한 전사는 지형지물 잘 활용해가지고 승리를 만드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내부의 문제인데 우리가 선거를 처음 준비하고 시작할 때 가장 큰 논란이 이재명, 송영길, 윤호중이었습니다. 이 세 분이 사실은 대통령 선거에 큰 책임이 있는 분이잖아요? 후보, 당 대표, 공동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을 했던 분들인데 이분이 이제 계양을로 보궐선거로 나가고 한 분은 자기 지역을 떠나서 서울로 나가고 한 분은 더 오히려 승진해서 비대위원장을 맡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의원들이 오늘도 막 쏟아져 나오는 불만이, 그때 의원총회에서 이거 안 된다고 반대하지 않았냐, 그리고 다들 비대위 안에서도 논란을 막으려고 다들 그랬는데 왜 어쩌다가 이렇게 불투명하게 이런 결정들이 내려져서 다 집행이 됐냐, 이렇게 이런 공천들이 이루어졌었느냐에 대한 평가를 해야 된다고 하는
날 선 얘기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지난 대선에 책임 있는 분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되면 우리가 입으로는 그렇게 얘기했던 거 아닙니까? 정권 안정론을 대비해서 견제론을 해봐야 안 되니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얘기는 지역 일꾼론이었어요.

◎범기영 그렇죠. 일꾼으로 뽑아달라.

▼박용진 지역 일꾼론을 쭉 얘기하면서 대선 연장전으로 보일 만한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데 과연 우리가 전략을 제대로 짠 건지, 전략에 맞게 실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건지, 뒤죽박죽된 건 아닌지, 이런 평가 해야죠.

◎범기영 그러니까 대선 불복론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우리가 걸어 들어간 게 아니냐, 이런 비판...

▼박용진 불복론이라기보다는 연장전이죠. 그래서 대선에서 우리가 졌잘싸 했다, 그러니까 0.73인데 이번에는 한 번 제대로 해보자. 대선 때 우리 지지했던 사람들만 뭉치면 우리가 이긴다. 정말 단순한 셈법인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고 했었기 때문에 대선 패배의 맨 앞에,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 맨 앞에 이재명, 송영길 이분들의 이름이 있고 이걸 책임졌었던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도 전체 사퇴를 했고 지금 그런 거죠.

◎범기영 투표율 가지고도 여러 이야기들이 지금 나옵니다.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낮기도 했지만, 특히 광주 투표율이 매우 낮았어요.

▼박용진 충격이죠.

◎범기영 정말 일찍이 없었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투표율이긴 합니다. 광주는 늘 투표율이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가장 낮기도 했고 40%도 안 됐어요. 정치적 탄핵이다, 이런 평가까지 나왔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박용진 정치적 탄핵, 저는 뭐 비슷한 의견인데요. 민주당은 지금 한 가지 뼈저리게 느껴야 되는 게 있어요. 광주를 비롯한 호남 지역은 우리 땅이다, 텃밭이다, 이런 생각 버리셔야 돼요. 40대와 20~30대를 비롯한 젊은 층은 우리를 지지할 거다, 그런 생각도 이미 무너진 거예요. 사전투표는 우리가 유리하다, 그것도 다 옛날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을 그동안 지탱하고 있었던 이야기들, 그러니까 낡은 이야기들, 낡은 프레임, 이거 다 버리고 벗어나야 되고 부숴야 되거든요. 이번에 보십시오. 전남, 전북의 시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요. 거의 숨넘어갔었어요. 그나마 전북, 제가 전북을 이제 지원 유세를 좀 많이 다녔는데, 14개 시군 중에 9개가 지금 무소속 후보들하고 경쟁이었고요. 지금 겨우 여기는 몇 군데를 건지긴 했는데 전라남도는 역시 마찬가지였거든요? 민주당의 텃밭, 민주당이 꼽기만 하면 무조건 되고, 이러는 거 없어요. 그런데 거기의 핵심이 뭐냐 하면 공천 갈등, 불투명한 공천, 불공정한 공천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아주 냉담한 반응, 이런 것들이 쌓여 있는 거거든요? 사실 아까 투표율이 이렇게 낮은 거 처음 봤다고 그랬었는데 광주에서 이런 적 있었어요. 2014년으로 제가 기억하는데 권은희 의원이 광산을로 전략공천 받았을 때, 아주 복잡했거든요. 광주에서 출마하려고 준비한 사람 뽑아 올려서 서울로 보내고 여기를 비워서 내보내고 이러고 나니까 그때도 30% 초반대인가? 중반대인가 그랬어요. 그렇고 유권자들이 이 민주당이 거의 정치적 독점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의 저항은 투표를 하지 않는 거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민주당 되게 심각하게 봐야 돼요. 그냥 입에 발린 말로 혁신하겠다, 쇄신하겠다, 달라지겠다, 이렇게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요. 텃밭이 사라졌고 젊은 층의 지지가 사라지고 있고 사전투표고 뭐고 우리한테 다 불리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그러면 완전히 뒤집어서 다시 시작해야 되는데 너무 느긋한 느낌으로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습니다.

◎범기영 구체적인 인물 이야기를 좀 지금까지는 해볼까요? 졌잘싸 이른바, 졌지만 잘 싸웠다. 이 이야기가 나온 건 그럴 만하긴 했고, 0.73%p 차이로 아주 아깝게 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 뒤로 이재명 당시 후보가 다시 이제 계양을로 나서면서, 계양을로 나서면서 그냥 혼자 배지를 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전국 선거를 지휘하게 되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하면 괜찮지도 않겠느냐? 이런 판단도 있었던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박용진 결과는 다 우리 국민들이 알고 계시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국적인 지원 유세 그다음에 우리에게 투표, 대선 때 우리에게 투표했었던 분들이 다 다시 우리를 찍게 되면 우리가 이긴다. 그 너무 단순한 접근 방식인데 이것이 사실은 논란 없이 그렇게 승인이 됐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당내 논란이 상당히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도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그러니까 당의 중요한 자산인 이재명이라고 하는 정치인을 우리가 급하다고 너무 현금화해서 쓰려고 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지금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본인에게도 안 좋고 당에게도 안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 그거 어떻게 할 거냐? 하지 마라.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이게 상식이었고 저도 그렇게 입장을 말씀을 드렸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이재명 후보가 이겼지만 이기지 못한, 그리고 더 곤란한 지경에 갔고 민주당은 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이재명이라고 하는 자산을 성급하게 현금화했다가 지금 여러 가지 투자 실패를 겪고 있는 상황 아니겠어요? 그와 관련해서 좀 뼈저리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점검을 해봐야 돼요. 어쩌다가 이런 결정들을 우리가 했었는지.

◎범기영 조금 구체적으로 제가 질문을 드리자면, 이재명 의원은 이쯤 되면 중요한 당의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다, 라는 표현까지 나오거든요. 동의하십니까?

▼박용진 혁신의 주체로 나서려고 하는 그런 모습이 있죠. 왜냐하면, 당 대표를 만약에, 본인은 얘기하지 않았습니다만 주변에서 당 대표가 이재명 말고 누가 있겠냐, 이런 말씀들을 하신다고 하면, 제가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주변에서 누가 뭐라 그러든 간에 본인 스스로 생각해보시라고. 본인이 지금 민주당 혁신의 주체냐, 아니면 쇄신의 대상이냐. 되게 심각하게 고민해보셔야 될 지점이다. 누구나 다 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이 본인이 만든 당 안에서도 그랬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본인이 만든 당과 자신이 대통령인 시기에도 그런 평가와 그런 논란에 직면했었습니다. 그걸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쇄신의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이에요.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 내가 이렇게 했다가 나를 잊어버리는 거 아닌가? 혹은 이렇게 하다 욕먹는 거 아니야? 와, 나한테 문자 폭탄 엄청나게 많이 오는 거 아니야? 박용진이 이재명 후보에게, 이재명 의원에게, 내가 이재명 의원 당신이 혁신의 주체인지 쇄신의 대상인지 생각해보시라, 이 얘기하면 저한테 문자 폭탄 올 거라는 걸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건 이재명을 위해서도 해야 되고 당을 위해서도 해야 되고 국민적 눈높이를 생각해서도 해야 될 말씀이라고 저는 봐요. 우리 당 안에서 이런 논의가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래야 국민들께서 민주당이 국민적 눈높이와 상식에서 이야기하는구나, 할 말은 하고 할 일을 하는 그런 정치인들이 여전히 있구나, 이렇게 알려주는 게 필요하거든요. 문자 폭탄? 각오해야죠. 그리고 이재명 의원과 그 친한 친구들이 박용진 의원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도 들을 각오를 해야죠. 그렇게 하면서 조금씩조금씩 엎치락뒤치락하고 당 안에서 중구난방을 넘어서는 현명한 논쟁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저는 봐요.

