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해외서 분실했다더니 중고거래 사이트에…여행자보험 사기 백태
입력 2022.06.06 (07:01) 취재K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차츰 회복하고 있는 요즘, 해외여행 생각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때 챙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여행자보험'이죠. 실제로 여행 수요가 늘면서 올해 4월 해외 여행자보험 신규 가입 건수는 지난해보다 5배 정도 늘었습니다.

질병이나 상해 등 여행자보험이 보장하는 항목은 다양하지만, 자주 쓰이는 부분이 바로 '휴대품 손해'에 대한 보장입니다. 휴대전화나 지갑 같은 중요 물품들을 도난당했거나, 사고로 파손당했을 때 일정 금액 한도로 보상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보험금을 조금이라도 더 타보려는 마음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되겠습니다. '여행자보험 사기'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난당했다' 신고했는데…중고거래 사이트에 버젓이

가장 전형적인 여행자보험 사기 유형은 '허위 신고'입니다. 말 그대로 실제로 잃어버리지 않았는데, 잃어버린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서 신고하는 겁니다.

2019년 12월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 A 씨가 이런 경우인데요, 기차역에서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모르는 사람이 훔쳐갔다고 거짓으로 꾸며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여행 전 A 씨가 미리 들어놨던 여행자보험은 휴대품 도난에 대해 100만 원 한도로 보장해주는 상품이었습니다. 주로 여행자보험에서는 손해가 발생한 휴대품 1개당 최대 20만 원까지 보장해주는데요. A 씨는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타가기 위해, 가방 안에 들었을 법한 명품 지갑, 태블릿 PC 등 5개의 고가 물품들을 의도적으로 끼워 넣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적발된 걸까요?

알고 보니 A 씨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고가 물품들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버젓이 판매가 완료된 상태로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여행 떠나기 7개월도 전에 말입니다. 보험사가 증거를 제시하자 A 씨는 보험사기를 인정하고 보험금 청구를 포기했습니다.

■'5개사 여행자보험 가입'…중복 청구도 보험 사기

실제로 도난을 당했더라도 같은 품목에 대해 여러 보험사에 보험금을 중복으로 청구하는 사례도 '보험 사기'에 해당합니다.

B 씨는 2019년 7월 해외여행 중 가방을 포함해 이어폰과 지갑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서로 다른 2개의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이 중복 청구만으로도 이미 보험 사기에 해당한다는 게 보험사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더해 B 씨의 어머니가 본인 명의로 가입한 또 다른 보험사에 같은 물품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보험사에 제출한 입증 서류들을 비교해보니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물의 제조사와 거래명세서, 구매 영수증 등이 모두 같았습니다.

휴대품의 실제 소유주가 누군지, 보험사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사례입니다.


C 씨는 한 번 여행을 갈 때 여행자보험 다섯 곳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2020년 1월 본인이 여행 도중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650만 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밖에도 C 씨는 2018년에도 2개 보험사로부터 280여만 원을 받았고, 2019년에는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개사에 청구해 900만 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상습' 보험 사기 혐의자입니다.

앞의 두 사례는 모두 지난 5월 금감원이 발표한 '여행자보험 사기 관련 기획 조사 결과'에서 소개된 내용입니다. 금감원이 이번 기획 조사를 통해 파악한 여행자보험 사기 혐의자는 20명으로, 그 규모는 1억 2,000만 원에 달합니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 "소액이어도 보험 사기는 처벌 대상" 유의해야

여행자보험은 다른 보험 상품과 달리 가입이 쉽고 가입 비용도 저렴한 데다, 청구 금액도 많지 않습니다. 또 손해가 발생한 장소가 '외국'이다 보니, 보험사가 직접 현장의 CCTV를 확인하거나 목격자 진술 등을 받기도 어려워 사실 여부를 따지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 사기로 애먼 보험금이 샌다면, 결국 그 피해는 다른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보험사들도 여행자보험 사기로 의심이 되는 경우 SNS, 중고거래 사이트 등까지 종합적으로 관찰해 엄중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서는 아래와 같은 보험 사기죄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보험사기죄)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9조(상습범) 상습으로 제8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아무리 본인이 청구한 보험금이 '소액'이라도, 보험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행위는 처벌 대상입니다.

