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출신 좌파 vs 남미 트럼프, 콜롬비아 대선 전망은?

입력 2022.06.04 (22:06) 수정 2022.06.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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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콜롬비아 하면 중남미의 대표적인 미국 우방이고, 우파가 한번도 정권을 뺏긴 적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 좌파 후보가 크게 앞서면서 중남미에 거세진 핑크타이드, 이른바 좌파물결이 콜롬비아까지 확산될지 주목을 받았는데요.

1차 투표 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좌파 페트로 후보는 1위를 했지만, 무소속 포퓰리스트, 에르난데스 후보가 2위로 깜짝 결선에 진출하면서 전통적인 좌우 대결 구도가 깨진 겁니다.

오는 19일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콜롬비아는 어떤 '변화'를 선택할지, 홍수진 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리포트]

대선 1차 투표 승리자는 좌파 연합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였습니다.

예상대로 1위였지만, 득표율은 과반에 못미친 40.3%입니다.

2위는 28%를 얻은 무소속의 로돌포 에르난데스 후보로, 우파 연합의 유력후보였던 페데리코 구테에레스를 꺾고 1,2위가 붙는 결선에 올랐습니다.

다소 의외의 상대를 만나면서 페트로의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페트로/좌파연합 후보 : "There are changes that are not change, they are suicides."]

'변화'냐 '정권연장'이냐로 유권자를 설득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페트로/좌파연합 후보 : "We want to invite the whole of Colombian society to make a real change, a change forwards, a constructive change..."]

페트로는 1980년대 좌파 게릴라 운동을 했고,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낸 상원의원입니다.

대권 도전 3번째, 이번에야 말로 우파 기득권의 실정을 심판할 인물로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페트로 : "either leave things as they are in Colombia, which in my opinion is more corruption, more violence, more hunger. Or we can change Colombia."]

그런데 포퓰리스트, 에르난데스가 판을 흔들었습니다.

["틱톡 하기엔 너무 늙었나요?"]

'틱톡 할아버지',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

부처를 통폐합 해 아낀 예산을 부패척결에 쓸 것이며 대통령 월급은 기부하겠다고 말합니다.

[에르난데스 : "Colombia's problem, its terminal cancer, is that politicians are robbing from Colombia by the ton."]

부자 사업가에 시장을 지낸 경력, 우파로 분류되지만 기성 정치인, 기득권과 거리를 뒀습니다.

[에르난데스 : "I'm not going to do that. Trust me, look me in the eyes, read my lips, I will not fail you."]

유권자들은 어쨌든 바꿔보자며 현 정권이 아닌 이들을 선택했습니다.

[유권자 : "I hope for a change that will be difficult to achieve but is absolutely necessary."]

[노레스마 구에로 : "I hope that whoever wins, whether it's (Gustavo) Petro or (Rodolfo) Hernandez, that they will get the country out of the situation it is in, because there are too many shortages, there is not enough money."]

지난해 콜롬비아에선 4월에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몇달간이나 이어졌습니다.

현 이반 두케 대통령이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는 세제 개편을 시도하자 억눌렸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시위 참가자 : "This march is the biggest display of outrage against this government, against the tax reform, and against the labour and pension reform."]

콜롬비아의 빈곤율은 40%가 넘습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물가상승률은 연 9.2%로 20년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주식인 감자는 1년 전보다 23% 올랐고, 취약계층 고통은 커졌습니다.

올초엔 환경수호자로 불리던 14살 소년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좌파 무장단체(ELN)가 공식존재할 뿐 아니라 , 반군 잔당도 치안을 위협합니다.

근본엔 거대한 마약 카르텔이 있습니다.

페트로가 이기면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정권이 탄생합니다.

멕시코,아르헨티나, 페루, 칠레는 모두 좌파가 집권 중입니다.

오는 10월 브라질 선거까지 좌파가 승리하면 중남미 주요 6개국은 모두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게 됩니다.

대표적 반미좌파인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까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좌파물결, 핑크타이드가 될 전망입니다.

중남미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미국은 대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차투표 결과, 좌파 대 우파의 구도는 깨졌다며 "콜롬비아의 트럼프, 대통령 되나?"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3위 후보까지 에르난데스 지지를 선언하면서 둘의 1차 득표수를 합치면 1위 페트로를 이긴다는 단순 계산도 나옵니다.