◎범기영 아마 연석회의 석상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긴 한데 이재명, 송영길 이름이 계속 나옵니다, 지금. 이번 주 저희가 정치 대담 매일매일 하고 있는데 매일 두 분 이름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두 사람이 정말 자기의 개인적인 어떤 정치적인 이득, 사욕을 위해서 출마했느냐? 사실은 당과 당원들이 요구한 거 아니냐. 당신을 내려놓고 나서달라고 요구한 거 아니냐. 왜 그분들한테 이제 와서 결과론만 갖고 평가하느냐, 이런 비판도 나올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박용진 정치인이 그러면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지는 거지 뭘 갖고 책임을 지겠어요? 그러니까 사리사욕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공익에 충실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는지 그거를 관심법의 영역 아니에요? 제가 뭐 그분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정치는 그러니까 결과를 가지고 하는 겁니다. 선택하고 실행하고 결과를 가지고 책임지는 건데 결과가 좋지 않잖아요. 그러면 전면에 서서 진두지휘했었던 분들이 책임지는 게 정치의 당연한 문법이죠. 그걸 갖고 서운해하실 필요는 없다고 봐요. 지금 조금 욕을 먹고 힘들고 책임지고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이 더 좋은 자산일 수 있고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범기영 알겠습니다. 아마 이재명 후보 출마 논의를 할 때도 비슷한 취지로 말씀하셨을 것 같긴 하네요. 지금 나서는 것보다는 잠깐 물러서서 와신상담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박용진 역사적으로 그랬잖아요. 김대중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이른바 정치 휴지기를 갖는 시간이 왜 없었겠어요? 얼마나 길었겠습니까? 그 기간을 두고서 전체적으로 평가를 하는 거지, 당장 잊혀질까 봐, 그야말로 단거리 선수처럼 달음박질하는 방식은 아닌 겁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번 선거 국면에서 또 주목받았던 아주 젊은 정치인,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앞으로 행보는 어떨 것으로 예상을 하세요? 오늘도 혹시 이름이 나왔습니까? 연석회의 과정에서도?

▼박용진 네, 뭐 이름은 나왔었습니다만 저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본인도 정치인이잖아요.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이 있고 나이가 젊든 많든 간에 정치인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인 거거든요. 저는 우리 당이 아주 중요한 정치 자산 하나가 더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괴롭고 힘들겠죠. 그리고 그야말로 경험이 없는 초보 정치인,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경험 없는 젊은 정치인이 너무 큰 무대에서 막중한 책임, 고통의 시간은 이제 지났다고 보는데, 저는 그만큼 성장했을 거라고 봐요. 그 나이에 그런 경험을 갖고 그만한 정치적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었던 사람 드물어요. 소중하게 잘 저희 당에서 이후에도 박지현이라고 하는 정치인의 자리, 그의 이야기 이런 것들을 저희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범기영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 86 용퇴론 꺼내 들기도 했고, 그러니까 이게 파장이 컸던 거는 비대위 안에서도 86그룹에 해당하는 분들이 꽤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파장이 컸던 것 같기도 하고요. 5대 혁신안 또 제시를 했었죠? 밀고 나갈 수 있겠습니까, 이제?

▼박용진 그거는 당의 책임이죠. 그러니까 그거를 제기하고 그나마 이제 우리가 갈등을 봉합하면서 5대 혁신안으로 정리해서 나왔거든요? 그거를 또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했으니까 당이 맡아서 가야 될 문제죠.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정치 개혁안에 대한 대국민 실천 선언을 했지 않습니까? 이재명 후보가 얘기하고 당에서도 의총 열어서 했잖아요? 대선 졌으니까 우리는 몰라? 그러는 게 어디 있어요? 그런 당은 국민들이 다시는 찾지 않아요. 그러니까 저는 국민들 앞에서 했었던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다당제를 위한 제도, 개헌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것들을 해야 된다고 보고 청년 교육과 육성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것들을 책임지고 가야 된다고 봐요.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 때 매우 중요한 거 하나는 했어요. 청년 정치인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열었고요. 그게 당헌·당규에 강제 사항으로 들어오니까 모든 시도가 다 그걸 시도를 했어요. 500명 넘는 사람들을 공천을 했습니다. 저도 당장 제 지역구에 7명을 공천을 했는데 그중의 4명이 청년이었어요. 그리고 다 공천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지금 당선된 청년 정치인들을 위한 워크숍과 교육 계획을 가져야 된다고 보고 낙선한 젊은 정치인들에게는 정치적 기회와 자리를 자꾸 만들어줘서 민주당이 세대 교체를 준비해야죠. 586 그룹이 이른바 욕을 먹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음 세대를 키우거나 육성하거나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나 이 586세대는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서 은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니까 지금부터라도 젊은 세대, 20대, 30대에게 더 투자하고 기회를 주고 마이크를 주고 결정 권한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제는 저에게도 되게 막중한 일이라고 보고 끊임없이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애정과 지지는 그런 측면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점점 더 역할을 주고 키워내고 스스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도록 하고, 이건 참 다 아름다운 이야기이긴 한데, 실질적으로 당에서 뭔가 정책을 결정하고 뭔가를 구상하고 이런 것들은 대부분 86그룹 선배들이 하고 있단 말이죠. 이 사람들이 나가지 않으면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박용진 저는 그런데 전 세계 어느 정당사, 정치사에서 기존 세대가, 주류 세대가, 세대로 보면. 주류 세력이 물러난 적은 있어요. 주류 세대가 자기들끼리 의논해서 물러난 적이 있나요? 없어요. 그러니까 다 밀려 나가는 거예요.

◎범기영 세력이 아니라 세대가?

▼박용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586을 하나의 세력으로 본다고 그러면 정리하겠다고 하는 그 방향과 가치가 있을 거예요. 그러나 한 세대를 놓고서 자꾸 얘기를 하면 그거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당의 쇄신론을 얘기하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 때 386 용퇴론을, 586 용퇴론을 얘기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본인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걸 던진 건데, 저는 용퇴하시라, 라고 말한다고 해서 세대가 용퇴한 적은 본 적도 없고요. 그거 밀고 나가야죠.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도 그런 과제가 있는 겁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제가 여러 가지 준비 부족도 있었고 저 스스로도 능력이 부족했지만, 박용진의 출마가 586세대에게 주는 일종의 경각심, 그리고 민주당 안에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는 70년대생이 과감하게 등장하는, 그리고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고 4위라고 하는 기록을 남기고 했었던 것이 민주당에게 되게 의미 있는 정치적 자산과 경험일 거라고 봅니다. 이제 저 말고 40대 그리고 30대, 20대도 자꾸 정치 지도자 과정에 도전해야죠. 그런 기회를 더 열어주고 박수쳐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5대 혁신안 네 번째 항목이 폭력적 팬덤과 결별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팬덤이 나쁜가?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아마. 저 앞에 폭력적이라는 게 담겨 있으니까 그럴 텐데, 개딸들이죠? 이른바 개혁의 딸들, 이런 분들이 문자 폭탄도 많이 보내고 있을 텐데, 지금도.

