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초상화에서 사진으로…‘얼굴’에 담긴 역사의 기억

입력 2022.06.04 (21:29) 수정 2022.06.0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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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사진이 존재하지 않던 옛날엔 사람의 얼굴을 기록하기 위해선 초상화를 남겨야 했죠.

초상화는 지체 높은 이들에게만 허락 됐었는데, 사진술이 도입 되면서 일반 백성의 얼굴과 삶도 기록으로 남게 됐습니다.

옛 초상화부터 사진까지, 우리 얼굴에 담긴 기억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김석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흰 도포에 관(冠)을 쓰고 점잖게 앉아 있는 선비.

벼슬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평생 학문 연마에 힘쓴 유학자의 기품을 보여줍니다.

그 옛날 사람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는 임금과 공신 등 지체 높은 이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습니다.

하지만 근대에 사진술이 도입되면서 변화가 찾아옵니다.

사진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름 없는 백성들, 사진과는 거리가 멀었던 평범한 여성들, 그 얼굴들이 가로 7m에 이르는 전시장 벽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들은 대체 누굴까?

[조덕현/작가 : "1900년대 초반에 일제가 그 한국인들 체격 조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전국의 익명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쭉 찍어서 자료화한 게 있어요."]

200여 명의 얼굴을 골라 연필로 일일이 그린 단체사진 같은 작품.

아픈 과거의 기록이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입니다.

[조덕현/작가 :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우 역동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고요. 그런 것들이 이제 시간의 개입을 뛰어넘고 현재의 저한테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제가 느낀 것들을 관람객들하고 나누고 싶었죠."]

그렇게 과거의 초상화와 근대 사진 속 인물들을 그린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장에서 대화하듯 마주보고 있습니다.

[서지민/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 :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현대의 관람객, 또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의 시선을 마주보면서 서로의 각 시대가 담고 있는 시대상을 한번 공감해보기를 바랐습니다."]

1907년 조선인이 개업한 최초의 사진관을 재현한 공간에선 관람객이 직접 사진의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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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문화] 초상화에서 사진으로…‘얼굴’에 담긴 역사의 기억
    • 입력 2022-06-04 21:29:18
    • 수정2022-06-04 21:47:19
    뉴스 9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사진이 존재하지 않던 옛날엔 사람의 얼굴을 기록하기 위해선 초상화를 남겨야 했죠.

초상화는 지체 높은 이들에게만 허락 됐었는데, 사진술이 도입 되면서 일반 백성의 얼굴과 삶도 기록으로 남게 됐습니다.

옛 초상화부터 사진까지, 우리 얼굴에 담긴 기억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김석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흰 도포에 관(冠)을 쓰고 점잖게 앉아 있는 선비.

벼슬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평생 학문 연마에 힘쓴 유학자의 기품을 보여줍니다.

그 옛날 사람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는 임금과 공신 등 지체 높은 이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습니다.

하지만 근대에 사진술이 도입되면서 변화가 찾아옵니다.

사진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름 없는 백성들, 사진과는 거리가 멀었던 평범한 여성들, 그 얼굴들이 가로 7m에 이르는 전시장 벽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들은 대체 누굴까?

[조덕현/작가 : "1900년대 초반에 일제가 그 한국인들 체격 조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전국의 익명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쭉 찍어서 자료화한 게 있어요."]

200여 명의 얼굴을 골라 연필로 일일이 그린 단체사진 같은 작품.

아픈 과거의 기록이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입니다.

[조덕현/작가 :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우 역동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고요. 그런 것들이 이제 시간의 개입을 뛰어넘고 현재의 저한테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제가 느낀 것들을 관람객들하고 나누고 싶었죠."]

그렇게 과거의 초상화와 근대 사진 속 인물들을 그린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장에서 대화하듯 마주보고 있습니다.

[서지민/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 :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현대의 관람객, 또 미래를 살아갈 우리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의 시선을 마주보면서 서로의 각 시대가 담고 있는 시대상을 한번 공감해보기를 바랐습니다."]

1907년 조선인이 개업한 최초의 사진관을 재현한 공간에선 관람객이 직접 사진의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임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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