첫 좌파 대통령 탄생이냐, 콜롬비아의 트럼프의 당선이냐, 결선투표는 오는 19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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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릴라 출신 좌파 vs 남미 트럼프, 콜롬비아 대선 전망은?
    • 입력 2022-06-04 22:06:15
    • 수정2022-06-04 22:30:4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콜롬비아 하면 중남미의 대표적인 미국 우방이고, 우파가 한번도 정권을 뺏긴 적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 좌파 후보가 크게 앞서면서 중남미에 거세진 핑크타이드, 이른바 좌파물결이 콜롬비아까지 확산될지 주목을 받았는데요.

1차 투표 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좌파 페트로 후보는 1위를 했지만, 무소속 포퓰리스트, 에르난데스 후보가 2위로 깜짝 결선에 진출하면서 전통적인 좌우 대결 구도가 깨진 겁니다.

오는 19일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콜롬비아는 어떤 '변화'를 선택할지, 홍수진 기자가 전망해봤습니다.

[리포트]

대선 1차 투표 승리자는 좌파 연합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였습니다.

예상대로 1위였지만, 득표율은 과반에 못미친 40.3%입니다.

2위는 28%를 얻은 무소속의 로돌포 에르난데스 후보로, 우파 연합의 유력후보였던 페데리코 구테에레스를 꺾고 1,2위가 붙는 결선에 올랐습니다.

다소 의외의 상대를 만나면서 페트로의 셈법도 복잡해졌습니다.

[페트로/좌파연합 후보 : "There are changes that are not change, they are suicides."]

'변화'냐 '정권연장'이냐로 유권자를 설득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페트로/좌파연합 후보 : "We want to invite the whole of Colombian society to make a real change, a change forwards, a constructive change..."]

페트로는 1980년대 좌파 게릴라 운동을 했고,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낸 상원의원입니다.

대권 도전 3번째, 이번에야 말로 우파 기득권의 실정을 심판할 인물로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페트로 : "either leave things as they are in Colombia, which in my opinion is more corruption, more violence, more hunger. Or we can change Colombia."]

그런데 포퓰리스트, 에르난데스가 판을 흔들었습니다.

["틱톡 하기엔 너무 늙었나요?"]

'틱톡 할아버지',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

부처를 통폐합 해 아낀 예산을 부패척결에 쓸 것이며 대통령 월급은 기부하겠다고 말합니다.

[에르난데스 : "Colombia's problem, its terminal cancer, is that politicians are robbing from Colombia by the ton."]

부자 사업가에 시장을 지낸 경력, 우파로 분류되지만 기성 정치인, 기득권과 거리를 뒀습니다.

[에르난데스 : "I'm not going to do that. Trust me, look me in the eyes, read my lips, I will not fail you."]

유권자들은 어쨌든 바꿔보자며 현 정권이 아닌 이들을 선택했습니다.

[유권자 : "I hope for a change that will be difficult to achieve but is absolutely necessary."]

[노레스마 구에로 : "I hope that whoever wins, whether it's (Gustavo) Petro or (Rodolfo) Hernandez, that they will get the country out of the situation it is in, because there are too many shortages, there is not enough money."]

지난해 콜롬비아에선 4월에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몇달간이나 이어졌습니다.

현 이반 두케 대통령이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는 세제 개편을 시도하자 억눌렸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시위 참가자 : "This march is the biggest display of outrage against this government, against the tax reform, and against the labour and pension reform."]

콜롬비아의 빈곤율은 40%가 넘습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물가상승률은 연 9.2%로 20년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주식인 감자는 1년 전보다 23% 올랐고, 취약계층 고통은 커졌습니다.

올초엔 환경수호자로 불리던 14살 소년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좌파 무장단체(ELN)가 공식존재할 뿐 아니라 , 반군 잔당도 치안을 위협합니다.

근본엔 거대한 마약 카르텔이 있습니다.

페트로가 이기면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정권이 탄생합니다.

멕시코,아르헨티나, 페루, 칠레는 모두 좌파가 집권 중입니다.

오는 10월 브라질 선거까지 좌파가 승리하면 중남미 주요 6개국은 모두 좌파 대통령이 집권하게 됩니다.

대표적 반미좌파인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까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좌파물결, 핑크타이드가 될 전망입니다.

중남미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미국은 대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1차투표 결과, 좌파 대 우파의 구도는 깨졌다며 "콜롬비아의 트럼프, 대통령 되나?"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3위 후보까지 에르난데스 지지를 선언하면서 둘의 1차 득표수를 합치면 1위 페트로를 이긴다는 단순 계산도 나옵니다.

첫 좌파 대통령 탄생이냐, 콜롬비아의 트럼프의 당선이냐, 결선투표는 오는 19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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