▼박용진 저야 뭐 늘상 있는 일입니다.

◎범기영 익숙하시군요. 너무 담담하신데요? 실제로 당의 주요 의사 결정에, 그러니까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거리에서도 지지를 막 표명하고 이거는 대중 정치인한테는 굉장히 크게 힘이 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당의 핵심적인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까지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폭력적이라는 용어를 쓸 정도로?

▼박용진 오늘도 의원총회를 하는데, 의원들께서 이렇게 어떤 분이 나와서 그러시더라고요. 그런 문자를 받고 위축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냐,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솔직한 얘기시라고 보고요. 나 당신 지역구에 있는 권리당원이다. 나 너네 주민이다, 다음에 너 꼭 떨어뜨릴게, 뭐 수시로 받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된다. 그리고 너는 수박이다, 국민의힘으로 꺼져라, 이런 정도의 얘기는 아주 순한 얘기고요.

◎범기영 방송에서 할 수 없는 문자들도 많은 거죠?

▼박용진 네, 욕설부터 다양합니다. 폭력이에요. 이게 무슨 민주주의입니까? 그러니까 나의 의견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하면 대화를 해서 해소시키려고 노력을 하는 거지, 그걸 일방적으로 상대를 모욕 주고 욕설하려고 해요?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에서 앰프 들고 하시는 분들이, 그분들이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어서 저러는 거예요? 폭력이잖아요. 처벌하라고 생각들 안 하세요?

◎범기영 문제점은 알겠지만, 문제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동의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그분들이 상당 부분 아주 강력한 친민주당 성향, 아주 굉장한 권리당원들, 핵심 지지 그룹일 거란 말이죠. 이분들과 결별을 어떻게 합니까, 그런데?

▼박용진 왜 결별을 해요? 그분들의 영향력이, 이게 이렇게 얘기하니까 먹히네? 라고 하지 않도록 해야 되죠. 그 첫 번째 이유는 뭐냐 하면 국민들이 선출해준 정치인들이 그 자기가 갖는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요, 용기를 내야 된다고 봐요. 첫 번째 기준은 용기입니다. 그래서 문자 폭탄을 보내든 길거리 지나가는데 욕을 하든 어느 집회 갔는데 꺼지라고 얘기를 하든 간에 예,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을게요. 이렇게 하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국회의원 되고 나서 선서하잖아요. 양심에 따라 소신을 가지고서 실천을 해야 되잖아요. 그 국민 공익을 위해서 하는 거고요.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용기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두 번째는 이제 제도적 개선인데, 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힘 쪽도 그런데, 옛날에 보스 정치였어요. 당 총재가, 대통령이 다 알아서 한 거였다고요. 그런데 거기에서 조금 더 개방적으로 해서 대의원 정치가 되기 시작하다가 거기에서 조금 더 개방적으로 해서 권리당원 혹은 책임당원 이렇게 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일반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자도 보내고 집회도 열고 요구도 하고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더, 민주당적으로 더 확장된 개념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하면 일반 국민들이 더 많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공직자를 뽑는 것과 당직자들을 뽑는 거예요. 그러니까 민주당은 지금 보면 당 대표를 뽑는데 권리당원이 30% 아니, 대의원이 한 30%, 권리당원이 한 40%, 40%인가 45%인가 있고 그다음에 일반 국민은 한 10%인가 15% 여론조사라고 해요. 그다음에 일반 당원 10% 정도가 여론조사를 통해서 하고요. 이렇게 하면 이른바 강성 지지층 혹은 민주당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하게 됩니다. 더 재미있는 건 여론조사 할 때 역선택 당할까 봐, 역선택을 피한다고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층만 데리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효과가 나느냐 하면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한 25? 30% 안 되잖아요? 70% 정도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안 하고 나머지 우리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 데리고 100% 경선을 하는 거예요. 당 대표 경선. 그러면 당 대표 후보가 어떻게 행동을 하겠습니까? 문자 보내고 이른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팬덤 정치에 따라가는 수밖에 없거든요? 명심하십시오. 아무리 축구장에서 훌리건들이 혹은 열성 지지층들이 와와 얘기하고 저놈이 선수가 맞냐, 저놈 빼라고 한다고 해서 감독이 거기에 따라서 해요? 또 하나, 왼쪽으로 차라, 오른쪽으로 차라, 누구한테 패스해라, 열성적인 응원단이 응원석에서 얘기하는 대로 축구하는 선수가, 손흥민 선수가 그렇게 합니까? 자기가 판단하고 자기가 책임지는 거지. 우리 정치가 용기를 가져야 돼요. 저는 저도 그렇고 우리 의원님들이 용기 갖고 해야 된다고 봐요. 선거 떨어뜨리겠다 하는 이야기, 늘상 들으시잖아요, 사실, 우리 지지층뿐만 아니라. 유치원 3법 한다고 할 때 유치원 원장님들이 박용진 다음 선거 떨어뜨린다고 하는 게 그분들의 결의 사항 아니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지켜주시는 것처럼 나하고 의견이 좀 다른 당내 강성 지지층들이 있으셔도 그분들을 존중하더라도 내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분들과 결별할 필요까지는 없고 그분들의 영향력이 너무 과대대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한 우리 정치인들, 국회의원들의 용기, 첫 번째. 두 번째는 우리 민주당이 갖고 있는 어떤 이제는 낡아져 버린, 권리당원을 중심으로 한 그런 대표 선출 과정, 제도적 개선, 이런 것도 해야 된다고 봐요.

◎범기영 그런데 이거는 굉장히 좀 철학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그러니까 예전에 당 총재가 모든 걸 다 결정하던 그런 형태, 전근대적인 정당에서 이제 당원들이 직접 의견을 표명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진성 당원, 권리당원의 시대로 넘어온 건 분명히 진전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묘하게 또 작용하는 측면들이 있어서.

▼박용진 그럼요. 그러니까 모든 제도가 시기에 따라서 좋기도 했다가 나빠지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뭐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고 그런다고 하듯이 시간이 지나고 장소가 달라지고 이러면 상황에 따라서 좋은, 영원히 좋은 제도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개선하고 혁신하는 게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런 정치를, 부합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저는 징검다리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어떤 것이 진짜 당내 민주주의인가, 이런 것에 대한 논쟁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인물 이야기 저희가 하고 있는데, 김동연 당선인이죠, 이제? 앞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개혁특위? 이 위원장도 당내에서 맡고 계신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역할이 점점 커질 거라는 기대들도 있어 보이더라고요.

▼박용진 정치 신인이고 또 관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도전에 대한 용기를 보여줬던 분이고요. 이번에 또 천신만고 끝에 경기도지사의 역할까지 맡았으니까 저는 당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그런 역할을 하시리라고 보는데, 그러나 당장은 초선 경기도지사의 역할 잘하셔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거기에 좀 집중하셔서 민주당의 어떤 외연을 확대하는 거, 그리고 민주당의 곁을 두텁게 하는 역할을 많이 해 주시길 기대 하겠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당장 여의도로 입성했다면 모르겠지만, 도지사니까, 행정가로서의 성과부터 보여줘야 되지 않느냐.

▼박용진 예, 그 일정한 한계가 있을 거다, 그런 말씀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현안도 좀 짚고 갈까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압승 직후에 바로 원 구성 관련한 이야기 목소리 높여요.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오만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게 법사위 장악을 통한 입법 폭주였다, 이렇게 지적하면서 내놓으라, 법사위원장. 이 문제는 어떻게 풀면 좋겠습니까?

▼박용진 순리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또 이 말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렸는데요.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갖는다, 야당이 갖는다고 표현하지 않았고 지난번 합의문에 국민의힘이 갖는다고 돼 있어요.

◎범기영 명시가 돼 있긴 하죠.

