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출퇴근, 교통 체증 유발?…데이터로 살펴보니

입력 2022.06.0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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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체증 더 심해졌다" "아니다, 별 차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한 지 20일이 넘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출퇴근이 차량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줬나 의견이 분분합니다.

■ 일부 SNS "평소보다 2배"

먼저, SNS 반응부터 살펴봤습니다. 일부가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집무실 이전 후 "출근 시간이 2배가 돼 화가 난다"는 의견이 있었고, 막히는 도로 사진을 찍어 체증을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 아침 출근길, 용산 집무실 인근에서 시민들을 만나 직접 의견을 들었습니다.
"(사저가 있는) 아크로비스타 앞에 조금 막히는 것 같아요. 신호등 대기하는 시간이 전보다 조금 더 길어진 것 같아요. "
- 홍순혜 운전자, 서울 서초구

(대통령 출근길에 교통 체증이 좀 늘었나요?) " 지금 이 시각에는 별로 없어요."
- 이채형 택배기사, 경기 의정부시

"집무실 이전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전보다 한 30분 더 집에서 빨리 나와요."
- 익명, 경기 용인시

평소보다 길이 막혀 30분씩 더 일찍 나온다는 운전자도 있었고, 평소와 크게 다른 점은 모르겠다고 답하는 택배 기사도 있었습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용산 쪽에선 큰 변화를 못 느끼지만, 서초 쪽에선 길이 좀 막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 비슷한 출근길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도 체감의 격차가 있었습니다.

■ 경찰 "늘어난 정체 시간, 1분 내외"

경찰의 분석은 다소 다릅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집무실 이전의 영향을 묻는 말에 "1분 남짓 정체 시간이 길어졌다"고 답했습니다.

최소 시간만 신호를 통제하는 '순간 통제' 방식을 쓰고 있고, 짧게라도 통제된 노선은 '우선 통행'하도록 하는 원칙을 적용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NS 다르고, 현장 다르고, 경찰의 자체 분석도 또 다른 상황. KBS는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해봤습니다.

■ 교통 데이터 살펴보니…'변화 미미'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날인 5월 10일을 기준으로, 전후 15일간의 출근 시간 교통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그중 주말을 제외하고, 취임 전 11일(4월 25일~5월 10일)과 취임 후 11일(5월 11일~25일)을 비교했습니다.

자료의 출처는 서울시 교통정보과입니다.


윤 대통령이 출근 첫날 이용했던 '반포대교'뿐만 아니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잠수교, 동작대교, 한남대교, 강변북로'까지 총 5곳의 교통량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통량이란 특정 시간대 특정한 장소를 ' 몇 대의 차량이 통과했는가' 입니다.


윤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에서 집무실이 있는 용산구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는 교통량 변화. 출근 차량이 가장 많은 오전 8시~9시를 살폈습니다.

△ 소폭 증가 : 동작대교(39대↑), 반포대교(5대↑), 잠수교(17대↑), 강변북로(한강→동작, 69대↑)
▽ 소폭 감소 : 한남대교( 37대↓)


시간을 좀 더 넓혀 봤습니다.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5개 도로의 전체 평균을 비교하니 0.6% 증가(3,494대→3,515대) 했습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서울 시내 교통량이 점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 출근으로 인한 체증 효과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 평균 이동속도 역시 미세한 변화

'동작대교, 반포대교, 잠수교, 한남대교, 강변북로' 5곳을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를 조사해 분석했습니다.


오전 8시부터 9시. 속도 변화도 크지 않았습니다.

△ 소폭 증가 : 동작대교(3.2km/h↑), 반포대교(0.4km/h↑), 잠수교(0.4km/h↑), 강변북로(1.5km/h↑)
▽ 소폭 감소 : 한남대교(2.1km/h↓)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5개 도로를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 역시 변화는 미미했습니다. (39.3km/h→39.9km/h)

용산 집무실 이전 전후, 주변 도로의 교통량과 속도 모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평균치인 만큼 장소나 시간에 따라 개개인이 느끼는 변화 값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 공사가 끝날 때까지 서초구 사저와 용산을 오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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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출퇴근, 교통 체증 유발?…데이터로 살펴보니
    • 입력 2022-06-06 08:06:18
    취재K

"교통 체증 더 심해졌다" "아니다, 별 차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한 지 20일이 넘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출퇴근이 차량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줬나 의견이 분분합니다.