간혹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하면 보험금을 똑똑하게 받아낼 수 있는지' 식의 질문을 통해 보험 사기의 여지가 있는 정보들을 얻으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손해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런 정보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 해외서 분실했다더니 중고거래 사이트에…여행자보험 사기 백태
    • 입력 2022-06-06 07:01:01
    취재K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차츰 회복하고 있는 요즘, 해외여행 생각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때 챙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여행자보험'이죠. 실제로 여행 수요가 늘면서 올해 4월 해외 여행자보험 신규 가입 건수는 지난해보다 5배 정도 늘었습니다.

질병이나 상해 등 여행자보험이 보장하는 항목은 다양하지만, 자주 쓰이는 부분이 바로 '휴대품 손해'에 대한 보장입니다. 휴대전화나 지갑 같은 중요 물품들을 도난당했거나, 사고로 파손당했을 때 일정 금액 한도로 보상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보험금을 조금이라도 더 타보려는 마음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되겠습니다. '여행자보험 사기'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난당했다' 신고했는데…중고거래 사이트에 버젓이

가장 전형적인 여행자보험 사기 유형은 '허위 신고'입니다. 말 그대로 실제로 잃어버리지 않았는데, 잃어버린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서 신고하는 겁니다.

2019년 12월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 A 씨가 이런 경우인데요, 기차역에서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모르는 사람이 훔쳐갔다고 거짓으로 꾸며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여행 전 A 씨가 미리 들어놨던 여행자보험은 휴대품 도난에 대해 100만 원 한도로 보장해주는 상품이었습니다. 주로 여행자보험에서는 손해가 발생한 휴대품 1개당 최대 20만 원까지 보장해주는데요. A 씨는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타가기 위해, 가방 안에 들었을 법한 명품 지갑, 태블릿 PC 등 5개의 고가 물품들을 의도적으로 끼워 넣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적발된 걸까요?

알고 보니 A 씨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고가 물품들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버젓이 판매가 완료된 상태로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여행 떠나기 7개월도 전에 말입니다. 보험사가 증거를 제시하자 A 씨는 보험사기를 인정하고 보험금 청구를 포기했습니다.

■'5개사 여행자보험 가입'…중복 청구도 보험 사기

실제로 도난을 당했더라도 같은 품목에 대해 여러 보험사에 보험금을 중복으로 청구하는 사례도 '보험 사기'에 해당합니다.

B 씨는 2019년 7월 해외여행 중 가방을 포함해 이어폰과 지갑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서로 다른 2개의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이 중복 청구만으로도 이미 보험 사기에 해당한다는 게 보험사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더해 B 씨의 어머니가 본인 명의로 가입한 또 다른 보험사에 같은 물품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보험사에 제출한 입증 서류들을 비교해보니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물의 제조사와 거래명세서, 구매 영수증 등이 모두 같았습니다.

휴대품의 실제 소유주가 누군지, 보험사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사례입니다.


C 씨는 한 번 여행을 갈 때 여행자보험 다섯 곳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2020년 1월 본인이 여행 도중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며 650만 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밖에도 C 씨는 2018년에도 2개 보험사로부터 280여만 원을 받았고, 2019년에는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개사에 청구해 900만 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상습' 보험 사기 혐의자입니다.

앞의 두 사례는 모두 지난 5월 금감원이 발표한 '여행자보험 사기 관련 기획 조사 결과'에서 소개된 내용입니다. 금감원이 이번 기획 조사를 통해 파악한 여행자보험 사기 혐의자는 20명으로, 그 규모는 1억 2,000만 원에 달합니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 "소액이어도 보험 사기는 처벌 대상" 유의해야

여행자보험은 다른 보험 상품과 달리 가입이 쉽고 가입 비용도 저렴한 데다, 청구 금액도 많지 않습니다. 또 손해가 발생한 장소가 '외국'이다 보니, 보험사가 직접 현장의 CCTV를 확인하거나 목격자 진술 등을 받기도 어려워 사실 여부를 따지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 사기로 애먼 보험금이 샌다면, 결국 그 피해는 다른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보험사들도 여행자보험 사기로 의심이 되는 경우 SNS, 중고거래 사이트 등까지 종합적으로 관찰해 엄중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서는 아래와 같은 보험 사기죄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보험사기죄)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9조(상습범) 상습으로 제8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아무리 본인이 청구한 보험금이 '소액'이라도, 보험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행위는 처벌 대상입니다.

간혹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하면 보험금을 똑똑하게 받아낼 수 있는지' 식의 질문을 통해 보험 사기의 여지가 있는 정보들을 얻으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손해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런 정보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