▼박용진 그런데 그거를 이제 우리가 야당 됐으니까 견제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겠다고 하시면 국민들이 웃어요. 그러니까 민주당이 시간에 따라서, 때에 따라서, 장소에 따라서 말이 바뀐다고 생각하시거든요? 저는 그걸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소탐대실 정치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정치 개혁하겠다고 하면서 선거법을 개정해놓고 위성 정당을 만들었어요. 왜? 저쪽에서 먼저 만들었다는 이유로. 우리가 정당 개혁을 한다고, 정치 개혁을 한다고 우리가 어떤 원인을 제공한 선거에서는 보궐선거 후보자 출마시키지 않는다, 해놓고 서울시장, 부산시장 출마를 시켰어요. 왜? 당원들한테 투표시켜서 당원들이 찬성했다고.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니까 내로남불 정치한다고 하고 정치적 철학과 가치, 이런 것들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 지지자들의 평가였잖아요. 저는 이거 소탐대실 정치라고 얘기하는데, 그때그때야 다 이유가 있죠. 그거 탐나죠. 그러나 그런 상황 논리에 따라서 하다 보니까 국민들이 철퇴를 내리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이제는 대범하게 해야 됩니다. 만일에요. 우리가 법사위 계속 주장하잖아요? 저쪽에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세요, 라고 그럴 거예요. 우리 원 구성에 합의 안 해줄 거예요. 대통령은 아침마다 국회가 원이 구성되지 않아 가지고 우리 힘들어 죽겠다고 그러실 거고 발목 좀 그만 잡으라고 그럴 거고요. 그러면 1년 8개월 뒤면 총선입니다. 자연스럽게 민주당이 패배의 늪으로 들어가게 될 건데, 법사위원장 자리 그렇게 작은 거 탐하다가, 우리가 원하는 게 뭡니까? 저 박용진은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정권 찾아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총선에서의 승리는, 과반 이상의 승리는 너무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런 목적은 다 잊어버리고 그냥 오로지 법사위원장 자리예요? 저는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자리를 탐한다고 표현하는 것과 좀 결이 달라 보이는데, 그러니까 국회의원이 되겠다, 이게 아니라 법사위원장이라는 그런 직책을 이용해서 법무부의 독주, 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겠다, 이런 명분으로 지금 원내 지도부가 이야기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게 좀 명분으로 충분치 있다고 느끼시는 겁니까?

▼박용진 의총에서 아직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방침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만일에 의총을 여신다고 그러면 저는 이 얘기를 분명히 다시 말씀을 드릴 건데요. 여당의 독주가 여당의 독이잖아요? 혼자 달려서 독주가 아니라요. 혼자 마시는 독주란 말이에요. 그렇게 하라고 내버려줘야죠. 오히려 지금 우리가 법사위원장을 계속 쥐려고 그러면 국회 입법 독주를 우리가 마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오만불손하고 독선적인 태도인 거 아니겠습니까? 그거를 왜 우리가 뒤집어씁니까? 오히려 권력을 가지고 있는 쪽이 뒤집어쓰도록 하는 것이 맞지. 정치... 국민들이 지금 정치 단수가 얼마나 높으신데요. 그거를 만일에 여당이 혹은 정부가 독선과 오만으로 간다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막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면 늪으로 빠지는 건 권력을 가진 쪽이잖아요.

◎범기영 알겠습니다. 그 독주를 민주당이 스스로 들어서 마실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시고, 지금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이제 민주당 어쨌거나 쇄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전국 단위 선거, 2년 뒤에 있는데 그때는 국민들의 선택을 또 받을 거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핵심을 짚는다면 뭘 짚어주시겠습니까?

▼박용진 대선 패배, 지방선거 평가 잘하고 그것에 기반을 해서 민주당의 과제를 세우는데, 말씀 제가 드린 것처럼 우리의 목표는 다른 여러 가지 많겠죠. 다음에 그런데 권력을 다시 찾아와서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야당 시절에 지금 약속하는 것들 그리고 여당 시절에도 약속했었던 것들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1cm라도 변화시키는 게 정치의 목적이지, 다른 건 이유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5년 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2년 뒤 총선에서 이겨야 됩니다. 거기에 모든 우리의 행동과 말과 이런 것들을 다 집중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마지막 질문으로, 그러면 정치인 박용진의 미래는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계세요?

▼박용진 당연히 저는 다음 총선 잘 준비를 하겠고요. 또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는 정당이 되게 하기 위해서 문자 폭탄을 각오하고 오늘 이렇게 사사건건 나와서도 그냥 제 생각 서슴없이 다 말씀드리는 것처럼 당의 혁신과 변화, 신뢰와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 모든 자리에서 최대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범기영 전당대회 출마도 고려하십니까?

▼박용진 그런 얘기는 아직 전당대회가 날짜도 잡히지 않아서, 그런 고민을... 해야 된다면 저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한테는 아직 그런 고민을 할 만한 분위기나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범기영 완전히 닫진 않으시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용진 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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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사사건건] 박용진 “이재명 포함 누구나 쇄신 대상…지방선거 ‘몽둥이’ 맞고 혁신 없인 총선 때 ‘철퇴’ 맞을 것”
    • 입력 2022-06-03 16:08:21
    • 수정2022-06-03 18:51:03
    사사건건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br />"지난해 재보궐 회초리, 이번 선거 때 몽둥이 맞고 당 혁신 없인 다음 총선 철퇴 맞을 것"<br />"선거 초반부터 '이재명,송영길,윤호중' 논란...인물론 전략 평가 필요" <br />"이재명, 당의 중요한 자산이지만 급히 현금화해서 쓰려다 투자 실패 겪어...숙고 시간 가졌어야"<br />"이재명 의원 포함 누구나 쇄신의 대상...전면 진두지휘자는 물러나 책임지는 게 정치적 문법"<br />"박지현, 민주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야기 경청해야"<br />"김동연, 의미 있는 역할 기대...당장은 초선 지사 역할 잘 해야 해 일정한 한계 있을 것<br />"법사위원장 탐하는 것은 '소탐대실'...여당 독주(獨走)한다면 권력 지닌 채 늪으로 빠질 것"<br />"야당이 법사위원장 쥐면 국회 입법 독주(毒酒)를 민주당이 마시는 것"
■ 방송시간 : 6월 3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https://youtu.be/dnQeovc39lA

◎범기영 지방에서 참패한 민주당, 격랑에 휩싸여 있습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용진 안녕하세요?

◎범기영 오늘 지금 연석회의 참석하다 오신 건가요?

▼박용진 네, 중간에 나왔습니다.

◎범기영 오늘 상황부터 여쭤봐야겠네요. 이재명 의원은 오늘 참석하지 않으시고.

▼박용진 네, 불참했고요.

◎범기영 주로 논의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박용진 일단 주제와 관례를 따로 정하지 말자, 이렇게 했고요.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중구난방으로 얘기가 되고 있고 또 좋게 얘기하면 그야말로 성역 없이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중에서도 비대위의 성격을 어떻게 정할 거냐, 그냥 이렇게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관리 비대위로 할 건지 아니면 뭔가 당의 혁신을 책임지는 그런 혁신 비대위로 갈 건지를 놓고도 조금씩 의견이 다르고요. 그러면서 이른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서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시는 분들과 한두 사람의 책임으로만 둬선 안 된다, 이런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는 중인데요. 저는 어쨌든 제 생각은, 제가 오늘 발언을 따로 하진 않았습니다만 8월 달에 전당대회가 있단다. 그러니까 거기에 맞춰서 다 맞춰보자, 이건 정치가 아니죠. 그건 행정의 업무고요, 행정적 업무고. 당이 국민이 원하는 만큼의 변화와 혁신의 내용, 반성에 대한 모습들을 보이는 시간도 없이 그냥 날짜 잡혔으니까 추석 돌아왔으니까 차례 지내듯이 전당대회 잡혔으니까 경선하고 당 대표 뽑자? 이렇게 하면 민주당은 그야말로 이번에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는 회초리, 이번 선거에서는 몽둥이, 다음에는 철퇴를 맞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이렇게 느슨하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정리하면 전당대회 8월로 예정이 돼 있지만 좀 앞당겨서 치르고 비대위도 관리형이 아니라 쇄신형의 강력한 권한을 가진 비대위를 만들자, 이런 구상이신 건가요?