■ 일부 SNS "평소보다 2배"

먼저, SNS 반응부터 살펴봤습니다. 일부가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집무실 이전 후 "출근 시간이 2배가 돼 화가 난다"는 의견이 있었고, 막히는 도로 사진을 찍어 체증을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어떨까? 아침 출근길, 용산 집무실 인근에서 시민들을 만나 직접 의견을 들었습니다.
"(사저가 있는) 아크로비스타 앞에 조금 막히는 것 같아요. 신호등 대기하는 시간이 전보다 조금 더 길어진 것 같아요. "
- 홍순혜 운전자, 서울 서초구

(대통령 출근길에 교통 체증이 좀 늘었나요?) " 지금 이 시각에는 별로 없어요."
- 이채형 택배기사, 경기 의정부시

"집무실 이전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전보다 한 30분 더 집에서 빨리 나와요."
- 익명, 경기 용인시

평소보다 길이 막혀 30분씩 더 일찍 나온다는 운전자도 있었고, 평소와 크게 다른 점은 모르겠다고 답하는 택배 기사도 있었습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용산 쪽에선 큰 변화를 못 느끼지만, 서초 쪽에선 길이 좀 막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 비슷한 출근길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도 체감의 격차가 있었습니다.

■ 경찰 "늘어난 정체 시간, 1분 내외"

경찰의 분석은 다소 다릅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집무실 이전의 영향을 묻는 말에 "1분 남짓 정체 시간이 길어졌다"고 답했습니다.

최소 시간만 신호를 통제하는 '순간 통제' 방식을 쓰고 있고, 짧게라도 통제된 노선은 '우선 통행'하도록 하는 원칙을 적용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NS 다르고, 현장 다르고, 경찰의 자체 분석도 또 다른 상황. KBS는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해봤습니다.

■ 교통 데이터 살펴보니…'변화 미미'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날인 5월 10일을 기준으로, 전후 15일간의 출근 시간 교통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그중 주말을 제외하고, 취임 전 11일(4월 25일~5월 10일)과 취임 후 11일(5월 11일~25일)을 비교했습니다.

자료의 출처는 서울시 교통정보과입니다.


윤 대통령이 출근 첫날 이용했던 '반포대교'뿐만 아니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잠수교, 동작대교, 한남대교, 강변북로'까지 총 5곳의 교통량을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통량이란 특정 시간대 특정한 장소를 ' 몇 대의 차량이 통과했는가' 입니다.


윤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에서 집무실이 있는 용산구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는 교통량 변화. 출근 차량이 가장 많은 오전 8시~9시를 살폈습니다.

△ 소폭 증가 : 동작대교(39대↑), 반포대교(5대↑), 잠수교(17대↑), 강변북로(한강→동작, 69대↑)
▽ 소폭 감소 : 한남대교( 37대↓)


시간을 좀 더 넓혀 봤습니다.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5개 도로의 전체 평균을 비교하니 0.6% 증가(3,494대→3,515대) 했습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서울 시내 교통량이 점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 출근으로 인한 체증 효과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 평균 이동속도 역시 미세한 변화

'동작대교, 반포대교, 잠수교, 한남대교, 강변북로' 5곳을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를 조사해 분석했습니다.


오전 8시부터 9시. 속도 변화도 크지 않았습니다.

△ 소폭 증가 : 동작대교(3.2km/h↑), 반포대교(0.4km/h↑), 잠수교(0.4km/h↑), 강변북로(1.5km/h↑)
▽ 소폭 감소 : 한남대교(2.1km/h↓)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5개 도로를 지나는 차량의 평균 속도 역시 변화는 미미했습니다. (39.3km/h→39.9km/h)

용산 집무실 이전 전후, 주변 도로의 교통량과 속도 모두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평균치인 만큼 장소나 시간에 따라 개개인이 느끼는 변화 값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 공사가 끝날 때까지 서초구 사저와 용산을 오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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