▼박용진 저는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요. 시간에 구애받지 말자는 말씀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관리형 비대위를 만든다고 그러면 그야말로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행정직들을 뽑는 거예요. 민주당이 그렇게 한가한가요? 오히려 선거를 승리한 쪽에서는 혁신이라고 하는 이름을 내걸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는데 민주당은 그렇지 하고 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킨다, 누가 봐도 적절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범기영 언론들은 선거 결과 나오자마자 친문 대 친이, 이렇게 갈라져서 계파 갈등 조짐이 보인다, 이런 기사 쏟아냅니다. 그런데 오늘 보면 의원 모임들 해체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계파 갈등으로 치닫진 말자, 이런 흐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용진 민주당 의원들이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지금 계파 갈등, 계파 싸움을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고요. 의원들이 다 자기 의견 얘기할 수 있죠. 제가 지금 여기 나와서 말씀드리는 것도 그렇고 선거 전후해서 거침없이 쭉 말씀을 드렸는데 박용진이 어느 계파에 속해서 그렇게 하는 거 아니잖아요. 우리 의원들이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할 말을 했는데 그분하고 누구하고 좀 친하다더라, 이렇게 분류를 해서 굳이 프레임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당장 오늘 광화문포럼이라고 하는 당내 최대 계파로 불리는 의원 모임 하나가 해산을 선언하잖아요?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어디 속해 있는 의원이다, 아니다. 이렇게 규정 받고 있는, 언론과 자타가 그렇게 규정 받고 있는 분들이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또 이번 선거 패배를 두고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된다는 얘기도 많이 하시고 너도 나도 선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 나와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계파색이 짙은 사람들도 출마를 포기해라. 이러면서 누구 하나를 저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지긋지긋해 하고 있는 계파 갈등의 프레임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그런 얘기들을 하시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오늘 의총 중에서도 그런 얘기들 계속하셨고요.

◎범기영 차차 좀 말씀 나누기로 하고, 그러니까 그렇잖아요? 패배의 원인이 뭐였는지 진단을 일단 내려야, 그래야 그다음에 수습책을 만들고 혁신안을 만드는 거겠죠? 차차 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방선거 말 그대로 정말 참패 수준이었는데 경기도까지 넘어갔으면 정말 딱 쪼그라드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나마 경기도가 살아나서 12 대 5로 끝났습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의원님은 평가하십니까?

▼박용진 외부적인 요인은 대통령 새로 출범하고 새 정부 출범한 지 20일밖에 안 된다. 등등의 여러 원인이 있죠. 그런데 외부를 탓할 일이 아닙니다. 그건 다 조건이고요. 훌륭한 전사는 지형지물 잘 활용해가지고 승리를 만드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내부의 문제인데 우리가 선거를 처음 준비하고 시작할 때 가장 큰 논란이 이재명, 송영길, 윤호중이었습니다. 이 세 분이 사실은 대통령 선거에 큰 책임이 있는 분이잖아요? 후보, 당 대표, 공동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을 했던 분들인데 이분이 이제 계양을로 보궐선거로 나가고 한 분은 자기 지역을 떠나서 서울로 나가고 한 분은 더 오히려 승진해서 비대위원장을 맡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의원들이 오늘도 막 쏟아져 나오는 불만이, 그때 의원총회에서 이거 안 된다고 반대하지 않았냐, 그리고 다들 비대위 안에서도 논란을 막으려고 다들 그랬는데 왜 어쩌다가 이렇게 불투명하게 이런 결정들이 내려져서 다 집행이 됐냐, 이렇게 이런 공천들이 이루어졌었느냐에 대한 평가를 해야 된다고 하는
날 선 얘기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지난 대선에 책임 있는 분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되면 우리가 입으로는 그렇게 얘기했던 거 아닙니까? 정권 안정론을 대비해서 견제론을 해봐야 안 되니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얘기는 지역 일꾼론이었어요.

◎범기영 그렇죠. 일꾼으로 뽑아달라.

▼박용진 지역 일꾼론을 쭉 얘기하면서 대선 연장전으로 보일 만한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데 과연 우리가 전략을 제대로 짠 건지, 전략에 맞게 실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건지, 뒤죽박죽된 건 아닌지, 이런 평가 해야죠.

◎범기영 그러니까 대선 불복론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우리가 걸어 들어간 게 아니냐, 이런 비판...

▼박용진 불복론이라기보다는 연장전이죠. 그래서 대선에서 우리가 졌잘싸 했다, 그러니까 0.73인데 이번에는 한 번 제대로 해보자. 대선 때 우리 지지했던 사람들만 뭉치면 우리가 이긴다. 정말 단순한 셈법인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방식으로 접근하고 했었기 때문에 대선 패배의 맨 앞에,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 맨 앞에 이재명, 송영길 이분들의 이름이 있고 이걸 책임졌었던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도 전체 사퇴를 했고 지금 그런 거죠.

◎범기영 투표율 가지고도 여러 이야기들이 지금 나옵니다.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낮기도 했지만, 특히 광주 투표율이 매우 낮았어요.

▼박용진 충격이죠.

◎범기영 정말 일찍이 없었던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투표율이긴 합니다. 광주는 늘 투표율이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가장 낮기도 했고 40%도 안 됐어요. 정치적 탄핵이다, 이런 평가까지 나왔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박용진 정치적 탄핵, 저는 뭐 비슷한 의견인데요. 민주당은 지금 한 가지 뼈저리게 느껴야 되는 게 있어요. 광주를 비롯한 호남 지역은 우리 땅이다, 텃밭이다, 이런 생각 버리셔야 돼요. 40대와 20~30대를 비롯한 젊은 층은 우리를 지지할 거다, 그런 생각도 이미 무너진 거예요. 사전투표는 우리가 유리하다, 그것도 다 옛날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을 그동안 지탱하고 있었던 이야기들, 그러니까 낡은 이야기들, 낡은 프레임, 이거 다 버리고 벗어나야 되고 부숴야 되거든요. 이번에 보십시오. 전남, 전북의 시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요. 거의 숨넘어갔었어요. 그나마 전북, 제가 전북을 이제 지원 유세를 좀 많이 다녔는데, 14개 시군 중에 9개가 지금 무소속 후보들하고 경쟁이었고요. 지금 겨우 여기는 몇 군데를 건지긴 했는데 전라남도는 역시 마찬가지였거든요? 민주당의 텃밭, 민주당이 꼽기만 하면 무조건 되고, 이러는 거 없어요. 그런데 거기의 핵심이 뭐냐 하면 공천 갈등, 불투명한 공천, 불공정한 공천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아주 냉담한 반응, 이런 것들이 쌓여 있는 거거든요? 사실 아까 투표율이 이렇게 낮은 거 처음 봤다고 그랬었는데 광주에서 이런 적 있었어요. 2014년으로 제가 기억하는데 권은희 의원이 광산을로 전략공천 받았을 때, 아주 복잡했거든요. 광주에서 출마하려고 준비한 사람 뽑아 올려서 서울로 보내고 여기를 비워서 내보내고 이러고 나니까 그때도 30% 초반대인가? 중반대인가 그랬어요. 그렇고 유권자들이 이 민주당이 거의 정치적 독점을 갖고 있는 지역에서의 저항은 투표를 하지 않는 거였던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민주당 되게 심각하게 봐야 돼요. 그냥 입에 발린 말로 혁신하겠다, 쇄신하겠다, 달라지겠다, 이렇게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요. 텃밭이 사라졌고 젊은 층의 지지가 사라지고 있고 사전투표고 뭐고 우리한테 다 불리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그러면 완전히 뒤집어서 다시 시작해야 되는데 너무 느긋한 느낌으로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습니다.

◎범기영 구체적인 인물 이야기를 좀 지금까지는 해볼까요? 졌잘싸 이른바, 졌지만 잘 싸웠다. 이 이야기가 나온 건 그럴 만하긴 했고, 0.73%p 차이로 아주 아깝게 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 뒤로 이재명 당시 후보가 다시 이제 계양을로 나서면서, 계양을로 나서면서 그냥 혼자 배지를 다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전국 선거를 지휘하게 되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하면 괜찮지도 않겠느냐? 이런 판단도 있었던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박용진 결과는 다 우리 국민들이 알고 계시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국적인 지원 유세 그다음에 우리에게 투표, 대선 때 우리에게 투표했었던 분들이 다 다시 우리를 찍게 되면 우리가 이긴다. 그 너무 단순한 접근 방식인데 이것이 사실은 논란 없이 그렇게 승인이 됐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당내 논란이 상당히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도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그러니까 당의 중요한 자산인 이재명이라고 하는 정치인을 우리가 급하다고 너무 현금화해서 쓰려고 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지금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본인에게도 안 좋고 당에게도 안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 그거 어떻게 할 거냐? 하지 마라. 숙고의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이게 상식이었고 저도 그렇게 입장을 말씀을 드렸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이재명 후보가 이겼지만 이기지 못한, 그리고 더 곤란한 지경에 갔고 민주당은 당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이재명이라고 하는 자산을 성급하게 현금화했다가 지금 여러 가지 투자 실패를 겪고 있는 상황 아니겠어요? 그와 관련해서 좀 뼈저리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점검을 해봐야 돼요. 어쩌다가 이런 결정들을 우리가 했었는지.

◎범기영 조금 구체적으로 제가 질문을 드리자면, 이재명 의원은 이쯤 되면 중요한 당의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다, 라는 표현까지 나오거든요. 동의하십니까?

▼박용진 혁신의 주체로 나서려고 하는 그런 모습이 있죠. 왜냐하면, 당 대표를 만약에, 본인은 얘기하지 않았습니다만 주변에서 당 대표가 이재명 말고 누가 있겠냐, 이런 말씀들을 하신다고 하면, 제가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주변에서 누가 뭐라 그러든 간에 본인 스스로 생각해보시라고. 본인이 지금 민주당 혁신의 주체냐, 아니면 쇄신의 대상이냐. 되게 심각하게 고민해보셔야 될 지점이다. 누구나 다 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이 본인이 만든 당 안에서도 그랬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본인이 만든 당과 자신이 대통령인 시기에도 그런 평가와 그런 논란에 직면했었습니다. 그걸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쇄신의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이에요.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 내가 이렇게 했다가 나를 잊어버리는 거 아닌가? 혹은 이렇게 하다 욕먹는 거 아니야? 와, 나한테 문자 폭탄 엄청나게 많이 오는 거 아니야? 박용진이 이재명 후보에게, 이재명 의원에게, 내가 이재명 의원 당신이 혁신의 주체인지 쇄신의 대상인지 생각해보시라, 이 얘기하면 저한테 문자 폭탄 올 거라는 걸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건 이재명을 위해서도 해야 되고 당을 위해서도 해야 되고 국민적 눈높이를 생각해서도 해야 될 말씀이라고 저는 봐요. 우리 당 안에서 이런 논의가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래야 국민들께서 민주당이 국민적 눈높이와 상식에서 이야기하는구나, 할 말은 하고 할 일을 하는 그런 정치인들이 여전히 있구나, 이렇게 알려주는 게 필요하거든요. 문자 폭탄? 각오해야죠. 그리고 이재명 의원과 그 친한 친구들이 박용진 의원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렇게 얘기하시는 것도 들을 각오를 해야죠. 그렇게 하면서 조금씩조금씩 엎치락뒤치락하고 당 안에서 중구난방을 넘어서는 현명한 논쟁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저는 봐요.

◎범기영 아마 연석회의 석상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긴 한데 이재명, 송영길 이름이 계속 나옵니다, 지금. 이번 주 저희가 정치 대담 매일매일 하고 있는데 매일 두 분 이름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두 사람이 정말 자기의 개인적인 어떤 정치적인 이득, 사욕을 위해서 출마했느냐? 사실은 당과 당원들이 요구한 거 아니냐. 당신을 내려놓고 나서달라고 요구한 거 아니냐. 왜 그분들한테 이제 와서 결과론만 갖고 평가하느냐, 이런 비판도 나올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박용진 정치인이 그러면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지는 거지 뭘 갖고 책임을 지겠어요? 그러니까 사리사욕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공익에 충실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는지 그거를 관심법의 영역 아니에요? 제가 뭐 그분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정치는 그러니까 결과를 가지고 하는 겁니다. 선택하고 실행하고 결과를 가지고 책임지는 건데 결과가 좋지 않잖아요. 그러면 전면에 서서 진두지휘했었던 분들이 책임지는 게 정치의 당연한 문법이죠. 그걸 갖고 서운해하실 필요는 없다고 봐요. 지금 조금 욕을 먹고 힘들고 책임지고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이 더 좋은 자산일 수 있고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범기영 알겠습니다. 아마 이재명 후보 출마 논의를 할 때도 비슷한 취지로 말씀하셨을 것 같긴 하네요. 지금 나서는 것보다는 잠깐 물러서서 와신상담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박용진 역사적으로 그랬잖아요. 김대중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이른바 정치 휴지기를 갖는 시간이 왜 없었겠어요? 얼마나 길었겠습니까? 그 기간을 두고서 전체적으로 평가를 하는 거지, 당장 잊혀질까 봐, 그야말로 단거리 선수처럼 달음박질하는 방식은 아닌 겁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번 선거 국면에서 또 주목받았던 아주 젊은 정치인,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앞으로 행보는 어떨 것으로 예상을 하세요? 오늘도 혹시 이름이 나왔습니까? 연석회의 과정에서도?

▼박용진 네, 뭐 이름은 나왔었습니다만 저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본인도 정치인이잖아요.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이 있고 나이가 젊든 많든 간에 정치인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인 거거든요. 저는 우리 당이 아주 중요한 정치 자산 하나가 더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괴롭고 힘들겠죠. 그리고 그야말로 경험이 없는 초보 정치인,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경험 없는 젊은 정치인이 너무 큰 무대에서 막중한 책임, 고통의 시간은 이제 지났다고 보는데, 저는 그만큼 성장했을 거라고 봐요. 그 나이에 그런 경험을 갖고 그만한 정치적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었던 사람 드물어요. 소중하게 잘 저희 당에서 이후에도 박지현이라고 하는 정치인의 자리, 그의 이야기 이런 것들을 저희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범기영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 86 용퇴론 꺼내 들기도 했고, 그러니까 이게 파장이 컸던 거는 비대위 안에서도 86그룹에 해당하는 분들이 꽤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파장이 컸던 것 같기도 하고요. 5대 혁신안 또 제시를 했었죠? 밀고 나갈 수 있겠습니까, 이제?

▼박용진 그거는 당의 책임이죠. 그러니까 그거를 제기하고 그나마 이제 우리가 갈등을 봉합하면서 5대 혁신안으로 정리해서 나왔거든요? 그거를 또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했으니까 당이 맡아서 가야 될 문제죠.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정치 개혁안에 대한 대국민 실천 선언을 했지 않습니까? 이재명 후보가 얘기하고 당에서도 의총 열어서 했잖아요? 대선 졌으니까 우리는 몰라? 그러는 게 어디 있어요? 그런 당은 국민들이 다시는 찾지 않아요. 그러니까 저는 국민들 앞에서 했었던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 다당제를 위한 제도, 개헌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것들을 해야 된다고 보고 청년 교육과 육성에 대한 이야기, 이런 것들을 책임지고 가야 된다고 봐요.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 때 매우 중요한 거 하나는 했어요. 청년 정치인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열었고요. 그게 당헌·당규에 강제 사항으로 들어오니까 모든 시도가 다 그걸 시도를 했어요. 500명 넘는 사람들을 공천을 했습니다. 저도 당장 제 지역구에 7명을 공천을 했는데 그중의 4명이 청년이었어요. 그리고 다 공천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지금 당선된 청년 정치인들을 위한 워크숍과 교육 계획을 가져야 된다고 보고 낙선한 젊은 정치인들에게는 정치적 기회와 자리를 자꾸 만들어줘서 민주당이 세대 교체를 준비해야죠. 586 그룹이 이른바 욕을 먹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음 세대를 키우거나 육성하거나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나 이 586세대는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서 은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니까 지금부터라도 젊은 세대, 20대, 30대에게 더 투자하고 기회를 주고 마이크를 주고 결정 권한을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제는 저에게도 되게 막중한 일이라고 보고 끊임없이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애정과 지지는 그런 측면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제 점점 더 역할을 주고 키워내고 스스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도록 하고, 이건 참 다 아름다운 이야기이긴 한데, 실질적으로 당에서 뭔가 정책을 결정하고 뭔가를 구상하고 이런 것들은 대부분 86그룹 선배들이 하고 있단 말이죠. 이 사람들이 나가지 않으면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박용진 저는 그런데 전 세계 어느 정당사, 정치사에서 기존 세대가, 주류 세대가, 세대로 보면. 주류 세력이 물러난 적은 있어요. 주류 세대가 자기들끼리 의논해서 물러난 적이 있나요? 없어요. 그러니까 다 밀려 나가는 거예요.

◎범기영 세력이 아니라 세대가?

▼박용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586을 하나의 세력으로 본다고 그러면 정리하겠다고 하는 그 방향과 가치가 있을 거예요. 그러나 한 세대를 놓고서 자꾸 얘기를 하면 그거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당의 쇄신론을 얘기하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 때 386 용퇴론을, 586 용퇴론을 얘기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본인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걸 던진 건데, 저는 용퇴하시라, 라고 말한다고 해서 세대가 용퇴한 적은 본 적도 없고요. 그거 밀고 나가야죠.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도 그런 과제가 있는 겁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제가 여러 가지 준비 부족도 있었고 저 스스로도 능력이 부족했지만, 박용진의 출마가 586세대에게 주는 일종의 경각심, 그리고 민주당 안에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는 70년대생이 과감하게 등장하는, 그리고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고 4위라고 하는 기록을 남기고 했었던 것이 민주당에게 되게 의미 있는 정치적 자산과 경험일 거라고 봅니다. 이제 저 말고 40대 그리고 30대, 20대도 자꾸 정치 지도자 과정에 도전해야죠. 그런 기회를 더 열어주고 박수쳐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5대 혁신안 네 번째 항목이 폭력적 팬덤과 결별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팬덤이 나쁜가?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아마. 저 앞에 폭력적이라는 게 담겨 있으니까 그럴 텐데, 개딸들이죠? 이른바 개혁의 딸들, 이런 분들이 문자 폭탄도 많이 보내고 있을 텐데, 지금도.

▼박용진 저야 뭐 늘상 있는 일입니다.

◎범기영 익숙하시군요. 너무 담담하신데요? 실제로 당의 주요 의사 결정에, 그러니까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거리에서도 지지를 막 표명하고 이거는 대중 정치인한테는 굉장히 크게 힘이 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당의 핵심적인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까지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폭력적이라는 용어를 쓸 정도로?

▼박용진 오늘도 의원총회를 하는데, 의원들께서 이렇게 어떤 분이 나와서 그러시더라고요. 그런 문자를 받고 위축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냐,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솔직한 얘기시라고 보고요. 나 당신 지역구에 있는 권리당원이다. 나 너네 주민이다, 다음에 너 꼭 떨어뜨릴게, 뭐 수시로 받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된다. 그리고 너는 수박이다, 국민의힘으로 꺼져라, 이런 정도의 얘기는 아주 순한 얘기고요.

◎범기영 방송에서 할 수 없는 문자들도 많은 거죠?

▼박용진 네, 욕설부터 다양합니다. 폭력이에요. 이게 무슨 민주주의입니까? 그러니까 나의 의견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하면 대화를 해서 해소시키려고 노력을 하는 거지, 그걸 일방적으로 상대를 모욕 주고 욕설하려고 해요?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에서 앰프 들고 하시는 분들이, 그분들이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어서 저러는 거예요? 폭력이잖아요. 처벌하라고 생각들 안 하세요?

◎범기영 문제점은 알겠지만, 문제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동의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그분들이 상당 부분 아주 강력한 친민주당 성향, 아주 굉장한 권리당원들, 핵심 지지 그룹일 거란 말이죠. 이분들과 결별을 어떻게 합니까, 그런데?

▼박용진 왜 결별을 해요? 그분들의 영향력이, 이게 이렇게 얘기하니까 먹히네? 라고 하지 않도록 해야 되죠. 그 첫 번째 이유는 뭐냐 하면 국민들이 선출해준 정치인들이 그 자기가 갖는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요, 용기를 내야 된다고 봐요. 첫 번째 기준은 용기입니다. 그래서 문자 폭탄을 보내든 길거리 지나가는데 욕을 하든 어느 집회 갔는데 꺼지라고 얘기를 하든 간에 예,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을게요. 이렇게 하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국회의원 되고 나서 선서하잖아요. 양심에 따라 소신을 가지고서 실천을 해야 되잖아요. 그 국민 공익을 위해서 하는 거고요.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용기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두 번째는 이제 제도적 개선인데, 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힘 쪽도 그런데, 옛날에 보스 정치였어요. 당 총재가, 대통령이 다 알아서 한 거였다고요. 그런데 거기에서 조금 더 개방적으로 해서 대의원 정치가 되기 시작하다가 거기에서 조금 더 개방적으로 해서 권리당원 혹은 책임당원 이렇게 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일반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자도 보내고 집회도 열고 요구도 하고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더, 민주당적으로 더 확장된 개념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하면 일반 국민들이 더 많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공직자를 뽑는 것과 당직자들을 뽑는 거예요. 그러니까 민주당은 지금 보면 당 대표를 뽑는데 권리당원이 30% 아니, 대의원이 한 30%, 권리당원이 한 40%, 40%인가 45%인가 있고 그다음에 일반 국민은 한 10%인가 15% 여론조사라고 해요. 그다음에 일반 당원 10% 정도가 여론조사를 통해서 하고요. 이렇게 하면 이른바 강성 지지층 혹은 민주당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하게 됩니다. 더 재미있는 건 여론조사 할 때 역선택 당할까 봐, 역선택을 피한다고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층만 데리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효과가 나느냐 하면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한 25? 30% 안 되잖아요? 70% 정도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안 하고 나머지 우리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 데리고 100% 경선을 하는 거예요. 당 대표 경선. 그러면 당 대표 후보가 어떻게 행동을 하겠습니까? 문자 보내고 이른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팬덤 정치에 따라가는 수밖에 없거든요? 명심하십시오. 아무리 축구장에서 훌리건들이 혹은 열성 지지층들이 와와 얘기하고 저놈이 선수가 맞냐, 저놈 빼라고 한다고 해서 감독이 거기에 따라서 해요? 또 하나, 왼쪽으로 차라, 오른쪽으로 차라, 누구한테 패스해라, 열성적인 응원단이 응원석에서 얘기하는 대로 축구하는 선수가, 손흥민 선수가 그렇게 합니까? 자기가 판단하고 자기가 책임지는 거지. 우리 정치가 용기를 가져야 돼요. 저는 저도 그렇고 우리 의원님들이 용기 갖고 해야 된다고 봐요. 선거 떨어뜨리겠다 하는 이야기, 늘상 들으시잖아요, 사실, 우리 지지층뿐만 아니라. 유치원 3법 한다고 할 때 유치원 원장님들이 박용진 다음 선거 떨어뜨린다고 하는 게 그분들의 결의 사항 아니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지켜주시는 것처럼 나하고 의견이 좀 다른 당내 강성 지지층들이 있으셔도 그분들을 존중하더라도 내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분들과 결별할 필요까지는 없고 그분들의 영향력이 너무 과대대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한 우리 정치인들, 국회의원들의 용기, 첫 번째. 두 번째는 우리 민주당이 갖고 있는 어떤 이제는 낡아져 버린, 권리당원을 중심으로 한 그런 대표 선출 과정, 제도적 개선, 이런 것도 해야 된다고 봐요.

◎범기영 그런데 이거는 굉장히 좀 철학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네요. 그러니까 예전에 당 총재가 모든 걸 다 결정하던 그런 형태, 전근대적인 정당에서 이제 당원들이 직접 의견을 표명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진성 당원, 권리당원의 시대로 넘어온 건 분명히 진전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묘하게 또 작용하는 측면들이 있어서.

▼박용진 그럼요. 그러니까 모든 제도가 시기에 따라서 좋기도 했다가 나빠지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뭐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고 그런다고 하듯이 시간이 지나고 장소가 달라지고 이러면 상황에 따라서 좋은, 영원히 좋은 제도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때마다 개선하고 혁신하는 게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런 정치를, 부합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저는 징검다리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어떤 것이 진짜 당내 민주주의인가, 이런 것에 대한 논쟁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인물 이야기 저희가 하고 있는데, 김동연 당선인이죠, 이제? 앞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개혁특위? 이 위원장도 당내에서 맡고 계신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역할이 점점 커질 거라는 기대들도 있어 보이더라고요.

▼박용진 정치 신인이고 또 관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도전에 대한 용기를 보여줬던 분이고요. 이번에 또 천신만고 끝에 경기도지사의 역할까지 맡았으니까 저는 당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그런 역할을 하시리라고 보는데, 그러나 당장은 초선 경기도지사의 역할 잘하셔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거기에 좀 집중하셔서 민주당의 어떤 외연을 확대하는 거, 그리고 민주당의 곁을 두텁게 하는 역할을 많이 해 주시길 기대 하겠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당장 여의도로 입성했다면 모르겠지만, 도지사니까, 행정가로서의 성과부터 보여줘야 되지 않느냐.

▼박용진 예, 그 일정한 한계가 있을 거다, 그런 말씀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현안도 좀 짚고 갈까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압승 직후에 바로 원 구성 관련한 이야기 목소리 높여요.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오만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게 법사위 장악을 통한 입법 폭주였다, 이렇게 지적하면서 내놓으라, 법사위원장. 이 문제는 어떻게 풀면 좋겠습니까?

▼박용진 순리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또 이 말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렸는데요.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갖는다, 야당이 갖는다고 표현하지 않았고 지난번 합의문에 국민의힘이 갖는다고 돼 있어요.

◎범기영 명시가 돼 있긴 하죠.

▼박용진 그런데 그거를 이제 우리가 야당 됐으니까 견제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겠다고 하시면 국민들이 웃어요. 그러니까 민주당이 시간에 따라서, 때에 따라서, 장소에 따라서 말이 바뀐다고 생각하시거든요? 저는 그걸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소탐대실 정치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정치 개혁하겠다고 하면서 선거법을 개정해놓고 위성 정당을 만들었어요. 왜? 저쪽에서 먼저 만들었다는 이유로. 우리가 정당 개혁을 한다고, 정치 개혁을 한다고 우리가 어떤 원인을 제공한 선거에서는 보궐선거 후보자 출마시키지 않는다, 해놓고 서울시장, 부산시장 출마를 시켰어요. 왜? 당원들한테 투표시켜서 당원들이 찬성했다고.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니까 내로남불 정치한다고 하고 정치적 철학과 가치, 이런 것들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 지지자들의 평가였잖아요. 저는 이거 소탐대실 정치라고 얘기하는데, 그때그때야 다 이유가 있죠. 그거 탐나죠. 그러나 그런 상황 논리에 따라서 하다 보니까 국민들이 철퇴를 내리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이제는 대범하게 해야 됩니다. 만일에요. 우리가 법사위 계속 주장하잖아요? 저쪽에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세요, 라고 그럴 거예요. 우리 원 구성에 합의 안 해줄 거예요. 대통령은 아침마다 국회가 원이 구성되지 않아 가지고 우리 힘들어 죽겠다고 그러실 거고 발목 좀 그만 잡으라고 그럴 거고요. 그러면 1년 8개월 뒤면 총선입니다. 자연스럽게 민주당이 패배의 늪으로 들어가게 될 건데, 법사위원장 자리 그렇게 작은 거 탐하다가, 우리가 원하는 게 뭡니까? 저 박용진은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정권 찾아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총선에서의 승리는, 과반 이상의 승리는 너무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런 목적은 다 잊어버리고 그냥 오로지 법사위원장 자리예요? 저는 그렇게 정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그런데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자리를 탐한다고 표현하는 것과 좀 결이 달라 보이는데, 그러니까 국회의원이 되겠다, 이게 아니라 법사위원장이라는 그런 직책을 이용해서 법무부의 독주, 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겠다, 이런 명분으로 지금 원내 지도부가 이야기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게 좀 명분으로 충분치 있다고 느끼시는 겁니까?

▼박용진 의총에서 아직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방침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만일에 의총을 여신다고 그러면 저는 이 얘기를 분명히 다시 말씀을 드릴 건데요. 여당의 독주가 여당의 독이잖아요? 혼자 달려서 독주가 아니라요. 혼자 마시는 독주란 말이에요. 그렇게 하라고 내버려줘야죠. 오히려 지금 우리가 법사위원장을 계속 쥐려고 그러면 국회 입법 독주를 우리가 마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오만불손하고 독선적인 태도인 거 아니겠습니까? 그거를 왜 우리가 뒤집어씁니까? 오히려 권력을 가지고 있는 쪽이 뒤집어쓰도록 하는 것이 맞지. 정치... 국민들이 지금 정치 단수가 얼마나 높으신데요. 그거를 만일에 여당이 혹은 정부가 독선과 오만으로 간다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막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면 늪으로 빠지는 건 권력을 가진 쪽이잖아요.

◎범기영 알겠습니다. 그 독주를 민주당이 스스로 들어서 마실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시고, 지금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이제 민주당 어쨌거나 쇄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전국 단위 선거, 2년 뒤에 있는데 그때는 국민들의 선택을 또 받을 거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핵심을 짚는다면 뭘 짚어주시겠습니까?

▼박용진 대선 패배, 지방선거 평가 잘하고 그것에 기반을 해서 민주당의 과제를 세우는데, 말씀 제가 드린 것처럼 우리의 목표는 다른 여러 가지 많겠죠. 다음에 그런데 권력을 다시 찾아와서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야당 시절에 지금 약속하는 것들 그리고 여당 시절에도 약속했었던 것들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1cm라도 변화시키는 게 정치의 목적이지, 다른 건 이유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5년 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2년 뒤 총선에서 이겨야 됩니다. 거기에 모든 우리의 행동과 말과 이런 것들을 다 집중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마지막 질문으로, 그러면 정치인 박용진의 미래는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계세요?

▼박용진 당연히 저는 다음 총선 잘 준비를 하겠고요. 또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는 정당이 되게 하기 위해서 문자 폭탄을 각오하고 오늘 이렇게 사사건건 나와서도 그냥 제 생각 서슴없이 다 말씀드리는 것처럼 당의 혁신과 변화, 신뢰와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 모든 자리에서 최대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범기영 전당대회 출마도 고려하십니까?

▼박용진 그런 얘기는 아직 전당대회가 날짜도 잡히지 않아서, 그런 고민을... 해야 된다면 저는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한테는 아직 그런 고민을 할 만한 분위기나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범기영 완전히 닫진 않으시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용진 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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